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 친화력] 인간 관계의 실험실로서의 소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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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hs 키만님께서 그려주신 그림입니다! 노트북의 배경화면으로 지정해 보았어요
감사드립니다! ^^

사놓고 10년을 방치한 책,
아니, 방치라기 보다 몇 번이나 읽으려고 시도했으나 도저히 읽히지 않았던 책

괴테가 60세가 되던 해 발표했다는 소설

친 화 력

이 책을 펼치면 제 정신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고,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해 안 되는 것 투성이였어요.

이 난해한 소설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니 언빌리버블!!

아님 그 시대의 사람들이 엄청난 이해력을 가진 지식인이었는지 모르지요

암튼 어떻게 꾸역 꾸역 읽다보니 마지막장을 넘기는 날이 왔답니다!

감격...스러움은 잠시..
이 책을 왜 읽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뭔가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 것이...

일단 속은 후련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 요약!

결혼한 커플이 있어요
남자는 자신의 친구를 데려와 함께 살기를 원하죠
여자는 반대하지만 홀로 남은 친구의 딸을 가엽게 여겨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결국 네 사람이 한 집에 살게 됩니다.
남자, 여자, 남자의 친구, 여자의 친구의 딸...

여러분이 예상하는 대로 남자는 여자의 친구의 딸을 사랑하게 되고,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절망하며 죽는 내용이예요..

이렇게 적어놓으면 간단한데...그게 절대 쉽지가 않아요...;;


저만 머리가 안 따라줘서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궁금해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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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한 분을 발견했어요...
비록 이 한 분 뿐이었지만...그래도 그게 어디예요..ㅎㅎ


그러다 또 하나의 질문을 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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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괴테는 노환으로 죽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 '친화력'은 화학 용어에서 가져왔어요

친화력 : 서로 다른 원자들끼리 원래의 결합을 버리고 새롭게 결합하여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성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B와 CD가 각각 존재할 때는 아무런 현상도 발생하지 않지만 AB안에 CD가 결합하든 그 반대이든 새로운 화합물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괴테는 친화력이라는 자연법칙을 인간관계에 접목, 등장인물 4인의 분리와 결합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인간관계를 실험실로 끌어들여 그들의 반응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죠

이 소설에 등장하는 네 명의 등장인물의 성향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현명한 이성적 사고를 하는 두 사람과, (여자와 남자의 친구)
본능에 충실한 감성적인 두 사람이 있습니다.(남자와 여자의 친구의 딸)

이성과 감성...어느 것이 우위에 있다고 보시나요?
이성과 감성이 우위를 다툴 수 있는 요소일까요?

이 책에서 이성적 사고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커플은 현실을 극복하여 헤쳐나가는 반면,
본능적 감성에 충실한 커플은 결국 파멸에 이르고 맙니다.

그렇다면 본능에 충실한 감성이 옳지 않은 걸까요? 죽었으니까?


그러다 괴테에 대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어요...

괴테가 59세였던 때, 살던 곳을 잠시 벗어나 예나라는 곳에 체류하면서
부인이 아닌 18세의 젊은 여성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이미 결혼을 한 괴테는 젊은 여성에 대한 사랑을 느낌과 동시에 위기감도 느꼈다.
이 사랑으로 자신의 결혼생활, 더불어 삶 자체가 위협받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랑을 괴테는 문학으로 해소하려 했던 것 같다.
'고뇌에 의한 인간의 정화'라는 표현을 빌어...

더하여 자신의 사랑이 신의 뜻을 거스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문학적 작업을 통해 마침내 죽음으로써 반성을 하였을 것

이라는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요소로 마감할 수밖에 없는 비극적 사랑.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이 이야기는 그저 연애소설로만 읽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입니다.

현대 사회에 비춰본다면 별 것도 아닌 일로 죽음까지야...할 수도 있겠고요


저는 이 책을 단독으로 이해할 수 없어 괴테의 다른 작품과 맥을 이어 생각하기로 결론지었습니다.

파우스트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보여주는 죽음은 끝이 아닌 해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친화력에서의 죽음도 결국은 본능에 충실한 삶, 영혼으로의 회귀 도덕적 관념으로부터의 해방...

어떤가요?

이렇게 본다면 차라리 죽음을 통해 해방된 커플이 좋아보이기도 하네요?

이게 아닌데...;;; 휴...

