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양심적 병역거부의 헌재 판결을 보면서, 시민적 의무와 권리사이

in #oldstone6 years ago (edited)

헌법재판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했다. 며칠전에 이문제와 관련해서 @scottbrian 님께서 아래와 같은 포스팅을 올렸다. 상당히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반응들이 별로 많지 않았다.
[생각]전 비양심적이라 군필한 남자입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가 그리 많지 않았다. 주요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지 않았다. 아마도 이제는 상황이 그렇게 굴러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군대갔다 온사람들은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내가 비양심적이라서 군대에 가서 개고생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scottbrian님이 포스팅에서 제기한 것 처럼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에서 양심적이라는 수식부분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종교적 교리에 입각해서 군대에 가지 않으려는 것이지 양심적이어서 군대에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며칠간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이리 저리 생각을 해보았다. 저는 양심적이니 비양심적이니 하는 말이 문제의 본질을 흐트리게 했다고 생각한다. 비양심적이라서 군대에 가고 양심적이라서 군대에 가고 하는 말은 감정을 자극하는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듯하다.

헌법 제19조의 양심에 대한 내용은 매우 간단하다.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이다. 결국 여기서 양심의 자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해석의 문제일텐데 헌법재판소는 병역을 거부할 양심을 인정해 준것이다. 모든 판결이 그렇듯이 다양한 입장과 주장이 가능하다.

저는 문제의 핵심을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란 개인의 소신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했을때 우리사회는 개인의 소신에 손을 들어 주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결정을 하던 세상이 결단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먼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관용도가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너무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 세상 나쁜 것만 보고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존재를 거부하는 주장까지도 마음대로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는 말이 있다. 사회의 관용도가 넓어지면 역동성도 동시에 늘어난다. 안그래도 꽉막힌 우리나라 사회에 무엇인가 변화를 위한 물꼬를 터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여호와의 증인을 믿는 젊은 남성들이 폭증할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럴 수도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일 여호와의 증인 신도라고 하는 젊은 남성들이 폭증하면 그에 따른 방법을 모색하면 된다. 그런데 그정도까지 될까 ?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빙자해서 자신의 양심을 헐값에 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런 판단에 앞서 국민이 져야하는 병역의 의무가 어떤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원래 서양에서는 모든 국민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 그리스 시대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소수의 제한된 시민만이 군대에 갈 수 있었다. 자신의 것은 자신이 지켜야한다는 원칙이었다. 그 이후 점차 용병이 운용되었다. 군대라는 것은 돈을 받고 운용하는 사업과 같았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과정의 숫한 많은 전투는 모두 용병들에 의해서 치루어졌다.

전문직업군인인 용병에서 국민개병시대로 넘어온 것은 프랑스 혁명 때였다. 프랑스 혁명과 함께 군대도 사라졌다. 돈을 안주는 국가를 위해서 전쟁을 해주는 용병은 없다. 오스트리아에서 군대를 보내서 프랑스 혁명을 토벌하려고 했다. 프랑스인들은 혁명을 지키기 위해서 모두 같이 모여 군대를 만들었다. 오합지졸이었으니 당연히 연전연패였다. 그러다가 파리 북방지역인 발미지역에서 기적과 같이 프랑스 인민군대가 전문직업군인 오스트리아군의 공격을 물리쳤다.

이후 국민개병제는 국민국가의 상징이 되었다. 국민국가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최우선의 의무이자 권리가 군대복무하는 것이었다. 유럽에서는 아직까지도 그런 의식이 강하다. 일부국가에서는 전문직업군으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또 일부국가에서는 시민적 권리이자 의무로 병역의무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시민적 권리이자 의무인 병역을 담당해야 하는 사람들은 군대를 좋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별로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나는 군대에 가는데 너는 왜 안가 ? 라는 상대적 박탈감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너는 왜 시민적 권리를 누리면서 의무는 행사하지 않으려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별로 제기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 우리의 경우 군복무라는 것이 그냥 귀찮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 스스로 국가를 만든 것이아니기 때문이다. 역사적 경험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도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 전쟁을 치루었다. 한국전쟁은 미국이 주도해서 치룬 전쟁이지 우리가 주도한 전쟁이 아니다. 한국전쟁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준 것은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

우리가 병역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주인으로서 국가를 지켜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보다는 어찌하면 피해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병역을 거추장스런 부담으로 생각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재벌들이었다.

국가를 유지함으로써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재벌이다. 그런데 그들 자녀중에서 군대에 갔다 온 사람이 얼마나있는지 한번보라.

현재 재벌 회장들중에서 군대에 제대로 갔다 온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나 ?

