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20탄 "소유의 종말"

in #kr6 years ago (edited)

소유의 종말

미래학자 리프킨의 종말 시리즈 중 하나로 소유의 종말이란 책의 핵심이론은 소유에서 공유로의 전환이었다. 오늘날 대표적인 공유경제 브랜드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지만 카쉐어링이나 따릉이 같은 서비스도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승려 틱낫한은 Inter-being이란 생명의 연결고리의 현대적인 의미에 대해서 늘 강조하기도 했지만 리프킨 역시 '접속의 시대 The Age of Access'란 말로 우리의 소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나라 국민총생산량을 보면 80년대에서 2000년대로 오면서 두자릿수나 늘었다. 물로 비교도 안될만큼의 차원이 다른 IT 기술 위에서 살긴 하지만, 그래서 과거를 살던 이들은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풍요로워졌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회적 생존자체는 여전히 어렵다. 삶의 질 만족도나 행복수준은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아직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도 너무 많다. 어떤 이들은 인간의 나태함, 게으름에 대해서 원초적인 문제를 찾지만, 한국인의 근면성실함은 세계1위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어떤 이들은 기본적인 생산지표인 고비용 저효율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건 비용을 쓰는 사람이 하는 말이지 실제로 효율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취할 입장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노동자들이 오히려 효율을 내지 못함을 자책하고, 그것이 자신들의 부를 만들지 못하는 요인이며 그래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된다고 주변을 독려하고, 스스로에게도 강요한다.

수요가 생산량을 감당하지 못해서, 혹은 마케팅이 소비자와 연결을 못시켜서 산더미 같이 쌓여서 공간을 점유하다 못해, 그 점유비용이 생산가치를 넘기고, 견디지 못한 생산자들이 차라리 그걸 소각하는 편이 손실을 덜 입는 시대, 누군가는 저효율에 대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장의 활동과 가격을 맞추지 못해서 1년동안 지은 농산물을 고스란히 제손으로 땅에 파묻어야 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한쪽에선 배고픈 이가 넘쳐난다. 음식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군가는 말한다. 새벽 4시에 나오면 내가 제일 일찍 깬 줄 알았는데 이미 버스는 거의 만석이라고. 심지어 간선버스들 중 3:55분부터 배차되는 노선도 있다. 그럼 도대체 몇시부터 일어나서 일을 해야 부지런하고 효율이 높으며 열심히 사는 것일까. 부지런히 사는게 좋아서 움직이는 사람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 안뜨이는 눈꺼풀과 씨름하며 전날의 피로로 짓눌린 천근만근의 몸을 의지하나로 끌고 나와서 버스에 태우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 낸 3만불 수준의 생산과 소득은 대체 다 어디로 사라지고 가상시대를 이야기하는 2019년에 아직도 생산과 효율을 핑계로 노동자의 삶을 쥐어짜는지.

사회란 어쨌든 함께 만들어 낸 가치다. 그걸 함께 누릴 수 있어야 공정하다. 내 몫을 재빨리 챙겨야 손해보는게 아닌, 서두르지 않아도, 내 몫은 항상 나에게 돌아온다는 사실, 이게 너무 이상적인가? 마치 이상 같지만 그건 함께 사는 사회가 주는 최소한의 믿음이다. 그 정도 믿음도 없다면 그 사람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이 없고, 현실적으로 사회가 그런 불신만을 준다면 그 사회는 사회로서 적절하지 않다.

공유경제는 바로 그런 믿음위에서 가능하다. 내 소유가 아니니 애지중지 할 필요는 없지만,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언젠가 내가 또 쓸 것이기 때문에 아껴야 하고 내 집, 내 방에 넣어두지 않아도 언젠가 그 자리에 있을거란 믿음. 그리고 이 무언의 계약이 깨지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해서 관리자이자 운영자인 기업이 필요하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 이희재 역, 소유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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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유경제 이론은 1984년에 나왔지만, 대중들에게 공유경제가 다가올 미래의 시장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은 제러미 리프킨의 1995년 발표된 바로 이 책일 것이다. 예전의 자본주의가 생산지향이었다면 지금의 자본주의는 소비지향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재화를 써서 과거보다 더 많은 것들을 살 수 있고, 소프트웨어같은 만져지지 않는 컨텐츠를 구매하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야 알 수 있었던 경험들을 돈을 써서 단숨에 이해할 수도 있는 시대에 산다. 소유의 종말이란 멋진 한국어 번역어 뒤에 숨어있는 접속의 시대 The Age of Access란 책의 원제처럼 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연결에 대해서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리프킨은 인터넷은 사물도, 실체도, 조직도 아니고 주인도 없다고 했고, 그건 당시에 진리였다. 하지만 우버를 더 이상 공유경제라고 부를 수 없다는 말 처럼, 이제 수많은 이들의 경험이 기록된 빅데이터나 블로그등을 지배하는 대기업들은 우리에게 마치 공짜로 미래를 열어주고 편리함을 선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록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올리고 있고, 그 변화 무쌍한 시대에서 삼성같은 물리적 생산기술만 가진 한국의 대기업들은 이미 손털고 나간 과거에 성공했던 데이터 산업브랜드를 사들이며 아무리 쫓아도 따를 수 없는 따라잡을 수 없는 뻔한 소프트웨어 시장을 힘겹게 쫒아가고 있다.

