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차마시는 일기 #13 농익은 토마토 주스

in #kr-series6 years ago (edited)


얼마 전, 완숙 토마토를 5kg 이나 샀어요. 혼자 먹기엔 많은 양이지만 가격이 착했거든요. 유럽 속담 중에는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이로운 토마토. 꼭지만 떼어내고 껍질째 먹어도 되고, 실온보관이 가능해서 냉장고가 작은 자취생에겐 세상 간편한 과채입니다.

잘라서 먹고, 파스타에 넣어 먹고, 계란이랑 볶아서도 먹고 조금 비렸음 먹고 또 먹으면 못 먹을 리 없건마는, 저는 탱탱했던 토마토를 끝내 다 먹지 못하고 쪼글쪼글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토마토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손질하여 냉동보관 하기로 합니다.

96489A4F-DF59-4A36-8D69-EDC22E2AE29A.jpeg

조금 일찍, 좀 더 탱탱할 때 손질해 두었으면 좋았을걸...; 꼭지를 떼고 흐르는 물에 씻었어요.

2CED7DED-EFF9-4063-8441-0D167C5A725A.jpeg

꼭지 반대편에 칼로 열십자 칼집을 내준 뒤, 전기포트에 팔팔 끓인 물을 부어주었습니다. 마치 커피 드립을 하듯이 토마토 드립을~ 잠시 뜸을 들여줍니다.

91704CB7-0220-4C3D-8D8D-27AE57A5D30D.jpeg

찬 물에 헹군 토마토를 칼집을 따라 벗겨보았습니다. 인터넷에는 끓는 물에 데치는 방법이 나와있었지만 저는 잔머리를 써서 전기포트로 대체한 겁니다. 껍질 벗기기 자체를 처음 해보는데 잘 되네요!!!

74CB0122-50CA-47D7-B01F-889EF7FC125A.jpeg

껍질을 완전히 제거한 어여쁜 토마토입니다. 껍질을 벗기는 느낌과 껍질이 제거된 표면 질감이 마치 잘 익은 홍시감 같았습니다. 그리고 토마토에 대해 잠시 검색을 하는데, 토마토의 우리말 이름이 일년감 이라고 해서 고개를 끄덕끄덕.

1899EF99-923B-462A-A1F4-C407243B9BB2.jpeg

냉동보관은 잠시 미뤄두고, 일단 하나 갈아먹기로 했습니다. 껍질째로만 갈아먹다가 껍질 없이 갈아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껍질에서 이물감이 느껴지긴 하니까요. 물을 조금만 붓고 설탕과 소금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소금을 살짝 넣었어요. 토마토의 영양을 극대화 한다고 해서요.

EAD97685-3BBD-42B9-A74E-B633EFE0DAC7.jpeg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얼음잔을 준비하고 잘 갈아낸 토마토주스를 부었습니다. 맛은......역시 토마토는 야채임을 일깨워주네요. 물까지 부어서 더욱...

C226A809-456D-4692-8E9A-B2837B95F834.jpeg

할 수 없이 수제설탕시럽을 꺼내 듬뿍 부어주었습니다. 비타민B 안녕 이래서 토마토가 과일인 줄 가끔 착각하는 거죠. 미국 대법원에서는 오래 전 토마토가 야채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농익은 토마토의 빠알간 색이 탐스럽습니다. 남은 토마토는 카레에도 넣어보고, 몇 번 더 주스로 마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름은 무덥지만, 제철과채를 질리도록 먹을 수 있게 선물을 가져다주니 미워할 수 없게 됩니다.

어제, 오늘은 습도가 낮아서 온도가 높아도 그리 더운 줄 모르게 지나갔네요. 얼마 남지 않은 일요일 오후, 좋아하는 음료 한 잔 하시면서 여유롭게 흘려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난 혼차일기

#12 얼그레이로 런던포그 밀크티

#11 도라지배즙 가즈아

#10 모로칸민트, 민트와 녹차의 만남

#9 평화도서관에서 청귤차

#8 혼차와 어울리는 팟캐스트 추천(빨간책방)

#7 달달한 홈카페 시럽만들기

#6 홍차도 티백으로 쉽게, 애플 아이스티

#5 리틀포레스트 속 크렘브륄레를 곁들여보자

#4 다질링, 가볍고 섬세한 홍차

#3 진한 로얄밀크티 끓이기

#2 빨간맛, 로즈힙&히비스커스

#1 혼자 먹는 것, 마시는 것에 대하여

혼차일기는 계속됩니다:-)

Sort: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제 0회 짱짱맨배 42일장]2주차 보상글추천, 1주차 보상지급을 발표합니다.(계속 리스팅 할 예정)
https://steemit.com/kr/@virus707/0-42-2-1
현재 1주차보상글이 8개로 완료, 2주차는 1개 리스팅되어있습니다!^^

2주차에 도전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감사합니다 오치님ㅎㅎ

토마토가 야채였군요..! 대법원에서 야채라고 판단했다는 게 재밌네요 ㅋㅋㅋ

정부와 업자 사이에 의견이 달라서 법원까지 갔다고 하네요ㅋㅋ

토마토는 영양소 생각안하면 그냥 잘라서
설탕 솔솔 뿌려먹는 게 제일 맛있긴 하더라구요 ㅎㅎ

맞아요ㅎㅎ 어릴 때 설탕 한 층 토마토 한 층 켜켜이 올려서 냉장고안에 넣어두셨던 엄마 생각도 나구요~ 설탕이 진리!

토마토 맛있죠 ㅎㅎㅎㅎ 먹고 싶네요.

저녁엔 토마토 카레 해먹으려고요ㅎㅎ

이거 토마토 붉기를 보니 사진 앱/필터의 위력이 와닿네요.

필터발 잘 받았죠ㅋㅋㅋ

여름 과일? 아니 채소 >< ㅋㅋㅋㅋㅋㅋ!!!
잘 익은 토마토를 보니 진짜 여름이 왔음을 느끼네요!

더운 여름일수록 수분 보충을 잘 해주셔야합니다^^!

토마토가 잘 익었네요. 빨간맛~

궁금해 honey~
로 이어지는 가사군요ㅋㅋㅋ;
사올 때부터 잘 익었었는데 너무 익혀버렸습니다;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오늘은 혼자 토마토 냉차를 끓여 드셨군요.

토마토 냉차 호로록~ 다음에도 재밌는 혼차일기 기다려주세요ㅎㅎ

엌...토...토마토차가 아닌 주스라 실망해오요 ㅠ

아ㅠ 이번일기는 그냥 혼마일기였네요
혼자 마시는 일기ㅋㅋㅋ

엌..+_+ 그렇군여 ㅋㅋㅋ

중국은 토마토로 요리를 많이 합니다.
토파토와 데란을 살짝 볶은요리..
토마토 색 아주 이쁘네요

지난번에 계란이랑 씨를 제거하지 않은 토마토를 볶아봤는데 비리더라고요;ㅋㅋ 다음엔 씨 제거하고 만들어봐야겠어요!

그러고 보니 씨는 없던거 같네요
전 사실 맛있는지 모르겠던데.. 중국사람들은 그거
좋아하더라구요.. 토마토는 그냥 먹는게 제일 맜있는거 같아요

요리에 이용할 때는 거의 씨를 긁어내는 것 같아요~ㅎㅎ 탱탱할 때 그냥 먹는 게 정말 맛있죠^~^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4
JST 0.030
BTC 68726.56
ETH 3273.79
USDT 1.00
SBD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