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인상들 - 단골이 되고 싶은 가게를 나열한다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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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은 책방 앞에서





눈빛과 온도

프랑스 사람들은 심장은 차갑고, 영혼이 뜨거운 걸까. 다정다감하기보다는 새침하고, 정열적인 대신에 정의롭다. 공원이나 바닷가 그리고 지하철에서 늘 무엇인가를 읽고 있는 그들을 본다. 어딜 가나 의인의 동상밑에는 꽃이 놓여있다. 그들은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옳았던 일들과 옳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서.
"이거 얼마죠?" 혹은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뭐죠?" 라고 잠깐 질문하는 동안 그들의 눈빛을 읽는다. 가끔 그들의 불친절함과 맞닥뜨려도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친절이 노동이 되어선 안된다.




Café Ver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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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에서 가까운 베흘레는 이틀 연달아 갔다. 첫날 마신 케냐AA의 맛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부는 흘렀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면서도 모던하다. 우리는 2층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셨는데 창밖을 보면 아름다운 식기가게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보였다. 그 집의 새하얀 접시를 다 사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으로 윈도쇼핑만 실컷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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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ouillant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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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밤에 발견한 홍차 가게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세느 강가를 걷다가 따뜻한 걸 마시기 위해 잠시 머물렀다. 이층에 낮은 천장의 아늑한 공간이 숨어 있다. 홍차를 마시는 동안 비가 내렸고 땅에 누운 낙엽이 축축하게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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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féothèque of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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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맛있고 예쁜 커피집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대학가 근처이고 커피가 맛있어서 늘 붐비고 언제나 자리싸움이 치열한 곳이다.
컬러플한 새가 그러진 벽화를 멍한 눈으로 보며 오래 죽치고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는게 미안해서 계속 커피를 마신 날도 있었다. 미쉘양과 나는 매일 아침 여기서 그날의 일정을 계획하고 어딘가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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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파리의 인상들


끝과 시작을 붙여볼까?
먹고 산책하고 노을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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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혹여나 이동하는 길에 깰까 무서워서 여행 마지막 지점이 아니고서는 그릇 사기가 부담돼요.
책 색이 예뻐서 읽기 시작했는데 파리를 여행하고 싶게 만드시네요. 낮에는 차와 커피 박물관. 밤에는 와인, 산책. 상상만 해도 흐뭇해요.

쭉 읽어내려오다가 프랑스 홍차에서 멈추게 되네요. 프랑스 홍차 너무 좋아요. 저는 마리아쥬 플레르를 맛본 후로는 쭉 그것만 마시고 있어요. 심지어는 집에서 마시는 물을 끓일 때 홍차잎을 넣어서 끓이구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홍차 종류가 너무 한정되어 있어서, 만약 다시 프랑스에 가게 된다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는 홍차들을 맛보고 싶네요^^

마리아쥬 플레르를 좋아하신다면 향기로운 티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마르코폴로를 좋아해요:)

헛, 정말 반갑네요~!! 마르코폴로로 저희 집 마시는 물을 내립니다ㅎㅎㅎ

말씀하신대로 가향이 잘 된 홍차를 좋아합니다. 마르코폴로, 웨딩 임페리얼, 에로스, 오페라 처럼 달콤한 느낌의 향 계열을 좋아해요^^

책들이 눈에 띄어서 들어와 봤어요
뭔가 분위기가 특별합니다
글도 사진도 말이지요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납니다

jsj님 반갑습니다^^
저도 파리의 헌책방이 예뻐서 놀랐었죠:)

글도 사진도 너무 좋아요 ㅎㅎ

fenrir님 감사해요:)

파리만 전문적으로 여행하신 건가요? 남성보다 여성들이 파리를 참 좋아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대와 고대가 가장 조화롭게 공존/그리고 언어도 뭔지모를 예술감이 서려있는 복합문화의 아이콘 같습니다.

파리에 머물면서 잠시 니스랑 고성투어도 다녀왔어요. 주위의 남자분들은 파리보다 로마를 더 좋아하시더라구요:)

문득 반야님의 삶이 에세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러기에 모든 글들이 잘 맞는 옷처럼 다정하고 익숙하고 편할테니요

전 여행을 할 때는 정말 호빗이 된답니다.
작은 것들을 다 맛보기 위해서 하루종일 분주하니까요:)

저는 맨 처음 astier de villatte 그릇을 보고는 너무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 요새는 그 시골 전원틱한 디자인이 예뻐보이더라구요 ㅠㅠ 가격압박만 없으면 쓸어오고 싶은 1인입니다 !

얼마전에 백화점에서 아스티에 드 빌라트 그릇을 구경하면서 가격을 확인했는데 차라리 그 때 파리에서 작은 걸 하나라도 사올 걸, 하고 후회가 되더라구요.

우리나라 프리미엄이 많이 세죠 ㅠㅠ

인상적인 파리의 풍경들이네요,.

시간이 지나서 사진으로 보니 더 좋으네요:)

우와 보얀님 글이랑 사진이 너무 예뻐서 감탄하고 갑니다. 고3학생인데 급 여행을 가고싶어지네요 ㅜㅜ 꼭 파리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ㅎㅎ 보얀님 글 학생인 시점에서 보니 힐링도 되구 좋네요. 앞으로 자주 들르겠습니다 ㅋㅋ

오늘부터 팬해도되죠?>_<

순수님 반갑습니다. 제 글이 힐링이 된다니 감사해요:) 앞으로 여행하실 기회가 많으실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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