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테이스팀 첫 미슐랑 3스타 리뷰….?

in #ta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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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리뷰 못하는 자의 변명


사진 못/안 찍는 사람들이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음식 리뷰이다. 맛없게 보이는 음식 리뷰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고, 음식 사진이 없거나 적은 리뷰는 앙꼬 없는 단팥빵과 같으니까. 이와 같이 음식 리뷰에서 사진은 절대적이다. 나같이 사진을 못 찍고 안 찍는 사람이 쉽게 시도할 수도 없고, 시도해서도 안되는 분야라는 뜻이다. 나는 먹는걸 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아하고 맛집 찾아다니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음식점 리뷰는 감히 시도를 못한다. 내가 쓴 리뷰의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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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테이블에서 사진 찍는 걸 보면 부모님이 끔찍하게 싫어하시면서 음식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표현하시는걸 듣고 자라서 그런지, 나도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이랑 먹을 때 음식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다. 음식점에서 사진을 찍는 특별한 경우는 같이 간 친구들이랑 기념사진을 찍거나 쉐프랑 찍는 경우 빼곤 거의 안 찍는다. 비록 지금과 같이 사진이 안 남아있는 경우, 누군가에게 내가 받은 감동을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땅을 치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 음식점 리뷰는 하고 싶다. 이제 다시는 못 갈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게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 이유는 단순히 음식의 맛을 리뷰한다기 보다는 “맛 은 어떻게 인지되느냐” 는 심리학적 질문을 나에게 처음 던진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은 달랑 하나 (제일 위에 올라간 사진) 이지만, 용기를 내서 이 음식점에서 느꼈던 점을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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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UV 홈페이지


이 음식점 이름은 “울트라 바이올렛 (Ultra Violet, 축약해서 UV)” 이고, 중국 상하이에 위치해있다. 정확히 상하이 어디에 위치해있는지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 특정 장소에서 모인 후 음식점에서 준비한 봉고차로 비밀장소로 이동하기 때문에. 내가 갔을 당시에는 상하이에 미슐랑(김작가님의 가르침에 따라 미슐랭 이 아닌 미슐랑 으로 적는다) 가이드가 나오지 않아서 별이 없었지만, 이후 쭉 2스타를 받았다가 올해엔 3스타를 받았다고 한다.

#1 프롤로그


내가 UV 에 간 건 3-4년전이다. Ex-회사에서 같이 트레이닝 받았던 친한 동료 (A) 가 상하이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A의 초대로 나랑 다른 친구 (B) 가 상하이로 놀러갔다. 당시 난 “맛집 투어” 에 미쳐있는 상태였다 (…) 좀더 우아하고 품격있는 표현을 찾고 싶지만, 미쳤다는 표현이 가장 맞기에 어쩔 수 없이 쓴다 (…) 어느 도시를 가든 미슐랑 스타를 받은 곳을 찾아다녔다. 마치 스탬프 찍듯이 하나하나 리스트를 채워나갔다. 그런 나를 잘 아는 A였기에 날 만족시킬 음식점을 찾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상하이에는 아직 미슐랑 가이드가 나오지 않은 시기여서 더더욱 음식점 고르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A 는 내가 상하이에 머무는 4일동안 갈 음식점 리스트를 엑셀로 정리해서 보내왔다 (…) 평소의 나는 여행 계획은 안 세우지만 방문할 음식점 계획은 철저하게 세우는 편이기 때문에, 업무 하듯이 일 처리를 하는 A 의 태도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ㅋㅋㅋ)

상하이로 가기 한달 전 쯤 갑자기 A 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백 개는 족히 넘어보이는 느낌표가 난무하는 문자였는데, 아주아주 예약하기 힘든 곳을 예약했다는 소식이었다. 자기도 그 음식점이 오픈하고 얼마 안되었을 때 한번 가보고는 그다음엔 예약이 어려워서 못 가본 곳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 친구가 왠만한 일에는 쉽게 흥분하지 않는데, 그 정도로 기쁨에 차 있는 걸 보니 기대감이 확 상승했다. 그리곤 ‘ 원래 이렇게 기대가 높으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 라고 혼자 맘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실망하더라도 열심히 준비해준 그 친구 앞에선 드러내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2 범상치 않은 기운


상하이 여행 첫 날 저녁, UV 에 갔다. 상하이 오기 직전까지 밤샘근무로 인한 피로와 더불어 오랜 시간의 비행과 시차 때문에 나랑 B 는 비몽사몽이었다. 밥이고 뭐고 그냥 딱 잠이나 자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 안 가면 다시는 평생 올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A 의 협박(?)에 주섬주섬 준비하고 나갔다. 음식점이라고 생각하고 도착한 곳은 음식점이긴 했는데, 우리의 목적지는 아니었다. 두 세명이 어색하게 앉아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니 눈길이 확 쏠렸다. 나랑 B 는 당황했다. 이 무슨 시츄에이션 ? 우리가 당황해서 A 를 쳐다보고 있으니, 어디선가 집사 butler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 예약인원이 다 모일때까지 여기서 네트워킹 하다가 우리의 dreamland 로 갈거야 “ 라고 말했다.