심지어 국방부 민간 공무원 중에서 군대에 갔다 온 사람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로부터 그리 큰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만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군복무가 어떻게 신성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 이미 우리 사회의 귀족들은 오래전부터 군대에 가지 않았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는 귀족들의 병역회피에 비하면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그들은 귀족적 권리를 향유하면서 시민적 의무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병역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재벌들이 군복무를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받아 들인 것은 그들이 쌓은 부가 정당한 노력의 댓가라서 내가 피를 흘려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이 아닐까 ? 그들은 온갖 편법과 특혜로 부를 쌓았다. 기회주의적으로 부를 일군 사람들에게 병역이란 자신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에 불과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지배층들이 왜 군복무를 가치있게 생각하는가를 한번 보면 우리나라의 재벌들과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이미 내려졌다. 다시 바뀔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은 대체복무를 힘들게 해서 군대에 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생각이 좀 다르다. 군대에 복무하는 것을 자랑스럽고 보람있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간부들이 병사들을 마치 종놈 대하듯이 하고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으로 아는 상황이라면 보람차고 자랑스런 군대복무란 요원하다.

군대내에서 복지를 대폭 향상시키고 군복무한 사람들에게는 인센티브도 주어야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 그리고 여자들도 군대에 가야한다.

모든 국민들이 병역의무를 져야 하는 것 아닌가 ? 북구라파 어느나라에서는 여자들도 군대에 가더라. 여성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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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다녀와서그런게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는게 옳은 말씀입니다. 여자도 군대가야지요 군대가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교육을 이수하고 다른 방향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 공평할 것 같습니다.

우리 안보상황을 생각해보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투를 수행하기 위한 최소 보병의 숫자가 줄어서 여성도 징집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남성을 되도록 보병으로 돌리고 비전투부문의 여성 자원이 필요합니다. 통계적으로도 확인 가능합니다.

좋은글 잘보았어요.
군대가기전에 군인이라는 특수성을 이해하고 가야지,그렇치않으면 군생활이 힘들더라고요.
결코 만만치 않은곳이죠.

군대 쉽지 않은 곳이지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이나 다양한 방도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잘 생각해보아야 겠지요

군에서의 병사들에게의 처우가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도 일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최근 양심적거부에 대한 이슈가 있다보니 올드스톤님의 얘기도 잘 보고 갑니다.

지금과 같은 병영문화에서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군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때가 아닌가 생가가합니다

푼돈 2천만원 갖고 무려 세계일주를 했다고 주장하면서몇몇 관광지만 둘러본 수준 세계를 다 겪어 본냥, 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모두 다 이해했는냥... 지식인 코스프레를 하면서 자의식이 폭발중인 스팀잇의 생각짧은 한 청년은,

"국가는 모든 가치를 포용해야하고 인권이 모든 가치의 최상위에 있다."는 수준 낮은 이야기를 하고 다니더군요.

물론 인권도 중요하고 국가가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피땀으로 일구어놓은 인프라에 무임 승차하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의무를 져버린다는 것은 저는 이기주의로 밖에 보이지 않고 납득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그 인권과 자유때문에 공동체가 지키자고 합의한 기본적인 의무는 지켜야한다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에이 ㅅㅂ 나도 군대안가'하고 모든 청년이 군대에 안가버리고현실적으로는 일어나기 힘든일이지만 우리나라의 군정이 붕괴되었을 경우 주변국이 가만히 있을까요? 중국, 러시아, 일본 우리 주변에 강대국들 천지입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천사라서 "한국이 총을 놓았으니 우리도 놓자"라고 주장할리는 없고..

머지 않아 강대국 남자들의 성기에 여성들이 유린되고, 총칼에 남성들이 유린될것입니다. 그러면 그때 한국인들의 진정한 인권과 자유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데, 착한 척 코스프레 하면서 말은 하기 쉽고,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생각은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싶어하는게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얼치기 인권주의자들의 행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 4대 의무를 지려 하지 않는 사람들은 추방했으면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말이 안되니 의무를 져버린 것에 대한 대가를 훨씬 더 과중하게 물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국가는 절대로 모든 가치를 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라는 것도 시대적 역사적 산물이지요. 그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인권이 모든 가치의 최상위에 있다면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면 안됩니다. 국가의 존속을 위한 군대는 역사적으로ㅓ 가장 대표적인 인권유린 기구입니다.

회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마가 나를 죽이려할 때 나는 살인마를 죽여야 합니까. 아니면 죽임을 당해야 합니까?

문제를 단순하고 심플하게 보려고 하는 것은 지적능력이 낮기 때문이 아닐까요. 세상 어떤 일들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결정되었으니 문제를 잘 정리해서 부작용을 줄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 인권을 위해 살인마를 죽여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살인마는 나를 죽이고 또 다른 사람을 죽일테니까요 :)

제생각에도 군복무한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생각됩니다.

안주는게 불공평 아닐까요

잘 보았습니다.

이제는 군사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옛날식 군대 체계가 안 맞다 싶습니다.

많은 병사를 유지하기 보다
핵심 인력 위주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주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징병제보다는 모병제로 방향을 잡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남녀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거 같고요.

동의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도 이상한 것이지만, 양심적이라는 단어에 부합될 만한 인간의 양심을 어떻게 측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가 더 궁금하네요.

기계라도 하나 만들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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