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5 - 욕망을 비워내는 삶- 이나카키 에미코씨의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in #kr6 years ago (edited)

아프론머리의 언니, 이나카키 에미코씨의 신보가 나왔습니다.
퇴사후의 삶을 그린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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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먹을 것, 단촐하게 살 것,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장바구니 한가득, 무엇을 그렇게 담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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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퇴사신드롬을 불러왔던 아프론헤어의 이 언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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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후의 삶을 그린 이나카키 에미코씨 신보,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여행전날에 친한언니로부터 이 책을 건네받았습니다.
"여행하다가 시간이 나면 보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새책이라니! 신나서 캐리어에 담아갔죠.
그리고 여행 중간중간 한글로 쓰여진 글이 보고 싶어질때 꺼내봤습니다.




소유와 물질로부터의 자유

이 책은 미니멀리즘 책들과 비슷하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한 발 더 앞서나간 느낌입니다.
저자 본인이 가전제품이 없는 삶에 도전해서 성공해냈거든요. 저자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고 전기, 가스, 원자력발전소로부터 자립하는 삶을 꿈꿨다고 합니다. 다소 극단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삶이지만, 그녀가 그렇게해서 얻은것은 무엇일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것은 소유와 물질로부터의 자유였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미니멀 라이프가 아닌, 나 자신의 욕망을 비우면서 완성하는 삶이요.




냉장고로부터의 독립

저자는 처음엔 전자레인지를 버리고, 그 다음엔 청소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모두 버렸습니다. 큰일이 날 것 같았지만 큰일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생활이 심플해지고, 집안일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냉장고에 대한 생각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마트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할인 상품'과 '특별 판매'와 '원플러스 원'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집어 담는다. '언젠가'먹으면 되니까. 물론 그 '언젠가'는 쉽게 잊힌다. 냉장고안은 '언젠가 먹을 식품'으로 넘쳐나,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아니, 이제는 아무도 제대로 관리하려 들지 않는다. 냉장고는 '먹을 것'을 살아가기 위한 중심축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으로 변질시켜버렷다.
냉장고 안에는 사고 싶다는 욕구와 먹고 싶다는 욕구가 터질듯이 가득 차 있다. 인간의 욕망은 멈출 줄을 모르고, 한번 들어간 대부분의 음식은 두 번 다시 꺼내지지도 않은 채 생을 마감한다. 음식은 이제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욕망의 정체 파악하기

그 동안 제가 소비해온 것들은 욕망을 해소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한 음식, 특별한 경험, 좀 더 특별한 것을 가지기 위해 저는 참 고군분투해온 것 같아요. 특별한 것을 가지면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그게 아니라는걸 깨달은 후로는 이상하게 쇼핑이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언니의 이 책에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물건들을 가진 멋진 싱글처럼 보여지는 것을 포기하고, 특별한 물건을 가져도 멋진 싱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혼자 사는 삶을 인정하기 시작했을때부터 이상하게 통장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욕망은 불안을 자극하고, 불안은 또 다른 욕망을 불러옵니다. 이 무한루프를 끊는순간 더 만족스러운 삶이 펼쳐질꺼라 생각합니다.




그냥 '나'로 살아나가기

나는 어떻게 하면 정말로 만족할 수 있을까, 그것을 삶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일입니다. 그냥 '나'라는 존재자체로 살아나가보는 것입니다. 살아가는데 생각보다 필요한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적은 물건만 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사할 때마다 짐을 많이 줄여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더 간소하게 살아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갖고싶은 물건이 너무 많고,
냉장고에 자리가 부족하고,
전기요금, 가스요금이 폭발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내 마음이 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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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렌지 없이는 살아봐서 괜찮은데 냉장고는 상상도 못하겠네요. ㅇ_ㅇ

냉장고가 없어진다면 전 아마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할 거 같아요. 뭘 많이 사두는 건 아니지만 냉동실에 얼려놓고 먹는 게 많다보니. ㅎㅎ

냉동실에 있는 음식도 다 활용하고 계시다면 냉장고를 잘 활용하고 계시다 생각합니다ㅎㅎ
작가는 말린 야채로 된장국을 자주 끓여먹고, 절인야채와 밥을 같이 먹는 식단을 자주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삶에 꼭 필요한것은 뭘까! 소유와 물질로부터 자유로울수 있을까! ㅎㅎ
요즘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신을 위한 그런 삶이 되어야 겠죠! 전 애니멀 라이프~ 이젠 사람답게 살아보자...ㅋㅋㅋㅋ

