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재밌는 연애일기(feat. 남편자랑)

in #kr6 years ago (edited)
  1. 한번은 남편과 자기전 연애시절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난 남편이 왜 나랑 결혼하고 싶어했는지 아직도 궁금한 사람이다.
    "여보, 내 어떤점이 마음에 들어서 결혼하게 된거야?"
    "좋은데 이유가 어딨어."
    역시 내남자지만 너무 멋지다.

  2. 남편과의 만남은 내 사촌언니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남편과 언니는 서로 친구다. 남편이 카톡이란걸 시작하면서 언니에게 카톡에서 이야기 할만한 친구를 소개시켜달라고 했는데 그게 나였다. 나는 영어도 할줄 모르는 사람인데 남편과 영어공부 할 목적으로 톡을 하지 않겠냐는 언니의 말에 혹해서 서슴없이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나는 번역기를 돌려가며 열심히 남편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3. 첫 회사 퇴사후 여유시간이 생겼다.
    그때가 1월,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었는데 문득 사촌언니가 생각이 났다. 언제든 시간 나면 놀러오라는 언니라 신세를 무릎스고 언니가 사는 미국에 몸을 실었다. 어릴적 함께 붙어다니며 지내던 언니인데 일찍 결혼 후 헤어진지라 나로선 정이가고 생각이 많이 나는 사람이었다. 그 후 향수에 빠져 사는 언니를 보고 한번은 언니보러 가야지 했는데 언니는 나를 흔쾌히 맞이해주었다.
    언니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운명이라면 운명인 시간이 다가왔다.
    바로 언니에게 걸려온 남편의 전화!
    남편이 내가 와있다는걸 알고 함께 식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언니에게 거절했다. 부담스러워서... 그러나 결국 우리의 첫 만남은 이루어졌다.
    주저했던 내 마음이 후회로 남지 않아서 다행이다.

  4. 내가 남편에게 반한 순간은 첫만남 때였다.
    사실 남편은 내 이상형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마주한 외국인 모습뒤에 빛나는 아우라를 보았다.
    아마 외국인을 만난다는 떨림에 아우라처럼 보여졌을 것이다.
    그러다 정말 남편에 대한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건 눈동자였다.
    한번은 눈동자 색에 대해 얘기 하는데 서로의 눈동자 색을 알아본다고 아이컨택을 했다.
    나는 블랙이다 라고 넘어가려는 순간 남편이 내 눈을 지그시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남편의 저돌적인듯한 눈빛에 설렘과 심장이 뛰게 된게...

  5. 눈빛 하나에 마음이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 어디있냐는 사람이 있을듯 하다.
    하지만 그때의 난 남자의 '남'자도 모르는 모태솔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눈빛의 첫 주인공이 남편이라는 사실이 참 반갑고 고맙다.

  6. 한번의 식사 후 남편은 시애틀을 소개시켜주고 싶다며 나중에 둘이 다운타운에 가자고 나에게 말했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데이트 신청인가 ...?
    사실 같이 식사할때도 말도 안통해서 언니가 옆에서 열심히 통역해줬는데 둘이 있음 말도 안통하겠다 싶어 언니에게 같이가자고 부탁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란사람 참 순진하고 바보같다.

  7. 데이트 하는동안 역시나 나는 남편말의 80%정도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우리둘은 예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서로 밀치고 장난치며 데이트를 했다.
    (역시 될 운명이어었나보다)
    우리는 말이 별로 없는 커플이었지만, 어린아이같은 장난과 순수함이 깃든 커플이기도 했다.

  8. 지금 현재 스팀잇과 그림그리기로 소홀해진 집안 살림을 보며 남편은 불만을 보이기는 커녕 우리 언제 날잡아서 청소하자고 한다.
    남편의 육아 참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내가 바쁜 탓일것이다. 하지만 바쁘다는건 온전히 우리 모두를 위한게 아닌 나만을 위한 것인데 남편은 거기에 대해 말 한번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먼저 물어봤다.

여보 내가 요새 집안일에도 소홀하고 그림만 그리고 스팀잇 하느라 신경도 많이 못써주는데 많이 서운하지..미안해.

그러나 남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너를 위한 거잖아. 나는 너가 이런 활동을 한다는 자체가 정말 좋아. 육아를 하는것도 힘든일인데 너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지금도 드는 생각이지만 처음 그 눈빛의 주인공이 남편이었다는게 내 생에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 싶다.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오늘 일기다.
스팀잇에서도 서로의 배려와 사랑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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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뭔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글을 클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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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아가세요 ㅋㅋㅋㅋ
이러다 맞을것 같은데 ...

우와아아... 굉장히 기.쁩.니.다.

