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vely Tour: LA #4]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 별들을 따라 걷는 길

in #photo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여행하는 피라미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May. 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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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 이야기 네 번째.
캘리포니아 햇살이 반짝이는 로스앤젤레스로 떠납니다. :-)

LA 마당몰 CGV에서 영화를 보고 나온 저와 햇님군은 이대로 숙소로 가기엔 애매한 시간이라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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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놓고 나오자마자 보이는 거리의 모습


바닥에는 말로만 듣던 바로 그 별들이 하나씩 콕콕 박혀 있었습니다. 저와 햇님군은 빵조각을 따라 걷는 헨젤과 그레텔처럼 별들을 따라 무작정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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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던 CNN


그러다 어릴 적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던 제임스 딘의 별을 발견했습니다.

자이언트, 에덴의 동쪽. 영화를 보았던 당시에도 어린 나이에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던 것 같고, 이제는 어떤 줄거리였는지도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흑백 화면 속에서 상남자 포스를 가득 풍기던 제임스 딘의 이미지만은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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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스타의 이름과 함께 그 스타가 어떤 분야에서 뛰어났는지도 보여줍니다. 영화배우는 이렇게 카메라가 그려져 있고, 감독은 필름, 가수는 마이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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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판을 여러장 얹어 놓은 모습으로 유명한 캐피털 레코드 타워


예전에는 유명한 음반들이 저곳에서 많이 탄생하곤 했지만 최근의 헐리우드는 전반적으로 예전같지 않습니다. 많은 스타들과 기획사들이 뉴욕과 해외로 옮겨 갔고, 남아있는 영화 제작사도 파라마운트 하나 뿐입니다. 헐리우드 거리를 걸으며 스타를 만나는 행운은 이제 기대하기 힘든 일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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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길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스타들의 집이 표시된 오래된 지도는 옛날 헐리우드가 얼마나 많은 스타들의 보금자리였는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비버리 힐즈나 말리부 비치 쪽에는 여전히 꽤 많은 스타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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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해가 지기 전 스타의 거리는 한적한 이태원 거리를 걷는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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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는 헐리우드의 로망과 꿈을 담은 싸구려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했고, 술집들은 밤을 불사를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해가 질 무렵엔 섹시하게 옷을 빼 입은 여성분들이 하나 둘 씩 보였지만 헐리우드 거리는 완전한 밤이 되어야 생명력을 얻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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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이트라이프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저와 햇님군은 그만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길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좀 무서웠거든요.

유명인사들의 밀랍인형들이 있는 마담투소 박물관쪽은 가봤어야 했는데 전날 LA까지 운전하느라 피곤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그러고보니 아직도 LA여행 이틀째.. -ㅁ- 거북이같은 느릿느릿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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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헐리우드 사인을 보며 돌아서는 길. 제 머리 속에는 저녁에 어떤 한식을 먹을까 그 생각 뿐이었죠. (김치를 사려면 두 시간 반을 운전해야 하는 곳에 살던 저에게 첫 LA 방문 때 가장 인상깊었고 좋았던 것은 코리안 타운을 꽉 채운 한국 음식점들이었습니다.)

제가 만약 라라랜드’미아’였다면 이렇게 감흥 없이 헐리우드 거리를 걷고, 아쉬움 없이 떠날 수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벅찬 감동, 또는 동경, 또는 질투. 뭔가 다른 감정을 느꼈겠죠. 그녀를 생각하니 무척이나 원초적이었던 제가 좀 창피하기도 하고, 그녀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에게 이유 없이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 (미안해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상대방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것이 제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때 저는 괜히 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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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 바닥에는 이렇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별도 있었습니다. 현재 2000명이 넘는 스타들의 이름이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에 적혀있지만 몇 몇의 별들은 이렇게 비어 있습니다. 사실 비어 있는 듯 하지만, 어느 별보다도 더 많은 이들의 꿈을 품고 있는 거겠죠.

하나씩 하나씩 스타들의 이름이 채워져가면 나중에는 헐리우드 거리 전체가 별로 가득차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별천지가 되는 건 아닐지...

때가 되면 담장을 꽉 채워서 한 번씩 모두 버려줘야 하는 남산 타워의 사랑의 자물쇠처럼 스타가 너무 많아져서 별이 부족해지는 날이 오면 제가 기억하는 마이클 잭슨이나 제임스 딘, 재키 챈 의 별을 지우고 그 위에 다른 이의 이름을 덮어써야 하는 날도 올까요. 그러면 저는 그들의 이름 위에 덮어쓴 새로운 스타의 이름이 괜히 미울 것 같습니다.


쓸데 없는 상상을 하며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 산책 이야기 끝.




+) 끝이라고 해놓고 사족 붙이기


한국인 최초로 이 스타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분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남인 ‘필립 안'이라는 배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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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군지 아시겠나요. 제게 최고의 코미디 배우이자 이터널 선샤인으로 기억되는 짐 캐리를 오랑우탄🙊으로 그려 놓은 걸 보고 분개했습니다. 😤






쏭블리 LA + 샌디에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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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

너무 가고싶네요ㅠ
헐리웃 스타의 거리라니!!
저는 마블팬인데...로다주나 다른 영웅의 발자국도 있을까요?

헐리웃 스타의 거리를 넘 큰 기대를 갖고 찾았다가 대실망했던 기억이... 왠지 우리나라 피카디리, 단성사처럼 한물간 느낌이 베어있다고나 할까요?

역시 엘레이죠!🤠👍🏻👍🏻

헐리우드 거리가 이렇게 한적하다니, 정말 예전의 무대가 되어버린 듯 하네요. 그래도 추억할 수 있는 발도장을 찍으셨으니 의미가 담긴 여행이 되셨을거라 생각해봅니다.

조니 뎁은 멋지게 그려놓은 걸 보니 조니 뎁 팬인가봐요...오랑우탄이라 표현하지 않으셨다면 짐 캐리인지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미국자체를 한번 가보고 싶어요 ㅜㅜ
짐캐리는 도대체 어디있는거지요 ㅜㅜ 못찾겠어요 ㅎㅎ

제임스딘의 별과 송블리님의 발사진이 의외로 느낌이 있네요.
무언가 나도 별이 되고 싶다는 느낌이 오는 것 같아요 ㅎㅎㅎ

잘보구 갑니당^^

👨 생각보다 조용한 곳이네요. 밤이되면 스타들의 밀납인형들이 살아서 돌아 다닐것 같은 분위기 ㅎㅎ 마지막 그림은 정말 똥손이네요. 다들 못그렸어요 ㅋㅋㅋ

어머 저는 엘에이 여행은 생각도 못했는데 예전 무한도전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에 대한 방송을 보고 리스트에 올렸더랬죠:) 왠지 이태원 거리를 걷는듯한 느낌이 들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네요 :) 한인식당에 대한 기대가 더 큰건 왜일까요 ㅎㅎ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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