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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왜 미술은 ‘개밥의 도토리’가 되었나? (#3_교육에 있어서 미술의 현실과 약간의 제안, 그리고 마무리)

in #kr6 years ago

백퍼 공감합니다. 사람들이 "미술은 어려워, 미술은 낯설어" 라고 말하는 것이 결코 그 사람들 탓이 아닙니다. 50%는 (말씀하신대로)사회 환경의 탓, 나머지 50%는 미술계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화랑을 통하지 않은 직거래 아트페어가 어떤 흐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시사하는 바가 저는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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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죠. 오쟁님도 혹시 직거래 페어 나가시나요?

사실 화랑업계에서는 (이미 알고 계실듯 하지만) 이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저는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찬성하는 입장입니다만, 화랑협회 등을 중심으로 직거래 페어에 나가는 작가의 전시를 금하겠다고 선언하는 화랑도 있는 등의 약간의 마찰이 있더라고요.

그쪽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안그래도 작은 시장을 나눠먹기 하자는 식으로 느껴져 그럴수도 있겠고..
두번째로는 간혹 드물긴 하지만 이런 작가분들이 있습니다. 갤러리를 통해 전시만 하고 작품을 사겠다는 사람과 직접 연락을 취해서, 작업실이나 직거래 페어를 통해 구매하면 화랑의 수수료를 제하고 판매하겠다는 제안을 한다던가 이런거죠. 사실 저도 한번 정도 이런 종류의 경험이 있었어요. 직거래 페어가 없던 시절이었는데요. 2주간 전시를 하고 단 한점도 팔지 못했는데, 나중에 그 작가의 콜렉터가 전시를 통해 발표한 작품을 전시가 끝나자 마자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어요. 솔직히 좀 배신감이 느껴졌었습니다. 저는 내심 그 작가가 연락해서 이유라도 설명해 주길 바랬어요. 뭐 나름 사정이 있었을거라 생각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 이후로 그 작가는 연락을 끊었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첫번째 관점으로 본다면, 시장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두번째 입장이 있어 하는 말이라면 좀 얘기가 달라지긴 합니다. 이건 사실 윤리적 문제에 해당한다고 생각해요. 이런식의 사례가 많아진다면 사실 화랑은 결국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까요. 그리고 화랑이 아니더라도 판매를 하지 않는 미술관을 통해 전시를 하고, 페어, 경매등을 통해 판매를 할 수 있으니 결국 화랑이라는 곳은 점점 사양산업이 되어가겠죠. 대신 작가들은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화랑에서는 더이상 작품 전시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리겠지만요.

시장의 요구에 의해 어쩔수 없는 일이라면 없어지는게 맞겠지만, 이건 대형마트와 구멍가게(재벌 화랑 몇몇 군데를 제외하고요)의 대결구도처럼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의견을 표명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작가분들도 만일 화랑이라는 곳이 계속 남기를 바란다면, 직거래를 하더라도 양심에 거스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텐데 그게 사실 먹고살기 힘들면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릴 수도 있고, 그렇다고 뭐 법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thinky 님 갤러리 운영하시는 혹은 하셨던 분이셨군요! 몰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상업화랑에서 초대 전시를 하고, 그 전시장에 왔던 고객과 직거래를 하는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죠. 작가와 화랑의 신뢰가 깨지는 것이구요.

저는 직거래 페어는 아직 경험이 없습니다. 또 화랑에 소속되어야만 갈 수 있는 키아프나 해외 아트페어 경험도 없고요. 화랑에 소속되어 정기적으로 작품도 팔리고 아트페어도 보내주고 하는 - 그런 케이스가 전통적인 작가의 루트일텐데요. 그렇게 화랑에게 선택당하기도 바늘 구멍이고, 선택당한다고 해도 금전적인 보장(갤러리나 작가나)이 되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이전 글에 자세하게 남기셨듯이요. 2000년대 중반에 잠깐 스쳤던 미술시장 붐이 오지 않는 이상, 그 푼돈을 5:5로 나눠갖는 구조에서 화랑도 작가도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상위1% 화랑은 제외하구요ㅎ)

또 요즘에 많이 하는 직거래 아트페어도 역시 아무나 참여할 수 있는게 아니죠. 여기도 공모 형식이나 인맥을 통해야만 '입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직거래 아트페어도 마냥 대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커미션이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설령 여기에 나갈 기회가 갖춰져서 판매한다고 한들, 직거래 아트페어가 뭐 보름에 한 번씩 열리는 것도 아니고.. 결국 연중행사같은 식의 일회적 이벤트로 끝나기 마련이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가 '판매'를 통한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그 플랫폼이 뭘까.. 하고 고민-실행 중에 있습니다.

철저히 작가 입장에서의 글이었습니다. 화랑의 미래는... 솔직히 잘 생각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윈윈하는 방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네,, 제가 쓴 이번 글은 완전 논픽션입니다 ㅎㅎㅎ 지금 다시 화랑을 열까 생각도 하는데, 아마도 한다면 좀 다른 방식을 시도해 볼 예정이에요.

오쟁님은 작가시니까, 당연히 작가 입장에서 생각하셔야죠. 그게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희는 작가분들이 없으면 아예 시작을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저희랑 작가분들의 입장을 같이 생각하는 것일 뿐이에요.

직거래 페어들이 그야말로 끼리끼리 운영한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제가 작가로서 공모를 해 본적이 없다보니 정확한 현황은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식 아트페어라고 하는 것들이 말씀대로 화랑에 소속되서 기회가 돌아온다고 생각하시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요즘 아트페어가 (직거래 말고요) 호텔이다 뭐다 하면서 정말 너무 많아지다 보니 몇몇 영리한(???) 화랑들이 이상한 방법으로 작가 유치를 하더군요. 페어 참가비가 사실 만만치 않거든요. 그러니까 작가들 몇명에게 연락해서 이번 페어에 당신과 나가고 싶으니 참가비를 내라고 요구합니다. 제 생각에 이렇게 하면 당연히 수수료를 안받던가 해야 할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참가비를 해결할 뿐이지 여전히 화랑에서는 직원과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가 남으니까요. 그래서 참여비 외에 판매수수료도 받는다고 하더군요. 뭐 약간은 조정하겠지만.. 저로서는 그렇게 해서 페어에 참여할 바에는 하지 않겠다고 작정을 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꽤 성행하는 것을 보면 갤러리나 작가나 페어에 참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win-win이 아니라, lose-lose일 뿐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쟁님이 작품을 많이 올려주시지만, 영화감독과 미디어아트를 하신다고 해서, 따로 직업이 있으실거라고 생각했어요. 뭐 제가 자세한 것을 알게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만일 전업작가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분명히 플랫폼을 찾거나 만들어 내셔야 할것 같습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이 현실에 지치게 될테니까요 ㅠㅠ

저희는 작가가 살아남아야 저희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래서 작가를 살리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뭔가 좋은 방안이 생각난다면 오쟁님께도 달려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어린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에고 감사합니다. 재미난 일 있으면 서로 공유해요. ^^

넵! 저도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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