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끄끄|| #18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in #kr-book7 years ago (edited)

파도가 바다일이라면.jpg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너와 헤어진 뒤로 나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_본문에서

_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내가 읽은 김연수 작가의 첫 소설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김연수 작가는 이미 유명했지만 당시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고전문학 한 번 읽어보겠다며 책과 씨름하느라 국내의 좋은 소설을 많이 놓치고 있던 때였다.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나를 사로잡는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건 나의 일이었다.’

이 문장을 듣자마자 내용도 모른 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책의 화자인 카밀라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이다. 어느 날 카밀라에게 상자 하나가 배달되고 그 속에서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은 한 젊은 여자가 갓난아기를 안고 있었고, 그 아기가 자신임을 직감한다.
그 뒤로 카밀라는 애인인 유이치와 함께 친모를 찾아 한국으로 향한다. 한국에 도착한 카밀라는 수소문 끝에 친모가 다녔던 학교를 찾게 되고 그곳에서 교장인 신혜숙과 만난다.

엄마에 대해 묻는 카밀라. 신혜숙은 카밀라의 친모에 대한 기록은 학교 어디에도 없다 대답한다. 그러나 교장의 말과 달리 학교 도서관에서 엄마가 쓴 문집을 발견한 카밀라. 그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정희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눈물 쏙 뺄 정도의 슬픈 사랑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했던 이야기와는 너무 달라서 읽는 내내 충격이었다. 감춰져 있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흡사 잘 짜인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거 같았다.

그래서인지 소설을 다 읽었을 땐 책의 제목이며 내가 좋아하는 위의 문장도 더 이상 아름답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그건 애달픔과 쓸쓸함 그리고 심연 깊이 자리 잡은 그리움이었다.

이 책은 독후감 쓰기가 어려웠다. 여러 사건들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뒤엉켜있고, 시점도 다양해 독후감 초짜인 내가 글로 옮기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독후감을 쓴 건 오로지 김연수라는 작가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겠지만 김연수 작가의 글은 섬세하고 미묘해 읽는 이의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낸다. 또 이런 감정을 담은 문체는 어찌나 수려하던지 지금도 책의 내용보다 읽었을 당시의 감정과 문장이 더 또렷이 남아있을 정도다.

그래서 모자란 내 글로는 작가의 소설을 담아내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꼭 한 번은 소개해 보고 싶어 부족하게나마 글로 옮겨본다.

맺음말2.jpg


||북끄끄 책장||
#14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15 최은영, 그 여름
#16 릴리 프랭키, 도쿄 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17 김보통,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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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

i wish i could read CHINESE

오랜만에 서점에 들릴예정인데 사야할 책 리스트에 추가해야겠어요!

네. 분명 보시면 찌니님도 분명 김연수 작가를 애정하시게 될 거예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D

그렇지만 꼭 한 번은 소개해 보고 싶어 부족하게나마 글로 옮겨본다

안녕하세요. @tbw님. :)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줄거리가 계속 궁금해집니다ㅋㅋ
책 꼭 읽어 보고 싶네요 ^^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김연수 작가가 워낙에 글을 잘 써서 내용이 재미가 없더라도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즐겁답니다. :)

왠지 읽다가 머리에 쥐가 날것 같은 포스... ^^
따뜻한 차 한잔과 독서... 일이 바쁜게 아니면서도 왜 이런 여유조차 최근엔 느끼지 못하는지 개탄스럽네요. ㅠㅠ

음, 제가 한 100페이지 읽을 때 그랬던 거 같아요. 대체 이게 뭐지? 막 이러면서요. :)
따뜻한 차 한 잔 과 독서. 문장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네요. 저도 하는 것도 없는데 만날 여유가 없는지 모르겠어요.
둥이들 키우시는 노아님 앞에서 제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요. 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어이쿠~ 저도 저 문구보고 애달픈 사랑 얘기로만 알았는데요ㅎ 계속 책을 오해할 뻔했네요. 오해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네. 속으시면 안 됩니다. :)
그러나 한 번쯤은 읽어 볼만한 소설임은 틀림없는 거 같아요. 아시다시피 김연수 작가는 워낙 글재주가 뛰어난 작가니까요. :)

부족한 저의 독후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이트님. 추운 겨울 감기조심하세요! :)

저도 애정소설인 줄 알았는데^^;
이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 가야겠습니다 ㅋㅋ

네. 절대! 애정, 연애 그런 소설 아닙니다. ㅎㅎ
뭔가 심오한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면서 어두운 느낌 아닌 느낌을 주는 그런 책입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전님. :D
서전님의 올려주시는 의학 이야기 재밌게 잘 보고 있답니다! :)

헐. 오늘도서관 갈 예정인데 꼭 봐야겠네요.

김연수 작가는 여성 팬이 굉장히 많아요. 헬캣님도 보시면 분명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이 많이 추워요. 항상 감기조심하세요! :)

제목이 상당히 매력적인대 내용이 안타까운 이야기 인듯하네 'ㅁ'a

정답! 매력적이긴 하나 다 읽고 나면 알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될 거야. :)
그게 슬픔이든, 외로움이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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