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끄끄|| #25 이석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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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1.jpg


선생님. 우리가 만난 지 벌써 닷새가 지났습니다. 아마 당신은 제가 작가이고, 그래서 이렇게 당신이 등장하는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시겠지요. 그날 우리는 여섯 시간을 함께 있었지만 저는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끝내 밝히지 않았고, 선생님도 그저 작은 사업을 한다는 제 말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고 넘어갔으니까요. 당신은 애초부터 상대가 뭘 하는 사람인지 별로 상관하지 않았던 것이고, 그건 저를 자유롭게 했습니다. 내가 누구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내가 누군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어찌나 홀가분하던지, 덕분에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 수 있었지요.

앤디 워홀이 그랬던가요. 기대하지 않는 순간 얻게 된다고. 저는 선생님과 제가 그날 이후로도 관계가 지속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런 편안함은 저를 거침없게 만들었고 저의 그런 거침없음은 선생님을 유쾌하게 해주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한 곳에서 자리를 마치고 나설 때마다 이젠 끝이겠지, 이대로 다시는 만날 수 없겠지 하던 저의 예상을 선생님은 번번이 깨며 2차, 3차를 원하셨던 거겠지요.

그러나 그런 저의 편안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 저의 볼품없는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주는 선생님의 옆모습을 제가 조금씩 힐끗거리기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내 가만히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선생님이 갑자기 내 인생도 엉망이라며 웃으며 털어놓았을 때, 저는 처음으로, 내 옆에 앉은 어떤 긴 머리를 한 여자의 둥근 어깨를 감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그렇게 누군가를 의식하게 되면서 저의 행동은 조금씩 부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렇듯. _본문에서



<보통의 존재>를 쓴 이석원의 또 다른 산문집이다. 언제였던가, 그의 첫 책인 <보통의 존재>가 베스트셀러에 올라 놀랐던 적 있다. 책을 읽어 보기도 전에 판단하는 게 옳은 사고방식은 아니지만 내로라하는 유명인이 아니고서야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근데 이름도 생소한 이석원이라는 사람이 쓴 에세이가 베스트셀러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보통의 존재>가 베스트셀러가 되기 부족하다는 건 아니다. 시종일관 우울한 감성과 세상 누구보다 예민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의 에세이는 꽤 중독성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석원은 <언니네이발관>이라는 모던 록 밴드의 리더였고 나만 모르고 있었을 뿐 음악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인이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산문집이지만 다 읽고 나면 산문보다는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든다. 모든 이의 연애가 각자가 쓰는 연애소설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유독 작가의 삶의 우여곡절이 많다 보니 연애조차 심상치 않았다.

작가는 어느 날 소개팅을 받게 된다. 석연찮은 자리였지만 후배의 반강제적인 약속으로 자리에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김정희. 본인의 이상형과는 많이 다른 사람이었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여인이었다. 두 번째 만남에서 둘은 잠자리를 갖게 되고 김정희는 작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절대 먼저 연락하지 말 것.”

어처구니없는 제안이었지만 작가는 이를 받아들이게 되고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작가가 말하는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뭐해요?”란다. 함부로 연락할 수 없었던, 연락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서 “뭐해요?”라는 문장은 그 어떤 말보다 설레는 말이었을 것이다. 비단 그 말뿐이랴. 특별할 것 없는 어느 날, 보고 싶어 나 혹은 당신을 찾는 어떤 말도 모두 설렘일 텐데.

개인적으로 “뭐해요?”도 좋긴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말은 “입금됐습니다.”가 아닐까. 너무 세속적인가요?

