[6장1] PDA의 몰락과 아이폰

in #kr-writing6 years ago

6장 : 손가락이 지배하는 세상 : 터치 인터페이스 전성시대

6장 연재를 시작합니다. 주로 터치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얘기들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세계 최초의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는 1993년 애플의 뉴튼 메시지패드로 볼 수 있다. 애플의 뉴튼은 비싼 가격에 비해서 활용도가 넓지 못했기에 시장에서 실패를 하고 만다. 애플의 뉴튼은 터치 스크린과 필기 인식과 같은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시도한다. 뉴튼의 새로운 시도와 기술은 많은 회사에게 영감을 주기는 했지만, 무겁고 휴대가 애매한 크기, 그리고 정교하지 못한 필기 인식으로 인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샤프나 카시오, AT&T 등 유사한 기능의 PDA를 발표하지만 성능과 가격 모두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시장에서 실패를 하게 된다.



2세대 PDA는 가볍고 작은 크기로 제작되어 휴대성을 높였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 강화와 PC와 자료 공유 기능이 향상되었다. HP의 OmniGo, 소니의 MagicLink, IBM의 Simon, 샤프의 Zaurus 등이 발표가 되었으며, 1996년 팜 컴퓨팅에서 출시한 Palm 시리즈가 작은 크기와 저렴한 가격으로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본격적인 PDA 대중화의 시발점이 된다. 팜은 출시 후 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면서 PDA 시장의 선두주자가 된다. 팜의 성공에는 가벼운 운영체제와 PIMS(개인정보관리-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에 초점을 맞춘 전략과 그라피티라는 입력 인터페이스를 통해서 기존 1세대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낮은 필기인식의 단점을 극복한 점이 작용했다. 팜의 성공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Windows CE를 통해서 PDA OS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Windows CE 플랫폼으로 포팅하여 Pocket Powerpoint, Pocket Outlook 등을 제공하며 Pocket PC로 포지셔닝한다. Windows CE는 PDA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이 되었으며 나중에 모바일 장치 전용으로 윈도우 모바일을 개발하기도 한다. HP, 컴팩, 후지쯔, 삼성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CE를 채용한 PDA들이 발표가 되면서 팜과 경쟁을 하게 된다.



팜이나 Windows CE 등 PDA OS를 이용하는 제품들은 크래들이라는 전용 동기화(싱크)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PDA를 크래들에 올려놓고 버튼을 누르거나 아니면 자동으로 설정하여, PDA와 PC에 있는 데이터를 서로 동기화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PC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최신 데이터를 가져올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연락처나 일정 정보는 PDA에서 입력하고 나중에 동기화를 해도 문제가 없지만 메일과 같이 실시간으로 확인을 해야 하는 업무에는 활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동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PDA에도 통신 모듈을 별도로 장착할 수 있게 되었다. 초기에는 확장팩 형식으로 추가 장착하는 형태에서 PDA 자체에 통신모듈이 탑재가 되고 일체화된 형태로 발전하면서 전화기의 기능까지 지원하게 된다.



전화기 기능과 PDA가 결합함으로써 현재의 스마트폰과 유사한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PDA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이 되고 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PDA가 비록 휴대성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지금이 스마트폰처럼 쉽게 휴대하기에는 불가능했다. 또한 당시의 피처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반폰에서 PIMS의 기능을 활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PDA 폰을 구입하기에는 장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PDA 폰에 인터넷 브라우저가 내장되고 실시간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기업의 일부 직군에 주로 활용이 되었다. 영업 직원이 영업관리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즉시 업무를 처리한다든가, 물류와 같은 분야에서 즉시 데이트를 입력하고 업데이트하는 업무에서 주로 활용이 되었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살펴보면, PDA의 출발에서 알 수 있듯이 포켓용 PC의 개념이 아닌 디지털 보조 기기였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려가 없이 PC 기반의 인테페이스를 간소화 하는 수준에 머물고 만다.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한 입력도 불편하였으며, 마우스를 대체하는 수준 정도의 인터페이스에 불과했다. PDA가 최신 기기이기는 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불편한 인터페이스를 감내할고 사용할 정도의 매리트를 제공해 주진 않았다.

