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적 P의 이야기 #04 _ 연탄재 하나를 툭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몽상가적 P의 네번째 제목은 '연탄재 하나를 툭'이라고 지어봤다. 몇년 째 지지부진했던 플랫폼에 대한 열망을 이 곳에서 풀어내기로 하면서 이 챕터에 모든 고민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마도 멀린님은 고민에 고민이 겹을 쌓아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신 모양이다. 일단 연탄재 하나를 눈밭에 굴려 하나씩 불려가보는게 어떻겠냐는 말씀. 깊이 공감하지만, 정말 나란 사람 그게 어려운 못난이의 시간을 꽤 오랫동안 보내왔다. 이제 연탄재 하나를 툭 내어놓지 않으면, 내 안에서 이미 부셔지는 가루가 되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몸에 글이 없는 선배와


나의 계획을 설명하려면 이 사람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 선배는 나와 프리랜서 일을 같이 하고 있고, 얼마전 교토여행을 함께 다녀온 분이다. 우리는 같은 회사의 같은 팀에서 만났다. 처음엔 나의 상사였지만 사수는 따로 있는 묘한 관계에서 한 팀에 속해있었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팀에 소속되었을 때 모든 것들이 본격적인 것이 되었다. 나는 본격적으로 내 안의 열정을 주최적으로 일에 투영시키려고 노력했고, 그 선배는 본격적인 나의 사수이자 상사가 되었다. 상사라고하지만, 나의 의견이 무시되는 일이 없이 팀처럼 일하게 되었다.

합이 잘 맞았다. 의견을 나누고 절충하는 것들이 즐거웠다. 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척하면 알아듣는 것이 하나둘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암묵적인 동의'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암묵적인 동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았다. 같이 꿈꾸는 일을 해보자는 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서로가 그렇게 할 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암묵적 동의들은 미적거림에 약간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돌아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부담이 사라지고 더 이상 거리낄 것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요즘이다. (제발 계속되어야 할텐데..) 그래도 우리에게 진전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단지 너무 느린 거북이 두 마리일 뿐이다. 우리가 이야기한 화두와 워크샵 주제, 아이디어만 해도 몇 백가지는 넘을 거다. 넘쳐나서 문제지 없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결코. 다만,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머뭇거리게 만들고 현실에 대한 겁이 움츠러들게 만들었을 뿐이다.

스팀잇을 권했다. 처음엔 거절당했다. 스스로를 몸에 글이 없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정리의 달인인데,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는 달인이 아니긴 하다. 좋은 사람들과 다양한 소통을 나누고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신기한 곳이라고 유혹했다. (유혹의 과정에서 @baejaka 님과 @kyunga 님의 이야기 좀 팔아먹었다.) 가입신청은 한 상태인데, 몸에 글이 없는 사람이 스팀잇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나도 사실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지켜봐야 할 뿐 ㅋㅋ






그래서 연탄재는


그래서 연탄재 하나 툭 던지는게 세상 어려운 사람들이 함께 무엇을 도모하려고 하니 참 쉬운게 없다. 우리는 여러번 매거진을 제작하는 이야기도 했고, 홈페이지도 만들다가 말았고, 거기에 내가 썼던 글들은 모조리 스팀잇 내 공간에 옮겨졌다. '불특정소수들을 위한 살롱의 시대'도 그 중 하나.

집 앞에 자주가는 카페가 있다. 그렇게 감각적인 공간이 있을 법한 곳이 아닌데, 아주 감각적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던 주인이 작업실을 카페로 바꾼 탓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갬성이다. 많이 들어가봤자 10명에서 15명 정도 수용할 법한 공간인데, 여기서 워크샵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작 본론 뭐냐면..

우선 우리는 팟캐스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된 것도 없으면서 여기에 일단 쓰는 이유는 박제시키기 위함이다. 내가 나를 부추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사실 제목도 정했는데, 그건 나중에 공개) 우리가 맨날 떠드는 내용들, 워크샵을 통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피드백 받고 싶다. 그리고 그게 워크샵과 이어지길 바란다. 거창하게는 영감과 문화, 라이프스타일의 카테고리가 될 듯 한데, 들여다보면 요즘 관심있게 보고 있는 골목길, 카페, 전시, 영화, 책, 드라마, 사람들이 요즘은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하는 시시콜콜함으로 채워지길 바래본다.




난 이제 하지 않으면 안된다.






몽상가적 P의 이야기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1 _ P의 의미에 대하여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2 _ 어떤 형태의 시간을 만들것인가
몽상가적 P의 이야기 #03 _ 영감과 일상, 그 중간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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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권하기가 쉽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ㅋㅋ 팟캐스트!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맞아요. 쉽지 않았어요. ㅎㅎ 열심히준비해볼께요 :)

이제 낙장불입입니다. 꼼짝없이 하셔야 합니다 ㅎㅎ

얕고 얕은제 3자의 시선과 지식으로 예술과 미술관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훗날 럼프님의 용서와 자문을..(미리 밑밥)ㅋㅋㅋ

전 여전히 안방 1열입니다.
팟캐스트 방송에서 제 이름 불러주시면 외적 환호 내적 댄스 할 거예요 :)

외적 댄스도 해주시지요. 보는 눈도 없는데. :)

ㅋㅋㅋ앗, 비슷한 카테고리도 만들어놨는데, 아직 몇곡없어서 공유를 못했어요. 조금더 모이면 외적댄스리스트를!!ㅎㅎㅎ

그렇다면 저는 p님의 외적 댄스 리스트가 완성되면 거기에 맞춰서....ㅎㅎㅎ

으아 배작가님을 불러도되는 영광을 주신다면!!!!체크해놓고 꼬옥!

