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LA #7] 그로브 몰 & 파머스 마켓

in #photo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y. 28. 2018.



산타모니카 해변의 노을을 보며 셋째 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넷째 날에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하루를 온전히 다 썼습니다. 오늘은 사진이 너무 많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 넷째 날을 건너뛰고 LA에 도착한 지 다섯째 날로 돌아가 봅니다.



저보다 어린 주제에 영감님처럼 구는 햇님군 때문에 애초에 계획했던 빡센 일정은 고이 접어두고, 한가롭게 브런치나 먹자 싶어 그로브 몰을 향했습니다. 사실 저도 힘들었구요.^^; 예전엔 변변치 않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같은 방에서 스스럼 없이 자고, 싸구려 빵을 뜯어먹으며 하루 종일 걸어다녔었는데... 여행을 떠나보면 이렇게나 체력이 약해졌구나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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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나무에 가려져 있으나 그 놈의 사과 가게가 여기도 있더군요. 앱등이 햇님군의 애처로운 눈빛에 못 이겨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 애플 매장 중 꽤 큰 편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는 길, 사람들의 기분 좋은 웅성거림과 촤르르 떨어지는 햇살이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로브몰은 LA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왠지 모르게 공기가 들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언제 찾아가든 그로브 몰의 공기는 화창한 토요일 11시쯤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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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몰은 짱짱한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 가로수길이나 로데오를 연상하게 합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백화점이 모여있어서 쇼핑, 데이트, 친구끼리 모임 장소로 참 좋은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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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햇님군은 우선 브런치를 먹고자 치즈케이크 팩토리(The cheesecake factory) 로 향했습니다. 치즈케익 팩토리는 미국에 있는 유명한 체인 레스토랑입니다. 라스베가스의 치즈케이크 팩토리는 상당히 캐쥬얼한데 반해 그로브몰의 이 곳은 훨씬 고급스럽고 넓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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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치즈케익 팩토리를 알게 된 건 빅뱅 이론 때문이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페니가 이 식당에서 일하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꽤나 애정했던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속 캐쥬얼한 풍경과 꼬질꼬질한 유니폼, 촌스러운 분위기를 떠올리고 그로브 몰의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찾는다면 상당한 괴리감을 느끼실 거에요. 낮인데도 어두컴컴한, 그 어둠 속에서 찐~한 초콜렛 케이크를 칵테일과 함께 먹는 어른들의 브런치 플레이스(?)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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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식사 후 밖으로 나오니 눈을 뜨기 힘들만큼 햇살이 쨍 합니다. 그로브몰 시작점에 있는 분수대는 파아란 하늘을 향해 시시 때때로 물을 쏘아 올립니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쉬우면서도 새로 솟구치는 물기둥이 반가운 모순적인 기분이 들었습니다.무엇보다 부서지는 물방울을 보고 있으면 더운 공기 속에서도 시원함을 느끼게 됩니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여자,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는 남자, 아이스크림을 먹는 할머니, 그리고 나처럼 이들을 구경하는 관광객들. 분명히 공간은 붐비는데 그 속에서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햇살 좋은 날 삼청동을 걸으면 느끼는 기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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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던 서점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책 구경도 했습니다. 사실 책보다는 닥터후 머그컵 옆에서 얼쩡얼쩡했지요. 닥터후... 어찌 보면 좀 병맛이지만 은근히 끌려서 꽤나 오랫동안 보았습니다. 본 사람만 안다는 유행어, Extermin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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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몰에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2-3층짜리 상가가 사진처럼 늘어서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탁 트이고, 여유로운 느낌을 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길도 넓고, 하늘도 탁 트여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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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몰 끝까지 쭉 걸어가다보면 파머스 마켓이 멀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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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밀도로 치자면 그로브 몰보다 파머스 마켓이 훨씬 더 북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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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곳곳에 시장이 있고, 장날이 있듯이 파머스 마켓은 미국 곳곳에 있습니다. 파머스 마켓 자체가 자기들이 농사 짓거나 제작한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 파는 것이니까요. 제가 살던 동네의 파머스 마켓은 토요일 낮에만 잠깐 열리는 작은 규모였지만 LA 파머스 마켓은 워낙 규모도 크고 언제나 문을 여는 상설 시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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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ravel Angel
Dean and Laura Larson
Polyester resin and fiverglass over steel


