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7 | 마법사의 나라 오즈 (4)

in #kr-novel6 years ago (edited)

"도로시, 네가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기억 나? 처음엔 두렵고 무서웠잖아. 넘어지고 또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고 피가 나고 고름도 났었어. 기억 나지? 상처가 얼마나 깊던지 한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했잖아. 그런데 넌 포기하지 않고 상처가 다 아물기도 전에 또 자전거를 탔어. 기필코 배우고야 말겠다고. 하지만 자전거 타기는 쉽지가 않았지뭐야. 넌 또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어. 보통 사람이라면 다신 자전거를 타려고 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넌 부러진 뼈가 붙자마자 또 자전거를 탔고 그 후로는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어. 만약 그 때 네가 자전거 타기를 포기했다면 평생 자전거를 배울 수 없었을 거야."

글린다가 말을 잠시 멈추고 도로시를 얼굴을 바라봤어. 눈물범벅이 된 도로시의 눈을 손으로 닦아주며 말을 이었어.

"꿈꾸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는 말이 있어. 네가 자전거 타는 꿈을 꿨기에 그 꿈을 이룬 거야. 넌 할 수 있어. 이미 꿈을 꿨잖아. 이제 행동으로 옮기기만 하면 돼."

오즈에서 가장 마법이 세고 가장 지혜로운 마법사 글린다와 함께라면 어떤 걱정도 필요없을 것 같아.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야. 마오의 눈빛이 마치 도로시를 삼키고도 남을 만큼 무서웠거든. 착하고 여린 도로시가 그 눈빛을 보고도 그 자리에서 울지 않은 것도 대단한 용기야.

갑자기 하얀 빛이 비치더니 방 안이 환해졌어. 그러더니 눈이 부시도록 밝은 빛이 커졌다가 작아지며 북쪽마녀가 나타났어. 북쪽마녀는 늘 흰 옷을 즐겨 입어선지 주위가 눈이 부시게 밝았어.

"안녕하세요, 북쪽마녀님."

글린다가 먼저 인사를 했어.

"남쪽나라까지 온 건 오랜만이네요. 반가워요, 글린다님. 제가 이 곳까지 들어올 수 있게 마법진을 풀어주셔서 고마워요."

"이곳까지 먼 길 해주셔서 제가 영광인걸요."

"호호호 그리 생각해주신다니 제가 고마운걸요."

글린다는 마오라는 못된 마법사를 후계자로 지정한 북쪽마녀가 뭐가 그리 반가운지 웃으며 반겼어.

"도로시 양 인사 드려야지."

도로시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걸로 인사를 대신했어. 얼마나 울었는지 말할 기운조차 없어 보였어. 가엾은 도로시. 난 도로시에게 다가가 다리를 비벼댔어. 안아달라는 표시야. 도로시는 내 신호에 나를 번쩍 들어 품에 안았어. 볼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내 보드라운 털에 떨어졌어.

"안녕, 토토."

북쪽마녀는 내게도 인사를 했어. 마법사들은 동물의 언어도 알아듣기 때문에 말조심해야 해.

"멍~ 멍~." (안녕하세요.)

난 짧게 인사했어. 도로시가 슬프니까 나까지 슬퍼졌거든. 그리고 북쪽마녀가 밉기도 했고.

"도로시양, 정말 많이 컸구나. 이젠 아가씨가 다 돼버렸네."

"고맙습니다."

도로시는 이제야 진정이 좀 되는지 작은 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

"오늘 마오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모두 변명이 될 거로 생각해. 네가 해줄 말이 있어서 왔어. 이번 일을 네가 어른이 되기 위해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렴. 두렵고 힘들다고 피한다면 절대 성장할 수 없어. 지금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길이 있다고 생각해."

뭐야, 병 주고 약 주는 거야?

"글린다님 한 가지 제안을 드리려 합니다."

"네. 말씀하세요."

