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0 | 이혼하고 싶은 남자 (3)

in #kr-novel6 years ago (edited)

난 다리를 따라 칸막이 쳐진 곳으로 들어갔어. 직원들이 쉬는 공간인지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있었어. 고개를 들이밀자 다리가 날 발견하곤 환하게 웃었어.

"내 노래를 감상하던 강아지네. 예뻐라. 이리와."

다리가 날 반갑게 맞아줬어. 난 칸막이 안으로 몸을 다 들이밀고 꼬리를 흔들어댔어. 인간들은 꼬리를 흔들어주면 좋아하거든. 다리는 내가 다가가자 허리를 숙여 내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어줬어. 아~~~ 부드러운 손길.

"오늘 내 노래 어땠어?"

"멍~멍~." (내 평생 들어본 노래 중에 최고였어요.)

인간은 동물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서 아쉽네.

"좋았구나. 아유 예뻐라."

"난 다리 씨가 걱정돼서 그래요. 언제까지 인우를 위해 이렇게 살 거예요? 다리 씨도 다리 씨 인생을 살아야죠. 노래 불러서 번 돈 전부를 인우 등록금에 보탠다면서요. 둘이 혈연관계도 아니고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것뿐이잖아요. 그런데 왜 인우를 위해 성하지도 않은 몸으로 희생하는 건데요?"

그녀석이 물었어.

"또 그 얘기다. 그리고 말 좀 놔. 불편해."

"혹시 인우 좋아해요? 인우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던데."

다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

"응? 진짜 인우 좋아해요? 에이, 설마. 그런 거라면 당장 그만둬요. 인우는 다리 씨를 그냥 가족으로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함께 서로 의지하며 자라서 친남매 같다고 말했단 말이에요.​"

"그런 거 아니야. 인우가 먼저 졸업하고 나서 취직하면 나도 대학에 가기로 했어. 그땐 인우가 등록금을 전부 대줄 거야."

아니긴. 저 녀석이 인우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다리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걸 봤다고. 내 예감은 정확해. 내가 그동안 짝사랑에 힘들어하는 여자들의 사랑을 이어준 것만 몇 번인데 그걸 모르겠어. 유리, 하얀, 고니도 다 내가 이어준 거라고.

그래, 다리의 사랑을 이뤄주는 거야. 그럼 다리는 행복할 거야. 다리야, 걱정하지 마. 까짓거 내가 하면 다 된다고. 어려울 거 하나도 없어. 내가 누구야, 천재 토토님이시잖아.

"토토야~."

멀리서 도로시의 목소리가 들렸어.

"멍~멍~" (나 여기 노래 부르는 무대 옆이야. 참, 그리고 할 일이 하나 생겼어.)

도로시가 내 목소리를 듣고 바로 찾아왔어. 칸막이 안에 있는 날 발견하곤 다리에게도 인사를 했어.

"아~~ 아까 그 동안 아가씨, 강아지가 주인 닮아서 참 예뻐요. 하하하."

그녀석이 말했어. 재수없게.

"토토, 여깄었구나. 저기 토토가 실수 같은 거 안 했죠?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 있었네요. 보호해줘서 고마워요."

도로시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

"강아지 이름이 토토인가 봐요. 실수는요, 무슨. 예쁘고 얌전해서 쓰다듬어줬는걸요."

다리가 날 계속 쓰다듬으며 말했어.

"멍~멍~" (얘 이름이 다리인데 우리가 도와줘야 할 것 같아.)

도로시가 내 말을 듣고는 가만히 다리를 관찰했어. 옆에 세워둔 목발과 하나뿐인 다리. 다리 하나가 없다는 걸 잘 띄지 않게 하려고 매우 긴 치마를 입고 있었어. 어깨 정도 내려오는 머리칼은 푸석해 보였고 볼이 홀쭉해서 얼굴만 봐도 무척 말랐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였어.

"착하고 똑똑한 강아지예요. 강아지를 좋아하시나 봐요?"

도로시가 다정하게 물었어.

"네. 저도 이런 강아지 키워보고 싶거든요."

분위기 좋네.

"저기 초면에 실례지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네? 네..."

"제가 서울엔 처음인데 아는 사람도 없고 길도 잘 모르거든요. 오늘 하루만 재워줄 수 있을까요?"

역시 도로시와 나는 마음이 잘 통한다니깐. 도로시도 다리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나 봐.

"아~~ 서울이 처음이시구나. 집이 좀 좁은데 괜찮겠어요?"

"허락해주시는 거죠? 고마워요. 헤헤~."

일이 착착 풀리는구나... 가 아니지. 한 달 안에 저 세 남자가 결혼을 후회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일이 하나 더 생겨서 어쩐담. 에잇, 고민하지 말자. 내가 누구야. 천재 토토님이시잖아. 다리의 사랑도 이뤄주고 세 남자도 행복하게 해주고 다 해낼 수 있어.

"멍~멍~"


♡♥♡ 보팅 댓글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1. 이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잼나게 읽어주세요.

  2. 스팀잇 특성상 긴 글은 집중도가 떨어지기에 회당 분량이 적습니다.
    가볍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분량을 잘 조절하도록 하겠습니다.

  3. 댓글은 제게 큰 힘이 된답니다.
    응원과 지적 많이 부탁드립니다. ^^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 | 프롤로그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4 | 마법사의 나라 오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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