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레이스 + BOOK 100] 기지를 발휘해야 할 때 (80일간의 세계 일주)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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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그씨에게


비 오는 날 짬뽕이 먹고 싶은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새벽 세 시가 되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집니다. 비는 어쩌다 한번 오지만 새벽 세 시는 24시간마다 찾아오니 문제죠. 배에서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이것도 오래간만이라 공복감이 즐겁네요. 진심입니다.

1분 1초도 눈 감지 말고
늘 날 선 눈으로
하지만 냉소하지는 말고
두 주먹은 불끈 쥐고
끊임없이 배우고, 사유하고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둘러보고, 다가가고, 움직이고
둘러보게 만들고, 다가오게 만들고, 움직이게 만들고
여기저기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의미를 만들어내고

10년 전 일기에 적어둔 다짐 비슷한 것입니다. 내게는 그때보다 지금 더 유효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지금 이 시점에 뒤적거리다 이 다짐을 다시 읽게 된 이유가 있겠지요. 이 여행을 시작하며 당신의 이야기를 읽게 된 것처럼 말이에요.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두고 리폼 클럽의 회원들과 내기를 시작했을 때, 예기치 않게 여행이 지체되면 내기에 건 돈을 잃게 된다는 다른 회원의 말에 당신은 망설임 없이 말했죠.

예기치 않은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고요.

변하고 또 변할 것이기 때문에 잃는 것이 두렵지 않은 건가요? 두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쉽지도 않은 건가요? 당신의 여행은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일투성이던 걸요? 아니면 그조차도 예기한 일인가요? 내 여행은 늘 예기치 않은 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예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흐름에 맡길 뿐입니다.

당신의 배짱에 감탄하면서도 사실 콧방귀를 뀌었답니다.

그런데 순간순간 빛이 나는 당신의 기지에 얼마나 무릎을 치며 감탄했는지! 콧방귀 뀌어서 미안해요. 예기했든, 하지 못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당신과 나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당신이 그러했듯 나 또한 기지를 발휘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뭐랄까. 트렌드, 흐름, 법칙, 고정관념, 관습, 그 모든 것을 꿰뚫고,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그런 기지 말입니다. 이리 보면 ㄱ이고, 저리 보면 ㄴ인 것이 삶인데, 뭐, ‘흐름'이니 ‘법칙’ 따위는 얼어 죽을, 개나 주라고, 소리치고 싶은데요. 저는.

당신은 80일 동안 열심히 둘러보고, 다가가고, 움직인 모양입니다. 당신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 세상을 둘러보게 만들고, 당신에게 다가오게 만들고, 무언가를 위해 움직이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당신이 만들어낸 멋진 이야기가 나에게 큰 의미가 되었답니다.

이 긴 여정 동안 확신에 찬 걸음을 내딛고, 수많은 장애물을 물리치고, 수많은 위험에 용감히 맞서고, 여행 도중에 선행을 하려 시간을 내기도 했는데, 예상할 수도 없었고 대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급작스러운 일 때문에 항구에서 좌초하고 말다니! 끔찍한 일이었다!

- 쥘 베른, '80일간의 세계 일주' 중

내기가 다 무슨 의미인가요.

이 괴짜 신사는 여행을 하는 동안 놀랄 정도로 침착하고 정확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다음은? 이번 여행에서 그가 번 것은 무엇일까? 이 여행에서 얻어 온 것은 무엇일까?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고 치자. 하지만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났다. 매력적인 여인이 그를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로 만들었다는 것!

사실, 사람들은 이보다 더 하찮은 이유로도 세계 일주를 하지 않을까?

- 쥘 베른, '80일간의 세계 일주' 중

하찮은 이유라뇨. 여행의 이유도, 여행의 결과도 백 점 만점에 백 점인 걸요.


위즈덤 레이스 인 서울, 첫 번째 밤 <나랑 놀자>에 놀러왔던 노는(?) 분들에게


여러분과 앞으로도 쭉 같이 놀고 싶습니다. 진심입니다. 궁서체입니다.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아직 산더미처럼 쌓여있단 말입니다!

위즈덤 레이스 밋업 서울에서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은 뒤로 하고, 뚜벅뚜벅 갑니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는 거죠? :-)


BOOK 100, 두 번째 책


BOOK 100 첫 번째 책, '80일간의 세계 일주' 리뷰를 올려주세요. 언제든요.

다음 책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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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지역을 여행하는 내내 읽으려고 해요.

위즈덤 러너님들은 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BOOK 100 전자책 다운로드 링크를 계속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위즈덤 러너와 함께 위즈덤 레이스 BOOK 100 에 참여하고 싶은 분도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신청해주세요.

전자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드릴게요. 기간은 이 포스팅 페이아웃 시점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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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레이스

위즈덤 레이스는?
위드덤 러너 1기
위즈덤 레이스의 이상한 시작
위즈덤 레이스 CITY 100 & BOOK 100

 
 
위즈덤 레이스 CITY 100
 
[서울]

꽃무늬 원피스 안에 숨지 말고
나랑 놀자
위즈덤레이스 인 서울 첫 번째 밤
5월에, 오월애

 
[오사카]

킁킁은 일본말로도 킁킁이야
Stay or forever go
희수야, 일곱시에 우메다역 13번 출구에서 만나

 
[교토]

교토 단상 1
감각의 제국
WISDOM RACE in KYOTO!

 
 
위즈덤 레이스 BOOK 100
 
[80일간의 세계 일주]

기지를 발휘해야 할 때 _ @roundyround
80일간의 러브 일주 _ @mmerlin
to 라라님 (feat. 80일간의 세계 일주) _ @zenzen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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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ㅔ계일주는 일본부터 시작하시는 건가요?

ㅅ ㅔㄱ ㅖ일주를 일본에서! 시작했습니다! 오오사카입니다!

@roundyround님 일본에 잘계신가요!! ( 하늘 너무 이뿝니다.!!) 두번째 책링크도 부탁드릴게요...요번에도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쏘다니려 했는데 비가 와서 집에서 딩굴거리고 있답니다. 요즘 오사카 저녁 하늘이 엄청나요! 또 보여드릴게요! 두 번째 책 링크는 곧 이메일로 날아갑니당! :-)

Posted using Moitto

간사이 지방 여행이라.. 부럽습니다. 맛난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곳이죠.

원래 맛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여행하면서 맛 없는 거 정말 많이 먹거든요. 운에 달려있달까... 그런데 여기선 아무데나 들어가서 아무거나 먹어도 맛있어서 너무 좋아요. :-)

Posted using Moitto

얼마나 깔깔(속으로)거리며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포그처럼 기지넘치게! 위기사항에도 태연하게! 모험을 치룰 라라님의 여정이 궁금하군요 :) 저도 곧 리뷰 올릴게요 룰루~

젠젠님 리뷰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두르세요!

Posted using Moi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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