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의 秀討利(Story) 130 : 음악, 쉽게 씌여진 시 : 이달의 작가 응모 후기

in #kr-series5 years ago (edited)

Raven의 秀討利(Story) 130 : 음악, 쉽게 씌여진 시 : 이달의 작가 응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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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시에는 재능이 없다는 걸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 잘 못쓰는 사람들에게 시만큼 쉽게 씌여지는 글도 없고, 시만큼 쓰기가 쉽지않은 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이달의 작가 공모 공지를 보고, 처음부터 참여할 생각은 없었는데, 잠이 안오는 밤 음악을 듣다가 문득 시로 참여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이런 글을 쓴 적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이 시가 쓰고 싶었나 봅니다.

제목링크
127시작(時作) 1링크
128시작(時作) 2링크


위의 글 들에서 저는 기존의 시를 바꾸거나, 노래가사를 바꾸면서 시를 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습니다.

이런 글만 쓰고 직접 시를 쓰지 않는 것은 말뿐인 공허한 외침이기에, 직접 시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번 공모에 시를 세편 썼는데, 이 시들은 하룻밤 만에, 그러니까 늦은 밤 약 2시간 안에 비몽사몽간에 쓰여졌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그냥 느낌가는대로 쓴 시입니다.

그리고 드라마든 영화든 노래든, 저는 보고 들으면서 그 자체에 빠져드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거기에 빠져서 생각해보고 상상해보고 감정이입도 해보는데, 저의 이 시들은 그런 생각의 침전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하나씩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먼저, 여름밤을 걷다라는 시는 아래의 음악을 들으며 걷다가 떠오르는 대로 생각한 것을 쓴 시입니다.

아래의 음악을 들으면서 이별 후의 그리움에 대한 회상을 주제로 했습니다.^^

좁은 문 - 에피톤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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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밤을 걷다.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리는 밤
가벼워진 옷차림 사이로
바람이 차갑다.

좋은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 음악은 너무 경쾌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가로등이 이렇게 밝았었나 싶다.
신호등이 원래 저렇게 바쁘게 깜빡였었나 싶다.
시간에 따라 느껴지는 이 어색함이
또 다시 익숙하게 밀려온다.

인적없는 길은 조용하고
이어폰을 통해 잔잔한 음악만 들리는데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난 이 질긴 생명력이란,
언제부터 그 안에서 피어나기를 기다렸나 싶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란 이럴 때 밀려오는 건가보다.

신나게 웃고 떠들었는데,
이런저런 피곤에 지쳐 잠들었는데,
깨어나면 다시,

그리움이란 이런 건가보다.

걷다보니 너무 멀리까지 가버렸다.
돌아가려니 더 걷기에 지쳐버린 몸
아니 지쳐버린 마음

좁아보였던 문
그 문에 들어가고자 했던가
그 문에서 나오고자 했던가
우리는 각자 그 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던가

되뇌이는 이름
지워지지 않는 기억
뜨거웠던 여름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면 날개가 녹아내린다는 것을 꼭 가봐야만 아는 이 어리석음이란,

시원한 비가 내려 우주를 적셨으면 좋겠다.
여울이 되어 흐르는 물길에 발을 담그고 흐름이란 것을 막아서 보고 싶다.
아니 단지 높은 곳에서 온갖 먼지가 씻겨내려가는 세상을 내려다 보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놓아버리고 싶은 것들을
놓아버려야 할 때를 놓치면
놓고 싶어도 놓을 수가 없어서
조그만 것들도 놓아지지가 않는다.

여름 밤의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커피 한잔이 마시고 싶어진다. 그것이
달콤함에 대한 그리움인지
씁쓸함에 대한 그리움인지
그 무엇이되었든

그리움이란 이런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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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봄 밤을 걷다는 아래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썼습니다.

Epitone Project -Minuet-
source



에피톤 프로젝트 봄날, 벚꽃 그리고 너
source

그리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도 들었습니다.^^



봄 밤을 걷다.


모든게 눈부셨다
따뜻했다 모든 것이
시간이 멈춘다면
지금이었으면 했다.

우리의 시간은 짧으면 짧을 수록
더 가까워졌고,
그렇게 각자의 밤은 길어졌다.

바람은 아침공기처럼 싱그러웠고,
벚꽃은 미술관에 걸린 그림 같았고,
세상의 소음들은 미뉴에트 같았다.

그리고 가끔,
밝은 효과를 넣은 것 같은 사진들이
오래된 활동사진처럼 잡음과 함께 재생된다.

봄날은 가지만,
늘 봄날을 꿈꾸는 우리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

잡으려 할수록 잡혀지지 않고
잡을 수 없었던 이유를 알았을 땐
잡을 수 없어서 그 때 잡지 못한
아쉬움을 잡고 살아가야한다.

봄 밤을 걷는다.
여전히 벚꽃은 따뜻하게 아름답고
목련은 환하고 순수하기만 하다.

그거면 됐다.
봄은 그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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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을 밤을 걷다는 아래의 음악을 들으면서 썼습니다.😊

Epitone Project -- Day In A Strange City (시차)
source

노래를 들어보시면, 제가 어떤 부분을 차용했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가을 밤을 걷다.


낯선 나라의 공항에서 막 내린 듯한 느낌이다.
길어진 옷 소매가 발걸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세상은 불투명 수채화처럼 짙어졌다.
풀벌레소리가 희미해졌다.
때 이르지만 잠시 흰눈으로 덮인 세상을 떠올렸다.

뭔지 모를 어색함을 지우려
속도를 높여 걷다가 그만
왈칵 울먹함이 밀려와 주저 앉았다.

크레파스로 두껍게 칠한 듯한 풍경이 아름다워서였는지
귓가에 맺힌 땀방울을 스쳐가는 선선한 바람 때문이었는지
주머니 속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가...
시간만 확인했다.

그대는 지금
그대는 지금 몇시에 살고 있을까?
그대에게서 나는 얼마나 멀리 왔을까?

몇 개의 계절이 흐르고
그때의 시간에서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은 시차를 가지게 되었는지

아직도
아프게도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대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의 적응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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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노래와 함께 이렇게 느낌가는 대로 시를 써봤습니다.^^ 얼마전까지 에피톤프로젝트의 음악을 계속 들어서인지 거기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설명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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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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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1~120)링크
121종교에 대한 고찰 1링크
122종교에 대한 고찰 2링크
123종교에 대한 고찰 3링크
124기생충이 훈민정음이면 괴물은 해례본이다.링크
125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밑바닥도 사랑하자.링크
126총, 균, 쇠로 쥬신을 찾아서링크
127시작(時作) 1링크
128시작(時作) 2링크
129휴일의 즐거움을 위한 뮤직 큐링크
130음악, 쉽게 씌여진 시 : 이달의 작가 응모 후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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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대문 만들어주신 @kiwifi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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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t' 운영에 대한 아쉬움(부제 : 자신의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는거지 불만과 불평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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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 😊


잔잔한 노래랑 잘 어울리는 시를 써주신 것 같아요. 좋은 시에 좋은 음악인데.. 리스팀합니다!

리스팀 영광입니다.😊👍😄

전날 써주신글도 잘 보았습니다
페이 아웃이 3일이라 다른것에 몰두하다 보면 그냥 지나치네요. 감사합니댓글에 보팅 드려보니 별로 효과가 없네요..25퍼센트인데도 그렇네요.

아니에요. 과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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