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e's 번역 이야기] #10. "붕어빵에 붕어 있어?"는 뭐라고 번역하지?

in #kr-english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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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에 붕어 있어? 터키탕에 터키 있어? 이런 말들은 영어로 어떻게 번역할까요?
안녕하세요, @tata1님의 붓툰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는 Bree입니다. 원래 번역할 때 동음이의어나 말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가 가장 힘든데, 이번에는 그런 것들이 차고 넘칩니다.
자, 이 번역 위기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살아남긴 했는지... -_-) 확인하고 가시죠! ^^;

When you translate, one of the most difficult things is where they play with words: Such as, "There is no pine nor apple in pineapple." If you know English, you can instantly catch the meaning and have a good laugh. But if not, they have to explain it to you, which ruined the joke and make it more like studying. In this episode, I have to deal with many words like that. I did my very best to play with words and at the same time match the words with drawing.



붕어빵에 붕어 있어?


타타님의 번역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단순히 말만 번역하는 게 아니라, 그림과도 최대한 어울리게 번역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붕어빵에 붕어 있어?"라는 말을 번역하면서 '단어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pineapple에 apple이 있니?"처럼 단어 속에 다른 단어가 들어 있는 말을 찾으면 될 겁니다.

하지만, 타타님의 그림에는 물고기(붕어빵)가 떡하니 그려져 있더군요. 그러니 pineapple처럼 아무 단어나 가져오면 안 되고, 가급적 물고기와 관련된 단어를 찾아야 했답니다. 다행히도 물고기 단어 중에 그런 게 있습니다. 아마도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 "금붕어"랍니다.

Is there~? : ~가 있니?
gold: 금
goldfish: 금붕어

Is there gold in goldfish?



Is there gold in goldfish?라고 하면 "금붕어에 금이 있니?"라는 말이 됩니다. 원래 말과 완전 똑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름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충분히 살린 데다가, 그림과도 매치가 되니 일단 안심이죠? 핫핫!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그림을 자세히 보니 볼순이가 붕어빵을 보면서 침을 흘리고 있는 게 아닙니까!!!

침 한 방울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법. 아무래도 금붕어를 보며 침을 흘린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다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유레카~!!! 번뜩 떠오른 것이 바로 "Goldfish Crackers"였답니다.

크기가 더 작고 빵이 아닌 과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물고기 모양인 데다가 먹을 거니까, 더군다나 goldfish라는 단어가 들어 있으니까 딱 맞는 것 같지요?


붕어빵에 붕어 있어?
Is there gold in Goldfish crackers?
(골드피쉬 크래커에 금이 있니?)

(Is there goldfish in Goldfish crackers?라고 해도 어울릴 것 같네요.)

터키탕에 터키 있어?


붕어빵에 이어서 이번 문장도 난이도가 좀 쉽네요. 훗. 왜냐하면 단어에 들어있는 '터키'가 영어로도 그대로 '터키'였거든요.

Is there a turkey in Turkish bath?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우리말로 '터키'라고 하면 나라 이름을 뜻하는 거지만, 영어로 Turkey라고 하면 나라 이름 말고도 '칠면조'라는 뜻도 된답니다. 나라 이름 말고 '칠면조'라고 하는 게 더 재미있을 듯 해서, 여기에서는 a를 넣어서 '칠면조'로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터키탕에 터키 있어?
Is there a turkey in Turkish bath?
(터키탕에 칠면조 있어?)


이태리엔 이태리타월 있어?


이태리엔 이태리타월이 있냐고요? 미국에도 이태리타월은 없지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이태리타월을 이용해서 때를 박박 미는 문화가 외국엔 거의 없거든요.

'때를 밀다' 즉, '각질을 제거하다'라는 말은 영어로 exfoliate라고 합니다. 때를 밀 수 있는 꺼끌꺼끌한 장갑은 exfoliating gloves라고 하고요. 요렇게 생겼지요.

그렇다면 "이태리엔 이태리타월 있어?"라는 말은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요? Is there an Italy towel/Italian towel in Italy?라고 해봤자 외국인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텐데 말이지요. 더군다나 이 장면은 마니어가 볼순이 등의 때를 밀어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단어를 가지고 놀면서도, 이런 그림과 매치를 시킬 수 있는 영어문장엔 뭐가 있을까요?

붕어빵과 터키탕을 잘 번역했다며 의기양양했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윙~ 윙~ 윙~
(머리 굴리는 소리... 생각이 날 듯... 날 듯... ㅠ.ㅠ)

그러다 떠오른 것이 아쉬운 대로 '마사지하다'였습니다. massage라는 단어에는 sage가 들어 있으니까요. sage'매우 현명한 사람, 현자'라는 뜻입니다. 게다가 마사지는 등을 문질러주니까 그림 하고도 어느 정도 매치가 되지 않나요?

물론 제가 생각한 그림은 이런 거였고,

타타님의 그림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나마 단어 속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는 데다가 등을 손으로 만지는 그림과 가장 근접한 단어는 massage였답니다. sage는 마사지처럼 '사지'가 아니라 '세이지'로 발음된다는 점이 걸렸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이태리엔 이태리타월 있어?
Is there a sage in massage?
(마사지에 '현자'가 들어 있어?)


