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gazua] 소설쓰는 책중독자 나하가 읽어주는 고전 | 동물농장 7

in #kr-gazua6 years ago (edited)

이 글은 가즈아에서 작성했으며 형에게 말하듯 편한 말투입니다.


나폴레옹이 눈을 부라리며 이렇게 말해.
'배신자의 최후가 얼마나 비참한지 봤지?
그러니 죄가 있는 자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자백하도록 해라.'
그러자 동물들마다 잘못을 기억해내려고 애를 써.
그때 지난번에 달걀을 안 뺏기려고 투쟁했던 암탉 세 마리가 걸어나가.
'스노볼이 우리 꿈에 나타나서 나폴레옹 동지의 명령을 따르지 말라고 시켰어.
그래서 우리가 투쟁을 한 거야.
정말 잘못했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스노볼이 개들에게 지시를 내리자
개들이 무섭게 달려들어선 암탉들을 물어 죽여버려.
'자백할 동물 있으면 어서 나와라.
니들이 아무리 잘못을 숨기려고 해도 나를 속일 순 없다.
나중에 처참한 꼴 당하지 말고 지금 나와라.'
그러자 거위 한 마리가 걸어 나가 자백을 해.
'난 작년 추수 때 옥수수 이삭 여섯 개를 몰래 훔쳐 먹었어. 정말 잘못했어.'
그리고 양 한 마리가 또 자백을 해.
'난 먹는 물에 오줌을 싼 적이 있어.
스노볼이 시켜서 한 일이야. 정말 잘못했어.'
자백이 끝나자 거위와 양은 개검에게 물려 숨통이 끊어지고 말아.
동물들은 계속 자백을 했고 순식간에 시체들이 쌓여갔어.
온통 피비린내로 진동할 때쯤 돼서야 처형식은 끝나.
살아남은 동무들은 넋이 나간 상태로 풍차 건설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아... 슬프다.
글쓰기가 너무 슬프다.
독립군 때려잡던 친일파가 빨갱이 때려잡는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죄 없이 죽어갔는지...
그렇게 당하고도 또 친일 후손들을 찍어주는 사람들...
도대체 이 나라는 언제쯤 친일 후손들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독립군 죽이고 다닌 일본군 장교가 독재자가 되고
그 딸이 여왕폐하가 되어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었어도
또 그 일당들을 찍어주는 사람들...
피비린내를 언제까지 맡아야 하는지...
시체로 탑을 만들고 탑을 만들어도 멈추지 않는 학살...
너무 슬프다.

힘만 쎈 복서는 나폴레옹은 항상 옳다고 믿었던 복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어.
그러곤 이렇게 말하지.
'뭔가 잘못됐어. 내일부턴 한 시간 더 먼저 일어나서 더 열심히 일해야겠어.'
그러자 다른 동물이 이렇게 말해.
'이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이 아니야. 우리 농장이 왜 이렇게 된 걸까?'
동물들은 고개 숙여 구슬프게 울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
반란과 함께 했던 '영국의 동물들'이란 노래를 부르자 갑자기 스퀼러가 달려와서 이렇게 말해.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께서 오늘부로 '영국의 동물들'을 금지곡으로 정했오.
그 노래는 우리가 반란을 일으킬 때 부른 노래잖소.
반란은 끝났고 우리의 꿈도 이뤘으니 이제 그 노랜 부를 필요가 없는 것이오.'
동물들은 항의하고 싶었지만 스퀼러 주변에 국정원들이, 아니 개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어서 참을 수밖에 없었어.

동물들은 일곱 계명을 생각해냈어.
'모든 동물들은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여섯 번째 계명을 말야.
동물들은 일을 끝내고 일곱 계명이 적혀 있는 헛간으로 몰려갔어.
하지만 헛간에 적혀 있는 계명은
'모든 동물들은 (이유 없이)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라고 적혀 있었어.
하지만 동물들은 '이유 없이'라는 말이 전부터 적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았어.