물론 다른 의견도 많아요, 문란한 시대를 비판했다는 의견도 있고..
자연과학과 소설의 콜라보...뭐라고 하는 의견들...
뭐...굉장한 찬사를 늘어놓는 평론가들도 독자들도 많고요...

하지만!!!

저는 이제 친화력을 더 생각하기를 멈추려고 합니다.
생각할 수록 알아야 할 것도 공부해야 할 것도 찾아봐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이 책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요

해방!

그래서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끝!! 을 알립니다.

죽음으로써 끝이 아닌
기록함으로써의 드디어 해방!!


마음에 남는 한 구절 없다면 서운하니까...^^

샤로테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중략...)
그런데 삶이 오로지 이익과 손실로만 계산되어야 하는 걸까!
누구나 어떤 계획을 세워놓지만 그 계획도 방해를 받게 마련이다
우리는 흔히 어떤 길을 정해 놓고 가지만
그 길에서 이탈하게 되지 않는가!


다른 분들이 친화력을 읽은 후 어떤 감정을 느끼셨는지 무척 궁금해요
혹시 계시다면 공유해주세요! ^^


  • 끝으로 이 글은 뉴비 태그를 붙이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아요
  • 아침에 스팀디를 접속해보니 54.9가 되어 있네요
  • 55가 되면 뉴비가 아니라면서요? (간신히 피라미라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뉴비로부터의 해방도 함께 이루어 내었답니다!! 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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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내면의 복잡한 심정을 표현해놓은 책이더군요.

guma님 읽어보셨군요!!
어떻게 보셨어요? 제 의견과 다르신 걸까요?
이 책 읽으면서 누군가 같이 읽고 있다면 서로의 느낌 공유하고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해방 만세!! 만세! 만세! 만세는 늘 삼창이 진리죠 ㅋㅋㅋ
남자는 여자의 친구의 딸을 사랑하게 되고,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절망하며 죽는 내용이예요... ㅋ 괴테스럽네요. 전 이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뜰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답니다. 그래도 한번 읽어보고 싶긴 하네요. 지난번 뜰님의 정리하셨다는 중고서적이 두고두고 생각나네요. 저한테 팔라고 할걸! 언젠가는 스달로 중고서적을 살수 있을까요? ㅋㅋㅋㅋㅋ

괴테스러움=괴기스러움, 다 죽음
이거 맞죠? ㅎㅎ
에빵님 괴테 좋아하시나요?
인간 심리의 철학적 묘사가 이렇게 지루하게 읽힐 줄은 몰랐어요..
사실 파우스트를 기대했거든요..그런 분위기, 느낌.
팔아버린 책들은...
그때 에빵님을 알았더라면 다 드리는 건데요...ㅜㅜ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완전 빠져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친화력'은 첨 들어보는 책입니다.
요약해주신 내용을 보니 그닥 땡기지는 않습니다.ㅋ

이 책의 경우는
'이성'을 따르면 '불행'이고,
'감성'을 따르편 '파국'인 것 같네요.
그런데 현실도 못지 않게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파국'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지라도 말이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역전현상도 발생하는 것 같아요.
'이성'을 따르면 '파국',
'감성'을 따르면 '불행'.
인생 참 어렵네요~ㅎㅎㅎㅎㅎ

p.s
@ddllddll님~~~~
책 리뷰를 이렇게 잘 쓰시면
제가 쓰는 리뷰가 너무 허접해진다구요~~~!!!ㅋ

읽으면서 더 어려운건...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때도 느낀건데
이름이 영 머리에 안 들어와서 애먹었어요...
처음에 도스토옙스키 읽을 때도 동생이랑 첫장 설명 부분 읽으면서
진짜 이게 뭐냐며...지치고 시작한다고 막 그랬었는데...
그래도 그건 재미있잖아요..

이건 처음부터 끝까지 지쳐요...
중간중간 뭔가 철학적인..(사실 온종일 철학적이지만) 사유, 마음에 와닿는 게 하나씩 나와주니까 그나마 버티고 읽었답니다.

