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물리학] Chapter 11. 성간운에서의 화학 반응과 외계 생명체의 단서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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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훈하니 @hunhani입니다.

오늘은 성간운에서의 화학 반응과 외계 생명체의 단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oldstone 님께 천체물리학을 쉽게 설명해주는 글을 부탁받았습니다. @oldstone 님께 이번 시리즈를 헌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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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제작해주신 @leesol 님께 감사드립니다.


성간운에서 물질의 형태

전파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수소와 헬륨 분자로 이루어진 성간운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분자가 존재합니다. 최근에 더욱 발달한 관측 장비를 통해 생명 현상과 관계있는 분자를 성간운에서 발견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간 물질에서 아미노산을 구성하는 기본 유기 분자가 발견되는데요. 성간운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분자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성간운에서 원자가 결합해 복잡한 유기 분자가 만들어지려면 고체 알갱이인 티끌이 꼭 필요합니다. 보통 성간운은 밀도가 매우 작아 원자나 분자가 만날 확률이 매우 낮지만, 티끌 표면에서는 달라붙어 있는 분자가 다른 원자와 만나 반응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티끌은 복잡한 유기 분자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지구와 같은 암석으로 이루어진 행성을 만드는 기본 재료이기도 하지요. 수소 분자 역시 대부분 티끌 표면에서 형성됩니다. 수소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가 결합해 만들어지는데, 원자핵들은 같은 양전하를 띠고 있어서 서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지만 동시에 음전하를 띤 전자가 이들 원자핵들 사이에서 두 원자를 묶어 두죠. 수소 원자는 양성자 하나로 이루어진 원자핵과 양성자보다 1,837분의 1 정도 가벼운 전자 하나로 이루어집니다. 수소는 두 개의 전자가 쌍을 이루고 있을 때 더 안정한데요. 그래서 두 개의 수소 원자가 서로의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안정된 구조인 수소 분자를 이룹니다. 이처럼 두 원자가 전자를 공유해 이루어진 결합을 공유 결합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밀도가 큰 성간운에서 수소 원자는 대부분 공유결합을 통해 더 안정된 구조인 수소 분자로 바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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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결합

공유 결합은 두 원자가 서로 같은 수의 전자를 내놓아 서로 공유해 만드는 화학적 결합으로 안정된 구조의 분자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생명 현상에 필수적인 물 분자도 두 개의 수소 원자가 한 개의 산소 원자와 전자를 공유하는 공유 결합을 이루고 있죠. 산소의 전자는 두 겹의 껍질에 분포하고 있으며 총 8개입니다. 안쪽의 전자껍질에 2개의 전자가 있고, 바깥쪽의 전자껍질에 6개의 전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헬륨보다 무거운 원자들은 바깥 껍질에 8개의 전자가 있는 경우가 가장 안정합니다. 물 분자에서 산소는 2개의 수소 원자에 있는 전자를 공유하죠. 그러면 산소는 바깥쪽 전자껍질에 8개의 전자가 있는 효과를 얻어 안정된 구조가 되는 것입니다. 각각의 수소 역시 산소의 전자 하나를 공유함으로써 2개의 전자가 있는 형태가 되어 안정된 구조가 되지요**. 성간운에서 수소 분자 다음으로 풍부한 기체 분자는 일산화탄소(CO)입니다. 산소는 바깥쪽 전자 껍질에 6개의 전자를, 탄소는 4개의 전자를 갖는데요. 따라서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4개의 전자를 내고 탄소가 2개의 전자를 내어 3개의 공유 결합을 형성합니다. 6개의 공유 전자를 가짐으로써 결국 탄소와 산소 모두 바깥쪽 전자껍질에 8개의 전자를 가지는 효과를 내는 것이죠. 질소 분자와 암모니아 분자도 이와 같은 방식의 공유 결합을 합니다. 공유 결합으로 만들어진 분자는 분자를 구성하는 원자와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집니다. 지구에 비교적 흔하게 존재하는 원소는 약 50종이지만 이 원소들이 공유 결합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화합물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데요. 특히 탄소는 바깥 껍질에 4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고 원자의 크기도 적당하기 때문에 다양한 원소들과 공유 결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탄소는 이런 특성 때문에 지구상에 있는 생명체에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는 원소가 되었죠.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물론이고,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같은 모든 생체 화합물이 탄소를 포함해 만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만일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생명체가 탄생했다 하더라도 그 생명체 역시 탄소를 포함한 화합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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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반응 속도

