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방생
전화벨이 몇 번 울리다 끊어진다.
누군가 잘 못 걸었겠지 하고 넘어갔다. 또 다시 울려 받으려고
전화기를 들었더니 또 끊어진다.
전화기를 든 김에 한 동안 소식이 뜸한 지인에게 안부를 물을 겸
통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라
전화번호를 찾아야 했다. 초성을 찍어 번호를 검색한다.
이럴 땐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십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의 이름이 제일 먼저 반갑다고 달려온다.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시선이 고정되고 손가락의 감각이 없어지며
서서히 굳어가는 느낌이다.
그 친구의 묘비명을 써 주었다. 그러나 아직 그의 묘지엔 비석이
없다. 아버님은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어머님이 생존 해 계셨다.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우리 아들은 왜 안 오느냐고 하시는
어머니가 계셨다. 그래서 비석을 새기고도 세울 수 없었다. 자식이
먼저 비석을 세우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해서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그런 친구가 전화기 안에 숨소리도 못 내고 숨어있었다.
쓸데없이 내가 붙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놓아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편히 쉴 수 있도록 보내주고 싶다.
삭제를 클릭한다.
편히 쉬어라. 친구야
편안한 영원의 세상으로...
다시 만날 그날을~
영면하소서~! 💙
너무 아까운 나이라 ㅠㅠ
가슴 한켠이 저릿하셨겠어요. ㅠㅠ
뭔가 해 보겠다고 노력도 많이 했고
꽤 친하던 친구라 ㅠㅠ
즐거움과 행복 가득한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이젠 그 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