알고보니 우리가 ‘정류장’ 으로 간 곳은 UV 의 쉐프 Pairet 의 또다른 캐주얼 음식점인 Mr & Mrs Bund 였고, 그곳에서 예약 인원이 모두 모이면 차를 타고 UV 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UV 는 일일 10명 한정으로 예약을 받는데, 그날 역시 풀예약이었다. 재미있게도 중국인은 내 친구 A 를 포함해서 2명 밖에 없었고, 나머지 8명은 전부 외국에서 여행온 외국인이었다. 나나 내 친구 B 는 A 의 초대로 상하이에 놀러온 김에 UV 에 온 거였지만, 다른 사람들 중 상당수는 “UV 에 오기위한 목적 하나로” 상하이에 온 사람들이었다. 국적은 일본인, 영국인, 러시아인, 프랑스인 등 다양했고, 혼자 온 사람도 몇 명 있었다.

처음의 어색함은 온데간데 없이 서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고있는데, 아까 봤던 매니저가 나타나서 차에 타라고 했다. 왠 봉고차에 타서 십분 정도 가서 내리니, 홍콩 조폭영화에서나 볼 법한 어두컴컴한 거리가 나왔다. 장기매매를 한다고 해도 믿을 법한 음산한 분위기의 거리였다.

순간적으로 보호본능이 솟아올라서 A 에게,

”여기 믿을만한 곳이야? 이거 신종납치방법 아니지???????”

라고 물을 정도였다 (…)

더군다나 그 곳에서는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내 존재가 소리소문없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거리 끝에 다 쓰러져가는 폐건물이 있었는데, 그 곳에 계신 어느 청소부 아주머니-ish 한 분이 우리가 다가가자 문을 여셨다.

별세계가 펼쳐졌다.

#3 Alice in Wond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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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cott Wright


벽면이 전부 영상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얼핏보고는 벽면을 전부 LED 화면으로 깐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보니 프로젝터로 쏜 영상이었다. 식사하는 공간은 그다지 넓지 않았고, 중간에 큰 테이블 위에 예약인원 10 명의 이름과 자리가 프로젝터로 표시되어 있었다. 내 이름이 둥둥 떠다니는 자리에 가서 앉자, 코스가 시작되었다.

코스는 4시간동안 진행되었다. 그날 저녁 4시간 동안 우리는 가상으로 클럽으로 이동해서 술마시고 춤추기도 하고, 해장도 하고, 동이 트면 울리는 수탉의 울음소리에 맞춰 잠이 깨기도 하고, 호텔에서 먹는 룸서비스 아침식사를 먹기도 했다. 이 모든 걸 “4시간” 동안 경험했다 !! 그 테이블 위에서 !!

아.. 이걸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데,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우리는 음식을 먹은 게 아니라 Paul Pairet 쉐프가 각본을 쓴 연극에 올라간 배우들이었다. Paul Pairet 쉐프가 총 연출자였고, 나머지 쉐프들은 보조 연출자, 서빙하는 직원들은 연극의 스태프, 나오는 음식은 연극의 대본 (!), 그걸 먹는 우리들은 배우였다. Pairet 쉐프가 각본을 쓴 연극은 3시간동안 바다속에도 가보고, 들판에도 가보고, 영화 큐브에서 나오는 동그란 구슬로 가득찬 가상 공간에도 가보고, 피크닉가서 틀린 그림 찾기를 하며 놀기도 하고, 뉴욕에도 가보고, 클럽에서 신나게 춤추며 술마시다가 해장으로 라면을 먹기도 하고, 잠시 잠들(척했)었다가 수탉이 울면 깨서 룸서비스로 시킨 전형적인 미국식 아침식사를 하는 평범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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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시금 생각해보니 우리는 배우가 아닌 연극을 보러간 관객인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Paul Pairet 쉐프가 매우 정교하고 세심하게 준비한 연극의 결과물이 그 레스토랑 및 음식이라는 점이다 !


음식이 바뀔 때마다 벽면의 영상이 달라지고, 심지어 우리가 식사하는 공간을 휘감는 “향” 도 달라진다. 심지어 어디선가 바람도 훅훅 불어온다. 분명 우린 창문 하나 없는 건물 안에 있는데 ! 예를 들어 음식의 주재료가 해산물 이라면, 갑자기 방 안이 바다 향으로 가득찬다. 물론 벽면은 바다의 파도로 일렁이고 음향도 파도소리가 철썩철썩 들린다. 뻥을 좀 많이 보태면 내가 바다 속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비현실적인 설정 속에 있다보니, 마치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느낌이었다.

