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werq, think] 키워드 마케팅

in #kr6 years ago (edited)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한 후배가 예전에 자랑하듯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모 검색 포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한 키워드 최적화 방법을 개발했고 특정 키워드에 해당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신의 회사가 가장 위에 노출 될 수 있도록 조정할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일일히 포털에 올라오는 모든 종류의 사이트를 살펴볼 수 없기 때문에 검색을 이용하고 검색어에 대해 (돈을 주지 않고) 높은 확률로 잘 걸리도록 설정할 수만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 이것만큼 괜찮은 마케팅 방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 "오빠랑"이라는 검색어가 검색 포털에서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맛있는 집, 맛집이라는 키워드는 식상하니, 차라리 친한 사람과 방문하는 식당의 후기가 믿을만한 것에서 나온 키워드였다. 하지만 이 키워드 역시 점차 마케팅 최적화에 이용되기는 마찬가지였고 오빠랑 누나랑 언니랑 형이랑 같이 방문하게 되는 곳의 대부분은 홍보성 마케팅이 가득찬 곳이 되어버리곤 했다. 실질적인 이득이 결부되는 순간 전문적인 마케팅의 영역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마케팅 검색어의 최적화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이건 마케팅에 관한 어떠한 룰을 최대한 이용해서 원하는 결과를 나올 수 있는 최대치까지 끌어내는 것을 말할 것이다.

살펴보면 이런 마케팅 최적화는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명함을 주고 받는 행위가 그렇다. 사실 요즘에는 폰 번호만 등록하면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프로필이 뜨는데다가 이메일만 주고 받아도 웬만하면 홈페이지나 검색 서비스에서 활동내역을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조금 유명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의 블로그가 존재하거나 경력이 정리된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명함에는 자신이 상대에게 보여주고픈 정보들이 핵심적으로 담겨 있기 마련이고, 처음 만난 상대방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는 명함 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서로의 핵심 키워드를 파악하는 의식과 같은 행위라는 점에서 명함을 주고받는 것은 의외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명함은, 상대방에게 알리고 싶은 정보를 가장 핵심적으로 간결하게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키워드는 잘 골라야할 수 밖에 없다.

조금 더 깊게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의 레쥬메나 CV를 살펴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살아온 이력을 살펴보면 이 사람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약간은 짐작할 기회를 얻는다. 보통 제대로 구성된 레쥬메나 CV에는 이력에 적힌 사실 및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참고인(reference)에 해당하는 정보도 기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매번 체크하지는 않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포함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에는 아무래도 신뢰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NS에서 이러한 수준의 체크를 하는 것은 대체로 불가능할 것이다. 신뢰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부분만을 서술하여야한다는 원칙은 (실제로 검증하지 않더라도) 지켜지는 편이 좋겠지만, 이 원칙을 SNS에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고 따라서 우리는 정황적 사실을 바탕으로 '짐작'할 수 밖에 없다.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알아보고 체크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 상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대놓고 약파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었다. 애초에 cross checking을 통해 집단적 수준에서 검증해야할지도 모른다.) 물론 짐작에 관한 확신의 강도는 기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판단될 것이다. 허나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는 상식의 기준과 범주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각자의 다양한 상식에 따라 판단 기준 또한 달라질지도 모른다.

키워드 마케팅은 앞으로 더욱더 교묘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숫자의 보상이 걸린 세계에서는 모든 맥락과 모든 키워드는 최적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심지어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넘나들 수도 있다. 이미 오프라인 세계에서 많이 보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접하는 (팔리는 상품과 서비스로서의) 문화는 사실상 우리에게 닿기 위해 여러 최적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온라인이라고 별반 다르진 않을 것이다. A라는 사람이 자신의 (진실된) 키워드 B에 대해 B를 드러내면 어떠한가. 약간의 과장이 섞인 B'을 드러내면 또 어떠한가. B'에 자신과는 (관련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관련성이 적은 b를 첨가하여 B'b을 나타낸다면. 게다가 여기에 약간의 각색을 통해 B'b'을 드러낸다면. 혹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C를 첨가하여 B'bC라면 어떠한가. 자신의 진실된 키워드 E,F,G,H,I,J,K에다가 b'를 더해 EFGHIJKb'라는 종합 키워드를 구성하면 어떻게 되는가. b'대신 C를 넣어서 EFGHIJKC면 또 어쩔 것인가. 이 맥락이 너무나 딱 들어맞게 자연스럽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만약에 어떤 개인으로 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가.

