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치앙마이 5일차 - 선데이마켓과 귀국(1월 21일 일요일)

in #kr-travel7 years ago

batch_IMG_1724 복사본.jpg
고양이짤은 패배하지 않는 컨텐츠죠. 마지막 여행기의 대문은 귀엽게 고양이로 시작합니다.

batch_IMG_1702.jpg
U 치앙마이 호텔에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베란다로 나오면 저 멀리 사원 건물이 보이고 밝은 해가 비쳐옵니다. 쇼파에 기대어 잠시 여유를 즐겨봅니다. 하지만 꼬꼬가 뛰어나올 것이기에 오래 있진 못 합니다.

batch_IMG_1705.jpg
조식은 칸타리 힐스보다 나았습니다. 부페의 음식 가짓 수는 더 적었지만 주문하면 가져다 주는 음식이 괜찮았습니다. 샌드위치나 쌀국수, 볶음밥 같은 단품 요리가 있습니다. 아기를 위한 오믈렛과 에그 베네틱트, 쌀국수 하나를 시켰습니다. 커피도 몇 가지 종류가 주문 가능한데 라떼를 시키니 귀엽게 나왔습니다.

batch_IMG_1708.jpg
수영장입니다. 1층 객실 중에는 바로 연결이 되는 곳이 있네요. 물이 차가워서 수영은 하지 못했습니다. 칸타리 힐스의 뜨끈한 자쿠지가 그립네요.

batch_IMG_1716.jpg
이 날은 아이의 컨디션에 맞추기 위해 장모님, 처제와 따로 떨어져 다녔습니다. 다시 유모차를 끌어야 합니다. 인도가 잘 정비되지 않아 힘들었지만 올드 시티는 골목 사이로 다닐 수 있어 한결 나았습니다. 유모차를 돌돌돌 끌고 코코넛 푸딩 하나 들고 치앙마이 역사 박물관에 오니 아기는 마침 잠들기 시작했습니다. 나이스! 하지만 뭘 봤는지 기억은 잘 안 납니다. 요약하면, 치앙마이는 옛날에 란나 왕국이었다. 미얀마 등 주변 나라들과 전쟁 많이했다. 남부의 시암 왕국과 잘 지냈지면 결국 독립을 유지 못하고 편입되었다. 이 정도 생각나네요. 여기도 왠지 사연 많은 동네일 것 같습니다. 안 그런 곳이 또 어디 있겠냐만.

batch_IMG_1718.jpg
예술, 문화 박물관입니다. 여긴 더 기억이 안 나네요. 올드 시티가 정사각형에 가까운데 그냥 만든 게 아니라 나름대로 계산한 거라는 정도만 기억 납니다. 옛날 기술로 놀라운 건축물 어떻게 만들었냐, 대단하다고 하지만 전 현 시대에 블록체인이 나온 게 더 놀랍습니다. 다 각자 시대에 만들만 하니까 만들었겠죠.
2층에 가면 란나 왕국의 역대 통치자들 초상화와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batch_IMG_1717.jpg
박물관을 나오면 삼왕상이라고 태국 북구의 3명의 왕 동상이 있습니다. 다들 뭔가 몸짱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batch_IMG_1721.jpg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호텔 근처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Graph 카페를 지나기 때문에 커피도 한 잔 하구요.

batch_IMG_1722.jpg
잠에서 깬 꼬꼬에게 작은 주스 하나를 사줬습니다.

batch_IMG_1723.jpg
유모차를 끌고 이런 길을 갔습니다. 날이 화창했죠. 허름해 보여도 여기 이 동네에서 힙한 곳이라 하더군요.

batch_IMG_1726-side.jpg
고양이도 만났구요. 대체로 고양이들이 사람 손 타는 거 싫어하지만 외국에서 만난 친구들은 후다닥 도망은 안 가더군요. 귀찮아 하면서 스윽 지나가는 정도죠. 한국 사람들이 길고양이들을 얼마나 괴롭히는지 알 수 있지요.

batch_IMG_1730-side.jpg
GRAPH 카페에 사람이 가득 차서 바깥에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날이 따뜻해서 실내보다 답답하지 않고 좋았습니다. 이 날도 한국인이 많았구요. 이 커피는 Soul smith라는 이름인데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콜드브루 커피입니다. 콜드브루를 맛있게 만드는 집이니 역시 맛이 좋았습니다. 130바트(약 4,500원)

batch_IMG_1732.jpg
카페가 있는 골목 오른편입니다. 사진 속 남자가 걷는 방향의 분홍색 건물이 유치원입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 가 봤는데 하원 시간이라 마당에 아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알아서 놀고 있으면 오토바이가 오고 선생님이 휴대용 마이크로 이름을 부르면 아이들이 나와서 보호자에게 인계되죠. 애들의 기운에 끌려서인지 우리 꼬꼬가 유치원에 관심을 보이더군요. 성격이 조금 더 적극적인 아이였으면 아마 들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게 놀던지 분위기는 거의 클럽급이었습니다. 한 쪽에선 아이들이 만화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EBS에서 가끔 보던 '출동 슈퍼윙스'가 나와서 신기했답니다.

