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 안에서 보는 별은 더 아름답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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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시작하고 내 숨겨진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이해해가고 있다.

나란 사람에 대해 내가 오해했던 것, 부끄러워했던 것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나를 망친 줄만 알았던, 결코 나는 원치 않았던 내용의 과거가 원하든 원치 않든 현재의 나를 만들었고 그것은 미우나 고우나 한평생 함께 해야 하는 내새끼들 같은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글쓰기를 하면 할수록 정신승리는 더더욱 강력해져 마치 고통이 더 아름다운 나를 만든 양, 추한 것을 예쁜 포장지로 포장하고 포장하는 기술만 늘어가고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배우는 것이 없고 성숙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한치의 망설임 없이 택할 것이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나는 이렇게 태어났고 나를 구하는 방법은 위대한 합리화밖에 없는데 말이다.

나는 언제까지고 세상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신이 인간에게 주신 강력한 선물 ‘합리화’를 하며 웃으며 살려고 할 것이다.

“시궁창에 있어도 누군가는 별을 본다”는 말처럼 ‘나는 비록 시궁창이지만 별을 볼 수 있어 다행이잖아.’하며 시궁창보다는 별에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별은 나를 시궁창 냄새에서, 현실의 그 지독한 구린내에서 나를 구해줄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며 애써 룰루랄라 긍정 심리학 마인드로 무장하다 보면 자살까지는 면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세상을, 나의 마음을 단면만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과 나 자신에게 추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아무리 모든 것에 감사하려고 해도 감사하지 않게 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감사하지 않는 내 자신이 괴씸하고 한심하게 느껴질지라도 말이다.

심리학자 융은 “나는 선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세상은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기를 종용하고 우리 자신도 우리 스스로가 선한 사람이라 여겼지만 문득 문득 자신의 이기심, 추한 단면을 볼 때는 나 자신도 그러한 나를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융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자신의 그림자를 대신 남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을 ‘투사’라고 했고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투사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그림자를 인정해야지만 나와 타인을 괴롭게 하는 투사를 멈추고 드디어 우리는 멀리서 반짝이는 나만의 별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행복해보이는 사람도 다 저마다의 고통을 지고 사는 것처럼, 현실은 제각기 시궁창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궁창 안에서도 반짝이는 별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시궁창에 집중하여 구린 내에 질식해 허덕거리며 인상 찌푸리며 살던지, 아니면 멀리 반짝이는 잡힐 듯 안 잡힐 듯한 별에 집중하여 별의 아름다움을 즐길 것인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정도의 선택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위대하게도 우리는 이렇게 우리를 살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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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시궁창이지만 별을 볼 수 있어 다행이잖아.’하며 시궁창보다는 별에 집중할 것이다.>
시궁창보다는 별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시궁창을 벗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별의 존재만으로 위안을 받아 시궁창에 안주하며 더는 자기 합리화하고 싶지도 않고요.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알아도 무엇에 집중하느냐, 무엇을 하느냐가 우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익숙한(딱히 움직일 필요 없는) 시궁창 속에 머물러 있을 건지.. 동경하던 별에 닿으러 기어코 밖으로 나갈 건지.

<위대하게도 우리는 이렇게 우리를 살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가끔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잊고 마네요.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지만, 우리도 칼자루는 쥐고 있다는 것을. 내가 주체적으로 내 삶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를 살려줍시다.. 우리가요.

-그대의 반짝이는 별.... Teral

<별의 존재만으로 위안을 받아 시궁창에 안주하며 더는 자기 합리화하고 싶지도 않고요. >

저도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ㅜㅜ

내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을 믿어 보렵니다.