ㅋㅋㅋㅋㅋ

아 진짜... 넘흐 좋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요님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사랑넘치는 글 보고 내려오자마자 첫 댓글이 소요님이여서 빵 터졌네요. ㅋㅋㅋ 이래서 제가 무조건 댓글 창을 하나하나 읽어본다니까요. ㅋㅋㅋㅋ

저도 이 말 똑같이 하면서 내렸는데... 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요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나도 알면서도 왜 눌렀을까.. 싶다.. 에잇.. ㅜㅠ

너를 위한 거잖아. 나는 너가 이런 활동을 한다는 자체가 정말 좋아. 육아를 하는것도 힘든일인데 너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와....정말 멋진 남자네요.
리스펙트!!
누구라도 육아의 부담이 커지고 그러면 짜증날 법도 한데
진정으로 라나님을 사랑하시는 분이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만큼 좋은 축복은 없는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제가 남편에게 배우는게 많아요.
전 남편이 미국인 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저 더 섬세하고 배려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Yes 와 No가 철저한 사람이더라구요. 처음엔 그게 힘들었는데 (제가 아니다 말하면서도 마음으론 찰떡같이 알아듣고 뭔가 바라는 그런 마음;) 지금은 오히려 편해요 :)
좋은 사람을 만나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넓어진것 같아요. ^^ (feat . 끝까지 남편 자랑)
르바님도 나중에 올라님과 좋은 결실 맺으셨음 좋겠어요 :D

요 며칠 고구마 같은 글만 보다가... 이런 글을 보니 싸~하고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나는 블랙이다 라고 넘어가려는 순간 남편이 내 눈을 지그시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남편의 저돌적인듯한 눈빛에 설렘과 심장이 뛰게 된게.

사람의 진심이 그 짧은 시간에 눈빛으로 잘 전해졌군요.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잘 전해지나 봅니다. "사랑"이라는 둘 만의 언어로.

마지막에 올리신 사진 속에서 선남선녀, 훈남훈녀를 뵈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질 수 밖에 없네요. ^^

왜 때문에 제 글이 고구마같았는지 이참에 설명 좀 ㅠㅠ

봄비님이 작성하신 상관이 있거나 없는 일기에서 1번과 2번 문단에서 요즘 스티밋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일들이 연상이 되서 글만 읽어도 고구마 한 솥을 통째로 먹은 느낌이었습니다. 봄비님 글 때문이 아니라 글 읽다보니 요즘 스티밋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냥 연상되서요. ^^; 봄비님 또 궁금해서 박박 긁는 것 예방으로 진작에 답변을 달아 드렸어야 하는데 바빠서 이제야 답변 답니다. 미안합니다. ^^;;

어머나 제 글이 소화제(?)가 되었다니 좋은데요^^
정말 그 눈빛은 아직도 생각하면 심쿵해요 :)
언어의 장벽도 무릎스고 마음이 더 앞섰던 때였어요 ^^ 지금도 뭐 ㅎㅎㅎ
저 선남선녀, 훈남훈녀 이런 말 처음들어봐요 ㅜ ㅜ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이거 왜 이러세요? 저 이래뵈도 눈 꽤 높습니다. 설마 지금까지 눈 높다고 자부한 제 기준을 낮추시려는 것은 아니시지요? 글에서 느껴지는 두 분의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에 제가 감동 받아서 그랬을 수도 있기는 합니다. ^^

아구~달달당한 연애담이네요~^^ㅎㅎㅎ 햄볶으시면서 사시는 군요~행복한 모습이 너무 좋네요~>_<!!

네 항상 이 행복에 감사하며 살고 있답니다 : )
감사해요 ^^ akoano님

저는 와이프가 왜 자기랑 연예하냐고 할때 성격이 너무 좋다고 했다가 혼나서 지금은 무조건 예뻐서 예뻐서!!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예쁘다고 말하는게 최고죠!!! ㅎㅎㅎㅎ
실제로 많이 아름다우시지 않나요 ?!!
예전에 raah님 이벤트 그림으로 살짝 봤을땐 아름다우시던데요 ^^

아름답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예쁘다!! 예쁘다!!

ㅋㅋㅋㅋ
그럼 아무럼요
"이쁘고 착하다"
이게 정답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재....;;

그 때도 또 꽃을 들고 집에 들어가셨을 원장님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짠하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ㅎㅎㅎ

오늘의 격전지는 여기인가... 죽창은 알리 익스프레스로 지급합니다.

사 사 사랑합니다 .때리진 마요 ㅎㅎㅎ
왠지 지급받은 이 느낌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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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너무 멋진 남편이군요
아내의 일을 밀어주고 집안 일을 돕는 건
멋진 일이지요... 저도 좀 합니다.. 엣헴 ...ㅋㅋ
예쁜 사랑 이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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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굵은 십자군님도 엄청난 사랑꾼이신가 봅니다 :)
벗꽃엔딩이란 그림 보면서 아내분과의 합작품에 저도 사랑이 절로 느껴졌답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D

라나님 따뜻한 연예이야기 너무 달달하네요~~♡.♡

감사해요 로미님 :D
연애이야기는 언제나 달달한듯 합니다.
로미님도 납편분께 업청난 사랑 받으시지 않나요 ^^ 말씀하지 않으셔도 다 압니다 ㅎ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이네요^^좋은 사람은 짧은 순간에도 알아볼수가 있나봐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디어도로시님:)
제가 남편볼때의 후광을 봐서 그런지 운명이란걸 믿는 편입니다.^^

아-꿀같은 연예이야기 재밌어요
그렇게 눈 오래 마주치면 정말 ㅎㅎㅎㅎ
달달해요 라나님

어머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D 민트빌라님 ^^
정말 그때 남편의 눈빛에 심쿵이라는 단어가 절로 느껴졌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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