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걸 빼면

먹는 걸 빼면/cjsdns

여덟 시는 되어야 먹는 아침상
걸은 적은 없다.
오늘따라 입맛이 없다.
입맛이 쓰다.

눈에 들어오는 간장에 담그듯
잘게 썰어 무친 달래 넣어
비벼 달랬다가 볶아주세요
계란도 하나 넣고요.

볶아진 내 밥, 왜 이리 많아
이걸 어떻게 다 먹지
질문이 되었나
비비면 볶으면 그래요.

늙은 아버지보다 깨작거리며 먹는 밥
보기 흉한지
넌 어린애 밥 먹듯 그게 뭐니
밥상머리 숟가락 놀이가 신통치 않구나
일찍 좀 일어나 입맛을 깨워야지
입맛은 아직도 자는구나

먹고사는 게 뭐길래 하는 생각
일상에서 "먹는걸" 빼면 어떨까
질문이라도 한 듯
재미없지 하는 아내의 대답
욕심도 없을걸 아마
사람 사는 재미 정말 없을 거야

정말 그럴까?
잠시 후면 저녁을 먹자는 전화벨이 울리겠지,

봄바람 드세게 부는 날
스티미언 cjsdns의 하루가
또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