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18탄 "심플한 정리법"

in kr •  10 months ago  (edited)

물건. 일본발 미니멀리즘이 살짝 유행이 지나는가 싶더니 소수를 중심으로 다시 조금씩 유행하고 있다. 유튜브에 #미니멀리즘, #미니멀 라이프, #집안 정리하기 등의 연관검색들을 해 보면 불필요한 물건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나름의 수많은 방법들이 제시된다. 미니멀 라이프는 단지 적은, 혹은 단순한 소유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지만, 그 중심에는 거의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자유로움이다. 엄청난 물건들로부터의 자유.

예전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박한 삶’이 경제적인 관점에서 뭔가를 아끼고 저장하는 것이었다면, ‘미니멀 라이프’는 소유물들의 관리와 소유 그 자체로부터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오히려 경제적인 태도와 미니멀 라이프는 때로 정반대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물건을 소유하는 건 그 물건이 쓰일 때를 대비해 저장해 두는 것이지만, 대개의 물건들은 쓰임새보다 훨씬 많은 삶의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 그러면, 그리고 대개의 경우 물건들은 필요할 때 집밖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도 하다. 물건들이 넘치고 쏟아진다. 언젠가 쓸 때를 대비해서 쟁여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동도 없다.

바야흐로, 얼마나 더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까가 아니라, 얼마나 불필요한 것을 버릴 것인가가 핵심이다.


“냉동고는 시간을 멈추는 기계가 아니다... 냉동실 안에서도 시간은 흐른다”

”냄비는 최대 네 개면 충분하다. 가스레인지에 동시에 네 개 이상 올려둘 일이 없기 때문이다.”

”벽장은 다시는 입지 않을 옷이나 한 번도 메지 않은 핸드백을 넣어두는 곳이 아니라 사용 가능성이 있는 ‘유효한’ 물건들을 위한 공간이다.“

도미니크 로로, 심플한 정리법 중


프랑스의 수필가인 도미니크 로로의 책 [심플한 정리법]은 표지에 “세계적 베스트셀러 [심플하게 산다]의 실천편”이라고 씌여져 있다. 그러니까 이 작가의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철학이 담긴 책이 한 권 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도 초반에 물건을 대하는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그 내용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에서 정리하고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한 결심이 충분히 서지 않을까 싶다.


도미니크 로로 지음, 임영신 옮김, 문학테라피


지인 중에 집을 정리하고 이사를 떠나며 잡동사니를 주고 떠났다. 처음엔 신이 났다. 신기한 물건들, 또 쓸만한 새 물건들. 두어달 방 한 구석에 나름대로 깨끗하게 쌓아두었는데 두어달 동안 단 한 번도 거기서 아무 쓸모도 없이 있었다. 그리고 먼지가 수북히 쌓여갔다. 그 중 펜들을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펜은 까만색,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샤프, 연필, 색인필, 붓펜, 보드마카... 어림잡아 100여개는 되었다. 파란색, 빨간색... 종류대로 분류해서 작은 지퍼백에 넣었다. 한동안 “볼펜 걱정은 없겠군.”

좀 귀찮긴 하지만 볼펜 몇 개 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사실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여러 사람이 왕래하는 공간, 혹은 혼자 있는 공간이라도 어디 필통에라도 들어 있지 않은 이상 늘 우리곁에서 사라진다. 그러다보니 막 10개씩 사다놓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많으면 그 중 하나가 얻어 걸릴 뿐 쓸 때 찾으면 없기는 마찬가지. 오히려 딱 하나만 있으면 훨씬 제자리에 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빠른시간내에 소모되는 물건이 아니라면 여분의 절반은 대개 쓰레기로 버려진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다 써도 인생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그 반대로 마음은 훨씬 가벼워지고, 내 인생의 가용시간도 훨씬 늘어난다.

원래 나의 성격인지, 아니면 유년시절을 겪으며 형성된 것인지 모르지만, 내 물건에 대한 집착과 욕심은 보통이상이다. 뭔가를 구매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 또 언젠간 쓸 미래의 한 장면을 추측하면, 작은 것 하나도 버리는게 마치 가족과 이별하는 기분이 들만큼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한 5년쯤. 나는 내 성격에 반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려고 대단히 애쓰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잘 버릴 수 있게 되는 능력도 많이 생겼고, 딱 그만큼의 편함과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러던 중 최근에 본 이 책은 이 주제를 다룬 책들 중엔 가슴에 가장 와닿는 책으로 스티미언들께 추천드린다.