#4 맛을 ‘뇌’ 로 느낀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부분은 음식일 것 같다. 4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코스이기 때문에 15가지가 넘는 음식이 나왔는데, 사실 어떤 음식이 어떻게 나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몇 년전 일이고 음식 사진을 안 찍었기 때문에 기억이 희미해졌다 (…) 대강 기억나는 건 일식의 영향을 받은 디쉬가 은근히 있었다는 점이었다. (뭐, 잘나간다는 서구권 쉐프들 중 일식의 영향을 물씬 보여주는 음식을 내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다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중간에 라면 (우리가 좋아하는 그 라면 맞다) 을 손님인 우리가 직접 (!) 만들어서 먹는데, 그 과정이 재밌었고 맛은 쏘쏘였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역시 라면은 신라면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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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찍는 모든 음식은 “전부” “누가 찍든” 맛없게 나온다는 게 중요포인트다. 도시의 야경/바다 속/들판/기하학적 도형과 같은 영상이 우리가 먹는 테이블 위로 강하게 쏘여지기 때문에, 음식의 색깔도 잘 안 보이고 음식이 일그러져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 놓고 사진 찍는 걸 포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


만약 내가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음식을 먹었다면, 나는 UV 에서 먹은 음식들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기준에서 매우 “맛있었다” 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UV 의 음식을 UV 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먹었다면 난 음식 맛에 대해 신랄한 평가를 내렸을지도 모른다. 즉,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맛집’ 이 아닐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음식의 절대적/객관적 맛이 어땠는지는 이 음식점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절대적/객관적 기준에서 그다지 맛있지 않은 음식도 Paul Pairet 쉐프가 교묘히 설계한 환경에서는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으로 탈바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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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 의 음식이 맛없다고 오해하실 분들께 혹시나해서 드리고 싶은 말은, 사실 한 두가지 음식은 내 입맛에는 아주 맛있다고 말하기 어려웠지만 그 외의 다른 디쉬들은 맛이 없기 힘든 재료들의 조합이기도 해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 공간에 있으면서 오감을 온전히 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음식들을 맛없다고 쉽게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간의 뇌를 집중공략해서 그 음식을 먹는 상황 자체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고, 그 음식을 맛있다고 느끼게끔 만드는 온갖 전략과 술수(?)가 총동원되었기 때문에 :) 물론 지금 이 말은 긍정적인 칭찬이다 !


대부분의 음식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맛” 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 이쁜 인테리어, 그럴싸한 프레젠테이션을 보여도 맛 없으면 모두 말짱꽝이다. 많은 사람들의 동의하듯이 맛집 조건의 1순위는 뭐니뭐니해도 “맛” 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맛있다” 라고 말할때의 “맛” 은 어떻게 판단할까?

우리가 음식을 제일 먼저 섭취하는 기관은 입, 그 중에서도 ‘혀’ 이다. 음식이 식도를 넘어가면 소화기관으로 넘어가니까, 우리 신체에서 미각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담당하는 신체기관은 혀이다. 그래서 흔히들 맛이 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우리의 혀는 맛을 평가할만한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혀는 ‘뇌’ 의 지배를 받으며, 뇌의 명령에 따라 맛을 평가한다.

최근 이슈가 된 뉴스 중에 ‘메로나’ 아이스크림 관련된 내용을 기억하는 분이 많을거다. 지금껏 몇 십년동안 메론 맛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던 그 메로나가 실제로는 참외 맛이라는 쇼킹한 뉴스 ! 우리나라 사람 중에 메론과 참외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거다. 두 과일의 맛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메로나가 참외 맛인 걸 몰랐다. 아이스크림의 연두색 색상, 이름에서 우리의 두뇌가 연상한 “메론” 이 혀로 하여금 지금 먹고 있는 메로나 아이스크림이 참외맛이 아닌 메론맛이라고 착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식사 정말 맛있었어” 라고 말할 때, 우리는 우리의 입과 혀를 통해 음식의 신선도, 맛, 질 (quality) 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착각” 한다. 똑같은 음식을 다른 모양/색깔의 접시, 식기, 조명, 음악, 실내향기의 환경에서 먹으면 완전히 다른 평가를 한다는 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무리 그래도 맛없는 게 맛있게 느껴지진 않잖아!’ 라고 반박한다. 우리의 뇌가 우리의 혀를 농락한다는 걸 인정하기가 어렵다.

