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진 일기 / 2018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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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나들이
Photo by @ab7b1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일하는 지인이 있어 몇 년 전부터 지인을 핑계로 BIFAN에 놀러 가곤 합니다. 어쩌다 보니 이 도넛을 사는 것도 연례 행사가 되었네요. 지인에게 줄 도넛을 챙겨 들뜬 마음으로 부천에 왔어요!


서울에서 부천이 멀지 않은데, 괜히 멀게 느껴집니다. 매번 BIFAN에 올 때는 큰맘 먹고 오게 돼요. 한 시간도 안 걸리는데, 왜 매번 하루만 오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생각해보면 도심 속의 영화제라는 인식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도시에서는 삶이 빠르고 바쁘게 지나가요. 가깝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어 외려 시간 내기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작년엔 영화 한 편만 덜렁 보고 갔는데 허전하더라고요. 그래도 영화제인데! 그래서 오늘은 영화 두 편을 골랐습니다.

상영관 앞에는 자원활동가분이 그린 포스터가 붙여져 있습니다. 손으로 그린 포스터 너무 귀엽지 않나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에 비해 B급 감성이 충만해요. 처음엔 당황했지만 몇 해 오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어제 가장 행복했던 때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창문 새로 나무와 햇빛이 가득 쏟아지더라고요. 참 아름다웠습니다. 봤던 영화가 만족스러워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정말정말 좋더라고요. 한참을 서서 창문을 바라보다 나왔습니다.


특이하게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부천시청이 헤드쿼터입니다(시청에서 상영도 합니다). 다음 영화까지 시간이 남아 시청 앞 벤치에 앉아 글도 적고, 주변도 둘러보았어요. 뜨거운 날씨였지만 그늘에 있으니 선선한 바람이 불더라고요. 삶에 이런 여유의 시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보려던 시간에는 상영하는 영화가 호러물밖에 없었어요. 겁이 많아 공포 영화를 보지 않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장 덜 무서워 보이는 호랑이는 겁이 없지를 봤습니다. 마약과 전쟁이 휩쓴 멕시코를 아이들의 모습으로 그린 판타지 영화인데요. 공포영화 특유의 사운드가 너무 무서워서 보는 동안 수명이 5년은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어 홍대로 가야 했어요. 괜히 아쉬운 마음에 영화관에서 부천시청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잠깐 시간이 남아 합정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습니다. 절판된 책이 있어 예전부터 오려고 했는데, 미루는 동안 이미 팔렸더라고요. 온 김에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던 글이 있길래 하나 사서 돌아왔어요.


어제 저녁은 바쁘다는 핑계로 매번 만남을 미뤄오던 사람들과 식사를 했습니다. 연트럴파크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온 건 처음이에요. 이런 곳이 있다니! 경의선 숲길이라는 예쁜 이름의 공원이더라고요. 아쉽게도 음주 금지였지만 돗자리에 앉아 맥주 한잔하며 도란도란 끝없이 이야기하고 싶은 밤이었습니다.

집순이들은 집 밖을 나갈 때 모든 일정을 한 번에 처리한다던데, 저도 밀린 일정을 소화하느라 더운 날 목 한번 축이지 못하고 정신없이 돌아다녔네요. 그런데 그런 시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금씩 사람들도 다시 만나고, 작업도 시작하고 싶어요!


올해는 전주국제영화제(JIFF)를 못 가서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가보려고 했는데, 오쟁(@thelump)님의 영화가 상영된다는 기쁜 소식이 들리네요.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간다면 어떻게 잘 피해 다닐지 고민하고 있답니다. 크크. 그리고, 늘 감사한 경아(@kynga)님의 마크다운을 사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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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멋있는 곳이네요.
한번 가 봐야 되겠어요.
날도 더운데 고생 많으셨네요..
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

영화제가 이번 주말에 끝난 거로 알고 있어요. 아쉽네요! 매년 하는 행사이니 시간 되면 들러보세요. 이때는 볼거리도 참 많더라고요 :)

네 감사합니다.
그럼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확실히 공포물은 아닙니다..!! ㅎㅎㅎ 일정 맞으면 다함께(라고 해봤자 2~3명일 테지만 ㅋㅋ) 맥주나 마셔요!

흑흑! 넘 재밌을 것 같은데! 그래도 도망 다닐 거에요 ㅋㅋㅋ 일단 일정을 먼저 확인해봐야겠어요.

여름엔 무조건 호러영화를 봐야쥬~
온몸에 털이 쭈볏쭈볏 서는 듯한 공포~^^
그래야 시원해져요~

시원해지다 못해 몸이 얼어버릴 것 같아요! 호러물을 좋아하시는군요. 부럽습니다 ㅠㅠㅠ

영화제를 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은 꼭 가고 싶은데..내년 부천영화제를 가봐야겠네요. ㅎ
다른 영화제보다 끌리는 점이 분명 있는 거 같아요 ㅎ

왜 부천 영화제가 더 끌리는지 궁금해요ㅋㅋ 저도 전주 국제 영화제만 주구장창 갔었는데 하나하나 새로운 데 가보려구요. 내년엔 꼭 오세요. 스쳐 갈 수 있기만 해도 좋겠네요.

