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9 hours ago (edited)

꽃다운 나이에 떠난 사람을 위해
꽃무덤을 만들어야지
꽃처럼 아름답던 그의 생을 추모하도록

비석에 새긴 몇 글자로
어찌 향기롭던 그 삶을 말하리

봄이면 뻐꾸기가 울고
여름이면 매미가 애간장이 끊어지도록 울고
가을이면 기러기가
떠나는 마음을 담아 울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밤이면 자오선을 넘는 별무리들이
눈물방울보다 먼저 떨어지는
꽃무덤을 만들어야 한다

image.png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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