어떤 분은 미슐랑 3스타와 같은 비싼 음식점에서 하얀 테이블 보에 은식기를 쓰면서 먹으면 당연히 맛없는 것도 맛있게 느껴질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UV 와 같은 파인다이닝 공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식을 먹는 모든 상황/환경에서 우리가 평가하는 ’맛’ 은 객관적이고 절대적이지 않다. 똑같은 브랜드의 라면을 똑같은 레시피로 집에서 끓여먹는 것보다 한강 둔치에서 친구들과 함께 면을 후후 불어가면서 후루룩 먹을 때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물론, 음식 그 자체의 질은 “맛” 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개밥같은 음식을 최고의 공간에서 먹는다고해서 맛있게 느껴질거라 주장하는 게 아니다. 완벽한 음식 솜씨를 가진 요리사가 신선하고 최고의 제철재료를 갖고 농축된 맛을 뽑아내고 시즈닝을 한 요리는 “완벽하게 맛있는 음식” 의 전제조건이다. 하지만 그 음식을 35,000 피트 위의 상공에 떠있는 비행기 안에서 갇혀 있으면서 좁아터진 좌석에 앉아 먹는다면, 지상에서 먹을 때만큼 맛있게 먹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음식점 운영자 및 요리사 입장에서는 “맛있는 음식” 에서 음식의 맛 (taste) 이외에 어떤 기타 요소 (everything else) 가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십수년 전부터 분자요리를 시작으로 음식 자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움직임을 비롯해 인간의 심리를 결합해서 분석하려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UV 에서의 경험은 그러한 변화를 온 몸으로 체험한 순간이었다. Diner 로서의 나는 좀더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이런 변화를 두 팔 벌려 환영한다 :) 누이 좋고 매부 좋다 !

"요리는 가장 다감각(multi-sensory)적인 예술이다. 나는 모든 감각을 자극하려 노력한다.”

Ferran Adrià, elBulli


#5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우리 인간은 오감 - 미각, 시각, 촉각, 후각, 청각 - 을 갖고 있다. 우리는 숨쉬는 매 순간 오감을 모두 사용한다. 그런데 음식 먹을 땐 ‘미각만’ 사용한다는 게 말이 될까? 당연히 음식을 먹을 때도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모두 사용한다. 다만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

UV 의 Paul Pairet 쉐프가 구상한 공간과 음식은 인간의 오감을 공략해서 최대치로 자극한다.

a) 굴이 나오는 요리가 있었다. 나는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이번에 나올 음식이 해산물일거란 걸 알 수 있었다. 벽면이 도쿄의 츠키지 시장 모습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바다 내음의 짠 향기가 방 안을 뒤덮었고, 방 온도가 살짝 낮아지면서 어디선가 한번씩 강한 바람이 훅 불었다. 그리고 굴 요리가 서브되었는데, 그때 이미 내 입은 해산물을 먹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웨이터가 알려준 굴 먹는 방법을 따라 먹었는데, 과장을 많이 보태면 마치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 위에서 강렬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신선한 굴을 까 먹는 느낌이었다.

  • 만약 내가 메뉴 순서를 착각해서 이번에 나올 요리가 스테이크일거라고 생각했다고 가정하자. 내 머리와 혀가 해산물이 아닌 고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굴이 나온거다. 난 굴을 맛있게 먹을까? 고기의 씹는 맛과 육향을 기대했던 나는 크게 실망하면서, 굴 요리도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먹었을지도 모른다.
  • 만약 방 안을 감돈 바다의 짜고 비린 냄새에 내 코가 적응해있지 않았다면 난 해산물 특유의 비린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 만약 방 온도가 낮아지지 않고 높아졌다면, 서빙된 굴의 온도도 자연스럽게 살짝 높아졌을테고 난 굴의 따뜻한 느낌이 낯설었을테고, 심지어 굴의 신선도를 의심했을지도 모른다.



b) 외관상 똑같이 생긴 두 개의 요리가 있었다. 접시 두 개가 서빙되었는데, 둘 다 완벽히 똑같이 생겼다. 색깔, 모양, 프레젠테이션까지. 왼쪽 접시를 먹고 그 다음에 오른쪽 접시를 먹었더니, 두 접시의 맛 차이가 드러났다. 하나는 짜고 다른 하나는 단 맛이 극대화된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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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cott Wright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접시와 함께 제공된 음료가 하나 있었는데, 각 접시를 먹고 나서 마시는 음료의 맛이 극과 극이었다 ! 요리는 두 가지 요리가 서브되었지만 pairing 된 음료는 단 하나였는데, 그 음료수의 맛이 무엇을 먹고나서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왼쪽 접시를 먹고 마셨던 음료수의 씁쓸하고 혀를 조이는 듯한 맛을 내 오감 및 뇌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데, 오른쪽 접시를 먹고 마신 음료수는 달달한 쥬스처럼 느껴졌으니. 쉐프가 파놓은 식스센스급 (정도는 물론 아니지만) 반전에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러한 반전 및 인지부조화로 인해 난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를 넘어선 기분좋은 즐거움을 느꼈다. 마치 혼자 집에 있는데 짜장면하고 짬뽕 중에 뭘 먹을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눈물을 머금고 짜장면 하나만 시켰는데, 짜장면을 절반 정도 먹다가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먹어보니 짬뽕 맛이 나는 그런 일타쌍피의 느낌?

