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세이] 다음 기차는 어디에 있는가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IMG_9247.JPG


황금광 시대에 금광의 꿈을 안고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빈털털이가 되었다. 그 와중에 수익을 올린 사람들은 이들에게 곡괭이와 삽, 텐트, 청바지(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를 판 사람들이었다. -피터 린치



 유명한 투자서적,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보면 '곡괭이와 삽' 전략이 나온다. 피터 린치는 인터넷이 세상에 알려지고 사용량이 급증하는 초기에 인터넷 관련 주식이 너무 급등해서 선뜻 사기 어려우면 간접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인터넷은 쇼핑문화를 변화시킬 것이고, 인터넷 쇼핑이 증가할수록 택배업이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강조한다. 모든 기회를 다 잡을 필요는 없다. 하나의 기회를 놓쳤다면 거기에서 파생되는 다른 기회를 잡아서 롱포지션을 유지하면 된다.

 최초로 이 조언을 실행해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나에게도 생겼는데, 당시에 커피가게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게를 오픈했던 2009년으로 잠시 돌아가보겠다.



 지금은 70이 넘으신 우리 어머니도 카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심에서 나온 봉지커피를 먹던 시절이었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를 소비하는 계층은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자들이었다. 그런데 3년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가게 근처에 입시학원이 있었다. 재수생들은 점심시간에 우리가게에 들러 음료를 주문하곤 했는데, 그들의 단골메뉴가 스팀밀크에서 아메리카노로 급격하게 바뀐 것이었다. 처음에는 여학생부터 메뉴를 바꾸더니 점차 남학생도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대학에 가면 아메리카노를 물처럼 마실것 같았다. 맞은 편 학교 선생님들도 믹스커피에서 아메리카노로 바꿔 타기 시작했다.
 그 시절 내가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커피 생두 수입업자였다면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나는 다른 기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무렵 동서식품에서 카누가 출시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잘생긴 공유가 카누의 전속모델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라는 컨셉으로 TV광고를 했다. 머리를 2대8 가르마로 곱게 넘긴 바리스타 공유가 카누 박스를 열고 작은 카페를 오픈하는 내용이었다. 광고는 신선했다. 길고 섬세한 손가락이 핸드밀로 분쇄한 원두를 카누봉지에 담으면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원두를 직접 갈아넣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맛을 냈을까요."



 공유의 목소리와 함께 동서라는 회사가 내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동서는 동서식품을 계열회사로 두고 있었고 국내 커피믹스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김태희를 내세워 프렌치 카페로 국내 커피 시장 2위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위기를 느끼고 카누를 출시했다. 2011년 말에 판매가 시작되었을 당시 카누가 차지하는 매출은 미미했다. 2년이 지난 후 카누의 시장점유율은 1.8%였지만 매출이 매년 90%씩 성장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믹스커피에서 카누로 바꿨다는 것을 알았을 때 동서를 매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딸의 가게에서 케냐AA가 들어간 아메리카노의 맛에 푹 빠진 어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으시고 믹스커피를 과감히 버리셨다. 당시 동서는 재무도 우량했고, 배당도 연 3프로였으니 은행이자보다 많았다. 2013년 초에 만원 초반대부터 소액을 매수를 했고 그 해에 40프로의 수익을 내고 아쉬운 마음에 3주만 남기고 정리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동서의 가격은 중국수출의 호재를 업고 2015년 8월 초에 47900원이라는 최고가를 찍는다. 떠난 기차는 정중하게 보내주어야 한다. 다음 기차를 타면 되니까.


다음 기차는 어디에 있는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예측이 만연하고 있다. 암호화폐 직접투자를 하지 못했거나 블록체인 관련회사 주식을 선점하지 못했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수혜를 입을 '곡괭이와 삽'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기회는 어디에나 널려 있고 당신은 절대 늦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자에세이


당신의 돈이 맞나요?
우산없이 폭풍우에서 젖는것처럼 돈버는 시기가 있다
시간은 행복한 사람의 편
초심자의 행운
당신은 아침에 신나야한다
생각한 것을 만나는 시간
날씨는 예측이 가능할까

Sort: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시니 저도 이해가 되네요.
감사해요.^^

마담에프님, 반갑습니다^^
쉽게 읽힌다니 기분 좋은데요.

늦었다고 생각하면 손실회피에 시달리게 될 뿐이군요. 소중한 눈을 배워가요. ^~

늦었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쫓기는 마음에 실수가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여유로워야 흐름이 보인다고 제 자신에게 주문을 걸기도 해요.

주변에서 보여지는 현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잘 캐치하셨네요..

그리고 상승하는 시세를 보며
과감히 안녕할 수 있는 태도를 취하는걸 보면서
배워갑니다.

잘 보고 가요

늘 기회를 발견하고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멋진 하루 보내세요^^

카누선전 나온지가 벌써 그렇게 됐다니. 시간 빠르네요. 동서를 저도 피터린치와 버핏때문에 고려했어지요. 물론 님과는 다른 의미에서 접근이었지요. 저도 재미좀보았는데 욕심내다가 60%수익률에서 만족했네요. 근데 아리더라구요. 그놈의 욕심은... 그러고보니 제 투기의 첫 best종목이었네요.

정말 버핏이 좋아할 종목이었죠^^
작은 수익이건 큰 수익이건 만족하면 더 큰 수익이 오더군요. 텐버거 종목 올라타시길 응원합니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입니다. 리스팀합니다 감사합니다

생각할 거리를 되었다니 기분 좋으네요.

의료분야에 적용되면 대박일것 같아 관련 곡괭이에 소액 참여했습니다
잘 읽고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오~ 대박나세요! 저도 팔로우합니다.

다음 기차는 저에게는 스팀인거 같아요.
사실 여행가기전에 스팀이 바닥을 친거같아서 처음으로 구매해봤어요!!
투자엔 별 소질이 없어서..과연 어떻게 될런지요ㅋㅋ

경아님, 투자에 소질 있으신 것 같은데요^^
저도 지금부터 6개월 정도의 기간에 걸쳐 10회에 나눠서 분할 매수하려고 해요. 혹시 지하실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으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당황하지 않을께요!ㅎ
오늘 더 떨어졌으니까 지켜보다가 추가매수 해볼까봐요.
과연 어디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올지 궁금해지고 있어요ㅎㅎ

역시 경아님은 의연하시네요. 종이에 분할매수할 총 금액과 총 몇 회에 걸쳐서 할 건지 반드시 적어두시고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하시면 흔들림없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분할매수 기간은 길게 잡을수록, 회당 투입금액은 뒤로 갈수록 높여가야 심리적 부담이 없어요^^

와우!! 힘내세요!!

오치님 감사합니다^^

위의 분 말씀데로 이 글을 보고 저도 좋은 눈을 배워가네요^^ 이 글을 보니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잘 찾아보면 앞으로 제가 탈 수 있는 기차가 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좋은글 너무 재밌게 읽고 갑니다!

맞아요, 기차는 충분히 많으니 발견하고 올라탈 일만 남았어요!

이렇게 이론과 경험이 혼재된 포스트는 많지 않아서 그만큼 더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보얀님 내공이 상당하시네요! ^^

수지님 방문은 늘 반갑네요.
집중해서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4
JST 0.029
BTC 68011.48
ETH 3275.77
USDT 1.00
SBD 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