크리스피 크리미의 일반 동그란 도나츠와 던킨의 아메리카노 커피 조합이 저는 제일 개맛있어요. 물론 크리스피 일반도나츠를 어떤 아메리카노 커피에라도 찍어먹으면 다 좋지요. 꼭 설탕 조금 들어간 아메리카노여야 하지요. 던킨은 이맛 못쫒아가요. 예전에 크리스피가 한국에 들어오기전 시카고에 출장갔다가 너무 개맛있어서 오는 길에 한박스 사서 비행기에 탔는데 제 선배겸 상사가 절라 꾸사리주드라고요. 뭐 그딴 걸 사냐고! 지돈으로 산것도 아니면서. 그런데 그 형이 하나 먹어보더니 지가 다 뺏어먹었어요. 비행기에서요. 아주 불쌍한 얼굴로 하나만 더먹자. 하나만... 하나만... 그러더니

시바



크리스피도나스 찾아서 먹어봐야 겠네요.

요즘 피터님 댓글이 그리웠어요. 오랜만에 피터님 댓글을 보니까 기분이 막 좋아지네요.

던킨 아메리카노는 가끔은 되게 별로다가, 가끔은 정말 맛있다가 그러더라고요. 오늘 댓글은 사적이군요. ㅋㅋㅋ 실은 전 크리스피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노래 한 곡 남겨 주세요.

나루님께서 제 댓글 그리우셨다니까 감동의 물결

퐁퐁퐁

나루님의 사랑받는 맥아재곡 심어노아요.

지금 바깥에 나와 있는데 듣기 참 좋네요. 선곡도 잘해주셔ㅋㅋ 감사합니다. 피터님 요즘 정말 더우니 건강 잘 챙기셔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는 이상하게도
간다간다 하고 단 한번도 못 가고 있네요 ㅡㅡ;
보신 영화들은 어떻든가요?

선셋님!! 저도 가기 시작한지 몇 해 안 됐어요. 선셋님은 어떤 영화제 주로 가시나요?! (궁금) 부천 영화들 선셋님하고 잘 맞을 것 같아요!

본 영화들이 좋긴 한데, 제가 B급 영화나 호러물, 개성 넘치는 영화들을 잘 보는 편이 아니라 부천을 제대로 즐기진 못한 것 같아요. 가장 무난할 것 같은 영화를 찾았거든요. ㅋㅋㅋ

원체 게을러서 여기저기 자주 가는 그런건 아니구요,흐흐

부산은 은근히 자주 갈 기회가 생기다보니 부산국제영화제 몇번 가봤네요.
가서 보는 것들이라고 해도 뭐 이슈인 것들 정도만 적당히 찾아보게 되요.

아 저 비급이나 호러물 안 좋아합니다.저랑 잘 안 맞겠네요 ㅋㅋㅋㅋ

비급 영화는 뭔가 키치할거라는 편견 때문에 손이 잘 안가는 편이고,
호러물은 재밌게는 봐요.아 글고보니 비급 호러물들 좋아하긴 하네요.
근데 진지한 호러물은 보면 큰일납니다.밤에 불 켜놓고 자야합니다 ㅋㅋㅋㅋㅋ
곡성보고 한 한달 고생한듯..ㅋㅋ

앗! 선셋님 엄청 좋아하실 것 같았는데 의외에요(!)

저는 일정에 맞춰서 팜플렛 보고 끌리는 거 고르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끔 대박 날 때도 있고 엄청 이상할 때도 있어요. ㅎㅎ

저는 비급 영화를 좋아하긴 하는데 무서운 걸 아예 못 봐서요. 이번에 봤던 영화는 스릴러 한 편이 있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좋았어요. 영화제는 그 분위기 자체로도 좋은 것 같네요.

부천영화제 제게는 정말 특별한데, 못 간지 몇년 째예요. 흙흙. 오래도록 좋아했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를 처음 만난 영화제이기도 했고, 학창시절에 진짜 좋아했던 배우 이찬삼을 부천영화제에서 만나기도 했거든요. 부천영화제에서 진짜 정신이 혼미해지는 괴상망측한 영화들 많이 봤는데...

라운디님 너무 바쁘신 건 아니겠죠?! 저도 매번 겨우 하루 가는 정도지만, 다녀오면 이상하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미이케 다카시는 처음 듣는 감독인데 꼭 찾아볼게요!

정신이 혼미해지는 괴상망측한 영화들... 저는 그런 영화들이 보기 힘들더라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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