리프킨의 말대로 인터넷 플랫폼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지만 거기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이들은 하나의 데이터를 등록한 모든 개개인과 수익을 분배해야 한다. "당신이 우리 서비스에 광고를 달 수 있고, 그걸 켜서, 시청자가 모두 시청한 다음에야 주겠다"는 이상한 계약이 아니라.

구* 을 비롯한 네* 등 모든 블로그 등의 산업은 판 하나 깔아놓고 거기 모여들어 상거래 하는 이들간에 생기는 컨텐츠 수익을 통째 가져간다. 불법다운로드를 강조될 때 느끼겠지만, 우리가 공짜로 슬쩍 이용하는 프로그램 하나에, 영화 한편에, 책 한권에 들어가는 비용은 우리가 그냥 이용하기엔 미안할 만큼 컨텐츠 제작자들의 땀과, 노력, 자본이 들어간다. 그나마 그것들은 불법유통되는 이면에는 배급사를 통해 수익을 올리게 되는 광고효과라도 주어진다.

하지만 내 글, 내 사진, 내 영상이 아무리 유명해 져도 상품으로 만들어 지기 전엔 아무런 소득도 얻을 수 없다. 물론 왠만큼 뛰어나거나 운이 좋지 않으면 상품으로 만들어질 수도 없고, 만드는데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들기도 하며, 잘 팔려서 약간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 우리의 경험 - 부족하든, 모자라든, 못났든 간에 - 이 고스란히 들어간 개인의 소중한 글, 창작물들의 가치는 당연히 그 생산물의 수익을 가져가는 기업에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예쁜 블로그 플랫폼 만들어줬으니까, 그걸 공짜로 쓰는 걸 고마워 해야하는 것은 정말 아니다. 블로그 이용자들은 그 블로그 제작사 기업들 때문에 먹고사는게 결코 아니다. 그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공갈빵 속을 가득 채우는 건 전부 블로거들이다. 결국 함께 살려면, 플랫폼 제작자들은 활동 블로거들에게 적절한 고료를 지급해야 한다.

구글도, 우버 등 대표적 기업들도 컨텐츠 제작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건강한 구조의 공유경제이고, 접속의 시대이다.


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01 ⟪조선상고사⟫
#02 ⟪그레이트 게임⟫
#03 ⟪번역의 탄생⟫
#04 ⟪런던통신 1931-1935⟫
#05 ⟪이제 당신 차례요, 미스터 브라운⟫
#06 ⟪르 몽드⟫
#07 ⟪공부기술⟫
#08 ⟪문명의 충돌⟫
#09 ⟪육식의 종말⟫
#10 ⟪대한민국은 왜? 1945-2015⟫
#11 ⟪송 오브 아리랑⟫
#12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13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14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15 ⟪꼬레아, 코리아 -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16 ⟪인기없는 에세이⟫
#17 ⟪세계도서관 기행⟫
#18 ⟪심플한 정리법⟫
#19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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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책소개 잘 보고갑니다...
댓글 썼다~ 지웠다! 하다가 그냥 이렇게 남기고 갑니다~ ㅎㅎ

엇 독거님 왜 댓글 지웠다 썼다 하셨을까용... 궁금궁금~ ㅋ

ㅋㅋㅋㅋ 그냥이요!! 가끔 포스팅을 읽으면 댓글이 정리가 안될때가 있는데... 오늘은 수수님 글이 그렇네요! ㅎㅎ

구글이나 우버도
진정한 공유로
변화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지 않을까요?

정성어린 서평
잘 보았습니다.

네. 정말 그들이 변해야 가시적인 사회효과가 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책 풀봇으로 응원합니다. ^^

우앙 @naha님 감사합니다. 풀봇은 감동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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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베트남학생 한국어 바름교정해줄때 종종 사용했던 문장인데요.. 수수님 글보면 이글이 생각나에요... 저랑 정반대로 참 똑똑 하실것 같에요 ㅎㅎ

제 글에 비문이 좀 많습니다. 생각나는대로 갈기다 보면 나중에 제가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를때가... ㅋㄷㅋㄷ

여기에도 있으려나 이런책이 ~~

요기가 어디에요? @dokebi님?

공유의 경제 이론상으로는 좋은데... 공적재화의 비극처럼 내것이 아닌 모두의 것에 대해서는 욕심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ㅠㅠ
언제쯤 모든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차별없이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게 될까요.
앞서 쓰신 갑질에 관한 이야기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권력을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면 공정하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항상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참 간사한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절제하고 중립적이고 사랑과 긍정을 늘 머리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간직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저부터 소유의 종말이 올 수 있도록;;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그러게나 말입니다. 정당한 댓가와 차별없는 세상... @epitt925님 정성가득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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