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술은 ‘개밥의 도토리’가 되었나? (#3_교육에 있어서 미술의 현실과 약간의 제안, 그리고 마무리)

in #kr7 years ago

원래는 지난 편에 맺으면서 언급한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 대학의 구조조정과정을 좀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가 인문과 예술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에서 “예체능은 옵션일 뿐”이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예술은 앞으로도 상황이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곧 할꺼다;;)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현대미술의 난해함으로 인해 예술에 대한 관심 자체를 가지기 어렵다는데 대한 성토(?)를 해 주셔서, 그에 대해서는 시간이 혹은 영감(?)이 허락하는 대로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잠깐 짚고 넘어가보려고 한다.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현대미술은 왜...)


Hans-Peter Feldmann.JPG

차마 국내작가의 작품으로 소개하지 못하고, 외국 작품으로 소개한, 난해하다고 판단되는 설치미술 작품 Hans-Peter Feldmann, K21, 아티스트의 공간

맞는 말씀들이다. 현대미술, 어렵다. 일반인이 다가가기에 거리감이 너무 심한 경우도 많고, 미술계나 몇몇 미술관, 콜렉터들의 관점에만 감성이 맞춰져 있는 경우도 흔하다. 내가 봐도 어떨 땐 그래서 어쩌란 말인데, 하고 황당하다. (결코 위의 저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ㅠㅠ)

대체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겪어서 체득한 문화가 아니라서 그렇다. 이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전문적인 미술사 까지는 아니더라도 포스팅 한두 개는 해야 그래도 “아~ 그렇군.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군” 하실 것 같아서 잠시 보류하고, 그냥 여기서는 현대미술의 기반을 이루는 미학 자체가 서양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이해하고 좋아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현대미술을 당장 좋아해 달라고 생떼를 쓰지는 않겠다 ㅠㅠ

설명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부연해서 이야기 하자면, 우리나라 현대미술은 “뿌리가 없다”라고 감히 말씀드리겠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미술사라는 것이 있는데,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더 부드럽게 이야기 하자면, 뿌리는 있되 허리가 잘려나간 미술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그리고 나서 물밀 듯이 밀려온 서양미술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가장 가까운 일본 등지에서 서구식 교육을 통해 미술을 배워서 베끼기식으로 작업했던 세대에게서 다음 세대로 넘어갔기 때문에 자꾸만 무너지는 모래성을 쌓고 있는 작가들이 이렇게나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현재의 변화를 적절히 받아들여, 공감할 만한 작품을 하는 작가들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가와 그들이 품어낸 작품들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이 당장 세계무대에서 팔리는 “비싼 작품”을 그려내는 “현대미술” 작가들이 아닐지라도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는 작가로 성장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나의 바램이다.

중국만 해도 마찬가지로 전통화와 현대미술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그들이 지금 국제 현대미술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며 부호로 성장한 이들이 자국 작가의 작품들만 구매하면서 가격을 높이고 유명작가로 만든 뒤 세계무대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이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우리도 우리의 작가를 우리시장에서 키워내기 전에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며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예술은, 인문학은 옵션인가?


인구가 줄어든다고 자녀를 낳으면 이러저러한 보상을 해준다는 정부 차원의 광고가 보이기 시작하던 십여 년 전 부터였던 것 같다. 대학이라는 상아탑은 더 이상 교육의 장소가 아닌, 수익률이 훌륭한 사업수단이 된지 오래였고, 경제 활성화에 따른 등록금 상승으로 한동안 “대학 재벌”이라고 표현할 만큼 많은 돈을 벌어들였던 사립대학이 나오기도 했고, 너도나도 대학을 열어 환한 미소로 학생들을 받아들여 등록금을 수거하기에 바빴다. 거품이 빠져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등록금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최근의 기사들을 보면, 인구 감소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되면서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던 대학들이 인기가 없는 순으로(혹은 취업률이 낮은 순으로) 문을 닫게 될 형편이다. 문을 닫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정원을 감축하여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대학들은 정부 보조금을 더 많이 따내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집단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그렇게 어렵게 공부해서 겨우 안정된 직장을 얻은 대학 교수들은, 특히 젊은 층의 교수들은 희생양이 된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혹은 자신의 연구를 위해 보내야 할 시간의 대부분을, 보조금 사업 아이템을 짜내기 위해 골머리를 썩여야 한다.

그뿐 만이 아니다. 자리를 보전하고 살아남기 위해 학제를 개편하고 단과대학의 이름을 이상야릇하게 바꾸기도 한다.

“크리에이티브 인문예술대학”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 “예체능대학”

이것이 무엇인지 아는 분들은, 아마 대학 교육 제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일 것이다. 인기가 높은 취업률이 보장되는 이공계열 및 사회과학 단과대학들은 그대로 유지하고, 인기가 없는 취업률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인문계, 예술계 대학들을 묶어 싸잡아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단과대학을 새로 개편한다. 몇몇 대학에서 시행되기 시작하거나 (학생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논의중인 “트렉제”라고 이름 붙여진 이 제도는, 쉽고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미술을 전공하려고 3년간 미술학원에 다니며 x빠지게 고생했던 학생이 마음을 바꾸어 무용이나 영미문학 전공과목을 듣고 전공을 바꿔 졸업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다. 이런걸 생각해 내시는 분들은 쫌 천재(?)인듯 하다. 이쯤 되면 예술과 더불어 체육과 인문계열도 ‘개밥의 도토리’가 아닐 수 없다. (혹시라도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다면, 아는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기 바란다.)

