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는 싸움
출발하기 전부터 한 숨을 쉬었다. 일요일에 갔어야 했는데 월요일까지 비가 왔으므로 텃새 놈들이 지들 세력 자랑할 것이 뻔하기에 마음을 단디 먹었다. 그래서 비닐 멀칭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검은 비닐 씌워서 구멍을 뽕뽕 뚫고 거기에 작물 심고 텃새 풀이 아예 못나오게 하는 것도 횡포이고 나야 뭐 조그만 감자여도 상관 없으니 그냥 방치형 농사를 짓지만 그래도 텃새들 으스대는 딱 이맘 때가 되면 기가 질리긴 한다.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니 어느 정도 뽑아주어야 한다. 한시간 정도 뽑아 주었지만 별로 티가 안나서 잘해야 본전이다. 어제는 비 온 다음 날이라 땅이 여전히 질척 거릴 것 같고 오늘 덜 축축할 것이라 기대하였다. 땅에 습기를 머금었기에 텃새들 뽑는데 별로 힘이 들지 않았다. 한 주먹씩 뽑다 보면 텃새들 나름대로의 짙은 향기가 땅 냄새와 버무려져 귀찮은 가운데 즐거운 노동이다. 다행히도 아직 날파리나 모기가 없기에 성가시지도 않으니 그걸로 만족이다. 텃새 풀 뽑아 그대로 위에 얹혀 놓고 두둑을 조금 보강하였다.
완두콩은 이제 철조망으로 올라타려고 한다.
甲辰農記
밭을 갈며 | 말미잘 감자 모종 심기?| 수줍은 꽃마리 | 감자와 완두콩 싹 | 쪽파 수확 | 텃새 풀의 시즌 | 이길 수 없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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