”우리가 가진 짐들, 소중히 쌓아둔 추억의 물건들, 이 모든 과거의 유물이야말로 현재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들을 붙잡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다.”

도미니크 로로, 심플한 정리법 중


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시리즈


#17 ⟪세계도서관 기행⟫
#16 ⟪인기없는 에세이⟫
#15 ⟪꼬레아, 코리아 -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
#14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13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12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11 ⟪송 오브 아리랑⟫
#10 ⟪대한민국은 왜? 1945-2015⟫
#09 ⟪육식의 종말⟫
#08 ⟪문명의 충돌⟫
#07 ⟪공부기술⟫
#06 ⟪르 몽드⟫
#05 ⟪이제 당신 차례요, 미스터 브라운⟫
#04 ⟪런던통신 1931-1935⟫
#03 ⟪번역의 탄생⟫
#02 ⟪그레이트 게임⟫
#01 ⟪조선상고사⟫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대부분 냉장고는 일단 집어넣으면 묶혀먹는게 일상이죠ㅎ

그러게요 쑤셔넣다보면... 1년이 지나도 그대로 있는 것들이...

정리만 잘해도 온집안이 깨끗하지요.

최저기온-최고기온 차이가 50도에 달하는 환경에서 적게 유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긴 하죠 ㅠㅠㅠ

참 정리 안되는 남자입니다. 저는...

ㅋㅋㅋ 정리는 어렵죠. 저도 그렇답니다 ㅋㅋㅋ 이 책의 핵심은 정리라기 보단 버리기죠. 버리는 건 더 힘듭니다 ㅠㅠㅠ

ㅎㅎㅎ 꼭 저처럼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네요 ㅎㅎㅎ
얼마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가 여행을 잘하는 요건 중에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ㅎㅎㅎ

@rbaggo님 여행자에게 정리도 의미가 있겠군요. 뭐 물론 여행은 떠나면 무게 때문에 절로 내려놓게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가장 멋진 삶을 살고 계시는군요^^

Hi @soosoo!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3.819 which ranks you at #4365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improved 26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4391).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79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220.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You're on the right track, try to gather more followers.
  • Your contribution has not gone unnoticed, keep up the good work!
  • Try to work on user engagement: the more people that interact with you via the comments, the higher your UA score!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심플하게 정리하는법은 저는 그냥 어질지 않는법입니다
그게 제일 심플한것 같습니다

공감해요. 미니멀라이프라는 것의 핵심을 버리거나 소유하지 않는 다는 부분도 있지만, 필요할 때 사용할 만큼만 소비한다는 '시간'의 중요성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디클릭 클릭 파도타고 왔어용~!
함께 응원합니당~!
행복한 주말 보내셔용~^^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디클릭 클릭 파도타고 또 왔어용~!
댓글 보팅 함께 응원합니당~!
디클릭 클릭 함께 응원합니당~!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디클릭타고 왔습니다 :)

저와 저의 아내도 미니멀리즘에 좀 관심을 갖고 있어서요. 일본식 미니멀리즘은 그 철학적인 배경을 사무라이의 철학에 두고 있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도 보긴 했습니다.

무엇을 갖고자 하면서 떠오르는 욕망을 충족시킬 때 기쁨이라는 것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만 안다면, 아마도 쌓아놓고 사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

잘 읽었습니다. 업봇까지 하고 갈께요.

지나고나면 안 쓰는 물건들이 너무 많은데 그 당시에는 꼭 안 사면 안 될꺼 같고 필요할것만 같은 마음때문에 미니멀은 정말 너무 힘들지만 저도 soosoo님 얘기 듣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 알고 잇지만 실천을 못하는 거라고 보내요.
생각 해보니 저 도한 그러 한듯....
이사 가야 하는데 가기전 정리할것들 어찌 할꼬 한숨,....

스팀 고래의 꿈.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