별거아닌 사람이지만, 제 얘기 많이 팔아먹어주세요ㅋㅋ
팟캐스트 본격적으로 시작하시게되면 대문이미지라도 만들어드릴께요 :-) 물론, 저라도 괜찮으시다면!ㅎㅎ

와, 경아님의 디자인을 받는다니 저야 두팔벌려 감사하죠!! 근데 대문이라함은 맨 위에 긴 바를 말씀하시는건가요?? 아니면 포스팅할 때 맨앞에 나오는 그것인가요..알못;; 포스팅에서 다른분들 디자인해주시고 하던게 그 대문인거죠?? 전 여태 스팀잇 뭘로 한건지;;ㅋ

포스팅 리스트에서 썸네일로 나오는 포스팅의 첫번째 이미지요!ㅋㅋ 유튜브 올리실 예정이라면 그 비율로 만들어 드릴께요! 유튜브에도 쓰고, 스팀잇에서도 쓰실 수 있게ㅎㅎ 스팀챗으로 제목과 컨셉 긔띔 해주세요ㅎ

안그래도 그거 생각하고 있었는데!!혹시 경아님 제 맘속에 들어왔다 나가신...ㅋㅋ 근데 스팀챗은 또 뭔가요..ㅠㅠ어디로 메세지보내면되죠?ㅋㅋ(저 정말 스팀잇 헛했나봅니다...)

오른쪽 위에 프로필 이미지 옆에 > 리스트버튼을 누르면 > 스팀챗이 있어요!
여기서 스팀잇 멤버들과 대화나눌 수 있어요ㅎ

이제 알았어요;ㅎㅎ 선배와 의논해서 컨셉이정해지면 스팀챗으로 부탁드릴께요!! 감사해요ㅠㅠ 여러모로 바쁘실텐데..

팟캐스트 기대하도록 할게요 :) 헤헤 오늘 하루 행복한 주말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아마도 시작은 한없이 부족할거에요.ㅎㅎㅎ 좋은 주말되세요!!

팟캐스트가 만들어지면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환영입니다.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이 편할 때도 있고, 팟캐스트가 되면 자연스럽게 구독해서 들을 수 있어서요. ㅎㅎㅎ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ㅎㅎ 이 노동만 끝나면 본격적으로 돌입해보고싶은데, 은근 생각만해도 떨리고 그러네요. 기대에 부응해야할텐데..덜덜덜ㅎㅎㅎ

부담갖지 마셔요. 저는 그냥 팔로우하는 팔로워랍니다. 도울 수 있다면 어두운 길 걸어가실 때 몇미터 앞을 비춰드릴 수 있는 청사초롱이라도 되어드리고 싶네요~ ^^

크으..청사초롱...감동이에요!ㅎㅎㅎㅎ 워낙 머리만 복잡하고 실행이 어려운 사람이라서 자동으로 떨리지만.... 힘을 받아서 열심히해보겠습니다!!ㅎㅎ

👍 👍 👍 넵! ^^

에고, 제가 @emotionalp님의 블로그를 처음 찾아뵈었나 봅니다. 분명 왔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봐요. 많은 분들과 소통하면서 댓글을 너무 재밌게 달다보니 착각을 한 것이 분명하네요. 글을 굉장히 잘 쓰는 분이셨네요 :D

게다가 마음 통하는 상사분과 (머지않아 동료가 되실 것도 같지만요^^) 새로운 계획을 하고 계시다니, 그리고 이렇게 박제로 남기셨으니 앞으로 잘 진행되시길 바래봅니다. 팟캐 시작하심 소식도 꼭 남겨주세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내용인지 흥미롭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

응원 감사합니다!! 아마 @thinky님이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을 일도 생기시고 그러셔서 한꺼번에 정신이 없으셨을 것 같아요. 헷갈릴수있죠!! 오래된 댓글에도 챙겨서 답글을 남겨주시니 감사합니다. :)
갑자기 스팀잇에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기능이 생각나네요ㅋㅋ(그것은 포스팅으로..)

오호~ 제 댓글이 뭔가 포스팅에 대한 영감(?)을 드렸다니 기쁘네요 ^^
맞습니다, 제가 한꺼번에 넘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셔가지고, 일일히 찾아뵙는다고 노력은 했는데.. 기억력이 딸려서 ㅠㅠ 암튼 기억해 주셔 감사합니다. 포스팅 해 주시면 또 보러 올께요 ^^

좋은 계절입니다. 하시는 일에 알찬 결실이 맺히길 바랍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박제를 함으로써 나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한다...정말 좋은 생각같아요 ! 아이디어만 많다고 표현하셨지만, 팟캐스트 이후에도 말씀하신 여러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길 바랍니다 :)

네 맞아요. 소통하는 법도 배우면서 살롱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해요ㅠㅠ

팟캐스트!!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뭔가 하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솟네요. :)

응원감사해요!! 또 다른 동기부여를 드렸다니 그것도 넘 뿌듯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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