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9 -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in #kr6 years ago

아홉번째 북리뷰입니다. 제목, 커버 보자마자 손이 갈 만한 책이죠. 일로부터, 기대로부터 또는 고민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날 누구나 있잖아요. 물론 저도 도망치고 싶은 날 이 책을 읽었습니다.




삶에 지친 당신을 위한 피로회복 심리학

저는 많이 팔리는 책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듣고싶은 이야기 라고 생각해요. 그런면에서 요새 "너는 너대로 괜찮아", "도망쳐도 괜찮아", "힘든건 당연한거야" 라고 얘기해주는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포진한걸보면, 얼마나 삶에 지친 사람들이 많은지 느낍니다. 표지에 써 있는 '누구나 도망칠 하루가 필요하다.' 란 말은 제 심금을 후볐습니다. (카피라이터분께 박수를...!) 도망쳐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ㅎ 그래서 책을 읽으며 어떻게 잘 도망쳐볼까 궁리해보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죠!




도망쳐도 괜찮아

이제까지는 도망친다는 것은 책임감이 없고 어른답지 못하다고 여겨져 왔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 자신을 몰아붙이고 책임감과 압박감에 일을 할 때와 부담을 좀 덜고 즐겁게 할 때와 결과물이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부담을 좀 덜고 했을 때 결과물이 좋았을 때도 많고요. 도망치고 싶을 때까지 저를 몰아붙이지 말고, 숨 쉴 틈도 주고, 여유를 잃지 않을만큼의 리듬을 갖자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정말로 중요한 일은 '현재의 감정'이다. 만약 현재의 마음이 '당장 그만두고 싶다. 멀리 도망치고 싶다'는 감정으로 치닫고 있다면, 그것은 그동안의 생각과 행동 과정에서 '그때마다의 현재 시점의 마음'을 무시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마다 그때그때의 느낌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깔아뭉개면서 자기의 진짜 기분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자신에게 엄격한 명령을 계속해왔다면 어느 시점에 이르렀을 때 '도망치고 싶다!' 고 비명을 지르는 게 당연하다.


어느 날 문득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런 자신을 순순히 인정하면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렇구나, 오늘의 나는 이런 마음이구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다면, 부디 이런 식으로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하기 바란다.


좋은 휴식이란, 그냥 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쉬고 싶은 자신'을 마음으로부터 허락하는 일이다.



tromso.jpeg

그러고보니 삶으로부터 한창 도망치고 싶을 때 갔던 여행
Norway -'Tromso', 2017




도망칠 일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

특히 책에서 권하는 재미있는 프로세스가 있었는데, 읽어볼만한 것 같아요. 책임감에 압박감을 자주 느낀다거나, 기대에 부응하려는 마음에 힘을 많이 소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프로세스를 따라보라고 합니다.

  • 상대방이 내게 기대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일방적인 마음일 뿐이다.
  • 그러니 그의 기대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 상대방이 내게 기대하는 것은 언뜻 보기엔 좋은 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기대한다는 방법을 통해 자기의 말을 잘 듣게 하려는 꿍꿍이다.
  • 따라서 내가 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그에게 조종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 나에게는 그의 일방적인 기대에 부응할 의무가 없다.
  • 나는 모든 일을 나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소중히 여겨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다.
  • 그렇게 선택한 일들이 곧 나의 책임이 되고, 나는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어떤가요? 한 줄 요약하자면 이렇게 되겠네요.

남의 기대와 상관없이, 내가 선택하고 그 일에 최선을 다하자.




인생은 살아가는 거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야

책에서는 말합니다. 도망친다는 말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인생을 '승패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승패의 의식을 떨쳐버리고 도망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위험이 큰 곳에서 머물면서 버티고, 억압하기 보다는 잠시 자리를 떠나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두려워해도 괜찮고, 도망쳐도 괜찮아요.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갈되었다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보다는 잠시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글을 읽을 누군가에게 묻습니다. 도망치고 싶은 날 있었나요?ㅎ



지난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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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그의 일방적인 기대에 부응할 의무가 없다.