이것은 사실 소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의 삶이) 키워드와 맥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소비 말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소비되며, 소비를 타겟으로 하는 판매에는 언제나 마케팅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아야할 것이다. 이 마케팅은 언제나 진실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할 것이지만 (그렇게 주문하지만), 종종 마케팅은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 사이의 범주를 모호하게 넘나들거나 진실인 척 가장한다. 맥락이 들어맞게 되면 대체로 우리는 이걸 구분하기 무척 어렵다.

Sort:  

@therealwolf 's created platform smartsteem scammed my post this morning (mothersday) that was supposed to be for an Abused Childrens Charity. Dude literally stole from abused children that don't have mothers ... on mothersday.

https://steemit.com/steemit/@prometheusrisen/beware-of-smartsteem-scam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알아보고 체크하는 방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경험 상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대놓고 약파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었다. 애초에 cross checking을 통해 집단적 수준에서 검증해야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사실 소비에 관한 이야기이다. (개인의 삶이) 키워드와 맥락을 통해 이루어지는 소비 말이다. 모든 이야기들은 소비되며, 소비를 타겟으로 하는 판매에는 언제나 마케팅이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아야할 것이다. 이 마케팅은 언제나 진실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할 것이지만 (그렇게 주문하지만), 종종 마케팅은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 사이의 범주를 모호하게 넘나들거나 진실인 척 가장한다. 맥락이 들어맞게 되면 대체로 우리는 이걸 구분하기 무척 어렵다.

마케팅이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는 많은 것들 중에 브랜드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밋에서 개인의 글, 또는 스티미언 개인을 마케팅한다면... 자연스럽게 또는 스티미언이 의도한대로 브랜드 이미지화가 되어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수익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당연히 일종의 마케팅이 이뤄질 수 밖에 없으며 스티밋에서 "생각의 가치"를 보상 받는다는 큰 틀 안에 글을 작성하여 보팅을 받음으로서 수익을 창출하니 그렇게도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냥... @qrwerq 님 글을 읽으니 평소 생각하던 것들이 떠올라 본문과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댓글들을 막 적게 되네요. ^^;

좋은 화두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자신의 깜냥 안에 있는 것 아래에서는 브랜드를 구축해서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정말로 괜찮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스티밋 안에서 하는 활동 중 상당수는 사실 그러한 보팅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팅은 보상 + 동의의 표시와 같은 복합적 의미를 가집니다.)

가끔은 진실이 아닌 아슬아슬하게 경계를 넘나들거나 혹은 좀 더 꾸밈에 가까운 마케팅 전략들을 보게 됩니다. 이건 마케팅을 추구하는 모든 개인이나 기업이나 조직이라면 한번쯤 가지게 되는 딜레마일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검증하기 어려운 모든 것들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이미지가 언제나 실제와 합치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언제나 의문입니다. (물론 이미지도 소비의 대상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댓글이 언제나 글을 풍성하게 하는데 일조할 것이라 믿습니다. :)

다만 우리가 검증하기 어려운 모든 것들은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이미지가 언제나 실제와 합치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언제나 의문입니다. (물론 이미지도 소비의 대상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ㅎㅎㅎ 알콜 10% 스윗한 와인은 주말 저녁에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밤입니다. 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머릿속에만 맴돌고 타이핑은 안되는군요. ^^;

머릿속에 맴도는 그 말들 궁금합니다 ! ㅎㅎ

스티밋에서 이뤄지는 포스팅을 비롯한 모든 활동과 관련된 스티미언 개개인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

키워드 마케팅을 이렇게 적용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네요. 지금 논란이 되는 유형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사람들도 분명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키워드 마케팅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레주메나 cv 에 들어가는 내용도 '진실이라는 가정 하에서는' 그 사람에 대한 외적인 정보를 얻기에 매우 충분하죠. 물론 우리 모두는 레주메나 cv 에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골라 섞기도 하지만, 팩트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만 증명가능하다면 그 정도의 editing 은 괜찮다고 받아들여집니다. 그리고 인터뷰 등과 같은 과정에서 몇 가지 질문만 하면 적힌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파악가능하기도 하구요. 따라서 100가지 진실된 키워드 ABCD ... 에다가 A' 가 추가된다고 해서 진실이 아니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자신의 '스토리' 상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 부분이 증명가능하지 않은 거짓/가짜일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할까요... 다른 100 가지 키워드가 진실이라고 해도, 딱 한가지 키워드가 가짜이며 그 키워드가 자신의 스토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때. 스토리 상에 99 % 는 진실이니 괜찮다고 해야할까요?