이러한 대학들의 변화에 언론은 칭찬일색이다. “xx대, 국내 최초 자율전공 트랙제 도입해 시대를 읽다” “xx대, 트랙제 통해 ‘CENTER’형 인재 양성” “xx대, 트랙제 전면 도입으로 학생의 전공 100% 선택권 보장”

좋다. 취업을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더 이상 학문의 상아탑이 아닌 취업의 전쟁터가 된 대학이라는 곳에서 학생들이 졸업 후 더 좋은 조건으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그 자세 말이다. 만일 이 선택이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통해 향후 학생의 전공 개발에 진정한 융합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취지였다면 나는 진심으로 기립박수라도 치겠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봐도 그냥,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학과들을 모아 그나마 취업이 가능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일 뿐이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대학이 왜 이렇게 취업을 위한 학원으로 전락했는가 말이다. 아무리 대학원 석사과정 쯤은 되어야 전문적으로 학문에 대한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저런 선택을 대학이라는 곳에서, 그 비싸다는 등록금을 받아가며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차라리 대학입시 학원이 되어버린 고등학교 학부를 이런 과정으로 바꾸어,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취업할 사람은 직장으로, 비싼 돈 내더라도 공부할 사람은 대학으로 보내야 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아니면 진로를 위한 학원 수준으로 등록금을 깎아주던가... 교양을 쌓고 진로를 정하기 위해 대학에 간다는 것이 좀 슬프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말도 안되는 종합대학을 천지로 만들어 놓고, 각 대학마다 이상한 트랙이라는 것을 만들어 운영할 바에는, 종합대학을 단과대학으로 변경하도록 하여 각 대학에서 특성화 된 전문교육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인재 양성에 효과적이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잠시 흥분해서 이야기가 곁길로 새버렸다. 아무튼 대학이라는 곳의 실정은 이러하다. 그러면 고등학교 교육은 어떤가. 당연히 대학을 보내기 위한 전문학원처럼 운영된다. 그곳에서는 예술은 예술이 아니다. “예체능”이다. 대학에 가서 예술전공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소수 학생들은 그 시간에 학원을 전전한다. 예술고등학교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것은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분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학년이 올라가면 예술과 체육 과목은 슬금슬금 자취를 감춘다. 자습으로 대체되던가 아니면 아예 시간표에서 사라진다. “왜 음악미술 안 해요?” 선생님께 여쭤보면 대학가야 하는데 배부른 소리 한다고 꾸중이나 듣는다. 아이들은 숨 쉴 틈이 없어지고 정서는 메말라 간다.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생각하게 된다.

‘예술은 필수가 아니라 옵션이구나. 내 인생에 있어 그다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미술을 무서워(?)하시는 분들 중에 대부분은 (고교에서는 거의 미술 수업을 하지 않으므로...) 초중학생 시절 받았던 낙제에 가까운 미술점수의 기억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래서 갤러리가 어떻고, 작품이 어떻고 하면 바로 이런 반응이 나오는 분들 정말 많이 뵈었다.

“제가 학교다닐때 미술 점수가 제일 나빴어요. 그래서 너무 어렵고 잘 모르겠더라고요.”



미술에, 음악에 관심이 사라진 것은 여러분의 탓이 아니다. 이런 교육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라면, 예술과 가까운 가정환경을 갖고있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예술은 “예체능 과목”이라서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쓸데없는 것이라고 가르치도록 유도한 사회의 교육시스템 탓이다. 기능적으로 완벽해 지지 않으면 좋은 미술 점수를 줄수 없었던 운이 좋지 않아 만난 안목없는 미술선생님 탓이다.

현대미술이 어려운 것 역시 여러분의 탓이 아니다. 무식해서 모르는게 아니다. 우리가 뱃속부터 살갑게 느끼고 경험하고 이해하면서 자라온 것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서 내가 이렇게 잘났으니 너희들이 나를 알아봐라, 하고 있는 일부 미술계의 현실이 문제인 것이다.

미술과 친한척 하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교육제도를 개편하고 허리가 잘린 미술사를 메꿔넣어야 하나?
누구나 알겠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가 임박했다고 한다. 언론은 벌써부터 이런 저런 말들의 잔치를 벌이며 소득 3만불이 되면 당장 선진국 대열에라도 들 것처럼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경제를 이야기한다. 취업과 복지를 이야기한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당장 서민들은 먹고살기도 팍팍한데 당연히 뭔가를 고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첫 단추가 잘못되었다. 경제성장은 사회의 전반적인 문화적 배경이 없으면 더 이상 진전되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경제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다. IT를 이야기하고 4차 산업을 이야기한다. 당연히 그것도 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보다 돈이 중하고, 문화보다 기술이 우선시 되는 이런 가치관 아래서는 그 무엇도 올바르게 발전하기 어렵다.

4차 산업시대에 AI와 맞서려면 그렇게 중요하다는 창의적 사고를 키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자. 아이들을 교실에 학원에 가둬두고 공부만 시켜 명문 대학에 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예술은 인문학의 한 분야로,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에 중요한 수단이자 도구이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철학과 법학의 기본이 되었던, 언어와 문자라는 인간의 문명이 시작되기 전부터 동물과는 다르게 사용했던 인간만의 수단으로, 기본적인 표현의 욕망을 대변하고 표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인문학이, 예술이 과학과 경제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쓸모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좀 버렸으면 한다.

예술은, 미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왔으며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다.
그러니 너무 멀고 어렵게만 생각지 말고 조금만 더 친하게 지내보도록 노력하자.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그것이 현대미술일 필요도 없고, 마스터피스일 필요도 없다.

일단 친한 척을 해 보자. 아주 쉽다.

