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19탄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in #kr5 years ago (edited)

죽음은 삶의 한 측면이죠. 물론 저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걸 원치는 않지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삶과 하나의 세트라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게 진실이겠죠. 죽음이 있기에 상대적으로 삶은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옛날 사람들은 삶 이전의 삶, 그리고 죽음 뒤의 삶을 중시했기에 그걸 대비하는 삶을 살았다면, 오늘날 우리는 지금 살아있는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여러 조건들에 구애받지 않고 지금에 집중하라고 서로에게 조언합니다.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대비를 중시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지만, 저도 이 순간을 살자는 생각에 동의하는거죠.

삶도, 죽음도 가벼워야 한다는게 전반적인 원칙인데요. 현실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사실 상당부분은 생각과 마음이 실제로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죠. 아름다우면 좋겠지만, 아름답지는 못해도 가벼워야죠. 삶이 너무 무거우면, 사람들은 오히려 죽음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죽음이란 아무리 늦추고 싶어도 우리에게 하루하루 닥쳐오는 타이머이니 삶이 너무 무거워 애써 죽음을 생각해야 할 정도면 그게 내 운명이라서가 아니라 뭔가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호스피스라고 아시죠. 죽음을 가장 잘 아는 살아있는 사람들입니다. 삶을 '가볍게 살라는 것'과 '가볍게 여기라는 것'은 전혀 다른 말입니다. 가볍게 살아야 하지만,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죠. 죽음 역시 가볍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가벼운 죽음은 없죠. 가볍게 살고 당연히 받아들이되 그 가치를 가볍게 여기지는 말 것. 너무 복잡한가요.

호스피스 제도가 잘 되어 있는 곳 중 한 곳이 일본이죠. 소개 해 드릴 책은 일본인 호스피스 의사가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며 쓴 글입니다. 의사지만 몸의 의사라기 보담은 마음의 의사에 더 가까운 셈입니다. 후회는 해도 미련은 하지말자는게 저의 신조 중 하나입니다만, 후회는 주로 했을 때, 미련은 주로 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감정들이죠. 가끔 이 두 가지 개념은 동일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후회'입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오츠 슈이치, 황소연 옮김, 21세기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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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몇 가지만 소개하고 싶은데, 지금 멀쩡하게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먼저 죽어본 사람이 전해주는 신뢰도 높은 메시지니까 - 저자가 꾸민말이 아니라면 - 꼭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했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뻔한 이야기네요. 보다시피 "- 라면..." 이란 줄임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물 다섯 가지 중, 제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다만 위의 다섯 가지는 너무도 동감되는 부분이네요. 죽었을 때 문제는 그 때 해결하기로 하고, 살아있는 순간은 언젠가 죽음이 갑자기 닥쳐와도 미련이나 후회를 갖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한 노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뻔한 사실을 죽음을 앞둔 이들은 생각 한다니 한 번 더 생각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더 잘 살기 위한 노력은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렇게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사회가 나를 매일 압박하는 이 시대를 살면서 나까지 나를 못나고 게으르다고 야단치며 그게 더 나은 미래를 내게 가져다 준다고 믿는 건 조금 잔인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이순간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볼 수 있겠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싶은 걸 실행하는데는 사실 커다란 감정적 결단력이 필요하거든요. 할 수 있는데도 한다는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어느날 @himapan님께서 열심熱心의 반대가 뭔 줄 아냐고 물으시더군요. 히마판님의 스타일을 잘 아는 저라 갑자기 기지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한심寒心이라고 대답했더니 무릎을 치더군요. 아마 당신이 원했던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라고 의심없이 배웠지만 - 어쩌면 세뇌 - 지금 한심하게 살고 있는 분들, 어쩌면 되게 잘 살고 계신겁니다. 미련없이 후회없이 한심한 삶, 그렇게 살아보는 것,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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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dufresne님~ 그러게 말입니다. 잊으려고 잊고 살려고 했던 너무도 당연한 죽음. 요샌 웰빙운동 다음으로 웰다잉운동도 있다더군용~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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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당 짱짱맨~

죽을땐 모든걸 후회할것같은데..
그렇지않을려 일상을 위해 살려고해도 쉽지않네요^^~
좋은책 추천 감사합니다

기냥 쎄리 사는거쥬 뭐~ @dmsqlc0303님 반갑습니당~

Carpe diem~~~^^🙌

그렇죠 역시 까르페디엠이죱~

나이가 든건지 심경의 변화를 많이 느낀건지..
언제부터가 죽음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난다죠..
열심의 반대를 한심으로 떠올리듯.. 그리 살고 싶네요~

한심하게 살기 프로젝트! @sunnyy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드앙~

이렇게 잘쓰시면;;; 리뷰쓰려고 했는데 접어야 될까봅니다요 ㅠㅠ 하지만 한심하게보다는 소소하게 살고 있다며 늘 머릿속에 되뇌이는 삶인데 잘살고 있다고 해주시니 왠지 칭찬 받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헐 왜이러십니까 @greenapple-bkk님 소소하게 한심하게 좋아용 좋아용~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없는 삶이라면 정말 잘 산 인생일 거 같아요.

맞습니당 불이님 후회도 없이 미련도 없이 그렇게 ~

Hi @soo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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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의 반대말이 한심이란 부분에서 얼마전 포스팅된 @raah님의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리뷰도 생각나네요^^
https://steemit.com/dclick/@raah/booksteem--1543963597488

엇 보고 왔습니당~ 덕분에 멋진 컨텐츠 발견했네용 감사합니당~~~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했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후회하지 않을꺼같아요~ ㅎㅎ 수수님 아래 술 소개글에 weboss 태그 성공하셨군요 ㅎㅎ 봤어요!! 그럼 전 오늘도 한심한 삶을 살겠습니다~

넵~ @bbooaae님 소개 덕분에 보팅도 받았어용~~ 감사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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