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화
꿈을 꿨다. 청명하고 쨍한 민트색 하늘 아래 목련 나무 두 그루가 서예 붓으로 그린 듯 오묘한 각도로 서 있었다. 목련꽃은 가지 하나에 은방울꽃처럼 연달아 달려 있었다. 목련이 이토록 아름다운 거였구나. 너무 예뻐 탄성을 질렀다. 꿈속에서 꿈인 줄 모르고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켰다. 프레임에 담은 쨍한 목련꽃과 하늘은 그 어떤 회화보다도 아름다웠다. 자꾸만 이상하리만큼 손이 미끄러지고 동작이 멈춘 핸드폰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잘 찍고 싶었는데 찍는 거조차 불가능했다. 포기하고 그 프레임을 계속 바라보았다. 이건 간직할 수 없으니 기억해야 한다. 눈으로 담자고 절대 잊지 말자고.
꿈에서 깨고 나서도 찍지 못한 목련 나무가 어른거렸다. 그제야 꿈이구나 어쩐지 핸드폰이 아주 맛이 갔더라 싶었다. 그래서 절대 사진을 찍지 못했구나. 어쩐지 하늘이 그런 색에 밝은 기운까지 뿜어낼 만큼 선명하고 청량한 게 이상했어. 꿈이었구나. 그걸 그려 잠자는 방에 붙여두면 좋으련만. 그러면 이 봄이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아쉬웠다.
그날 꽤 긴 꿈을 꾸었다. L님에게 Mi Cubano 스페셜 에디션을 선물 받아 처음 보는 서가에 꽂는 꿈, 서문에 박목월 시인님 소개 글과 사인이 있었다. 그렇지만 내 책은 더는 재고가 남아있지 않아서 누구도 살 수 없었다.
요새는 아침잠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고 특히나 오늘은 유독 늦잠을 잤다. 이유 없이 슬펐다. 내가 왜 이러지 싶을 만큼 아주 슬펐다. ‘슬프다’라는 단어 이외에 그 감정을 표현할 말은 없다. 왜지? 흐리고 우중충한 날씨 탓을 해봤지만, 아무래도 그 이유가 아니다. 울다 깬 듯 실체적인 슬픔을 느끼는 감각은 처음이다. 슬픔을 다독이며 몸을 움직이니 어느덧 그 감정은 달아나버렸지만,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시간 다시 눈을 감고 잠이 들고 제비뽑기하듯 다른 감정을 지니고 일어나고 싶을 만큼 두렵고 이상했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 숭고함
백목련의 꽃말은 이루지 못할 사랑이며 자목련의 꽃말은 숭고한 사랑, 자연애 등을 담고 있다.
목련은 꽃봉오리가 한쪽으로 조금씩 휘어져 있는데, 모두 북쪽을 바라본다. 목련화의 애칭은 북향화이다.
p.s. 개인적으로 바뀐 에디터는 아직 불편하다. 마크다운이 모두 먹히지 않고 오류가 빈번한데 수정하면 원래의 에디터 버전으로 돌아가는 것도 꽤 신기하다.
2021년 4월 17일, by 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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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꿈속에서 폰으로 사진찍기를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ㅡ' ㅋㅋㅋㅋㅋㅋ2.
표현 되게 마음에 드네욤ㅎㅎ
딱 슬픈 감정으로 일어났을 때 정말 저럴 수 있으면 좋겠을만큼 'ㅡ'ㅋㅋ
대신 제비뽑기 통 안에는 좋은 기분들만 있는 걸로!!ㅎㅎㅎ
아니 그치만 읽어봤지만 멜리나님 카메라로 추정! 고로 찍은 게 아니라 찍힘 당하심!
그쵸 이왕이면 기분좋은 것들로만 담겨있었으면 좋겠어요
L님은 느낌적으로 laylador 님 같다는... 두분 다 너무나 멋진 작가님들이라....ㅎㅎ
도 도잠님 센스가 대단하세요 👍
목련은 꽃술을 제거하고 차로도 즐긴다고 합니다. 신이화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요즘 같은 환절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네요. (˘⌣˘*)
목련차 아직 한 번도 맛 보지 못했는데 담에 기회가 있으면 먹어봐야겠어요. 오 신이화라니 이름도 멋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