정말 어렵습니다.

깊게 알게되고 오랫동안 마주한 사람이 아니라면 결국 무의식적으로라도 핵심 키워드를 뽑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명시적으로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분류하고 판단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곤 합니다. 내가 과연 키워드를 맞게 뽑은게 맞나, 상대방이 전달하는 키워드가 유효한가, 아니면 애초에 키워드를 부여하는게 맞는건가 - 이런 질문들을 항상 해봅니다.

긍정적 정보에 대한 선별적 제공은 누구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맥락을 보게되기도 합니다. 가끔 긍정적 정보 하나하나는 참 좋은데, 이를 엮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선택이나 각색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부정적인 인식이나 반대 의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A가 A'으로 각색될 때의 과정을 살펴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증명가능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우선은 선의를 바탕으로 믿는 편입니다. 증명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그만큼 중요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기에서 문제는, 어떠한 '스토리'를 바라볼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그 스토리를 보고 무엇을 추구하는가 입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안타까운 스토리를 바라보고 이에 대해 후원하거나 지지를 보낼 때, 사실 그 이면에는 그러한 스토리를 '소비'하면서 몇가지 감정의 해소와 카타르시스를 느낄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러한 이야기가 허구인 경우에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애초에 허구의 이야기 (일종의 소설)를 소비한 경우와 어떠한 부분에서는 별 반 차이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일을 같이할 사람을 뽑는 것과 같은 비즈니스적인 상황에서는 매우 다르겠지요.

저는 상황별로 그 비중이 달라진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SNS 상에서 드러나는, 개인의 삶에 대한 구체적이지만 단편적인 정보의 경우 '그럴만도 하겠다'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진실이기를 믿지만 아니라도 어쩔 수 없다" 정도의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증명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어차피 그 이야기들은 대체로 저에게 있어서는 결국 '소비'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본문도 그렇고, 댓글들도 너무 수준이 높아서 무식이 탄로날까 두렵네요.

맥락 맞춰서 마케팅이나 컨설팅하는 건, 대학 입시용 맞춤형 경력/이력/경험 만들고 포장하기가 최고봉인 것 같습니다
이건 다른 것과 비교나 크로스첵할 것들이 별로 없고.. (다.그냥 중고등학생인데..) 그런데 여기에 걸린 것은 너무나 크고 사람들의 willingness to pay는 하늘을 찌르니까요.

예전에 관련 업에 잠깐 발을 담궜던 경험으로, 말씀 주신게 맞습니다. 특히나 자식들을 위한 부모님들의 지불 의사에 관한 수준이 정말로 높다지요.

사실 인터뷰를 해보면 웬만하면 보이긴 합니다. 얼마나 포장되어 있는 것인지를요. 물론 이 포장이 정말로 진실이라고 인터뷰 대상자 스스로가 믿어버리면 결과는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습니다. 맥락이 정말로 잘 맞아서 실제와 구분하기 어렵던지, 아니면 기계적으로 (누가 가르쳐준대로) 포장하고 있구나를 판별하게 되던지에 대한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곤 합니다. all or nothing 전략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이와 관련한 업계의 고급 선생들은 포장 그 너머의 것을 신경씁니다. )