그냥 미술을 하찮게 여기거나, 나와는 무관하다고 무시하거나, 잘 모르니 두렵게 생각하고 피하지만 않는다면, 그것으로 이미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강물을 가로막고 견고하게 쌓인 둑이 무너지는 것은 한두 방울의 물이 새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시간이 걸릴 뿐, 막지만 않는다면 결국 물은 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니까.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무너뜨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으면 그 또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러고 나면 @thinky가 소개하는 그림한번 보면서 이런 게 있구나 한번 쯤 내용도 읽어보고, @zzoya가 올리는 예쁜 일러스트를 보다가 작품전시도 했다는데? 하고 미술작품 포스팅도 찾아 보면서 “아, 이런것도 있구나!” 감탄 한번 하고, @thelump님이 멋지게 그려서 자주 올려주시는 풍경작품도 감상하고, 영화를 고르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영화로 만든 “셜리의 모든 것”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하고 한번 감상하고, 이런 것들로 매우 좋은 과정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거 보면 스팀잇에는 작가분들이 많아 미술과 친해지기 참 좋은 환경이다. 철학을 하시거나 글쓰시는 분들도 많고 음악하는 분들도 많다. 예술과 인문학과 친해지기 위해 잘 활용(?)하자.)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 그러다 보면 저절로 관심으로 이어진다. 운이 좋으면 삼청동 길을 지나다 어쩌다 보았던 작품들과 만날 수도 있다. 그러면 친구에게 자랑도 할 수 있다. 나 이런거 좀 아는 사람이야, 하고.

어린 자녀가 낙서를 한다고, 만화를 본다고, 노래와 춤을 너무 좋아한다고 걱정하거나 야단치지 말자. 그렇다고 천재라고 칭찬할 필요도 없다. (이런 칭찬은 아이들의 꿈을 예술가로 이끈다. 그러다 자신의 재능이 정말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이를테면 미술과제를 내고 안목 없는 선생님에게 나쁜 평가를 받아 든 순간 좌절하게 된다) 그냥 즐기게 놔두고 좀 더 다양한 것들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금새 자기가 가장 흥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안다. 그때 정말 잘하는 것을 칭찬해 주면 된다. 하지만 못하게 하고 야단치고 때로는 지나치게 칭찬하는 것은 어쩌면 예술과 점점 더 멀어지게 하는(혹은 배고픈(?)예술가의 길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글을 맺으며


먼저 미술과 충분히 친하고 이미 즐기고 계신 분들도 계신데 혼자 미술과 미술계를 다 아는 것처럼 떠들어 댄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더 많으며, 그저 제가 경험하고 아는 범위 내에서만 말씀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진작가가 배출되는 상황에, 감히 모든 작가들의 상황과 작품을 안다고 우기긴 어려울지 몰라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담은 미술시장이 가진 한계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알리고 나름대로의 대책을 제안하고, 또 좋은 의견이 있으면 나눠주시길 바라고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할 만큼 많은 분들이 뜨거운 반응으로 응원해 주시고 걱정과 비판, 그리고 좋은 제안의 댓글을 달아주셔, 정말 너무나 감사합니다.

지금과 같이 참담할 만큼 협소한 시장과 미술을 등한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국내 작가가 아무리 일차시장에서 국제 무대로 진출할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다루는 세컨더리 시장으로 넘어가고 싶어도 노력만을 통해 이뤄지지 않으며, 정말 로또 당첨보다 더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반의 인식과 시장의 개선이 먼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십년 후에도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몇 분들이 국가는 이런 문제를 알고 있는지 궁금해 하기도 하셔서 참고로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 국가 차원의 작가지원은 사실 이미 차고 넘치는 수준입니다. 외국 작가들에게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위원회나 예술경영지원센터, 혹은 문화재단 등의 작가지원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면 다들 눈이 휘둥그래지지요. 국가에서 그렇게 예술가를 위해주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정 기준입니다. 예술인복지재단이라는 곳에서 시행하는 창작지원금 제도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 또한 선정기준이 황당합니다. 글이 길어지니, 시간은 좀 지났지만 김작가님의@kimthewriter 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튼 하고자 하는 말은, 국민들의 피같은 세금을 들여 작가들을 구제한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것이 과연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예술과 친하고 관심 있으시다면, 예술의 아름답고 장식적인 긍정적 측면 뿐 아니라 예술가들이 겪고 있는 이런 어두운 면도 같이 봐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또한 제가 아무리 낙천주의자라 하지만 사흘간 몇 자 끄적인 이 시리즈 글 하나로 당장 상황이 개선되고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단 한분이라도 예술에 대한, 특히 미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왜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같이 고민해 주시고, 좋은 방안을 생각해 주시고, 친한 척이라도 해봐 주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니까요.

스팀잇에서 제가 한달 반 정도 지나면서 해킹사건 등을 겪으며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지요. 그러면서 스팀잇이라는, 그중에서도 KR이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혼자 잘살겠다고 가능하겠느냐, 같이 성장해야 나도 잘되는 것 아니겠냐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제 사건 이전에도 많은 고래 분들이 이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을 보여주셨고 말이에요.

저는 이 사회도 결국은 마찬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나 혼자 잘살겠다고 아등바등 해 봤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면 나 혼자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겁니다. 물론 이 사회에서 어려운 사람들이 작가들 뿐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와는 관계가 없고 아는 작가가 없다고 해서, 그들의 사회의 구성원에서 사라지는 것도, 그들의 삶이 나아지거나 행복해 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당장 내일부터 미술관을 가고 작품을 구매해 달라는 말씀도 아니고, 그냥 미술이라는 것을 벌레 보듯, 피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싫어하시지 않는다면, 조금만 가까워져 보려고 노력한다면, 쉽지 않은 상황속에서 작가들도 희망을 좀 갖고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두 개로 나눠 쓰려다, 이런 골아픈 내용의 시리즈가 네 편이나 되는 것은 좀 지루해질 것 같아 이것으로 마무리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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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런이유에서 '일상에서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디자인, 미술' 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예술이 돈벌기 힘든 것이라, 빠른 산업 발전속에서 등한시 되어온거 같아요. 모두가 공무원이 될 순 없듯이..다양한 학문, 다양한 직업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ㅎㅎ

경아님이 찾아주시니 반갑고 감사합니다 :)
미술의 영역이 넓긴 하지만 전업작가로만 활동하는 분들은 사정이 어려우신 경우가 참 많아서요. 다들 조금이라도 일상에서 미술에 관심을 가진다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의견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주말 저녁 보내시길 바래요 :D

한국 교육문제는 대학입시의 문제이기도 하죠. 미국과 비교 해보면요.