여기서 a 와 b 요리가 뜻하는 바는 비슷한 듯 다르다. 두 요리 모두 “기대감” 과 관련되어있다. a 는 특정 요리에 대한 기대감을 상기시키면서 해당 요리의 부정적인 면 (예를 들면, 비린 맛) 을 손님이 느낄 가능성을 최대한 낮춘다. b 는 음료수를 처음 마신 후 기억하고 있는 맛에 대한 기대감을 철저히 배신하는 과정을 통해 손님에게 기분좋은 서프라이즈를 선사한다. “기대감” 을 어떤 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하고, 다른 때는 부정적인 효과를 차단하는 데 이용하는 쉐프의 탁월한 전략이 놀라웠다.


#6 한 편의 연극을 보고 듣고 먹을 수 있는 장소


시간이 너무 흘러서인지 그 날 내가 느꼈던 기분좋은 충격과 흥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 당시에 이미 나는 이런 저런 음식점에 가보면서 슬슬 맛집투어에 질리기 시작한 때였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새로움” 에 대한 갈망이 생겼나보다. 물론 UV 에서 경험했던 것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음식점에서 비슷하게 경험해보긴 했었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면, Eleven Madison Park 에서는 코스 마지막에 소풍 떠나듯이 테이블이 정리되면서 피크닉 박스가 올려졌다. 그러면 우리는 그 박스를 열어서 플라스틱 그릇처럼 생긴 (그렇지만 실제론 세라믹 재질의) 접시와 치즈를 꺼내 스스로 앞에 놓아서 먹는다. 격식 차려진 곳에서 웨이터가 가져다주는 치즈를 먹는 것보다 화창한 날에 실외로 소풍가서 직접 내 손으로 저렴한 일회용 그릇 위에 치즈를 먹는 느낌을 ‘모방’ 했더니 치즈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Noma 에서는 분명 테이블 위에 아무것도 없는데, 웨이터가 다가오더니 “음식이 테이블 위에 준비되었으니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했다. 순간 나를 비롯해 우리 일행은 전부 테이블 위와 그 주위를 쳐다봤다. 심지어 한 지인은 테이블 밑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 테이블 위에는 허브가 길러진 화분밖에 없었다. 주섬주섬 그 화분을 들여다보니 흙과 식물이 맞았다. 수저를 들어서 그 흙을 살짝 맛보니 검은 크럼블이었다. 그리고 흙처럼 보이는 크럼블을 파보니 무(raddish) 와 당근이 깨알같이 숨어있었다. 마치 밭에서 막 캔 무와 당근을 먹는 기분이었다 (ㅋㅋㅋ) 첫 코스를 그렇게 시작하니 앞으로의 코스가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아, 그리고 노마에서 개미도 먹었다 ! 땅에 기어다니는 그 개미 !!!!! 더듬이랑 다리까지 완벽히 갖춘 개미…..
Narisawa 에서는 뚝배기 같이 생긴 뜨거운 그릇 안에 빵 반죽을 넣고는 식사 시간동안 빵이 완성되길 기다렸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뚜껑을 열어보면 빵이 완성되어있다. 분명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마치 내가 테이블 위에서 빵을 뚝딱 만들어낸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으쓱으쓱한다.
Alinea 에서는 헬륨가스로 만든 사과맛 “풍선” 을 디저트로 먹고, 테이블 위에 방수 매트를 깔고 쉐프가 와서 직접 테이블에 음식 재료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우린 그 완성된 그림을 싹싹 쓸어먹었다.


맛을 기준으로 하자면 UV 보다 맛있는 요리가 나오는 곳은 아주 많다. Pairet 보다 테크닉적으로 더 완벽한 요리사도 많다. 하지만 UV 에서처럼 코스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연극을 보듯이 내 눈, 코, 입, 귀, 피부를 포함한 오감을 자극하는 곳은 아직까지 없었다. 십년전 가족들과 함께 분자요리를 처음 먹었던 날처럼 난 흥분했다. 그 날 UV 를 나오면서 지인들과 가족한테 내가 얼마나 감동받았는지 열변을 토한 기억이 난다. 그래서 몇몇 지인들은 그 이후 수많은 실패 끝에 예약에 성공하여 UV 를 경험하곤 나의 흥분에 동참했다.