더는 이렇게 별만 바라보며 시궁창 냄새를 애써 외면하진 않겠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스타, Your Teral

“우리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투사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전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안경처럼 투사를 하며 사는 것 같아요. 합리화는 투사와 단짝 친구구요.
그래서 융이라는 분이 세상을 위해서 그리고 저 스스로를 위해서도 투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나봐요. 내 나를 못보고 나를 인정하는 방법도 모르니 투사하여 나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내가 나를 보는 안목을 키워야겟어요.
그나저나 저는 게으름의 찜질방서 완전 드러누워 지낸답니다.
이제는 지금은 찜징방 선물을 받은거지 뭐 합리화를 하면서요..
메가님 안녕하시죠? 자주 뵈면 좋겠어요~

<지금은 찜징방 선물을 받은거지 뭐>

아...ㅋㅋㅋㅋㅋㅋ

어쩌면 저랑 이리 생각이 똑같으세요...ㅋㅋㅋㅋㅋㅋ

저도 계속 찜질방을 선물 받았다가 이제서야 나왔답니다...

찜질방에선 식혜가 맛있대요. 우리 챙겨 먹어봐요~
슬슬 마실도 자주 나오고 자주 뵈요 ^___^

맞아요~~~ 게으른 찜질방에 있다고 자책하지만 말고 찜질하는 김에 식ㅎㅖ나 시원~하게 마셔요 ㅎㅎㅎ 너무 찜질만 했더니 배만 나온거 같아 이젠 마실 좀 다니렵니다 ㅎㅎㅎ

저도인데..하하하~

하하하~~~( 허탈한 웃음..)

글쓰기를 시작하고 내 숨겨진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이해해가고 있다.
나란 사람에 대해 내가 오해했던 것, 부끄러워했던 것을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메가님의 글쓰기는 역시, '치유의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주는군요. 그래서 메가님의 글을 보고 위안 받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
글쓰기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지요. 아픔과 고통이 온전히 내 것이라 그냥 바라보면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지만, 글쓰기는 선글라스를 쓰고 그것을 바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아요.
글쓰기는 아픔을 응시할 수 있게 해주는 선글라스인거죠.
메가님은 아주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아픔에 응시하고 대항하는 기사입니다. 펜을 든 메가나이트! ㅎㅎ 이곳 스팀잇에서 위대한 선택을 한 위대한 기사로 쭉 남으시길 바랍니다. (기사의 보호를 받는 숙녀를 꿈꾸셨다면,, 실례가 될수도 있는 말..ㅋㅋ)

시궁창에 있어도 누군가는 별을 본다

이 말이 - 문장 자체로는 - 좋기는 해도 개인적으론 공감하지는 않아요.
사실 싫어한다고 말할 수 있죠.

반감이라고 해야할지, 정확히 제 감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다소 공격적인 거라 생각해요.

세상에 시궁창이 있어야 이득을 보고, 그것이 있어야 더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어떤 존재들이 만들어낸 말 같거든요.

"너는 어차피 시궁창에서만 살 존재니까,
저기 저 별이라도 봐!봐!. 그래서 희망이라도 갖고 웃어!
그리고 계속 그렇게 살아!""

'시궁창 탈출'보다는 그 안에서의 '희망찬 안주'를 권유하며 세뇌하는 것 같거든요. 시궁창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데 차라리 별을 보라니....

m님이 언급하신 '세상은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기를 종용하고' 부분을 저도 생각하지만, 저는 어떤 면에서는 더 악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감정들이 m님이 말씀하신 '나를 구하는 방법은 위대한 합리화'인지도 모르겠어요. 아님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별을 볼 여유를 갖지 못한 불쌍한 1인이 여전히 투덜거리고만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ㅠㅠ

<'시궁창 탈출'보다는 그 안에서의 '희망찬 안주'를 권유하며 세뇌하는 것 같거든요. 시궁창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데 차라리 별을 보라니....>

맞는 말씀이세요..!!

시궁창에서 우선 벗어나야 하지만... 벗어나도 삶은 언제나 시궁창 같은 면모가 없지 않아 있는거 같아요... 아니면 벗어난줄 알았는데 아직도 못 벗어나서 일까요?..