미국은 예술대학이나 체대가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 몇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대학은 인문학을 art 혹은 liberal art라고 부르고, 여기에 예술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입시과정에서 구별없이 선발합니다.

왜 이렇게 되는가 하면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오히려 공부보다 미술,음악, 체육을 먼저 시작하죠. 그래서, 예체능의 재능을 미리 발견하게 됩니다. 공부는 시간이 더 걸리죠. 그래서, 에체능을 고등학교 까지 계속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당연한 거죠.

따라서, 대학입시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예체능에 상당한 경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들이 자소서에 이런 경력을 쓰고,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거죠. 이때문에, 대학은 예체능을 따로 구별할 수가 없는 거죠.

미국의 고등학교를 보면, 공부만 하는 학생은 상위 클래스가 아닌경우가 더 많아요. 할줄 아는게 없어서, 마지막에 하게 되는것이 공부인거죠.

이런 배경이 있어서, 디자인이나 상품의 브랜드 가치에 인문학적, 예술적인 미학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한국의 교육이 크게 실패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네, 그렇군요!

제가 늘 의문인 것이... 왜 미국에서 배우는(?) 것들에 없어도 될것은 잘 가지고 오면서, 막상 꼭 가져와야 할것은 가져오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것 같아서,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많을것 같아서 제 분야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만 참 아쉬운 점입니다.

저도 내용에 art와 liberal art에 대해 쓰고 싶었는데 대략만 알고 있어 쓰지 않았어요. 자세히 설명해 주셔 감사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대학이 그런걸 따라한것 같기는 한데, 실정도 맞지않고 기반도 없이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언제까지 이렇게 대책없는 베끼기만 할 것인가, 답답합니다.
그런식으로 할 바에는 우리나라의 좋은 점을 살려서 교육 과정을 제대로 세우면 될텐데 말이죠.

아이들에게 예술과 체육은 정말 중요한 것인데, 예술은 둘째치고라도 마음대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기 힘드니.. 참 암담한 현실이죠. 운동이라는 것을 대부분 어른이 되어서야 건강을 돌보기 위해 시작하잖아요. 할 시간도 없고요. 교육이 바로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한국도 학교가기 전까지는 예체능 많이 하잖아요. 학교에 가면, 갑자기 영어니 수학이니 선행학습으로 바뀌는 거죠. 만약, 대학입시를 합리적으로 바꾸어서, 선행학습이 없어지게 만들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하는데....

현실이 참... 사교육 시장이 너무 크고, 예술대, 체대가 분리되어 있고, 이들이 또 나름 진입장벽을 만들어 놓아서...

미국은 사교육이라고 해봐야 일주일에 한번 정도 레슨 하는 문화에요. 그리고, 대학에서도 아이들이 예체능을 계속하도록 독려합니다. 따로, 레슨을 받거나, 학원을 다닐 필요를 만들지 않는 문화입니다.

미국 대학생들이 학부때, 음악이나 미술과목 성적이 나오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죠. 보통 학부는 아에 학과를 정하지 않고 선발하는 학교가 더 많아요. 졸업할때 그동안 쌓아온 학점들을 보고, 전공을 정하는 경우도 많아요. 심지어 음악과 미술을 전공과 부전공으로 졸업하는 학생들도 있고요. 그런 학생들이 대학원을 법대나 공대, 경영대 등으로 진학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두뇌라는 것이 묘해서, 음악과 미술이 연결되어 있고, 또 음악은 수학과 법학과 연결되어 있어요.

선진국 중에서 대학입시와 직업 진로 교육이 가장 잘못된 나라가 한국이라고 생각해요.

네 그런 면은 정말 부럽습니다. 하지만 뭐 그런 미국에서도 대학을 중퇴하고 실리콘밸리로 향한 수많은 사업가들이 있는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긴 있을거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우리나라 사교육에 대해 말하자면 뭐... 이것도 역시 끝이 없을거 같아요.
아이들이 다니는 미술학원의 목적은 주로 미술대회 상을 받기 위해서 혹은 높은 점수를 받는 방법을 효과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입니다.
저는 주변에 진심으로 말씀드려요, 그런 학원이라면 그냥 아예 안보내시는게 낫다고 말이죠... 미대입시 때문에 가는 학원도 정말 필요 악(?) 인데... 아이들 재능을 그렇게 이상한 목적으로 간섭하고 재단하는게 가슴아플 뿐입니다.

그냥 같이 놀아만 줘도 충분할텐데.. 그런 선생님 찾는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보니 적절한 사교육이라는 분야를 찾기조차 어렵습니다.

대학은 직업교육 기관이 아니죠. 그러니, 창업할 사람은 대학을 굳이 졸업할 이유가 없는 셈이고요. 대학교육의 일차목표는 critical thinking 을 훈련하는 거죠. 대학에 오기전에 이미 스스로 세계관과 철학을 이루었다면, 굳이 대학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고요.