앞에서 얼핏 얘기했지만, 내 생각에 UV 는 “맛” 으로 승부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오감을 자극하는 식사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쉐프가 의도한 “맛” 을 diner 가 오롯이 인지하게 하는 곳이라는 설명에 더 적합한 곳이다. 눈, 코, 입이 4시간동안 쉴 새 없이 자극받는다. 가끔씩은 내 눈, 코, 입이 Paul Pairet 쉐프가 의도한 그대로 100% 반응해서 분할 정도다.

사실 왠만한 유명 음식점에 가면 웨이터들이 요리를 서빙하면서 요리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어디 원산지의 어떤 재료를 어떠한 기법을 사용해서 만들었는지 친절하게 말해준다. 문제는 귀로 듣는 그 내용이 온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꽤 자주 웨이터가 가고 난 뒤, 일행끼리 “아까 웨이터가 뭐라고 그런거야? 난 grass-fed 한 고기라는 것만 기억나” 라고 소근거리는 경험이 많다. 그런데 UV 에서는 웨이터가 말로 설명하지 않고, 우리의 눈과 귀과 코를 자극해 그 설명을 이해시킨다는 점에서 친절하고 감각적인 음식점이다.

코스가 끝나고 우리 모두 주방으로 가서 Paul Pairet & his crew 를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직접 본 그는 재치넘치고 호기심 많은 사람이었다. 나는 요새 “호기심” 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다. 호기심은 사고력과 인지에 한계를 두지 않아야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요리사는 “맛” 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상에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입맛은 각기 천차만별로 다르다. 좁은 우리나라 땅덩어리 안에서도 어느 지역은 담백하게 먹고, 어느 지역은 짜게 먹는 걸 선호하는 것처럼. 어디선가 들었는데, 세상에는 엄마의 수만큼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한다. 자기 엄마의 음식이 맛있는 요리의 기준이라는 뜻이겠지. 하지만 인종, 국적, 자라난 환경, 입맛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오감은 비슷하게 반응한다. 우리나라의 발효음식처럼 외국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도 제대로된 스토리텔링과 오감을 자극하는 환경에서는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Paul Pairet 처럼 “맛” 에 미각만 영향을 줄거란 선입견에서 벗어나, 오감을 어떻게 자극하면 어떤 반응이 있을지 궁금해하는 요리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UV 를 뛰어넘는 ultimate multi-sensory dining experience 를 제공하는 음식점이 우리나라에도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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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Pairet 은 커피는 무조건 프렌치 프레스로 내려야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한창 일본식 필터 커피에 빠져 있을 때라, 드립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얘기했다가 자기 주방에서 드립커피는 존재할 수 없다는 단호한 말 한마디에 깨갱했다 (…) 혹시나 UV 에 가실 분은 “프렌치 프레스로 내린 커피 가 최고” 라는 말을 하면 쉐프가 매우 기뻐하며 친근감을 표현할 거란 걸 알아두었으면.

또, 내 친구 A 에 따르면 UV 를 예약할 때 예약자의 국적, 직업, 회사, 알러지 등에 대해 상세히 물어봤다고 한다. 알러지는 이해하겠는데, 다른 정보는 대체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개인정보에 민감하신 분들 중 예약을 시도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맛집정보

Ultra Violet

score

Waitan, Huangpu, Shanghai, 중국 200000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테이스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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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인가요? 맛에 긴장하는 장르 이름은 무엇으로 해야할지...

thriller cuisine.....? ㅎㅎㅎ 근데 007 cuisine 이 훨씬 더 그럴싸해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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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 콘테스트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mylifeinseoul님의 포스팅으로 테이스팀이 더 매력적인 곳이 되고 있어요. 콘테스트에서 우승하길 바라며, 보팅을 남기고 갈게요. 행운을 빌어요!

ㅋㅋㅋㅋㅋㅋ 이 짤 너무 웃깁니다

아까 회사가는 길이라 제대로 못읽었는데 집에와서 정독을 하니 정말 후덜덜한 후기네요 ㅋㅋ UV 외에도 정말 좋은 곳들 많이 다니셨군요 ㅎㅎ 제가 가본건 EMP 밖에 없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별로였습니다. 프랑스 음식을 별로 안좋아해서 인지 오히려 이태리 풍 식당들이 더 마음에 맞았던듯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분위기가 정말 중요한것 같고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식사를 했는지 같습니다. 오래만에 본 반가운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 왠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Alinea 후기도 테이스팀으로 올려주세요 ㅋㅋ 아마 반응이 아주 뜨거울듯 합니다.