동물들은 다시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어.
아니 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어.
배급은 나날이 줄어만 갔고 노동 시간은 날마다 늘어만 갔어.
스퀼러는 이상하고 요상한 숫자들과 계산식들을 보여주며
반란 전보다 생산량이 늘었다고 구라를 쳐.
하지만 동물들은 글도 읽을 줄 몰랐기에 그냥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어.
그저 배만 고프지 않길 바랄 뿐이었지.

나폴레옹은 이제 안채에서 코빼기도 내밀지 않았어.
가끔 밖으로 나올 땐 늘 견찰들이 그를 호위했어.
그리고 1년에 두 번이던 기념일이 하루 더 늘었어.
그 기념일은 바로 나폴레옹의 탄신일이었어.
이제 나폴레옹의 공식 명칭은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불리게 됐어.
스퀼러는 날마다
'우리의 위대한 동지 나폴레옹은 지혜롭고 인자하며 똑똑하다'고 떠들고 다녔고
이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동물들도 나폴레옹은 위대하다고 말하고 다녀.
게다가 암탉들은 알을 낳을 때마다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 나폴레옹 덕분에 오늘도 무사히 알을 낳았어'라고 외치지.
암소들은 물을 마시다가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 나폴레옹 덕분에 물이 꿀맛이군.'이라고 말해.
일곱 계명 밑엔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시가 걸리고 초상화도 걸려.
나폴레옹을 찬양하는 노래가 하루도 그칠 날이 없게 된 거야.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풍차 건설이 끝나.
피로 만든 풍차. ㅠㅠ
동물들은 너무너무 기뻤고 이제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해.
동물들이 풍차 주위를 돌며 기뻐하고 있을 때 나폴레옹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해.
'이 위대한 일을 하느라 모두 수고했다.
나는 이 풍치 이름을 '나폴레옹 풍차'로 정했다.'
그러자 동물들이 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치는 거야.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 만세! 나폴레옹 풍차 만세!'

하지만 기쁨도 잠시.
풍차를 건설한지 며칠 되지도 않은 어느날 인간들이 처들어와.
인간들은 풍차에 구멍을 내고는 폭약을 넣고 폭파시켜버려.
이럴수가, 이럴수가, 수많은 동물들의 피로 지은 풍차가 무너져 버리다니...
분노한 동물들은 제정신이 아니었어.
동물들은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인간들은 줄행랑을 치고 말아.
전투에 이긴 동물들은 지난번 전투때처럼 기뻐할 순 없었어.
동물들은 폐허가 돼버린 풍차 주위에 모여 그저 울 수밖에 없었어.
힘만 쎈 복서는 이번 전투로 한쪽 발굽이 빠지고 뒷다리엔 총알이 박히는 부상을 입고 말아.

동물들은 다시 풍차를 건설에 동원돼.
아,,, 뭐야. 풍차 건설은 완전 무한반복이네. 뭐야 이거.
친기업 정책으로 대기업 키워놨더니 재벌들이 탄생하고 갑질한다 뭐 그런 건가?
암튼, 동물들은 열심히 논일 밭일을 하면서 풍차 건설에도 동원돼.
겨울이 되자 작년 겨울보다 배급이 더 줄었어.
그런데도 돼지들과 부역자들은 배급이 오히려 늘어난 거야.
동물들이 불만을 품자 스퀼러가 이렇게 말해.
'원래 모든 식량은 똑같이 분배해야 맞소.
하지만 우리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지도자 동지와
우리 돼지들을 호위하는 견찰들은 조금 더 많은 식량을 배급받는 건 당연한 것이오.
우린 존스 때보다 더 잘 먹고 있고 일하는 시간도 더 짧아졌소.
게다가 도살당할 일도 없지.'
그러자 동물들은 고개를 끄덕거려. 젠장할.
동물들은 늘 춥고 배가 고팠고 고단했어.
그저 눈을 뜨면 일했고 밤이 되면 아픈 몸을 끌고 잠을 청했어.