오히려, 대학졸업장이 없어도, 인맥을 만들 수 있고,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문화가 더 우수하다고 볼 수도 있죠.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유럽에는 독일처럼 대학까지 아예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는 나라도 있는가 하면, 북유럽 쪽에서는 미리미리 취업을 할 학생들과 공부(말씀하신대로 창의적 사고를 통한 학문적 연구가 되겠죠)를 할 학생들을 구분해서 진로를 설정하게 하고, 취업을 하던 공부를 하던 월급이라던가 인간적인 처우가 크게 차이나지 않거나, 차이가 나더라도 세금을 통해 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을 나오지 않아 내가 이 모양으로 산다" 등의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현재의 사회적 분위기로는 언젠가 가능해 질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믿거나 말거나 인데요. 제 친구들이나 주변을 보면, 아이들 출가를 시킬때 즈음에 다시 근황을 알게 되는데, 학교 성적과는 자산이나 행복( 객관적이진 않지만)의 정도는 관계가 없더군요.

그래서, 혹시 한국인들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혹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거나, 집단 최면에 빠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의외로 한국이 ( 하향평준화 인지는 모르지만) 현금 보유량은 평등해 진거 같아요. 부동산에 다 묶여있어서 그렇겠죠. 그런데, 부동산 이라는 것이, 환금성이 떨어지니까, 실제 생활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아요.

재산의 정도와 행복의 척도는 다른것이 분명한듯 해요. 그렇게 힘들다는 예술가들도 직업이나 삶의 만족도 행복도 등은 일반인 보다 낫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집단최면... 저도 가끔 그런생각 해봅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한두개가 아니라서요 ㅠㅠ 그냥 남들한테 보여지는 것에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쓴다는 느낌도 많이 들고요.

보상조정용 댓글 보팅
사유: 잘썼는데 서운할까봐.

헉; 소요님 잘했어요 도장 두개 받은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ㅎㅎ

아 제가 알고 싶은 내용을 알려 주시는군요. 정말 좋은 댓글입니다. 팔로우 합니다.

긴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너무나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 예전엔 음미체는 기본으로 해야할 과목이었는데 이젠 그저 끼워파는 소품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스팀잇보면서 창작자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세상이 오리라 생각해 봅니다.
기술과 예술이 접목되는 사회가 곧 오리라 봅니다.

처음 스팀잇을 보면서, 예상만큼 보상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현실보다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현재 미술쪽은 페이스북이 가장 활성화 되어있죠. 그래서 제가 먼저 가입해서 좀 써보고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작가들이 또 기술 이런부분에 약한경우가 많거든요. 물론 안그런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귀찮은걸 좀 안하려고 하죠. ㅠㅠ
그들보다 아주 조금 낫다는 저도 아직 헤매는 수준이라..(생전처음 스캐밍 당했다 스캐머 취급받고 ㅠㅠ) 소개했다가 일만 만들까 싶어 아직도 시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네요. 그런 점에서 스팀잇 시스템이 조금 간단해 진다면 보다 좋은 창작자들이 더 많이 접근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기술과 예술, 이런 접목은 정말 필요한 것인데... 지금부터 한다! 이러면서 갖다 붙인다고 되는게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환경에서 나올 수 밖에 없을거 잖아요. 제2의 스티브잡스 만들기, 이런거 한다는 기사는 수백개도 더 본거 같은데, 그런 쓸데없는 프로젝트좀 그만하고 제발 기본에만 충실하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저절로 배출이 될텐데 하면서 한숨을 쉬어 봅니다.

글이 넘 길어져서 전편에 비해 댓글이 별로 없나봐요 ㅎㅎ 지루한글 읽고 좋은 의견주셔 감사드립니다!!^^

전혀 지루한 글이 아니었어요.
요즘 이용자수가 많이 준듯한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 댓글도 준 것 아닐까요?

네 그렇기는 한것 같아요.
다만 저는 정말 예상치도 못할만큼 감사하게 보팅을 받고 있는데, 그에 비해 댓글이 많지 않아서 약간 의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루하지 않으셨다니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D

미술이 왜 '개밥에 도토리'가 전혀 몰랐던 새로운 시각이네요 ^-^
저에게도 새로운 인사이트가 된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씽키님 덕분에 진심으로
이제 조금 예술들이랑 친해져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ㅎ
갤러리도 한 번 가보고 싶고, 전시회도 가볼까 하고,
지금 제 방에는 예술과 관련된 작품 하나 안 걸려있는데
몇 달 후에 이사를 가면 작품 하나 정도도 걸어둬볼까 하면서
조심스럽게 예술이들이랑 친해질 용기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 ㅋㅋ

와아 뉴위즈님!! 말씀만 들어도 정말 기쁘네요 ^-^)b

그런데 부디 갤러리 가셨다가 콧대높은 새침데기 갤러리스트를 만나 안좋은 감정만 더해서 오시지 않기를 먼저 기원합니다....;; (이런건 참 어려운 문제에요 ㅠㅠ 이런 소통의 벽 때문에 주저앉게 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소개하는것도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입문자에게는 첫(?)경험인 만큼 안내자가 중요하니까요)

그래도 이런 마음을 내 주시다니!! 참으로 행복한 오후가 될듯 합니다 !!

백퍼 공감합니다. 사람들이 "미술은 어려워, 미술은 낯설어" 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그 사람들 탓이 아닙니다. 50%는 (말씀하신대로)사회 환경의 탓, 나머지 50%는 미술계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화랑을 통하지 않은 직거래 아트페어가 어떤 흐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저는 크다고 생각해요.

네, 그렇죠. 오쟁님도 혹시 직거래 페어 나가시나요?

사실 화랑업계에서는 (이미 알고 계실듯 하지만) 이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찬성하는 입장입니다만, 화랑협회 등을 중심으로 직거래 페어에 나가는 작가의 전시를 금하겠다고 선언하는 화랑도 있는 등의 약간의 마찰이 있더라고요.