전 사실 미슐랑 2-3 스타를 받은 곳들 중 프렌치와 이탈리안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ㅠㅠ 요즘은 거의 다 modern cuisine 을 표방해서인지 프렌치/이탈리안 둘 다 매우 흡사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로마의 imago 나 pergola 같은 경우도 EMP 랑 비슷하게 느껴져요. 물론 EMP 의 개구장이스러운 요리를 imago/pergola 에서 찾아볼 순 없지만요 ㅋㅋㅋ EMP 같은 경우도 french cuisine 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프랑스 음식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그래서 결론은 전 EMP 도 좋고 미네르바님이 말씀하신 전통 이탈리안 식당들도 좋아라한다는 겁니다 ㅎㅎㅎㅎ

노마 빼고 다른 곳들은 조만간 곧 갈 예정이예요! 아마도 제가 음식 사진을 찍으려면 혼자 가야할 것 같네요 (...) 일행이 있으면 맘편하게 사진을 못 찍겠어서 ㅠㅠ

말씀하신대로 요즘은 죄다 modern American + French를 표방하고 있어서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식당은 뉴욕에 있는 Marea라는 곳인데 미슐랑 2스타 치고 가격도 나름 착하고 이태리식에 가까운 (역시 정통 이탈리안은 아니지만 파스타, crudo 등 이태리식 요소들이 있습니다) 음식을 지향하고 있어서 좀 더 제 취향에 맞았어요. 물론 간지는 French 계열만큼은 안 납니다 ㅎㅎ

저도 레스토랑에서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진은 주로 같이 가는 일행에게 찍으라고 하죠 ㅎㅎ 암튼 다른 후기들도 올리실 계획이 있다면 기대하겠습니다^^ 대리만족

저 Marea 도 단골인데....... 미네르바님이 아는 곳은 아마 저도 다 알거예요. 왠만한 곳 매니저랑 친한 척하고 지내기도 하고 ㅎㅎㅎㅎ

역시 셀레님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갑니다 ㅋㅋ 다음에 가게되면 "do you know mylifeinseoul aka Celestelle?"을 시전해야겠네요.

음식 사진 한 장 없이 이렇게 가보고 싶게 만들다니... 저도 👏👏👏👏👏👏

써니님도 먹는거 좋아하시니 한번 꼭!!!! 예약전쟁을 뚫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ㅠㅠㅠㅠ
아 그리고 여기 와인 페어링하는데, 좋은거 꽤 나와요!

오오..!!!!! 안그래도 언급하신 레스토랑 모두 구글맵에 표시해 뒀어요. 언젠가 그 도시들을 여행하게 되면 구글맵을 보며 앗 여긴 뭐지? 이렇게 찾아볼 것 같아요.

저 곳들 말고도 (좀더 affordable한) 좋은 곳들 많아요 !!!!!! 만약 어느 도시에 가실건지 알려주시면 제가 좋아하는 맛집 리스트를 불러드릴 수 있습니다 ㅎㅎㅎ

😆😆😆

(소곤소곤+ 아양 떨기) 그 구글맵 공유해주시면 도둑놈 심보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으응응~~ 아아앙~~ 으으으응~~~~~

ㅋㅋㅋㅋㅋㅋㅋㅋ 드릴께요

덕분에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

UV 말고 다른 도시 예약 전쟁은 직접 뚫으신 거예요? 아님 카드나 호텔 컨시어지 통하신 거예요?

전 주로 호텔 컨시어지 통해서 예약해요 ! 왠만한 3스타들도 거의 다 호텔 컨시어지에서 처리가능하더라구요. 그런데 가끔씩 아주 예약하기 어려운 특별한 곳에 갈 땐, 미리 카드 컨시어지 통해서 뚫어달라고 해요... 제발 좀 예약해주세요 라고 비는 마음과 함께 ㅠ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그 음식점의 단골을 통해 예약하는 게 직빵입니다. 특히 일본의 스시야는 !

오.. 스시야는 단골을 통하라니;;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겠는데요.

그쵸 ㅠㅠ 다행히도 제 주위에는 저보다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본에 있는 예약이 빡센 스시집을 갈 때 유용하게 단골찬스를 쓰곤 합니다. 확실히 단골이 예약했을 때랑 컨시어지에서 예약했을 때랑 서비스 차이가 어마어마해요 ㅠㅠㅠㅠ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부럽잖아요!!!!!!!!!