복서는 이제 12살이라는 늙은 말이 돼버렸어.
그래도 복서는 더 열심히 더 악착같이 일해.
하지만 아무리 힘 쎈 말이라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지.
결국 복서는 쓰러지고 말아.
스퀼러는 복서를 입원시켜서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해.
치료하고 퇴원하면 이제 은퇴하라고도 말해.
복서는 이제 은퇴하고 여유롭게 풀을 뜯으며 사는 날을 상상해.
그리고 드디어 병원으로 가는 마차가 도착해.
하지만 마차엔 이렇게 써있었어.
'말 도살장, 가죽과 뼈도 취급함'
늦게서야 동물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복서에게 당장 마차에서 뛰어내리라고 소리쳐.
하지만 이미 복서는 마차에 갖힌 상태였어.
복서는 비명을 질러댔지만 마차는 하염없이 달리기만 했고 농장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말아.
사라진 복서의 뒷모습을 보며 동물들은 울며 울고 또 울었어.
동물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계속 울었어.
그로부터 사흘 후 스퀼러가 나타나선 이렇게 말해.
'동지들, 안타깝게도 복서는 병원에서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말았소.
복서는 죽으며 '풍차가 완성되는 걸 보지 못하고 죽는 게 슬퍼. 그리고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는 항상 옳다는 걸 잊지 말라고 전해줘.'라고 말이오.'
어느 동물도 스퀼러의 말을 믿지 않았어.
복서가 도살장으로 끌려간 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지.
그러자 스퀼러가 이어서 이렇게 말해.
'혹시 마차에 도살장이라는 글씨가 써있었다고 오해하나본데,
그 마차는 원래 도살장 마차였다가 병원이 산 것이오.'
그러자 동물들은 또 그 말을 믿어.
뭐야, 동물들 모두 바보야?
하긴 나라를 팔아도 ㅇㅇ집단 찍는 사람도 있으니 뭐.
다음날 나폴레옹이 이렇게 연설을 해.
'복서는 훌륭한 동지였다.
여러 사정으로 비록 시신을 농장에 묻어주진 못했지만 그의 무덤을 만들어 커다란 화환으로 장식할 것이다.
너희들은 복서가 늘 말했던 '내가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와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다'를 명심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죽은 복서도 기뻐할 것이다.'
동물들은 나폴레옹의 연설에 감동을 하고 복서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맹세해.

뭐야이거 이젠 거의 뭐 종교 수준이네.
이러니 나라를 팔아도 친일 후손들이 만든 당을 찍는 사람이 있는 거구나.
답답하다 답답해.

세월이 흘러흘러~~~
몇 년이 훌쩍 지났어.
그동안 많은 동물이 죽었고 또 많은 동물이 태어났어.
존스도 죽었고 몇 마리의 늙은 동물을 제외하고는 반란 전 시대를 기억하는 동물도 없게 됐어.
반란 전 시대를 기억하는 늙은 동물들은 은퇴할 나이가 지나서도 일을 하고 있었어.
지금까지 단 한 마리의 동물도 은퇴한 적이 없는 거지.
오직 죽음만이 은퇴의 방법이니까.
새로 태어난 동물들은 옛날옛적 반란이 있었다는 말을 들으면 신기해 했고
드디어 드디어 풍차는 완성됐어.
농장은 여러 농작물들을 팔아 돈을 벌었고 돼지들은 푸딩푸딩 살이 쪄갔어.
풍차가 완성됐어도 어느 누구도 편해지지 않았고 두번째 풍차 건설에 들어갔어.
그렇게 돼지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갔지.
돼지와 개들은 더욱 풍족해졌고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났어.
그래서 더 많은 식량이 필요했고, 동물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배고파야 했어.
어느날 가장 나이 많은 동물이 이렇게 말해.
'웃기시네. 난 농장의 역사를 다 알고 있지.
존스 때나 지금이나 나아진 건 하나도 없어.
앞으로도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야.
우리는 미래에도 늘 굶주릴 거고 고달프게 살아갈 테니까.'
그러자 존스를 모르는 동물들이 이렇게 말해.
'그렇지 않아.
우린 명예로운 일꾼이라고.
영국 전체에 동물이 주인인 농장은 우리 농장 뿐이니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적어도 우린 인간의 노예는 아니잖아.
그래서 너무 행복해.'