그쪽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안그래도 작은 시장을 나눠먹기 하자는 식으로 느껴져 그럴수도 있겠고..
두번째로는 간혹 드물긴 하지만 이런 작가분들이 있습니다. 갤러리를 통해 전시만 하고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과 직접 연락을 취해서, 작업실이나 직거래 페어를 통해 구매하면 화랑의 수수료를 제하고 판매하겠다는 제안을 한다던가 이런거죠. 사실 저도 한번 정도 이런 종류의 경험이 있었어요. 직거래 페어가 없던 시절이었는데요. 2주간 전시를 하고 단 한점도 팔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 작가의 콜렉터가 전시를 통해 발표한 작품을 전시가 끝나자 마자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어요. 솔직히 좀 배신감이 느껴졌었습니다. 저는 내심 그 작가가 연락해서 이유라도 설명해 주길 바랬어요. 뭐 나름 사정이 있었을거라 생각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 이후로 그 작가는 연락을 끊었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첫번째 관점으로 본다면, 시장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두번째 입장이 있어 하는 말이라면 좀 얘기가 달라지긴 합니다. 이건 사실 윤리적 문제에 해당한다고 생각해요. 이런식의 사례가 많아진다면 사실 화랑은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화랑이 아니더라도 판매를 하지 않는 미술관을 통해 전시를 하고, 페어, 경매등을 통해 판매를 할 수 있으니 결국 화랑이라는 곳은 점점 사양산업이 되어가겠죠. 대신 작가들은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화랑에서는 더이상 작품 전시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리겠지만요.

시장의 요구에 의해 어쩔수 없는 일이라면 없어지는게 맞겠지만, 이건 대형마트와 구멍가게(재벌 화랑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요)의 대결구도처럼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의견을 표명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작가분들도 만일 화랑이라는 곳이 계속 남기를 바란다면, 직거래를 하더라도 양심에 거스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텐데 그게 사실 먹고살기 힘들면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릴 수도 있고, 그렇다고 뭐 법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thinky 님 갤러리 운영하시는 혹은 하셨던 분이셨군요! 몰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상업화랑에서 초대 전시를 하고, 그 전시장에 왔던 고객과 직거래를 하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죠. 작가와 화랑의 신뢰가 깨지는 것이구요.

저는 직거래 페어는 아직 경험이 없습니다. 또 화랑에 소속되어야만 갈 수 있는 키아프나 해외 아트페어 경험도 없고요. 화랑에 소속되어 정기적으로 작품도 팔리고 아트페어도 보내주고 하는 - 그런 케이스가 전통적인 작가의 루트일텐데요. 그렇게 화랑에게 선택당하기도 바늘 구멍이고, 선택당한다고 해도 금전적인 보장(갤러리나 작가나)이 되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이전 글에 자세하게 남기셨듯이요. 2000년대 중반에 잠깐 스쳤던 미술시장 붐이 오지 않는 이상, 그 푼돈을 5:5로 나눠갖는 구조에서 화랑도 작가도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상위1% 화랑은 제외하구요ㅎ)

또 요즘에 많이 하는 직거래 아트페어도 역시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게 아니죠. 여기도 공모 형식이나 인맥을 통해야만 '입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직거래 아트페어도 마냥 대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커미션이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설령 여기에 나갈 기회가 갖춰져서 판매한다고 한들, 직거래 아트페어가 뭐 보름에 한 번씩 열리는 것도 아니고.. 결국 연중행사같은 식의 일회적 이벤트로 끝나기 마련이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가 '판매'를 통한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그 플랫폼이 뭘까.. 하고 고민-실행 중에 있습니다.

철저히 작가 입장에서의 글이었습니다. 화랑의 미래는... 솔직히 잘 생각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윈윈하는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네,, 제가 쓴 이번 글은 완전 논픽션입니다 ㅎㅎㅎ 지금 다시 화랑을 열까 생각도 하는데, 아마도 한다면 좀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볼 예정이에요.

오쟁님은 작가시니까, 당연히 작가 입장에서 생각하셔야죠. 그게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희는 작가분들이 없으면 아예 시작을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저희랑 작가분들의 입장을 같이 생각하는 것일 뿐이에요.

직거래 페어들이 그야말로 끼리끼리 운영한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제가 작가로서 공모를 해 본적이 없다보니 정확한 현황은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식 아트페어라고 하는 것들이 말씀대로 화랑에 소속되서 기회가 돌아온다고 생각하시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요즘 아트페어가 (직거래 말고요) 호텔이다 뭐다 하면서 정말 너무 많아지다 보니 몇몇 영리한(???) 화랑들이 이상한 방법으로 작가 유치를 하더군요. 페어 참가비가 사실 만만치 않거든요. 그러니까 작가들 몇명에게 연락해서 이번 페어에 당신과 나가고 싶으니 참가비를 내라고 요구합니다. 제 생각에 이렇게 하면 당연히 수수료를 안받던가 해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참가비를 해결할 뿐이지 여전히 화랑에서는 직원과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가 남으니까요. 그래서 참여비 외에 판매수수료도 받는다고 하더군요. 뭐 약간은 조정하겠지만.. 저로서는 그렇게 해서 페어에 참여할 바에는 하지 않겠다고 작정을 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꽤 성행하는 것을 보면 갤러리나 작가나 페어에 참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win-win이 아니라, lose-lose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쟁님이 작품을 많이 올려주시지만, 영화감독과 미디어아트를 하신다고 해서, 따로 직업이 있으실거라고 생각했어요. 뭐 제가 자세한 것을 알게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만일 전업작가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분명히 플랫폼을 찾거나 만들어 내셔야 할것 같습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현실에 지치게 될테니까요 ㅠㅠ

저희는 작가가 살아남아야 저희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래서 작가를 살리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뭔가 좋은 방안이 생각난다면 오쟁님께도 달려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어린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고 감사합니다. 재미난 일 있으면 서로 공유해요. ^^

넵! 저도 감사합니다 :D

공감가는 문장이 한가득ㅜㅜ 특히 취업학원이 되어버린 대학에 대해서는 정말... 드릴 수 있는게 미약한 풀봇뿐이네요ㅠ 미술을 좋아하긴하지만 어려워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는데 막힌 부분이 탁 이해되는 기분입니다!!