헐... 진짜 부럽네요. ㅠㅠ

와 음식점 리뷰를 철학 담론 수준으로 끌어올린 포스팅이라니... ㄷㄷ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철학 담론이라니 ....! 칼님께 그런 극찬을 듣다니 뛸듯이 기쁩니다 ㅜㅜ 감히 전 철학을 논하지 못하지만, 한때 먹는걸 미친듯이 좋아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비교분석을 하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되었어요 ㅎㅎㅎ 저 혼자만 생각하던걸 이렇게 공유하게 될줄은 몰랐지만 :)

와, 신선하네요. 이런 곳이 있기는 하는군요. 직접 찍은 음식 사진은 없지만 글로서 충분히 상상이 되게끔 글을 써주셨어요. 저도 마치 거기에 따라 다녀온 느낌입니다. ^^

어림짐작하여 쉐프가 예약자의 예약자의 국적, 직업, 알러지까지는 제가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너무 과도하지 않나 싶어요. ㅎㅎㅎ

이 곳은 음식이 주인공이 아니어서 감히 써볼 수 있었어요 ㅎㅎ 두 번 이상 갈만한 곳인지에 대해선 약간 의문이지만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하늘님을 생각하면서 마지막 문장을 적었습니다 ;)

역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군요. 감사합니다. 제게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서요. ㅎㅎㅎ 이 글 때문에 다음 테이스팀 글이 기대됩니다. ^^

과연 제가 다음 테이스팀 글을 쓸 수 있을지 (....) 사진을 찍어보도록 매우 크게 노력해야겠습니다 ㅠㅠ

음... 지금처럼만 쓰셔도 될 것 같기도 해요. 글로써 맛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ㅎㅎㅎ 근데 셀레님이 테이스팀에 글 쓰니 아무래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이긴 하네요. ^^ 되게 신선하고 다음 음식 이야기가 또 궁금해요.

오호! 음식 사진 못 찍는 사람 여기요~ㅋ 근데 사진없이도 이렇게 테이스팀이 가능하다는걸 알아버렸네요! ㅎㅎㅎㅎ 그럼 한번 도전해 볼까...? 미슐랑 3스타를 가야는데...ㅋㅋㅋㅋㅋ

전 사진엔 반드시 사람이 나와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개똥철학을 갖고있어서, 음식점에서 찍은 사진엔 꼭 지인들이 있어요 ㅋㅋㅋ 그나마 맨 처음 사진이 유일하게 공개가능한 사진이네요 ㅎㅎ
이게 저의 마지막 테이스팀이 아닐지.... ㅠㅠ

와 정말 철학적인 글이네요! 실제 2와 3을 구분하는 기준 중 많은 것이 경험적인 측면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맛만 원하는 사람은 보통 1이나 2가 훨씬 가성비가 좋다고 하고 3도 몇번 가보게 되면 지나치게 과장된 representation같은 것들에 오히려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실험적인 곳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납치되는 기분ㅋㅋ 언제 경험해보고 싶네요.

3도 몇번 가보게 되면 지나치게 과장된 representation같은 것들에 오히려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ㅠ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위의 이유 때문에 저도 많이 질렸어요. 특히 프랑스의 3스타는 너무 화려함의 끝을 달려서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많고, 이태리의 별받은 곳들 중 상당수는 말하면 입이 아플정도로 실망스럽죠.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이제 막 1스타를 단 집만 골라가게 되더라구요 ㅎㅎ
예약 바늘구멍을 뚫고 승리하시길 빕니다...!

실제 많이 가보셨나보네요. 프랑스의 것도 가보시고. 전 미국에서만 몇군데 가보았는데 몇번이 넘어가니 결국 흥미를 잃게 되더라고요. 역시 이런 데는 돈을 떠나 가끔 특별할 때 가는 곳이고 보통은 맛집이 더 편하고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평소에 가는 곳이라기엔 좀 부담스럽죠 ㅠㅠ 점심 먹으러 가는거라면 모를까.. 동네 맛집이 제일 편하고 좋긴해요 :)

울트라 바이올렛, 영화 이름하고도 같네요. 맛은 연출과 같다는 점에서 통하는 점이 있네요. 뇌가 없다면 맛도 없을 거 같아요. 적어도 풍미는 없을 듯 합니다.

우리 인간이 평가하는 '맛' 은 실제로는 풍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향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요. 풍미에 대한 걸 글에 적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까먹었는데... 역시 seoinseock 님이 언급해주시네요 :)

^^ 어디선가 인간만이 입안에서 혀에서 코로 올라가는 구멍이 뚫렸단 글을 봤습니다. 다른 동물들은 그곳이 뼈로 막혀 있다 하더군요.

Wow what is this? A kind of atmospheric dining experience? It looks amazing.

It's a restaurant called Ultra Violet in Shanghai. I don't normally leave reviews but I'm making an exception. Ultra Violet definitely deserves a decent review as it is one of a ki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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