최근에 누군가가 제게 뭔가를 기대하는 기미가 보였어요. 그러자마자 급 피로해졌죠. 언제 내게 그 기대를 말할까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 프로세스는 진짜 꼭 기억해둬야겠어요.

저는 막다른 절벽에 이르러서야 도망치게 되었고, 도망치고 나니 삶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모르겠어요ㅜㅜ

인생은 살아가는거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말이 와닿네요

경아님께서 찍으신 노르웨이 호수 까페 사진도 좋습니다 ㅎㅎ

네, 살아가는건데 자꾸 이기려고 해서 괴로운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노르웨이는 언젠가 또 가고 싶어요ㅎㅎ 춥지만 참 아름다운 곳이었거든요..!!

경아님은 북리뷰도 엄청난 고퀄!!!
마치 책을 한권 읽은 느낌입니다ㅎㅎㅎㅎ
좋은밤 보내세요 !!

감사감사합니다 :-)
좋은꿈 꾸세용!!

책 읽고픈 욕구를 늘 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셨다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
좋은밤 되시구요!

노르웨이 사진 참 여유롭고 좋네요. 청량감이 확~
오늘도 첫 사진 배경 작업 하시느라 손목이 너덜너덜해진 건 아니신지.. :)

그걸 기억하시다닝!!ㅋㅋㅋ 한 장 정도는 괜찮아용!ㅎ
노르웨이 인상깊은 여행지였어요. 언젠가 또 갈꺼라고 외쳐봅니다!ㅋㅋ

남의 기대와 상관없이...
공감합니다 맨날 도망만 치는 것같긴 하지만^^

도망칠만한 상황을 안 만드는게 제일 좋지만, 도망쳐도 괜찮아요!
맨날은..좀 그렇겠지만ㅋㅋ 자주 도망쳐줍시다!

내가 찾던게 바로 이거야...흑흑
도망칠 일을 만들지 않는 것.꼭 볼래요...

책 소개 감사합니다 헤헤

네ㅎ 다짐해도 잘 안될 때도 참 많네요..휴..ㅋㅋ
도망칠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책표지부터 너무 느낌이좋아요!+_+

도망치고 싶을땐 도망쳐야해요. 쌓이고 쌓이다보면 건강을 해칠지도 모르니 말이죠..ㅜㅜ

네 바로 그거요ㅎ
건강을 해칠정도로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맙시다..ㅎㅎ

얼마전 널부러져 있어도 괜찮아라는 포스팅을 하고 그야말로 널부러져 있었어요. 그거슨 승패의 의미가 아니라 모든 책임감으로부터 나를 쉬게 하기 위함이었지요. 널부러져 있다... 내 몸만 그랬지 마음은 안그랬나 보더라구요ㅜ 소파와 한 몸이 되어, 아이들은 그냥 게임하고 유뷰트보게 두고... 그러는 동안 속은 부글부글... ㅋㅋ 그게 도망간게 아니었던거 같아요. 몸은 도망가고 마음은 역시 그곳에 흑흑. 그 이후 남은건 급체의 연속... 위장병 악화ㅜㅜ 도망갈 수 있는 사람도 사람 나름인듯 해여. 저는 도망 안가고 그냥 그 자리에서 고군분투해야 잘 살아가는, 역시ㅜㅜ 부하직원형 인간. 내게 주어진 일은 그저 다해야 하는... 왠제 슬퍼지는 북리뷰입니다. 경아님은 잘못없어여:

네ㅠ 힘들겠지만, 가끔은 쉬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꼭 얘기해주세요..!
잘 견뎌내셨어요..토닥토닥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하라....
인정하기 싫은 부분을 방치하면서 괴로워 하는 이중적인 ㅡㅜ
단순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이 허락하질 않네요 ㅎㅎㅎ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푸카님 반가워요!ㅎ
그러게요, 참 단순하게 살고 싶은데 일, 관계가 얽혀서 힘들게 만들죠.
그래서 사람인거 같기도 하고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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