수제비엔 제비 들었어?


한 고비 넘겼는가 싶었더니 뜨핫~!!! 다음 문장은 한 수 더 떴습니다.
수제비엔 제비가 들었냐니.. 더군다나 이 장면엔 수제비 그릇 안에 제비가 다소곳이 누워있는 그림... ㅠ.ㅠ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요. 까짓 거, 별거 아닙니다. pineapple처럼 한 단어 속에 다른 단어가 들어가 있으면서, 새(적어도 제비와 비슷한 크기의)와 관련된 단어이면서, 또한 먹는 음식과 연관된 단어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 단어가 어디 있어~???!!!

그러다 고심 끝에 찾아낸 단어는 바로 crowdy였습니다.

crow: 까마귀
crowdy: 오트밀과 물 혹은 우유를 섞어 만든 죽.

물론 이것도 까마귀는 '크로우'로 발음되고, 죽은 '크라우디'로 발음되기 때문에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_-;;


수제비엔 제비 들었어?
Is there a crow in crowdy?
(크라우디에 까마귀 들어 있어?)

*crowdy: (Scot. and North England) a dish of meal, especially oatmeal and water, or sometimes milk, stirred together; porridge.


오늘 번역은 어떠셨나요? 이렇게 단어를 가지고 노는 타타님의 글을 저는 무척 재미있어 하고, 스스로에게도 도전이 되는 거 같아서 참 좋아합니다...만... 이번처럼 한 번에 4개가 연달아 콤보로 나올 줄은 몰랐네요. 좀 잘하는 것 같다고 우쭐대다가 현타맞은 느낌이랄까요. ㅎㅎ
조금 더 영어공부에 박차를 가해야겠습니다. ^.^

앞으로도 재미있는 번역 이야기 들고 오겠습니다. 지금까지 Bree였습니다! :)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번역했던 @tata1님의 글 링크를 남깁니다. 그림이 있고, 글이 짧아서 영어로 읽기에도 좋아요. 한글판이 있으니 함께 보시면 영어 공부에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shift 키를 누른 채 누르시면 새창으로 뜹니다.)

Please check out @tata1's Bootoon series in English below before you go. Press shift key and click, then a new window will pop open.

[붓툰 마니어스토리-이름 속엔 내가 없다] bootoon witch story-Your Name Doesn't Define You

본문에 쓰인 @tata1 님의 그림은 저자의 허락을 맡고 사용했습니다. ^^


덧붙이는 말씀: 번역가는 저마다 자신의 철학과 기준에 맞춰 고심 끝에 번역을 합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제가 번역한 것이 틀리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오역이 아니라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번역'인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건전한 토론과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지난 글들 최근 5개 링크입니다.
@bree1042를 팔로우하시면 더 많은 번역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5. "됐어."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6. "차를 (손으로) 끌고 가면 힘들어요."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7. "나 잘하지?"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8. "발상의 전환"은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9. "나 갈게"는 뭐라고 번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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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 & List] "도서" 15차 고료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하세요~

https://steemit.com/kr/@soosoo/link-and-list-16-update-17-11-16-71


tip! 2.169

항상 고맙습니다! :D

재치있는 번역 잘 봤습니다.
실력에 노력까지 덧붙인 결과물이네요^^

조금 모자란 실력은 노력으로 보충했답니다. ^^;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비결이군요.
덕분에 좋은 걸 배웁니다.

평안하세요!

Is there gold in Bitcoin Gold?

Hahaha.. Good one! :)

타타님의 해학 넘치는 표현들을 영어로 온전히 표현하는게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네요.
sf만화나 영화에서 실시간 동시통역기로 다른나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대화 나누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런 표현들까지 통역이 과연 가능 할까요.ㅎㅎ

저는 번역할 때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편이라 동시통역은 꿈도 못 꿔요. 바로바로 번역하다간 진짜 머리에 쥐날지도.. ㅎㅎㅎ

와우! 농담을 재창조하는 수준이네요 ㅋㅋㅋ

직역을 하면 의미도, 재미도 안 통할 거 같아서.. 거의 재창조했습니다. ^^;

아~ 따라잡을 날이 며칠 안남았다고 좋아했는데...
이거야 원, 그림자도 못쫓아가겠네요^^
재미있게 공부했습니다.

그림자는 이미 밟으신 거 같은데요. 열심히 따라오세요. ^^

ㅎㅎㅎ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설명글도 잘 적어 주시고, 타타님의 그림도 감상하면서요...^^ 우리나라 영어 교과서는 왜 이렇게 만들지 않는건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중도 잘되는데 말이죠..^^
덕분에 오늘도 기분좋게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

어깨에 힘빼고, 조금 유연하게 하면 더 재미있는 글이 나오는 거 같아요. :)
고맙습니다.

번역할때, 그 언어의 유희까지 담아내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브리님은 그 어려운걸 또 해냅니다~^^

발음이 다른 게 좀 맘에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았죠? ㅎㅎ

네 붸리굿 그뤠잇이죠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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