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in #kr-novel6 years ago (edited)

어떻게 집 안으로 들어가지? 현관문 앞에 가만히 앉아 방법을 생각했어. 은둔자가 아니라면 문을 한 번은 열겠지. 그래, 원래 가장 단순한 방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거야.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였어. 난 역시 천재라니깐. 잠깐, 그런데 문제가 있어. 나 배고파. 도로시는 아무리 금이와 붕이의 사랑이 급하더라도 나 밥은 줘야지 이게 뭐람.

그래. 초인종을 누르는 거야. 나 토토님은 머리 쓸 줄 안다고.

초인종은 그리 높지 않은 곳에 있었어. 내가 몸집이 작은 강아지라도 한점프 하거든. 점프하면 누를 수 있겠더라고. 초인종을 누르려고 점프를 했어.

으라차차~ 으라차차~ 헥~ 헥~

아이고 숨차라. 생각보다 초인종은 높았어. 게다가 배가 고파서 더 높이 뛸 수가 없었어. 빨리 일을 끝내고 돌아가야 밥을 먹을 텐데 말이야. 그래 밥, 밥을 생각하는 거야. 저 초인종을 누르면 밥을 먹을 수 있다고 주문을 외웠어.

다시 한 번, 하나 둘 셋, 점프!

"딩~동~"

야홋! 역시 밥의 힘은 대단해.

대단하지. 밥의 힘은 대단하지. 그래, 대단해. 대단할 거야. 대단해야지. 대단해야 할 텐데.

흑~흑~. 대단해줘. 엉~엉~. 빡빡인지 뻑뻑인지 하는 아저씨가 집에 없나 봐.

현관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어.

"멍!멍!"

에라 모르겠다. 일단 짖어보자.

"멍!멍!"

"누구지?"

짖은 보람이 있네. 드디어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어. 난 더욱더 힘차게 짖었어.

"멍!멍!"

문이 열리더니 정말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아저씨가 나오는 거야. 일부러 저렇게 빡빡 깎은 걸까?

"요녀석이구나."

다행히 아저씨가 날 쉽게 발견했어. 암, 이렇게 예쁘고 귀티나는 강아지는 한 눈에 보이는 법이지. 난 최대한 예쁘고 귀엽게 보이려고 눈을 초롱초롱하게 떴어. 혀도 살짝 내밀고 가쁜 숨을 쉬어줬지. 물론 꼬리도 열심히 흔들고 말이야.

"멍!멍!"

"대문이 잠겨 있었을 텐데 여긴 어떻게 들어왔니? 우선 들어와라. 눈을 보니 배가 고픈가 보구나."

운이 좋게도 머리카락은 없지만 친절은 넘치는 착한 아저씨였어. 생각지도 않게 쉽게 집안으로 들어가기 성공! 일단 개는 꼬리를 잘 흔들어야 한다니깐.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어항이 하나 보였어. 금붕어 10여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어. 주인을 따라 쫄래쫄래 따라가 보니 거실 안쪽에 어항이 하나 더 보였어. 역시 금붕어 10여 마리가 있었어.

"멍!멍!" (어이~ 거기 금붕어 친구들.)

내가 먼저 말을 걸었어.

"뻐끔 뻐끔." (처음 보는 녀석인데 넌 누구니?)

가장 큰 금붕어가 물었어.

"멍!멍!" (난 토토라고 해.)

"뻐끔 뻐끔." (얘들아, 이름이 토토래. 낄낄낄.)

가장 덩치가 큰 금붕어가 웃자 모두들 따라 웃었어. 단 한 금붕어만 빼고. 그 금붕어는 다른 어떤 금붕어보다도 예쁘고 아름다웠지만 슬퍼보였어.

"멍!멍!" (내 이름이 웃겨? 왜?)

"뻐끔 뻐끔." (당연히 웃기지. 이름이 두 글자잖아. 우린 모두 한 글자라고. 어떤 멍청이가 이름을 두 글자로 짓니? 정말 무식해.)

뭐야 저 녀석 기분 나쁘게.