화학 반응 속도란 반응이 빠르게 또는 느리게 일어나는 정도를 말합니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려면 알맞은 방향으로 충돌해야 하고 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이상을 가져야 합니다. 충돌 횟수와 반응 속도 반응 물질이 많을수록 충돌하는 횟수가 많겠지요. 온도가 높은 곳에서는 온도가 낮은 곳보다 원자나 분자가 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돌할 확률이 더 높아질 뿐만 아니라,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 이상을 갖는 입자 수도 많아지므로 반응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반응 물질의 농도가 크다면 일정한 부피 안에 있는 입자의 수가 많아 충돌하는 입자 수가 많아져 반응 속도가 빨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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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간운에서의 화학 반응 속도

성간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은 지상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느리게 일어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화학 반응 속도는 원자나 분자 단위에서 두 입자가 얼마나 자주 충돌하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입자 하나가 다른 입자 하나와 충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충돌하는 입자의 크기, 농도, 온도에 따라 다르죠. 어떤 성간운에서 수소 분자가 다른 원자나 분자와 한 번 충돌하는데 1년이 걸린다면 농도가 100배 희박한 곳에서는 100년을 기다려야 하는 셈입니다. 지구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과 비교하면 성간운에서의 화학 반응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반응이지만 우주에서의 시간 규모를 생각하면 1년이나 100년은 순간이나 다름없습니다. 나선팔에 성간운을 포함하고 있는 우리 은하의 나이는 130억 년이 넘으며, 희박한 성간 물질이 모여들어 성간운을 형성하고 별이 태어나기까지는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까지 걸릴 수 있죠. 따라서 성간운은 다양한 분자가 형성되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고 할 수 있고, 오늘날 성간에서 관측되는 많은 분자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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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의 단서

2008년 독일의 막스플랑크 전파천문연구소 연구 팀은 스페인/프랑스/오스트레일리아의 전파 망원경 관측망을 이용해 2만 5천 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근처 뜨거운 가스 덩어리 지역에서 유기 분자인** 아미노아세트나이트릴**을 찾아냈습니다. 이 물질은 생명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자체는 아니지만 아미노산 이전 단계의 유기 분자라고 합니다. 1965년 이후 우주에서 140여 종의 분자가 발견되었지만 단백질과 관련된 분자는 첫 발견이지요. 아미노아세트나이트릴 분자의 발견이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계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증거가 됩니다. 이외에도 2014년, 깊은 바다가 존재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높은 천체로 꼽히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심해와 유사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특이 생명체 새우가 카리브 해에서 발견돼 외계 생명체의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은 적도 있습니다.

물의 중요성

많은 학자들이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때, 물이 존재하는지를 먼저 살핍니다. 암모니아나 그 외 다른 물질들도 원시 생명체가 탄생하도록 돕는 매질이 될 수 있지만, 물이 가장 좋은 후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이 약한 극성을 띠기 때문에 다양한 분자들을 끌어들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도록 돕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지난 이야기



  • 본문에서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 본문을 작성하는데 있어 천재학습백과, ZUM 학습백과 내용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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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많은 사람들이 이 포스팅에 관심을 갖고 있나봐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어서 다음편

글솜씨가 좋지 않아 한 편 한 편 쓰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군요 ㅠㅠ

그 정도로 정성스럽게 쓰신다는 것이겠지요^^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쓰고 싶었던 내용을 쓰셨군요!

공유결합 말씀이시죠? ㅎㅎ 공유결합만으로도 하나 글을 써도 좋았겠지만 어쩌다보니 포함해서 적게 되었습니다~

넵 공유결합 설명없이 제 주제를 설명하기가 힘들어서 분리막으로 주제를 틀었습니다 ㅎ

어렵지만 이해하려고 노력중입니다ㅎㅎ
잘보고 가요^^

쉽게 풀어 쓰려고 해도 쉽지 않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오~~ 새우가 외계에 있을수도 있는건가요?

. </

네 새우와 비슷한 종임이 확인된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도 유용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ㅎㅎ

외계 생명체가 있긴 있나보군요! ^^

아직 탐사 단계이긴 하지만 조금씩 접근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지구에서 물의 독특한 특성이 아니면 불가능한 자연균형때문에 물을 많이 신경쓰는것같습니다.

물 자체가 갖는 다양한 특성들이 지구에서 뿐만 아니라 우주 어디에서나 범용적으로 생명체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탄소말고 다른 걸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있을 수 있잖아! 왜 맨날 물이랑 탄소 가지고 있다 없다 하는거지? 했는데.. 역시나 저보다 수천배는 똑똑하신 분들이 괜히 그러시는것이 아니었군요. 공유결합과 탄소 얘기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D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모든 유기물은 C(탄소), H(수소), O(산소), N(질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명체 탄생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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