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적 P의 이야기 #11 _ 우연과 계획의 변주

in #kr-writing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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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과 사라짐을 반복하는 고민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수 많은 계획을 낳았고, 그 계획은 대부분 다시 파도처럼 부셔졌다. 그렇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작고 또 작게 흩어져 어딘가에 스며든 성분처럼 작용한다. 계획만으로 모든 걸 이룰 수 없고, 즉흥적인 우연성만으로는 너무 헐겁게 느껴지는 것이 내가 가는 길이고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계획의 쌓임


수 많은 노트에 쓰여진 수 많은 계획의 기록들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구하기라도 할 것 처럼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하게 써내려갔던 목록들이다. 사소해보이는 그 목록들이 내 삶에 있어서 만큼은 센터를 차지했다. 큰 맘 먹고 세운 계획들은 거대하기 무너져내리기 보다는 애매하게 흐지부지되며 흔적없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차라리 정면으로 무너져내리기라도 했다면 속 시원히 미련을 갖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몇 번이고 했지만, 이제와서는 그 지지부진한 미련이 없었더라면 이만큼도 못왔겠다 싶다.

계획하지 않았던 일을 계획하지 않았던 타이밍에 시작했다. 모든 것은 우연의 타이밍이 만들어낸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발을 들이고 판을 벌렸던 것인데, 신기하게도 결국엔 계획했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형국이 되었다.

"결국엔 우리가 그렇게 떠들어대던 그 이야기를 하게 되는 셈이네요."

의도했던 일들은 의도하지 않았던 타이밍에 실현되지만, 지겨울만큼 오갔던 그 핵심의 이야기가 스스로를 세뇌시켜 나를 그리로 흘러가게 만든 것이다.






우연적 기회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것은 타이밍으로 왔다. 온 우주가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운으로 휩싸여있었다. 내가 나에게 부여한 그 기회는 스스로 던져버렸다면 그것을 가장 무섭고 냉정하게 거두었을 사람도 사실은 나 자신이었다. 큰 기회가 인생에 두세번은 온다고들 하는데, 행운같은 기회를 기다리지는 않는다. 어떤 기회든 준비되있지 않은 자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우연일 뿐이다. 준비된 내가 될 준비를 하기에도 나는 너무 바쁘다.

이미 시작점을 나선 이상, 앞으로는 계획보다 실행의 비중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 고민을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선택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것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어쩌면 내 속내는 더 본격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즉흥적인 상황에 더 많이 놓이게 될 것임을 직감한다.






삶의 과정을 닮은 걸음


계획과 우연의 비중을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규정할 순 없지만, 균형은 갖고 싶다. 삶이 그렇다. 모든게 계획처럼 다 되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우연으로만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계획과 우연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얽히고 얽혀 삶을 만들어낸다. 계획에만 치중된 삶은 너무 매력이 없고, 우연에만 빠진 삶은 불안하다.

불소소 9화의 녹음을 마쳤다. 우리는 대본을 쓰지는 않지만, 전체 이야기의 구성과 컨텐츠를 미리 계획한다. 말할 순서와 내용 정도를 미리 정해놓고 나머지는 즉흥에 맡기는 셈이다. 그 순서를 밀도있고 치밀하게 짤수록 준비한 멘트를 모두 소진할 수 있으며, 중간에 생기는 멘붕이 덜하다. 묘한 것은 멘붕이 생길 때 즉흥적으로 예기치못한 이야기들이 오간다는 것이다. 주제를 위해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보았거나 생각했던 것들이 급작스럽게 연결고리를 맺으면서 등장한다.

적절하게 간이 맞는 양념같은 멘붕을 이제는 조금씩 기다리게 된다.






몽상가적 P의 이야기


몽상가적 P의 이야기 #10 _ 살롱실험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9 _ 꿈틀거림, 실험을 해볼 차례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8 _ 타인의 세계관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7 _ 첫 녹음을 하다!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6 _ 사심과 진심이 뒤섞였던 연구모임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5 _ 첫 걸음을 떼는 과정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4 _ 연탄재 하나를 툭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3 _ 영감과 일상, 그 중간 어디쯤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2 _ 어떤 형태의 시간을 만들것인가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1 _ P의 의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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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우연, 계획, 우연, ‥ 운명으로 향하는 발걸음의 반복인 것 같아요 ㅎㅎㅎ 계획을 계단처럼 차곡차곡 밟아올라가다가, 비약적인 상태의 우연을 겪고 (위를 향하든 아래를 향하든) 또 언제 만날지 모를 우연까지 걷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또 우연을 맞이하고- 무슨 미리 깰 수 없는 게임 스테이지처럼 펼쳐져 있는 것 같달까요. 예전에 우연에 치이는 게 나을까, 계획 속에 질식하는 편이 나을까 고민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 둘 다를 어느 정도 살아내야하는 거였더라고요. 두려움이 너무 커질 때는 그저 '오늘 해야할 작은 일을 잘 해보는 것'을 선택하고 있어요ㅎㅎㅎㅎ 오늘도 몽상가님의 생각을 따라 걸었습니다 :-) 저는 말하는 걸 잘 못해서 몽상가님의 활동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네요! ㅎㅎㅎㅎ 오늘도 응원해요!!!!

모든일이 우연과 계획의 불규친한 반복같아요. 글쓰시는걸 보면 말도 잘하실 것 같아요!!ㅎㅎ 저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말로 무언가를 하게 될 줄 몰랐네요. 어릴땐 무언가를 말해야한다는 부담감때문에 회의시간을 두려워한 적도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우연이 끌었다가 계획이 끌었다가 하면서 걸어나가는게 인생이려나요. 인생의 변수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도 그 변수를 즐기고 싶지만, 상황에 직면했을 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쉽게 멘붕이 오는 것 같아요 ㅋㅋㅋ

계획에만 치중된 삶은 너무 매력이 없고, 우연에만 빠진 삶은 불안하다.

계획되지 않은 우연에 크나큰 행운이 깃든다면 그것처럼 좋은건 없죠 ㅋ 앗! 너무 사행을 바란건가요? 우린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요. ㅎㅎㅎ 행운을 빌어요!!!!!

감사해요 에빵님!! 행운을 기다리진 않지만, 온다면 두팔벌려 맞이하겠습니다!!ㅋㅋ

우연을 잡아낼 준비된 걸음을 걷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쩌다보니 이 만큼 걸어왔네요. 또 천천히 쉬지 않고 걸어가려고요!!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감사합니다 :)

적절하게 간이 맞는 양념같은 멘붕, 그거 넘나 중독적이어서 그거 없음 내면에서 추진력이 잘 안 생기기도 한다니까요!

ㅋㅋㅋ맞아요 라라님 적절하게만 와주면 참 좋을거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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