그러던 어느날...
동물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
돼지들이 앞발을 들어 올린 채 뒷다리로 걸어다니는 걸 봤거든.
모든 돼지들이 두 발로 걸어다니고 있었어.
그러자 동물들이 웅성거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양들이 외치던 말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를 기억하고 있었거든.
그러자 양들이 갑자기 나타나선 이렇게 외치고 다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지.'
그러자 동물들은 일곱 계명이 적혀 있는 헛간 벽에 모여.
그러곤 계명을 읽어.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안채에선 사람들과 돼지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어.
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질러댔어.
인간과 돼지들이 서로 섞여 카드놀이를 하고 술을 마셔댔어.
그러자 누가 돼지이고 누가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

소설은 여기까지야.
이 소설은 권력자를 몰아내면 새로운 권력자가 생긴다는 게 주요 내용이지.
그 과정에 공포정치가 등장하고 어리석은 동물들이 등장해.
착취를 일삼는 지배 계급이 사라지면 모두가 평등해질 것 같지?
사람은 그다지 착하지 않아.
가만 두면 결국 악한 자가 모든 부를 싹쓸이 하게 되지.
계급을 없애면 모두 평등할 것 같잖아.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
여기 스팀잇에서도 마찬가지지.

다음엔 어떤 고전을 읽어줄까?
일단 댓글로 신청 받을게. ^^


♡♥♡ 보팅 댓글 리스팀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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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지막 압권인 장면을 소개 안해줬네! 스포일러가 된다면 말하진 않겠지만... 그 마지막장면은 증말루다가...ㅜㅠ

쓰는 동안 너무 열받아서... 좀 간추렸어. ㅠㅠ
음... 농장 이름을 처음 이름인 '메이너 농장'으로 바꾼 거?
아님... 저 장면이 늙은 클로버가 창문으로 보고 있던 장면이라는 거?
^^

아니, 마지막엔 동물들이 모여있자 나폴레옹이 두발로 선 체로, 술에 취해서는 채찍을 들고 동물들 앞에 서게 되는거지. 마치 옛 '인간'주인이 그랬던것처럼.

아,,, 그렇구나. 내가 참고한 번역본엔 없는 장면이네. 알려줘서 고마워. ^^

그 마지막장면이 없다고!!?? 것참 신기하네... 내 번역본이 잘못된것일수도...
무튼 난 그장면을 읽고 아기돼지 3형제 일가가 갑자기 떠오르더라고. ㅎㅎ

와... 나... 이걸 왜 이제 봤지
첨부터 끝까지 정독했어
다른말 필요없네...
다음 고전도 기대할게!!!
보팅이 미력하지만 1투표한거다

와우~~~ 읽어줘서 고마워. ^^
글고 보팅도 고마워. 소중한 한 표니까. ^^

동물농장 책도 꼭 사서 볼게
고마워~!!!

크... 동물농장이었구나! 시간 될 때 몰아 읽어야겠다!! ㅋㅋ

7화는 다 읽었어!! @choim 스스로 멘션 해둬야지 ㅋㅋ

동물농장 중학교때 읽었었는데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했는데..

대학때 이런저런 사람사이의 정치를 보다가 다시 읽어보니 엄청난 인사이트가 있다는걸

뒤늦게 깨달았지 ㅋㅋ!! 글 재밌게 잘 읽고 가~~^^

마자마자. 어렸을 땐 그냥 재밌구나... 정도였거든.
어른이 되고 다시 읽어보니... 헐... 이더라.
명작이지. 최고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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