LA 파머스 마켓 앞에는 조각상 하나가 있는데요, The Travel Angel 입니다. 2001년 로스앤젤레스 퍼블릭 아트 프로젝트, A community of Angels 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We thought about all the angels that travel with us, and how they might like to visit some places when they are not working- when they are just on vacation.”


천사 치고 셔츠가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휴가중인 천사의 모습입니다. (휴가는 사람에게도 천사에게도 필요한 법이겠죠.) 천사의 날개 앞면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고, 날개 뒷면에는 그가 다녀갔던 곳들의 엽서들과 여행 스티커들이 붙어 있습니다. 파머스 마켓도 오래된 마켓 엽서를 기증해서 붙여놓았다고 합니다.


사람들 속에 섞여 여행하는 천사들.
생각만 해도 기분이 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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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 마켓에 들어서면 색색의 과일들이 가득가득합니다. 시장 하면 역시 싱싱한 먹거리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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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좋은 가지각색의 허브티, 찻잔세트도 있었습니다. 케이징이 아주 꼼꼼하고 예쁘게 되어 있어서 여행객 중에는 선물로 사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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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 마켓에 빠질 수 없는 캔디 샵. 그 중에서도 무지개색 사탕과 계피 가루를 넣은 시럽을 입힌 캔디 애플은 단골 메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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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중절모와 페도라가 잔뜩 있는 가게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 아래에서는 이런 멋쟁이 모자도 써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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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라면 로스앤젤레스의 파머스 마켓은 이제 시장보다는 푸드코트에 가깝습니다. 와플부터 피자, 햄버거, 인도음식까지 가지각색의 관광객만큼이나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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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사진만 보아도 그 때의 정신 없는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말 그대로 시장통이었습니다. 저와 햇님군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조용한 골목을 찾아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참을 줄을 서서 음식을 사서 먹었던 건 기억이 나는데 무엇을 먹었는지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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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 몰이 토요일 11시의 공기였다면 파머스 마켓은 월요일 아침 8시의 공기랄까요. 덕분에 저와 햇님군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스윽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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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시장의 북적임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인파에 몸을 맡긴채 이런저런 군것질도 하고, 구경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몸은 많이 너덜너덜해지겠지만요. :-)







쏭블리 LA + 샌디에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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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 하늘사진은 정말 파랗네요...
제가 있는 서울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ㅠㅠ

피라미 쏭블리님 안녕하세요.
국민인사드림니다.

사진이 너무너무 예뻐요 👍🏻
송블리님 사진 보면 늘 떠나고 싶어집니다 ㅋ

송블리님은 사진을 이쁘게 잘 찍습니다~
ㅎㅎ 굿밤되세요

와 하늘이 이렇게 푸를수가 있나요? 멋지네요. ^^ 송블리님 포스팅 보고 있으면 미국을 여행하고 싶어집니다. 고소공포증따위 개나 줘버리고 싶네요. ㅜㅜ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쨍한 햇살에 하늘이 정말 파랗고 예쁘네요. ^^
여기 저번에 '나혼자 산다'에 이시언이 다녀온 쇼핑몰 맞죠?
쇼핑할것도 많고 볼거리가 많아서 너무 재미있을것 같아요.
언제 LA여행을 떠나볼 수 있을까요. (여행병 도짐 ㅋㅋ)

거리의 사진이 언제나 예술작품이네요^^

햇빛이 충만한 동네라 그런지 사진에서도 컬러감이 확 느껴지네요~!! +,.+

정말 멋진 곳이네요. 저도 기회 되면 가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맞 팔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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