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9 | 이혼하고 싶은 남자 (2)

in #kr-novel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이렇게 불쑥 나타나서 죄송해요. 저도 <이혼하고 싶은 남자> 회원이에요. 닉네임이 도로시. 이름도 도로시에요."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는 부끄러운 듯 혀도 살짝 내밀었어.

"네. 안녕하세요."

"저기, 그런데 우리 카페에선 여자는 가입 승인을 안 해주는데 어떻게 가입하셨죠?"

된장맛캔디라는 남자가 의심스러운 듯 물었어.

"저, 남자예요. 헤헤~"

"네? 하하하하~"

도로시가 애교스럽게 웃자 세 남자 모두 크게 웃었어.

"농담이고요, 그냥 카페 이름이 신기해서 남자라고 속이고 가입했어요. 속여서 정말 죄송해요."

"아, 괜찮습니다. 하하하. 그럴 수도 있죠 뭐."

"저기,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잠만23시간이 괜찮다고 말하자 백살공주와칠순난장이(뭐야 이 녀석 닉네임 왜 이렇게 길어. 이름 말하다 숨넘어가겠네.)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

"죄송합니다. 카페 가입도 속여서 하고 모임에 말도 없이 나오고 해서요."

도로시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살짝 숙였어. 미안하다는 듯 아래를 보며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어.

"저기, 우리 남자들끼리 할 얘기는 다 한 것 같은데, 기왕 여기까지 오셨으니까 너무 그러지 말고 같이 어울리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괜찮으시죠?"

"네. 뭐 그럽시다."

된장맛캔디의 말에 두 남자도 동의했어. 휴~~ 다행이다.

"그럼 제 소개를 먼저 할게요. 흠, 흠. 안녕하세요, 저는 된장맛캔디입니다. 그냥 된장이라고 불러주세요. 우리끼리는 그렇게 부르기로 했거든요. 하하하."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백살공주와칠순난장이입니다. 그냥 백살이라고 불러주세요."

"안녕하세요. 음, 음. 저는 잠만23시간이에요. 잠만이라고 불러주세요. 서로 부르기 쉽게 닉네임을 줄여 부르기로 했거든요."

진작에 알려주지. 난 그 긴 닉네임을 다 불렀잖아. 이제야 저 세 남자들 닉네임 부르다가 숨넘어가는 일은 안 생기겠네.

된장이 어려 보이는데 술은 마실 수 있느냐고 도로시에게 물었어. 도로시가 신분증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자 세 남자는 돌려가며 자세히도 관찰했어. 사진이 잘 나왔다는 둥 미인이라는 둥 제각각 신분증의 예술성에 대해 평을 했어. 누가 봐도 잘 보이려고 아첨하는 것으로 보였을 정도야.

.

난 좀전에 도로시를 아프게 한 그녀석에게 복수를 하려고 도로시 품에서 뛰어내렸어. 바닥이 깨끗한 걸 보니 주인이 깔끔한 성격인가 봐. 난 항상 맨발로 다니기 때문에 더러운 곳은 질색이거든. 일단 노랫소리가 나오는 곳으로 가봤어.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좋아서 누가 부르는 건지 꼭 얼굴을 보고 싶었거든.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는 처음이야.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신기해.

난 멀지 않은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한 여자를 찾았어. 도로시 또래로 보이는 한 여자가 의자에 앉아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그녀는 눈은 슬퍼 보였어.

난 노랫소리에 반해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들었어. 작은 얼굴에 작은 입술. 저 작은 입으로 어떻게 아름다운 목소리가 나오는 걸까 생각하면서 말야. 노래를 마친 그녀가 날 발견하고는 미소를 지어주자 내 심장이 콩닥거렸어. 으흐흐, 기분 좋아라. 노래를 부를 땐 슬픈 눈이었지만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는 환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강아지 이 토토님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는 거야 당연하지. 흠흠. 보통은 날 보면 쓰다듬곤 하는데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미소만 지어줬어. 일어나기 귀찮은가?

"다리씨 노래는 사람을 홀리게 해요. 하하하. 다리씨 노랫소리에 홀려서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니까요. 하하하."

뭐야 아까 그녀석이네. 저놈은 아무 여자에게나 친절한 거야?

"일 안 하고 이러는 모습 인우가 보면 화낼 텐데."

"쉿! 인우는 지금 주방에서 일하느라 바빠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저 여자 이름이 다리구나. 난 다음 노래를 기다리며 계속 앉아서 기다렸어.

"기타는 제가 들어줄게요."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그녀석이 의자 옆에 놓인 목발을 다리에게 건네주고는 기타를 들어줬어. 다리는 목발에 의지해 힘겹게 의자에서 일어났어. 난 그제서야 다리에게는 다리가 하나뿐이라는 걸 발견했어. 어두운 조명 때문에 미처 알아 차지리 못했던 거야. 다리는 목발에 의지하며 힘겹게 걸었어. 한 걸음 한 걸음이 애처로워 보였어. 칸막이가 쳐진 곳으로 들어갈 때까지도 나는 온 몸이 얼어버려 가만히 앉아 다리의 뒷모습만 지켜봤어.

목소리가 아름다워서 신이 질투한 걸까? 다리는 왜 오른쪽 다리 하나와 왼쪽 겨드랑이에 의지한 목발 하나로​ 걸어야 했을까?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힘겹게 걷는 뒷모습과 노래를 부를 때 봤던 슬픈 눈이 잔상처럼 남아 나를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어. 그리고 난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졌어. 내 명예를 걸고.


♡♥♡ 보팅 댓글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1. 이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잼나게 읽어주세요.

  2. 스팀잇 특성상 긴 글은 집중도가 떨어지기에 회당 분량이 적습니다.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분량을 잘 조절하도록 하겠습니다.

  3.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응원과 지적 많이 부탁드립니다. ^^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 | 프롤로그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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