어쩌면 정말 시궁창이 아닌 삶도 있는 걸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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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어디선가 아무도 찾지 않는다는 말씀 하신 걸 본 것 같은데...ㅎㅎㅎ제가 마음속에서 찾고 있었는데 ㅎㅎㅎ

시궁창도 때로는 환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안그러면 속에서 곪아 썩어버리겠죠. 햇빛도 쬐어주어야 소독도 되고 좋은거겠죠. 아마도 글을 쓰시면서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멀리서 별을 혼자 바라보고 계섰었나요?ㅎㅎㅎ그래도 저 별이 우리를 볼 땐 너무도 가까이 함께 있는 것 처럼 보일 것 같네요.

밥 먹으면서 이 글을 읽었습니다. 식당 공간을 채우는 배경음악 덕에 읽는 맛(?)이 배가됐네요. 단어가 기억 위에 포개지는 경우가 왕왕 있잖아요. 군 복무 시절, ‘시궁창’이라는 단어를 실소의 용도로 써 봤던 기억이 나요. 삶엔 분명 시궁창적 면모가 있는 듯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관용구에 집중해야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삶엔 분명 시궁창적 면모가 있는 듯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관용구에 집중해야겠지요>

공감 또 공감합니다!!

오랜만에 글 보니 반갑습니다 ^^
현실이 시궁창이어도 별을 바라보는 마음이라는 것은 인간이 정신세계를 구축한 이래로 계속 되어 왔던 일이 아닐까 합니다.
투사역시 마찬가지일텐데요, 어쩌면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내가 동경하는 대상으로 하여 이루게 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고, 그것을 후손을 통해 이루려는 마음일 수도 있어서, 인류를 보존하여 영속성을 이어가게 하기위해 DNA에 새겨져 있는 주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제게는 현실을 잊기위한 마약이기보다. 현실을 좀 더 분명하게 바라볼수 있게 하여 별을 향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만드는 일일 것도 같습니다.

<현실을 잊기위한 마약이기보다. 현실을 좀 더 분명하게 바라볼수 있게 하여 별을 향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만드는 일>

너무나 멋진 말씀인 것 같습니다..!!!

문제적 남자를 보다가 뇌과학에 대한 주제로 문제를 내던데 언젠가는 뇌의 기억도 성형수술을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군요~
그렇게 되면 아팠던 기억들이나 안 좋은 감정들을 재단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 보면 인간적이 않겠죠?
인간적이라는 말 자체가 불완전하고 불안하다는 걸 전제로 깔고 있는 만큼 어찌하지 못하는 우리의 감정을 너그러이 이해하고 그게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ㅎ

메가님 정말 오래간만에 뵈어요~~~ ^^
나이 먹어감에 좋은점은 용감하게 살수 있는 용기 같아요!~
남들에게 선한 사람 말고 그냥 나다운 사람으로 살래요!~
가끔은 하늘에 별에 집중하며~~~ ^^

상여자 로자리아님!

굉장히 오랜만인 느낌입니다 ㅎㅎ

맞아요~~ 나이 먹는건 반갑지 않지만 나로써 살 수 있는 용기는 조금씩 얻어가네요 ㅎㅎ 나쁘지만은 않은거 같아요!

나다운 사람으로 살다보면 행복해져서 어쩔수없이 선한 기운도 가끔은 풍길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나만의 별의 반짝임에 집중하며 즐기며 살았으면 합니다~^^

오랜만이에요 메가님!~🤠

스팀잇에 오고나서 난생 처음으로 글(?)을 쓰며 살고 있어요. 저는 평소에 책도 잘 안보는 성격이어서 글을 쓴다고 하는게 부끄러울 정도로 엉망이지만 제 멋대로 아니 좋게 말하자면 제 스타일대로 하고있어요!

하지만 글을 제가 직접 써보고, 다른 분들의 글도 읽어 보고 하면서 알아가는게 있더라구요. 바로 제자신이에요.

아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나의 삶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말이죠.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그 사람들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는 것 또한 신기 했어요. 물론 100% 전부 알 순 없지만, 실제로 만나보지 않고도 어느정도 그 사람에 대해 알아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죠.

어쩌면 저는(우리는) 힘든 현실의 삶을 포장(?)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그것이 포장이 됐던, 투정이 됐던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고 마음 한쪽에 자그마한 여유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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