저 역시 풀봇 해봤자 아직 소숫점 한자리대도 멀었습니다;; 그런 생각은 안하셔도 돼요 ㅠㅠ

사진을 찍으셔서 취미신지 아님 직업이신지는 잘 모르고 있지만 관심있으실거라 생각은 했어요.
(요즘은 아마추어 사진가 분들도 워낙 잘찍으시고 해서요 ㅠㅠ)

이해되는 부분이 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복잡다단합니다, 이 안쪽은 ㅎㅎ 저도 가끔 외면해버리고 싶을때가 있어요. 혼자 난리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러다가도, 내가 바뀌면 누군가 바뀌는 사람이 있을거란 희망을 갖기는 하거든요 ^^ 고맙습니다 :D

꼭 현대미술이라는것이 거창한 혹은 무언가 신성한 대상을 가리키는것 뿐만 아니라 이곳 고래분들처럼 자기만의 그림체를 글 앞에 업로드해서 보여주시는것도 충분히 현대미술 이라고 할수 있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저만의 그림체를 앞으로 제작해볼려고 생각중에 있습니다. 이런것도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봐주면 괜찮겠죠? ㅋ
취업학원이 되어버린 대학은 도대체 왜 다녀야만 했나? ... 아직도 그런 회의감이 듭니다. 우리 자식세대들이겐 도대체 어떻게 가르켜야 할지 막막하네요.

네, 그렇죠! 사실 넓게 보면 지금 행해지는 예술 중에 현대미술과 아닌것을 구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늘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분이 좀 모호하기는 한데.. 미술 시장에서 디자인은 아예 별개로 취급이 되고 있어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맞춰주느냐 아니면 작가의 독단적인 판단에 의해 창작하느냐 하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고, 넓게 보면 예술이지만 또 구분하자면 끝이 없어서... 뭐가 맞다 그르다 말하기는 좀 어려움이 많습니다 ^^
대학이라는 데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안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교육과 학문 분야까지 돈으로만 환산하는 이런 시스템에 좀 지쳐가네요. 뭔가 혁신적인 대안이 블록체인과 연관되어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요? 막연하게 한번 생각은 해봅니다 ^^ 감사합니다.

한국은 이미 전쟁터가 됐어요. 예체능 교육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배부른 소리 마라'라는 답은 어쩌면 맞는 말이죠. 예체능이나 인문학으론 자본주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테니까요.

교육제도를 바꾸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 구조 근본을 바꿔야 해결될 부분 같습니다. 교육제도 개선이나 인식 재고 이전에 먹고사니즘과 줄세우기 스펙문화, 남과 비교하는 문화 등등을 하나씩 없애는 게 먼저 같아요.

사람들이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답게 살 수 있어야 예술이나 인문학에도 관심을 쏟을 여지가 생긴다고 보거든요. 너무 당연한 소리가 길어졌네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참.. 이런 글을 쓰면서도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이런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ㅎㅎㅎ

어린 시절의 교육은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병폐를 없애려면 교육제도 부터 바꿔나가야 한다는게 제 소견이라서 이런 식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교육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구시대적 사고에 물든 성인들이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란 밖에는 안될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

오늘도 찾아주셔 감사드립니다 ^^

어느 나라든 대학이 취업을 위한 기관이 아닌 사례는 없죠. 이건 르네상스 시대까지 거슬러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프랑스도 대학 진학률이 상당히 높은 나라고(70%?) 보통은 석사까지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턴쉽을 두 달인가 필수로 거쳐야 하구요. 거기다 국내에선 좀처럼 드문 진급 커트라인제가 있는 학과도 있죠.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로 가차없이 잘라내고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까지의 예체능도 교양 과목 배우듯 다뤄지고 나머지는 부활동이나 시립 센터의 문화 강좌 비슷한 거나 개인 아틀리예를 통해 이뤄집니다. 학교에서 미술을 배우더라도 미술사 정도고 우리가 배우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죠. (현지 역사라서 보다 정확하긴 합니다만) 프랑스인들에게조차 현대 미술은 만만치 않은 분야입니다. 일반인들이 19-20세기 초나 르네상스 시기의 유명한 작품에만 열광하고 현대 미술에 뜨뜻 미지근한 건 얘네도 똑같습니다. 사실 일반 대중이 현대 미술과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나라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앗! 김작가님!! 살아서(?) 돌아오셨군요! 다행이고 반갑습니다 :D

오호.. 프랑스도 대학이 취업을 위한 기관이었군요 +_+
그래도 대학입시에 철학이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정도는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아무튼 저는 취업률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런 시스템이 정말 싫습니다. 작가한테 취업률이라는게 가당키나 한 소린가요...