애니멀 라이프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도 제 식욕이 욕망인지 본능인지 구분을 못하겠어요ㅋㅋㅋㅋㅋ

ㅎㅎ 정말인데...ㅋ
음... 식욕은 본능 아닐까요? 잘 먹으면 좋죠^^

일본은 절식남이 등장할 정도로 욕망을 버리면서 생활을 만족하는 삶이 늘고 있더라구요. 개개인의 행복이 앞으로 닥쳐올 사회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세상이 발전하면 할 수록 좋은 것인지 다시 의문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늘 노동자이거나 소비자의 입장만 살 것인지. 다른 삶의 방식은 없는 건지. 생각해보고 있는 요즘입니다.

네, 발전하면 할 수록 편의를 위한 물건들이 더 늘어나고, 더 소유를 권하고, 지구는 병들어가고..어떤게 정답일까 싶습니다.

저도 이번에 다시 이사가면 버릴거 버리고 물건에 대한 욕심도 내려놓으면서 살아봐야겠어요ㅎㅎ 항상 생각은 하는데 눈돌아가는 걸 @.@ 멈출수가 없어서 ㅋㅋㅋㅋ하....반성반성!!

저도 더 줄이고 싶은데ㅋㅋ 우선 이번달은 안 쓰는 그릇들 정리하고, 봄 옷 정리하며 안 입는 옷들 정리해볼까 해요!ㅎㅎ
근데 식욕은 좀 더 내려놔야 하는데 그게 어렵네요.

좋은 책 글귀를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소유와 물질로부터의 자유.....
냉장고로부터의 독립......
욕망의 정체 파악하기.....
그냥 "나"로 살아가기.....
이 네 가지는
도시인들에겐 도인들의 선문답처럼 느껴지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가고 ,
저 역시도, 본받아서 실천할 만한 자세라고 여겨집니다.

오늘도 님의 하루의 쥔공이시길!

공감 감사합니다ㅎ 욕망으로부터 더 자유로와지기로 했습니다!ㅎㅎ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삶을 간소하게 줄이는 것은 한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 폭 빠진답니다.
물리적 짐이 줄면 심리적 짐도 줄어들지요^^

포인트를 딱 집어 내셨네요!ㅎ 물리적 짐이 줄면 심리적 짐이 줄어듭니다.
깊게 공감합니다. 저는 오늘 안입는 옷들을 다 버리려구요ㅎㅎ

공감을 하다가도 냉장고에서 턱하고 막히네요 ㅎㅎㅎ 아 미니멀라이프는 아직 저와 먼 곳이군여... 시원한 맥주를 자정에 꺼내먹을 수 없는 삶 ㅠㅠ

아예 포기하진 않더라도, 혹시 가전을 사야한다면 소형 가전을 사는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ㅎㅎ

소유보다는 경험을 선호하는 저에게 필요한 책이네요.
저 이번에 이사올때 청소기 버리고 왔는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청소기 버린것과 티비 안산것! 그건 정말 잘한거 같아요ㅎㅎ
오늘은 안입는 옷정리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미니멀라이프군요. 언젠가 한번 미니멀라이프 한다고, 물건들 다 버리고 물건보관함 사모으는 것 보고 웃은 적 있었는데... 욕망을 최소한으로 한다는게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지만 각자 자기 상황에 맞추어서 하면 되지 않을까 해요. 저 같은 경우는 물욕을 버리기. 옷, 화장품, 장신구 안사기, 필요없는 물건 안사기 정도고요... 근데 아직 식탐은 정리가 안되네요 ㅋㅋㅋ 냉장고는 포기 못하겠어요 ㅋㅋㅋ 비록 텅빈 냉장고지만...

미니멀한 라이프를 위해서 물건보관함을 사는건 정말 웃기네요ㅋㅋㅋ
이미 잘 실천하고 계신거 같아요! 저도 식탐이 제일 문제에요ㅋㅋ

저 원래 소설만 좋아하기로 소문난 앤데, 경아님 글을 읽고나니까 이 책이 너무너무 읽고 싶어졌어요. 근데 전 아직도 특별한 걸 가지면 특별한 사람이 된다고 믿나봐요....(쇼핑이 너무너무 재밌거든요 ㅋㅋㅋㅋㅋㅋ) 저한테 너무 필요한 책같습니다 ㅋㅋ

송이님 저도 욕망덩어리인데 오늘도 노력중입니다ㅋㅋ 이 분 글 잼있어요! 강추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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