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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왜 미술은 ‘개밥의 도토리’가 되었나? (#3_교육에 있어서 미술의 현실과 약간의 제안, 그리고 마무리)

in #kr6 years ago

어느 나라든 대학이 취업을 위한 기관이 아닌 사례는 없죠. 이건 르네상스 시대까지 거슬러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프랑스도 대학 진학률이 상당히 높은 나라고(70%?) 보통은 석사까지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턴쉽을 두 달인가 필수로 거쳐야 하구요. 거기다 국내에선 좀처럼 드문 진급 커트라인제가 있는 학과도 있죠.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로 가차없이 잘라내고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까지의 예체능도 교양 과목 배우듯 다뤄지고 나머지는 부활동이나 시립 센터의 문화 강좌 비슷한 거나 개인 아틀리예를 통해 이뤄집니다. 학교에서 미술을 배우더라도 미술사 정도고 우리가 배우는 것과 크게 다를 게 없죠. (현지 역사라서 보다 정확하긴 합니다만) 프랑스인들에게조차 현대 미술은 만만치 않은 분야입니다. 일반인들이 19-20세기 초나 르네상스 시기의 유명한 작품에만 열광하고 현대 미술에 뜨뜻 미지근한 건 얘네도 똑같습니다. 사실 일반 대중이 현대 미술과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나라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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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김작가님!! 살아서(?) 돌아오셨군요! 다행이고 반갑습니다 :D

오호.. 프랑스도 대학이 취업을 위한 기관이었군요 +_+
그래도 대학입시에 철학이 필수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정도는 아닐꺼라고 생각했는데.
근데 아무튼 저는 취업률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이런 시스템이 정말 싫습니다. 작가한테 취업률이라는게 가당키나 한 소린가요...

제가 글이 길어져서 못쓰긴 했는데 몇년 전에 대학 취업률로 과를 없앤다 어쩐다 할때, 가장 타깃이 된게 바로 예술쪽이었어요. 그때 대학에서 예술쪽은 취업률을 뭘로 판단하느냐 했더니 교육청인지 뭔지에서 개인전 몇회, 기획전 몇회 이런거 충족하면 취업으로 쳐 주겠다 뭐 이래가지고.. 대학에서 말도안되는 기획전 만들어서 학생들 전시시키고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그 얘기도 하려면 한나절이라 ㅠㅠ

그나저나 프랑스는 의외네요.
유럽쪽에 유학하고 돌아온 작가들한테 몇번이나 들었던 이야긴데.. 런던에서 공부했던 몇몇 작가들은 그냥 하숙집 할머니가 예를들면 "xx야, 테이트모던에서 좋은 전시하던데 가봤니?" 하면서 전시 추천 해 주신다는 경우도 여러번 들었고.. 독일쪽에서는 그냥 일반인도 현대미술품 소장을 꽤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뭐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기술자 분인데 도널드 저드라는 미국 미니멀아트 조각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사람 나름일 수 있을것 같습니다.

현대미술이란게 좀 비비 꼬여 있다보니, 그 내용을 모르면 사실 누구나 재미가 없을거 같긴 해요. 근데 알고 보면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현대미술"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있어요. 지금이 현대인데.. 현대미술과 현대미술이 아닌 것을 구분한다는 것이 참 우스울때도 많고요. 그래서 저는 사실 현대미술이라는 단어 보다는 동시대미술이라는 단어를 선호하는데, 이걸 가지고 업계쪽에서도 이런저런 논란이 많아서 머리가 아픕니다 ㅠㅠ ㅎㅎ

한국어의 현대가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지긴 하죠. 영어나 불어에서는 현대(근대)와 동시대(현재)의 구분이 엄격한 반면 한국어는 둘을 통틀어 그냥 현대라고 해 버리니... 이곳도 워낙 전시회가 많고, 무료 개방도 잦고, 회원권 운영이 활발하다 보니 대중이 전시를 접할 기회는 많긴 합니다. 그리고 그걸 즐기는 층도 남녀노소 누구나로 저변이 상당히 넓죠. 국내에서 이게 안 되는 이유는 문화를 본격적으로 향유하기 시작한 세대가 70년대생부터이기 때문일 겁니다. 유럽은 중간에 세계대전 때문에 끊겼다고 해도 19세기부터 쭉이었으니 토대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지금 스팀잇하시는 분들이 노인 세대가 될 때면 지금의 그들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ㅋㅋ

맞아요. 그리고 70년대 부터 문화를 향유했다고는 해도, 당시에 먹고 사는것은 해결된 가정이나 가능한 일이었지 정말 힘든 분들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이런 현실이 전혀 놀랍거나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미술이라면 특히 현대미술이라면 두드러기부터 돋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 (그분들이 전부 70년대 이전 태생이 절대 아니거든요 ㅠㅠ) 이런 현실이 바뀌기 전에는 미술시장 활성화 따위는 요원하다고 봅니다.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기면 쓸데없는 용기가 생긴다고 하잖아요 ㅋㅋ 제가 좀 그런 마음이랄까요. 진정성을 가지고 작업하는데도 형편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분들을 보면 이런 말도안되는 상황 속에서 대책도 없이 버티기만 하고 계신거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어요. ㅠㅠ

여기엔 미술계가 가진 서양기반의 미학적 사상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봐요. 학교에서 겉핥기식 서양미술 중심의 미술사를 배우는 등의 예술은 둘째치고 제대로된 철학이라는 것을 배우지도 않는데, 갑자기 미학이라니.. 누가 알아듣고 동의를 하겠어요. 그리고 그런 서양 미학이 다 옳다고 생각지도 않고요. 미술 평론 글들을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들뢰즈, 푸코... 모른다고 무식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면 쉽게 설명해서 같이 공감하도록 하던가.. 그런 노력은 전혀 안하면서 너희들은 이런것도 모르냐, 공부를 해라, 이런식으로 잘난척만 해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걸 알고 공감하거나 비평할 수 있는 기반이 없는 곳에서 혼자 성을 짓고 들어앉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뭐 이런식으로 가면 결국 서양철학을 모르면 현대미술을 모른다, 이런식으로 되 가는거 같아서 그것도 답답하고요..

그래서 솔직히는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20대가 노인세대가 되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조급해 지는것은 사실이에요. 그들에게 물려주는 사회를 우리 세대가 너무 안일한 마음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책임감도 들고요. 또 사설이 길어지네요;;;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

한국 문학이 망한 이유와 같죠. 식자층의 잘난 척 때문에 ㅋㅋ 개인적인 체험이지만 미술이든 문학이든 이곳에서 들뢰즈니 푸코니 그런 얘기 들먹이는 최신 비평은 아직 못 봤습니다. 아무튼 그렇네요. 저도 이만 점심 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좋은 저녁 되시길...

흑... 한국의 미술비평은 그들이 빠지면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 있어요. 아, 한참 그랬어요. 최근 2-3년은 조금 잠잠해진것도 같은데.... 대체 현지에서도 없는 이야길 만들어 낸건지...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점심 식사 맛있게 하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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