"멍!멍!" (남이사 이름이 두 글자든 세 글자든 무슨 상관이람. 넌 이름이 뭔데?)

"뻐끔 뻐끔." (난 용이야. 가장 용감하거든. 하하하.)

"뻐끔 뻐끔." (난 뿡이야. 방귀대장이거든. 낄낄낄.)

금붕어마다 자기를 소개했어.

"뻐끔 뻐끔." (난 골이야. 허약해서 항상 골골거리거든. 골골골.)

"뻐끔 뻐끔." (난 빵이야.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빵빵하거든. 흐흐흐.)

"뻐끔 뻐끔." (난 쁘야. 이 집 금붕어 중에 가장 예쁘거든. 호호호.)

"뻐끔 뻐끔." (야, 얘 말 믿지 마. 얘 원래 이름은 뻥이야. 항상 반대로 말해. 내 이름은 실이야. 진실만을 말하거든. 흠흠.)

별일이군. 이름 짓는 수준 하곤.

"뻐끔 뻐끔." (난 랖이야. 난 오지랖이 넓어. 히히히 얜 금이야. 붕이랑 세 달 만에 만났는데 또 헤어졌어. 히히히.)

도대체 쟤네들 이름은 누가 지은 거야? 수준 떨어지네. 착한 마법사 도로시님이 지어준 내 이름 토토 얼마나 예뻐.

"뻐끔 뻐끔." (얘 토토야, 너도 이름 하나로 줄여. '토' 어때? 히히히. 밥만 먹으면 토한다고 토. 히히히.)

뭐가 재밌다고 웃고 저런담. 어서 여길 떠나야지. 저 녀석들하고 있다간 나도 수준 낮아지겠네.

금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어. 밥도 못 먹었는지 기운도 없어 보였어. 저러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에휴~. 조금만 기다려라. 토토 오빠가 도와줄게.

금붕어들과 통성명을 마치자 아저씨가 밥그릇에 뭔가를 담아왔어. 아~~ 드디어 식사를 할 수 있갰구나.

"다행히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먹다 남은 게 있구나. 얘야 어서 먹으렴. 배고프지?"

헛~ 이런. 난 채식주의자라고요. 왜 하필 통조림이냐고요. 나 오늘 왜 이렇게 꼬이니?

그건 그렇고. 아~~~ 그런데 어떻게 해야 금이와 붕이가 한 어항에 살 수 있을까? 도로시에겐 방법이 있다고 허풍을 치긴 했는데 어쩐담. 나는 마법사도 아니고 그냥 개잖아.

아니지 아니지. 난 절대 평범하지 않아. 그래, 맞아. 난 천재 개잖아. 머리를 쓰자. 머리를.


이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잼나게 읽어주세요.

참,,,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응원과 지적 많이 부탁드립니다. ^^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 | 프롤로그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Sort:  

ㅎㅎ 재미있을거 같아요...

음,,, 재밌을 거예요. ^^

오 직접 쓰시는거군요 ㅎㅎ
꾸준한 구독하겠습니다 ㅎㅎ

주말과 휴일을 제외한,,, 주5회 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토토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있어요... 자뻑맨이었어 ㅠㅠ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지네요~

아핫,,, ㅎㅎㅎㅎㅎ 프롤로그라 쪼큼 과장해서 썼고요,,, 본문 들어가면 이정도는 아니랍니다. ^^

소설 쓰시는군요 ^^ 멋지당~

네. 소설을 씁니다. 쓰기만 합니다. 책으로는 못 내고요. '못'이 중요합니다. 하하하하.

재미난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또 보러 오셔요. ^^

재밌어요~ 역시 @naha님~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아핫,,, 고맙습니다. 열심히 쓸게요. ^^

역시 후딱 읽게 되는군요. 금이와 붕이를 토토가 어떻게 다시 만나게 해줄지 궁금해지네요 ㅋㅋㅋ

제 철학입니다. 읽기 쉽게 쓰기. ^^

Coin Marketplace

STEEM 0.21
TRX 0.13
JST 0.030
BTC 67203.60
ETH 3513.52
USDT 1.00
SBD 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