근처 환전소에서 100$를 환전했습니다. 마지막 날이기에 50$만 태국돈으로 바꿔주고 50$는 그냥 달라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50$ 지폐가 없으니 10$ 5장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환전소에선 고액권의 가치를 더 높게 쳐주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거겠죠. 10$를 바트화로 바꿀 때보다 100$와 50$가 약간 더 이득을 봅니다. 남은 달러는 한국으로 가져갈 거라 항의하진 않고 그냥 받았습니다만 조금 괘씸하네요.

batch_IMG_1733-side.jpg
조식을 먹었던 호텔 식당은 점심이 되니 본래의 식당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투숙객은 할인해 준다고 얼핏 봤는데 물어보니 평일만 해당입니다. 왼쪽은 면요리고 오른쪽은 반을 가른 파인애틀에 담긴 볶음밥입니다. 꼬꼬에게 준 볶음밥까지 해서 660바트(약 23,000원)입니다. 치앙마이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비쌌지만 한국에서 태국 현지의 맛을 먹었다고 자가 세뇌를 실시했습니다. 물가 싼 치앙마이도 역시 호텔은 호텔이네요. 아기랑 편하게 먹었으니 만족입니다.

아내는 꼬꼬를 데리고 방에 올라 갔고 전 바로 호텔 옆에 가서 마사지를 받았습니다. 1층엔 발마사지 손님이 가득했습니다. 2층에 올라가 전신마사지를 받았습니다. 무에타이를 할 거 같이 강인한 몸을 가진 남자분이 마사지를 했지요. 조금 아픈 과정을 거쳐 판타스틱하게 시원했습니다. 어제 마시지 받고 온 가족들이 지금까지의 마사지는 장난이었다고 말한 이유를 알겠네요. 카운터에 보니 자격증이 걸려 있어 믿음이 갔습니다. 1시간 전신 마사지에 가격은 200바트(약 7,000원). 아무리 물가가 저렴해도 사람 값 너무 싼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치앙마이에 6개월 살면서 매일 마사지 받고 몸 고치는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가격 보니 그럴 만 하네요.

방에 가니 꼬꼬는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마지막 마사지를 즐기러 갔고 전 옆에 누워서 스팀잇을 했습니다. 두시간 뒤 지옥에서 돌아온 얼굴을 한 아내가 방에 들어왔습니다. 혼신의 마사지를 받은 모양입니다.

batch_IMG_1736.jpg
짐을 싸고 방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야시장 구경을 나갔습니다. 치앙마이에선 일요일에 올드시티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라는 야시장이 제일 큰 규모라고 하네요. 호텔 문 앞에 이미 분위기가 들썩들썩 합니다.

batch_IMG_1738.jpg
정말 사람 너무 많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서 알 수 없는 언어도 많이 들리구요. 유모차 가지고 다니기엔 좀 많이 힘 들었습니다. 꼬꼬도 시끄러운지 귀를 가끔 막더군요. 가만히 있으면 인파에 떠밀려 다닐 수 있습니다.

batch_IMG_1739.jpg
시장에서 전 책갈피 2개를 40바트(약 1,340원)에, 아내는 앞치마를 240바트(약 8,050원)에 샀습니다. 책갈피는 원래 50인 걸 깎았고 앞치마는 절대 안 깎아 주더군요.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앞치마가 예쁘더군요. 안 깎아줄만 했습니다. 꼬꼬에게도 옷을 하나 사줬는데 돌아다니면 비슷한 제품이 많았습니다. 아마 같은 공장에서 떼어 와 각자 알아서 가격 붙여 파는 모양입니다. 처음 간 곳에서는 250바트 부르던데 뒤돌아서자마자 200바트로 떨어지는 마법이 일어났습니다. 돌아다녀보니 사람들 많이 다니는 곳은 비싸고 조금 외진 곳에선 더 싸게 파네요. 야시장 끝자락에 가서 150바트(약 5,030원)에 샀습니다.

야시장을 끝으로 밤 12시 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하니 월요일 오전 7시쯤인 걸로 기억합니다. 날은 몹시 추웠네요. 따뜻한 곳에 갔다 오니 꿈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치앙마이는 언제고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1달 정도 살다 오면 정말 좋겠네요.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이상으로 치앙마이 여행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태국어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ขอบคุณครับ!(코쿤캅!)


치앙마이 여행기

1일차 - 공항에서 생긴 일(1월 17일)
2일차(1부) - 사원과 박물관(1월 18일)
2일차(2부) - 놀고 먹고(1월 18일)
3일차(1부) - 치앙마이 동물원(1월 19일)
3일차(2부) - 브런치 카페 Rustic & Blue(1월 19일)
4일차 - MAYA 쇼핑몰(1월 20일)
5일차 - 선데이마켓과 귀국(1월 21일 일요일)

Sort:  

마음에 드는 점이 많은 도시네요. 첫 번째는 길고양이들이 시크하게 손길을 받아주는 것. 고양이를 좋아해서 학교에 있는 고양이 따라다니기도 했었는데..~ 두 번째는 마사지가 싸다는 것. 마사지 받으러 한 번 가보고 싶네요 ㅠㅠ 세 번째는 거리가 예쁘네요 ㅎㅎ 사진을 잘찍으시는건가.. 하이튼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제 글을 리스팀해주셨던데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큰 힘이 되네요. 팔로잉&보팅하고 갑니다. 자주 소통해요 :D

사진은 잘 찍기보단 수정을 잘 해서 좋아보이는 거 같아요. 색감 같은 거 효과를 좀 주거든요. 하지만 제 사진이 아니더라도 치앙마이는 분위기가 좋은 곳입니다.
큐레이션 보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요즘 좀 있는데 쓰신 글의 보팅 수 플러스도 고려해볼만한 아이디어 같아서 리스팀했습니다.

