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en의 秀討利(Story) 127 : 시작(時作) 1
Raven의 秀討利(Story) 127 : 시작(時作) 1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발명이라 불리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는 있던 것에 조금의 아이디어를 겻들인 것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위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물건 뿐 아니라 작가의 글이나 음악도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가 쓰고 싶을 때,
좋은 시를 무작정 모방해서 필사하다가
글자 하나, 문장 부호 하나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시를 쓰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시작은 모방이었으나, 이런 과정에서 나만의 특별함을 하나씩 하나씩 더해가고
단어 하나 하나, 표현 하나 하나씩 나의 것의 갯수를 늘려가는 습작이 늘어나다보면
어느 순간 모방을 넘어서게 되고 진짜 나만의 시를 쓸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이런 모방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볼까 합니다. 초급적인 시강좌에서 자주 애용되는 방법을 함께 해보겠습니다. 이런 방법은 인터넷에 많이 소개되어 있고, 우리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한 번쯤 해봤음직한 익숙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예제로 사용될 시는 제가 전부터 좋아했던 시로 해보겠습니다.
참 예제로 사용할 시는 최근... 여중생 제자 성추행 사건으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시인의 시이지만...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좋아했던 시이기에 이 글에서 인용하고자 합니다. 글이라는 것이 글쓴이와 동일시 되는 부분이 많기에, 이 시를 인용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도 계실수 있겠지만, 시인을 배제하고 그냥 시만 이용하는 것이며, 결코 이 시를 쓴 시인을 옹호할 생각 없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1입니다.
이 시의 몇 부분에 제가 괄호를 넣겠습니다.
「( )은
( )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 )이 ( )면
( )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 ).
어디엔가 있을
나의 ( )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 )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 )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 ).」
이렇게 빈칸을 만들어보고 그 안에 자신만의 생각을 넣어 봅니다. 빈칸은 제가 임의대로 만들었지만, 많이 만들지 않고 몇 개만 바뀌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첫 문장을 이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섹스는 사랑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혹은 앞뒤를 바꿔서
사랑은 섹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좀 교훈적인 내용으로 하고자 한다면,
거래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또는
공부는 성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와 같이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첫 문장이 제일 중요합니다.
전반적인 시의 전체적 내용을 이 첫문장에 의해 이끌어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쨋든 이렇게 첫 문장이 만들어 진다면 나머지 빈칸도 일관성있는 어조와 내용으로 채워나갑니다.
이런 과정을 한 번 거치는 것 만으로도 내 생각을 정리하고 명료화 하는 것 뿐아니라 나의 사고관과 세계관도 이 짧은 글에 드러낼 수 있습니다.
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쉽게 글로 나타낼 수 있는 문학의 갈래입니다.
시를 쓰고 싶은데, 막상 쓰고 나면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글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천천히 모방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드러나는 글을 정선하여 나타내보는 것이 시를 쓰는 걸음마로 적당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시보다 더 시적인 노래들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
순 | 제목 | 링크 |
---|---|---|
1~120 | Raven의 秀討利(Story) 목록(1~120) | 링크 |
121 | 종교에 대한 고찰 1 | 링크 |
122 | 종교에 대한 고찰 2 | 링크 |
123 | 종교에 대한 고찰 3 | 링크 |
124 | 기생충이 훈민정음이면 괴물은 해례본이다. | 링크 |
125 |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밑바닥도 사랑하자. | 링크 |
126 | 총, 균, 쇠로 쥬신을 찾아서 | 링크 |
127 | 시작(時作) 1 | 링크 |
멋진 대문 만들어주신 @kiwifi님 고맙습니다.👍😊
보팅은
소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소통은
보팅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공부 잘 했어요..!^^
누님은 이미 시인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