제가 글이 길어져서 못쓰긴 했는데 몇년 전에 대학 취업률로 과를 없앤다 어쩐다 할때, 가장 타깃이 된게 바로 예술쪽이었어요. 그때 대학에서 예술쪽은 취업률을 뭘로 판단하느냐 했더니 교육청인지 뭔지에서 개인전 몇회, 기획전 몇회 이런거 충족하면 취업으로 쳐 주겠다 뭐 이래가지고.. 대학에서 말도안되는 기획전 만들어서 학생들 전시시키고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그 얘기도 하려면 한나절이라 ㅠㅠ

그나저나 프랑스는 의외네요.
유럽쪽에 유학하고 돌아온 작가들한테 몇번이나 들었던 이야긴데.. 런던에서 공부했던 몇몇 작가들은 그냥 하숙집 할머니가 예를들면 "xx야, 테이트모던에서 좋은 전시하던데 가봤니?" 하면서 전시 추천 해 주신다는 경우도 여러번 들었고.. 독일쪽에서는 그냥 일반인도 현대미술품 소장을 꽤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뭐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기술자 분인데 도널드 저드라는 미국 미니멀아트 조각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사람 나름일 수 있을것 같습니다.

현대미술이란게 좀 비비 꼬여 있다보니, 그 내용을 모르면 사실 누구나 재미가 없을거 같긴 해요. 근데 알고 보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현대미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있어요. 지금이 현대인데.. 현대미술과 현대미술이 아닌 것을 구분한다는 것이 참 우스울때도 많고요. 그래서 저는 사실 현대미술이라는 단어 보다는 동시대미술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데, 이걸 가지고 업계쪽에서도 이런저런 논란이 많아서 머리가 아픕니다 ㅠㅠ ㅎㅎ

한국어의 현대가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지긴 하죠. 영어나 불어에서는 현대(근대)와 동시대(현재)의 구분이 엄격한 반면 한국어는 둘을 통틀어 그냥 현대라고 해 버리니... 이곳도 워낙 전시회가 많고, 무료 개방도 잦고, 회원권 운영이 활발하다 보니 대중이 전시를 접할 기회는 많긴 합니다. 그리고 그걸 즐기는 층도 남녀노소 누구나로 저변이 상당히 넓죠. 국내에서 이게 안 되는 이유는 문화를 본격적으로 향유하기 시작한 세대가 70년대생부터이기 때문일 겁니다. 유럽은 중간에 세계대전 때문에 끊겼다고 해도 19세기부터 쭉이었으니 토대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 스팀잇하시는 분들이 노인 세대가 될 때면 지금의 그들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맞아요. 그리고 70년대 부터 문화를 향유했다고는 해도, 당시에 먹고 사는것은 해결된 가정이나 가능한 일이었지 정말 힘든 분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이런 현실이 전혀 놀랍거나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술이라면 특히 현대미술이라면 두드러기부터 돋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 (그분들이 전부 70년대 이전 태생이 절대 아니거든요 ㅠㅠ) 이런 현실이 바뀌기 전에는 미술시장 활성화 따위는 요원하다고 봅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기면 쓸데없는 용기가 생긴다고 하잖아요 ㅋㅋ 제가 좀 그런 마음이랄까요. 진정성을 가지고 작업하는데도 형편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분들을 보면 이런 말도안되는 상황 속에서 대책도 없이 버티기만 하고 계신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어요. ㅠㅠ

여기엔 미술계가 가진 서양기반의 미학적 사상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봐요. 학교에서 겉핥기식 서양미술 중심의 미술사를 배우는 등의 예술은 둘째치고 제대로된 철학이라는 것을 배우지도 않는데, 갑자기 미학이라니.. 누가 알아듣고 동의를 하겠어요. 그리고 그런 서양 미학이 다 옳다고 생각지도 않고요. 미술 평론 글들을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들뢰즈, 푸코... 모른다고 무식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쉽게 설명해서 같이 공감하도록 하던가.. 그런 노력은 전혀 안하면서 너희들은 이런것도 모르냐, 공부를 해라, 이런식으로 잘난척만 해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알고 공감하거나 비평할 수 있는 기반이 없는 곳에서 혼자 성을 짓고 들어앉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뭐 이런식으로 가면 결국 서양철학을 모르면 현대미술을 모른다, 이런식으로 되 가는거 같아서 그것도 답답하고요..

그래서 솔직히는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20대가 노인세대가 되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조급해 지는것은 사실이에요. 그들에게 물려주는 사회를 우리 세대가 너무 안일한 마음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책임감도 들고요. 또 사설이 길어지네요;;;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

한국 문학이 망한 이유와 같죠. 식자층의 잘난 척 때문에 ㅋㅋ 개인적인 체험이지만 미술이든 문학이든 이곳에서 들뢰즈니 푸코니 그런 얘기 들먹이는 최신 비평은 아직 못 봤습니다. 아무튼 그렇네요. 저도 이만 점심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좋은 저녁 되시길...

흑... 한국의 미술비평은 그들이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 있어요. 아, 한참 그랬어요. 최근 2-3년은 조금 잠잠해진것도 같은데.... 대체 현지에서도 없는 이야길 만들어 낸건지...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점심 식사 맛있게 하세요!! :D

미술, 인문학 뿐 아니라 대학교육 전반이 이미 직업학교처럼 변한건 오래전일이죠.. 모두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는데만 몰두한 나머지 사람이 가지는 향기를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문, 예술적 감성과 취향이 예전에는 전혀 필요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었지만 4차산업혁명의 과정을 통해 산업의 핵심에 철학적 사고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오고 있다는게 아닐까 합니다. 인문학적 감성조차 취업에 맞게 재단될지도 모르지만요...

ㅎㅎㅎㅎ 정말 슬픈 말씀이네요. 그런데 부인할 수는 없을거 같아요.

인문학적인 감성조차 취업에 맞게 재단되는...

그런 환경이 멀지 않았다는 짐작도 들고, 그렇게 되면 인문학이나 예술이라는 것을 공식 외우듯이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할텐데.. 별로 상상하고 싶지는 않네요 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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