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2 years ago

자동차 유리창에 성에를 밀어내면
닦여진 유리창만큼 보이는 세상

등불을 준비하지 못한 탓은 없고
흐린 세상을 탓하는 소리들

소리를 그치고 입을 다문 도랑물
산그늘에 얼음기둥을 세우는데

눈 쌓인 길
누가 곧은 발자국을 새길까

겨울사랑/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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