판타스틱한 시원함을 느껴보고싶네요 ㅋㅋㅋㅋ
태국은 개털님 뵈러 한번은 꼭 갈려고 생각중인데, 구번방님의 여행기가 아주 좋은 도움이 될거같습니다.

저는 사실 애가 태어나기전에 많이 다니고 애가 있다면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기전까진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낼거 같은데..
대단하십니다...

치앙마이 여행기가 끝나다니 왠지 서글픈데요..
바통을이어받아서
제가 열심히 이탈리아 여행기를 써봐야겠네요...ㅎ

진짜 개털님 뵈러 방콕 한 번 가야해요. 따로 가서 방콕에서 번개 한번 하면 되죠. ㅎㅎ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게 된 건 다른 가족들이 원해서이기도 하지만 아이에게도 새로운 체험을 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어요. 어찌어찌 여건도 가능했구요. 박형도 자식 보면 알거요.
이탈리아 여행기 기대합니다. 이미 1편만으로도 대폭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빨리 오세요^^

방콕에 고고고고 !! 이탈리아 여행기 지금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요즘 회사 서류 준비한다고 이래저래 ㅜㅜ 컴퓨터 할 시간이 없네요 ㅜㅜ

여기 개털 팬 클럽 하나 창단해 주세요.^^ 애가 태어나면 정말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전에 오셔야 해요^^

ㅋㅋㅋㅋㅋ 개털님 팬클럽 1호 2호가 여기있습니다 ㅎㅎㅎ

혼신의 마사지라.. 저도 한번 받아보고 싶네요. 근데 9번방님께서는 안받으신건지..? ㅎㅎ
여러가지로 여유가 생긴다면 여행을 꼭 가고 싶은데 .. 추천하신다니 저장해놓겠습니다.

저도 물론 받았지요. 치앙마이 정말 추천합니다.

보기만 해도 다시 가고픈 곳이네.
정말 치앙마이 좋았었는데 소수민족의 삶도 들여다 봤었고 트래킹 같은것도 했었는데 아가랑 함께였음 힘들었겠다... 봐도 보는것 같지 않지. 완전 이해해. 그래도 또 가고픈 멋진 여행지로 기억하는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나도 뿌듯하네. 아마 같은 곳이라서? ㅎㅎ

누나도 갔다 왔구나. 트래킹이나 소수민족과 만난 거 좋았겠네. 난 아기가 있어서 그저 관광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여행으로 기억에 남았어. 치앙마이는 애정이 생기는 도시네.

와우!!! 진짜 지대로 즐기고 계시네요!!!

지대로 즐기고 왔습니다. 그립네요.

태국갔을때 1일 3마사지 받았었는데 ㅎㅎ
요즘들어 몸이 찌뿌둥한데 저도 6개월간 가서 마사지좀 받고 오고싶네요
천국이 따로없을듯..

1일 3마사지라! 좋았겠네요.

판타스틱한 안마라니요 ㅎㅎㅎㅎ 참 좋으셨나봅니다. 여행기가 잔잔해서 숨죽이고 읽었습니다. 저도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뭘 하고 왔는지 기억이 안난다는게 문제네요 ㅋㅋㅋ

시원했습니다만... 갔다 오니 뻑적지근하네요. 돈 많이 벌면 몸 고치러 한 번 다시 가야겠습니다.

골목풍경이 참 멋있네요.
저는 이런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있어서 활발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호젓한 느낌도 동시에 들구요.

다시 봐도 정겹네요. 란나 왕국은 참 버마와 시암 중앙에 끼어 결국 명망하고 만 불운의 왕국인데 아직도 란나 고유의 양식을 보여주는 사원이나 건축물을 보면 예술 감각이 뛰어난 민족인건 분명하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치앙마이에는 유명한 아트스쿨이 많다고 하던데 그런 예술감각이 지금도 이어져 내려온 모양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우 생각보다 오래걸리네요?
유모차를 타는 아이와 함께 여행이라니..
생각만 해도 고생하셨을것 같은 느낌 ㅠㅠ
그래도 행복하셨기를 ♥

그게 아마 12시 출발이었지만 살짝 연착이 된 것도 있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탓도 있을 거에요. 아기랑 함께 하니 시간 확인할 정신도 없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갈때보단 시간이 짧았으니 7시보다 더 전에 도착했을 거에요.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6
JST 0.030
BTC 60172.85
ETH 2384.21
USDT 1.00
SBD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