북끄끄 | 이석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written by @chocolate1st



||북끄끄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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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존재는 노랑 양장본으로 소장하고 있는데요 싸인도 들어간...ㅋㅋ 이분 가수도 하시면서 글도 잘쓰시고... 이분글은 억지스러운 미사여구가 없어서 좋다능...ㅋ

저는 중고 책으로 사서 봤는데. ㅎㅎ 처음엔 그냥 베스트셀러에 오른 에세이가 어떤가 싶어 한 번 봤는데 좋더라고요. ㅋㅋ 가수분들 감성이 남달라서 글도 잘 쓰나봐요. ㅋㅋ

저는 '풀보팅했습니다.' 라는 말이 좋네요.ㅋㅋㅋ

아하! 그것도 참 좋네요. ㅎㅎ

입금됐는데, 뭐해요!? 한잔해야지~
뭐 이런건 더 좋으신가요? ㅎ

뭐, 금상첨화죠. :)

뭐해요? 정말 설레네요 :) 책 표지만 봐도 담백하면서 수수해보여 좋네요 :)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지만 깔금하고 담백한 책임은 분명한 거 같아요. :)

입금되었습니다. 철컥! ㅎㅎ

말씀이라도 감사합니다. 에빵님 ㅎㅎㅎ

이석원 에세이 다 읽어봐야겠네요 +_+

현재 에세이 두 권하고, 소설 한 권을 출간한 거 같아요. 소설은 아직 안 읽어 봤는데 조만간에 한 번 읽어보려고요. :)

마지막말..인정하지않을수없네요 ㅋ

ㅎㅎㅎ 그쵸? 저만 그런 거 아니죠? :)

입금됐습니다..듣고싶네요ㅎㅎ

저도요. 그래서 월급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ㅠ

What's your favorite pokemon?

입금 좋죠..ㅋㅋㅋ 어느 연예인처럼 초코님도 입금되서 살 빼고 계신건가요?ㅎㅎ
이 산문집 저도 궁금하네요..한번 읽어보고싶어지는군요..흐음..
뭐해요라...

아, 저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돈도 받고 살도 빼고. ㅠ 하지만 저는 되려 돈을 들여가며 살을 빼고 있죠 ㅎㅎㅎ

저도 좋아합니다. 입금됐습니다, 란 말이요. ㅎㅎㅎ

역시 저만 그런 건 아닐거라 생각했습니다. ㅎㅎㅎ

한때 이석원 책에 푹 빠져 지낼 때가 생각나네요 ㅎㅎ

확실히 이석원 에세이는 중독성이 있는 거 같아요. 처음에는 너무 우울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 감정에 취해 계속 읽게 되는 거 같아요. ㅎㅎ 근데 다음 에세이가 또 나올지는 ㅠ

이석원!! 언니네 이발관의 그 이석원이ㅜ맞군요. 정바비의 산문집, 너의 세계를 스칠 때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나물에 그밥이라고... 유유상종인가 봅니다. 그 책 리뷰도 마치 만나서 이야기한 것처럼 썼다니깐요. 뮤지션들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솔직하다는 거예요. 이것저것 안 따지고 너무 솔직하게 글을 쓴다는거에요 소설은 적나라하고 산문집은 솔직하고 ㅎㅎ 읽어보고싶네요.

아, 정바비가 가을방학의 멤버였군요!(몰라서 방금 찾아본). 가을방학 노래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데ㅎㅎ 근데 그 정바비가 또 언니네이발관 멤버였다니. ㅎㅎ 진짜 그 쪽 멤버들은 다 글을 다 잘 쓰나봐요. ㅠ 부럽게시리.

  ·  last year (edited)

입금되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그말은 언제 들어도 좋은거 같아요. ㅎㅎㅎㅎ
저도 언제들어도 좋은말 너무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

흠님도 읽어 보셨군요. ㅎㅎ
역시 진리의 입금됐습니다!! 과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

제가 좋아하는 말은, 밥먹자 입니다.

흠, 술 먹자 아니었나요? 제가 잘 못 알았군요. 흠..

전혀 세속적이지 않아요ㅎㅎ 언제 들어도 좋은말입니다 입금완료!ㅋㅋ

언제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띄는 그런 말이죠. :) 이 말을 좀 더 자주 들어야할 텐데 말이죠. ㅠ

아니, 최신글이 없잖아욧!!

그래서 복습했습니다.

보통의존재 책 저 가지고있습니다
아마도 한정판일거라고 추정되는 틴케이스안에 노오란 표지의 책맞죠?

우왘, 혼났다. 오늘 가서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_+

저는 헌책방에서 사서 틴케이스는 모르겠는데 노오란 표지는 맞아여. 뭔가 천 느낌 나는 노오란 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