블랙베리같은 1세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PDA는 몰락하기 시작한다. 블랙베리는 PDA 기능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 하드웨어 키보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면서 보다 정확하게 입력이 가능했다. 또한 실시간 메시징 기능이 추가되면서 메일과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빠르게 PDA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2007년 6월 29일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2G를 세상에 공개를 한다. 노키아나 블랙베리 등 주요 제조사들은 아이폰의 잠재력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디자인이 뛰어난 스마트폰 정도로 무시를 하고 만다. 그러나 아이폰을 공개이후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서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PDA와 1세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아이폰의 영향으로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아이폰 2G는 발매 후 2007년에만 전세계적으로 약 백4십만대 판매를 하게 된다. 이듬해인 2008년에 발표된 아이폰 3G은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지원하여 보다 빠른 인터넷 통신이 가능하게 되면서 2008년에만 약 천백만대 이상의 아이폰이 판매가 된다.



이후 아이폰은 매년 두 배 이상씩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다. 이 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판매가 되면서 PDA와 1세대 스마트폰은 시장에서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만다. 아이폰이 PDA와 1세대 스마트폰을 물리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 애플 특유의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도 성공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이보다는 근본적으로 스마트폰에 적합한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iOS (초기에는 iPhone OS로 불리었다)는 설계부터 휴대용 컴퓨터의 성능을 추구했으며, 애플의 PC용 운영체제인 OSX를 기초로 설계가 되었다. 즉, OS 자체부터 초소용 PC에 준하는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스티브 잡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PC와는 완전히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게 된다. 멀티터치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터치와 여러 개의 터치를 조합하여 PC를 사용할 수 없었던 연령층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게 된다. 이러한 터치 인터페이스와 사용성은 애플의 뛰어난 디자인과 결합되어 아이폰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이폰에 적용된 터치 기술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지만 최적의 인터페이스와 결합함으로써 뛰어난 사용자 인터렉션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 여기에 아이튠즈와 후에 발표가 되는 앱스토어가 추가됨으로써 전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게 된다.


터치 인터페이스에 대한 내용은 다음 장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인터페이스 혁신 이전글


6장 손가락이 지배하는 세상 : 터치 인터페이스 전성시대


5장 검색박스로 인터넷을 지배하는 구글
5장1.최초 인터넷 포털, Yahoo!
5장2.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인터페이스
5장3.검색박스로 인터넷을 지배하는 기업
5장4.네이버 vs. 구글 - 문화와 인터페이스
5장5.구글은 웹 인터페이스 기업이다.
5장6.웹 인터페이스 회사들
5장7.구글의 경쟁자들


4장 닌텐도의 역사는 반복된다 - 모음글


3장 아이팟은 정말 필요한 기기였을까?- 글모음


2장 급격하게 몰락한 기업이나 기술의 공통점은 ? : 인터페이스 혁신 불감증-글모음


1장. 컴퓨터와 인터페이스의 발달 - 글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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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재밌네요 어언 13년..15년전 PDA쓰던게 생각나네요 과학기술이 진짜 빠릅니다..

저는 아이팩과 소니 클리에 사용해봤습니다.
클리에가 비록 흑백 버전이기는 했지만 디자인은 훨씬 예뻤던 걸로 기억하고있습니다 ^^*

스마트폰으로 인해 몰락한 아이템이 많죠...MP3 플레이어나...카메라등...
좋은 정보 감사 합니다^^

네, PMP, MP3, 디카, 휴대용 게임기(일부) 등등 정말 많죠~~~

친구가 10년전에 핸드폰으로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광고보고 에이.. 저게 말이 돼? 라고 했었단 얘길 들으며 같이 웃었는데 그게 생각나네요 ㅎㅎ

그때는 혁신적이긴 했죠. PDA 아이팩에서 CDMA 모듈 붙여서 인터넷을 사용했던 기억이 나네요. 로딩도 오래 걸리긴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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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완전 '추억은 방울방울'
부모님 댁 가면 palm 부터 찾아보게 될 듯 합니다. ㅎ

아직도 가지고 계시나 보네요.
저는 오래 전에 버렸던거 같습니다.

흥미로운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오늘도 출동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계속 출동 부탁드려요~~~

저도 기억하기로는 iphone 이렇게 까지 될줄은..
처음에 나온다고 했을때 그냥 그저 그렇겠지 했는데.
스티브 잡스는 진짜 인물이었습니다

재미있네요 이전 기기들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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