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등꽃 아래서(송수권)
등꽃 아래서
송수권
한껏 구름의 나들이가 보기 좋은 날
등나무 아래 기대어 서서 보면
가닥가닥 꼬여 넝쿨져 뻗는 것이
참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철없이 주걱주걱 흐르던 눈물도 이제는
잘게 부서져서 구슬 같은 소리를 내고
슬픔에다 기쁨을 반반씩 버무린 색깔로
연등 날 지등(紙燈)의 불빛이 흔들리듯
내 가슴에 기쁨 같은 슬픔 같은 것의 물결이
반반씩 한꺼번에 녹아 흐리기 시작한 것은
평발 밑으로 처져 내린 등꽃 송이를 보고 난
그 후부터다
밑뿌리야 절제 없이 뻗어 있겠지만
아랫도리의 두어 가닥 튼튼한 줄기가 꼬여
큰 둥치를 이루는 것을 보며
그렇다 너와 내가 자꾸 꼬여 가는 그 속에서
좋은 꽃들은 피어나지 않겠느냐?
또 구름이 내 머리 위 평발을 밟고 가나 보다
그러면 어느 문갑 속에서 파란 옥빛 구슬
꺼내 드는 은은한 소리가 들린다
---- 수능특강에 나오는 시라네요. 흐음....
유난히 등나무가 많았던 모교의 등나무꽃 그늘 아래서
웃음꽃 활짝 피며 꿈을 키우던 여고 시절이 급 그리워지네요~^^
여학생과 등꽃들이 어울리지요. 웃음소리.... ㅎㅎ
예전 학창시절 초중고교에 다 등나무로 그늘을 만들어져 있었는데...
요즘 학교에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이웃에 있는 학교 담을 슬쩍 넘어가서 찍었어요. ㅎㅎ
등나무 꽃 너무 좋아하고 시도 좋다~
하고 읽고 있었는데..
마지막 수능특강이란 말에 숨이 턱!
ㅎㅎㅎㅎ 수능이 거시기 하긴 하죠.
등꽃도 아름답고
시도 아름답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앉아있던 때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네요.
등꽃이 유난히 예쁩니다.
사진을 워낙 잘 찍으셔서 그런 게 아닐까요?
꽃이 흔들리며 향기를 날리고 있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사진은 휴대폰이 알아서 해주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