그나저나 저는 모든 댓글을 좋아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ㅎㅎ

수준 높은 글과 댓글에 휘둥그레하고 갑니다.ㅎㅎ
잘봤어요.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실상 사회 생활을 하는 모두가 키워드 마켓팅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는다는 것 자체가 그 마켓팅의 산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에 더 좋은 이미지로 남기 위해 진실을 넘어선 어떤 것을 끌어들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아가서는 거짓까지도 들어오지요. 결국은 어떤 사람을 파악한다는 것은 직접 그리고 긴 시간을 들여 겪어봐야하는 것이겠죠. 그럼에도 그것이 불가능한 데도 다른 사람을 파악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아서(사실 곧 다가올 선거가 대표적인 예가 될테지요.) 결국 글에서 말한 키워드 마켓팅의 힘을 빌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최대한 진실되게 했으면 하지만 그 진실이라는 것이 진리는 아니기에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지요. 사람을 온전히 믿었다가 받는 배신감은 참으로 큰 데 그것을 리스크로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A라는 사람이 자신의 (진실된) 키워드 B에 대해 B를 드러내면 어떠한가. 약간의 과장이 섞인 B'을 드러내면 또 어떠한가. B'에 자신과는 (관련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관련성이 적은 b를 첨가하여 B'b을 나타낸다면. 게다가 여기에 약간의 각색을 통해 B'b'을 드러낸다면. 혹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C를 첨가하여 B'bC라면 어떠한가. 자신의 진실된 키워드 E,F,G,H,I,J,K에다가 b'를 더해 EFGHIJKb'라는 종합 키워드를 구성하면 어떻게 되는가. b'대신 C를 넣어서 EFGHIJKC면 또 어쩔 것인가. 이 맥락이 너무나 딱 들어맞게 자연스럽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만약에 어떤 개인으로 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매니지먼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가.

많은 고민이 들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그런 마켓팅을 안 할 수도, 영향 안 받을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가끔은 본인의 키워드를 본인 스스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가 제일 난감한데, 진실이 아닌 키워드를 실제로 스스로 믿어버리게 되거나 스스럼없이 내세우는 경우를 봐오곤 합니다. 검증가능하지 않은 맥락이란 참 무서워서, 아주 예리하게 바라보지 않는 한 구별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시간을 들여 찬찬히 살펴보면 아마도 조금 더 쉽게 분간이 될테지만, 사람 사이 관계가 항상 그러한 시간을 허락하는 것은 아니기에, 결국 신뢰를 먼저 하고 쌓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뢰를 멋대로 유용하는 것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조금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엄밀하게는 자신의 키워드를 가감하는 것도 전략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키워드를 '소비'하고 멋대로 믿어버리는 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키워드 뿐 아니라 '소비'에 대한 정의도 무한확장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게다가 스토리/맥락까지 얹혀진다면 - 키워드가 아닌 '소비'에 적용을 해도 - @qrwerq님이 영어 스펠링으로 예를 들어주신 것처럼 끝이 없는... 소비x키워드x스토리x ....
진실과 진실이 아닌 것 뿐 아니라
소비를 위한 키워드인지,
키워드를 만들기 위한 스토리인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소비인지,
정말 구분하기가 무척 어렵겠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어떻게 보면 어떠한 이야기들이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에 앞서서, 그러한 이야기들을 이미 '소비'하고 있는 상태라면 진실의 여부는 의외로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매우 현실적인 맥락을 가진 영화를 다큐와 구분하기 어렵듯이요.

물론 '진실하려고 노력하라'는 정언 명령적인 주문은 인간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첫 걸음이긴 하겠지만요.

이미 '소비'하고 있는 상태라면 진실의 여부는 의외로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무섭네요.^^

맞아요, 마케팅의 힘이 진짜 무섭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최근 마케팅 대행사에 일을 의뢰할까 해서 갔더니
해주겠다는 일들이 전부 거짓말로 만들어내는 거더라고요.

모르는 척 카페에 글 쓰고 밑에 다른 아이디로 답글 달기,
뉴스도 글 다 써보내고 기자들은 싣기만 하도록 하기 등등

그냥 순간 내가 보는 정보 중에 어디까지가 진짜인가 싶어서 섬뜩하더라고요.

이미 온라인 마케팅에 있어서는 정형화된 전략(?)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는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이냐를 판단하는 것보다, 그 거짓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 -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녹아든 거짓이 우리의 선택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인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네요, 그런데 거짓인지를 모른다면 그 거짓이 내 선택을 위협하는지를 판단하기 쉽지 않지 않을까요? 아니면 전부 거짓이라고 가정하고 내 선택을 위협하는지를 보아야 할까요?
값진 댓글 감사드립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네요. :)

Coin Marketplace

STEEM 0.25
TRX 0.11
JST 0.032
BTC 62432.37
ETH 3003.22
USDT 1.00
SBD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