"이 일은 마오와 도로시 둘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이번 일에 마법을 쓰지 않기로 서로 약속을 했으면 합니다.

"네. 그렇게 하지요. 우리가 나서면 도로시와 마오의 일이 아니라 북쪽마녀님과 제 일이 돼버릴 테니까요."

뭐야, 이건 불공평해. 마오는 마법사 수련을 10년이나 하고 왔지만 도로시는 마법의 힘을 가진 은구두가 전부잖아. 도로시가 마오의 상대나 되겠어? 북쪽마녀 오늘 왜 저렇게 얄밉니.

북쪽마녀는 자기 할 말을 마치고는 글린다에게 도로시를 잘 부탁한다는 인사 하고 떠났어.

"자, 이제 떠날 준비를 하렴. 인간세상으로 가서 일을 바로 놓고 와야지."

글린다가 도로시를 살며시 안으며 말을 했어.

그리고 밖에서 똑 똑 노크 소리가 들렸어. 글린다가 들어오라고 말하자 마법사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오르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어. 얼굴에 주름살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에 봐도 그가 매우 나이가 많다는 걸 알 정도였어.

"아직 여행을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야. 해줄 말이 있어서 부랴부랴 오느라 숨이 다 차네."

북쪽마녀는 마법으로 단숨에 왔는데 저 마법사는 왜 뛰어오고 난리야.

"오르아님 어서 오세요. 회의시간에 도로시를 옹호해줘서 고마워요."

글린다가 오르아를 반갑게 맞았어.

"난 사실만을 말 한 걸."

오르아가 말을 하며 도로시에게 다가갔어.

"도로시 양, 이번 여행은 아주 특별한 여행이 될 거야. 갑자기 떠나는 여행이라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을 거라 생각이 들어서 왔어. 가장 절망적인 상황일 때 펼쳐 봐."

오르아가 곱게 접은 편지를 도로시에게 내밀었어.

"고맙습니다."

"도로시 양은 착하니까 잘해낼 거라 믿어."

"네. 고맙습니다."

도로시가 오르아의 편지를 받아 가방에 소중하게 넣으며 대답했어.

저 편지엔 뭐라고 적혀 있는 걸까? 아잇, 궁금해.

"자, 이제 출발해야지. 어서 떠나렴. 꿈꾸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는 말 잊지 말고. 알았지?"

"네, 글린다님. 잊지 않을게요."

도로시는 나를 품에 꼬옥 끌어안고 은구두를 세 번 탁 탁 탁 두드렸어.

"은구두야 나를 세 남자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줘."


  1. 이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잼나게 읽어주세요.

  2. 스팀잇 특성상 긴 글은 집중도가 떨어지기에 회당 분량이 적습니다.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분량을 잘 조절하도록 하겠습니다.

  3.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응원과 지적 많이 부탁드립니다. ^^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 | 프롤로그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4 | 마법사의 나라 오즈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5 | 마법사의 나라 오즈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6 | 마법사의 나라 오즈 (3)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7 | 마법사의 나라 오즈 (4)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8 | 이혼하고 싶은 남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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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람이 꿈을 이룬다

가슴에 콕 박히네요....
이번에 뻔뻔 주제로 버킷리스트 작성하며 느낀건데...꿈꾸는걸 언젠가부터 멈췄던거 같아요..
이제는 더 큰 꿈을 꿔야겠어요.

내 꿈이 뭐였더라... 라는 생각을 서른이 넘어서야 했어요.
소설가의 꿈...
그래서 열심히 썼죠.
늦었지만,,, 열심히... ^^

동화 주인공들이 연결된 각색이 재미 있네요
마오가 어떤 수를 썻고 어떻게 도로시가 헤쳐 나갈지 기대가 되요 ;D

오~~ 눈치 채셨군요. ㅎㅎㅎ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공주가 나옵니다... 주인공은 아직 등장 안 했는데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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