칼님 이거 잘 쓴 건가요? 쓰면서 정말 아무도 안 읽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썼어요..ㅎㅎ
책 내용처럼 지루할 것 같아서요 ㅎㅎ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시도조차, 아니 시도할 생각조차 안했습니다.ㅋ

제 도서리뷰를 보시고도 그런 말씀이 나오세요~?!?!?!
전 꽤 맘에 들어요~!!!
@ddllddll님의 일상적인 글 말고
시나 생각을 적은 글, 리뷰를 보면 많이 놀랍니다~
전혀 다른 분 같거든요~^^ (멋지다는 말임~!!)

멋지다는 말임...에서 심쿵하였습니다
칼님의 칭찬은 늘 저에게 힘을 준답니다^-^
어떤 글을 써도 꼼꼼히 읽어주시고 피드백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려요
제가 칼님의 팔로인 게 참 행복하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충분히 영화로 나올 내용이네요. 역시 찾아보니 나오네요.

영화도 있나요?
어휴...테일님...저는 영화 안 볼래요..
더이상 그 네 사람의 화학적 작용을 지켜볼 여력이 없어요..ㅎㅎ
근데 쫌 궁금하긴 하네요..
책 내용을 어떻게 담아냈을지요^^

역시.. 소설은 작가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묻어나니..
18세 연하와의 불같은 사랑이 소설에 투영되었던 거군요.
스스로 느낀 죄책감으로 소설에서는 이 결말을 파국으로 그린 것이고요.

음.. 어렵네요. -ㅅ-;;

맞아요 트리님!
바로 이해하셨어요!
근데 웃긴건 괴테의 다른 작품들과 평소 그의 신념에 비추어 볼 때
그게 죄책감이라기 보다
현실에서는 도덕적 잣대로 금기시 되는 일이 죽음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 지는 것.
그 해방감을 그렸다는 거예요...
웃기는 할배예요!

이런 나쁜 친화력을 봤나~ ㅋㅋㅋ 간단요약 짱인데요^^

간단요약 저 내용이 끝인데...
그걸 친화력에 적용시켜 철학적으로 풀어낸 수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인가봐요..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냥 맘대로 읽으면 돼서 좋아요^^

올드비로써의 진급을 막기위해 이 글에 보팅 안합니다. 뉴비로써의 혜택을 계속 누려보아요~~~ ㅋㅋㅋ

뀨님!
저는 뀨님이 안 그러실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올드비라니...그 용어가 진정 사실인가요? 헉;;;
뉴비가 나은 것 같아요..ㅎㅎ

당신은 이미 올드하다 ㅋㅋㅋ

허얼...곧 그리 되실 겁니다!

친화력..이름 부터가 저한테는 근접하기 어려움이 있네요.
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괴테가 늙어서 죽었다는 내용에 웃을 일이 아닌데 웃게 되고,, 디디엘엘님의 차라리 죽는것이 해방된것 같다는 말에 또 한번 빙긋이 웃게 되네요.
괴테는 작품으로 자신의 죄책감을 면제받으려고 햇을라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파우스트의 결말이 어땠는지도 기억이 안나서 친화력을 읽는 것은 더 엄두가 안나네요. ^^

아참, 뉴비 해당 축하드려요~

앗 오나무님 저의 개그 요소를 모두 파악해주시다니!
감동이예요~^-^

괴테는 작품으로 자신의 죄책감을 면제받으려고 햇을라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나무님 의견과 같은 비평가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어릴 적에 엄마가 파우스트를 읽으시는 걸 보고
괴테에 관심을 갖게 됐었는데 친화력으로 이별하게 되네요

괴테가 자연과학, 역사 등 여러 분야에 통달한 사람이라
그 분야에 무지한 저에겐 너무나 어려웠어요..;;;

나이가 들면 못해본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죽나봅니다.
이렇게 대대손손 전해질 얘긴 줄 알고도 그랫겠죠? 뜹~

어머...어쩜 괴테는 죽은 뒤에도 해방되지 못한 거네요!! 좀 불짱...ㅠㅠ

뉴비해방축하드려요^^돌고래로쑥쑥진급합시다^^

스파업 하고 싶따아~~~
혀니님...얼른 돌고래돼서 저 풀보팅 막 해주세요~~~ㅎㅎ

저도 못읽고 방치된 책들이좀있는데ㅎㅎ언젠가는 읽겠지요,.ㅎㅎ뉴비탈출도 축하드려요~^^

주니님도 곧 뉴비 탈출하시겠는 걸요? ^^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사 놓은 책 중에 읽는 것이라고 하니
언젠가 꼭 읽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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