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4 (Untitled-4)
오랜만에 '무제'를 의식의 흐름대로 써본다.
1 _ 뜻밖의 묵언수행
용각산쿨을 두 각째 털어넣고 있는데, 마치 괴물의 목소리가 이런 것일까 싶은 소리가 나에게서 나온다. 감기가 걸린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커피를 마시면 절대 안될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인데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애써 말을 하려니 쇳소리가 나와 의도치 않게 묵언수행을 하고 있
다.
본격적으로 심해진 건 이번주 녹음을 마치고 나서 부터였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목소리였다면, 아마 녹음 날짜를 미뤄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신기하게도 녹음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상태는 악화됐다. 매주 녹음을 하는 DJ의 삶을 나도 코스프레하게 되는 것 같고, 이젠 목관리를 해야하겠다 싶다.
2 _ 콜드폼 콜드브루
정신못차리고 커피를 나날이 흡입해가고 있는 가운데, 요즘 꽂힌 메뉴는 콜드폼 콜드브루. 여전히 나의 최애는 아메리카노이지만, 피곤이 몰려오거나 기분이 꿀꿀해 당분이 필요할 때면 콜드폼 콜드브루를 찾는다. 일하기 전에 마시는 것도 좋고, 한잔 들고나와 걸으면서 마시기에도 좋다.
얼음이 없어도 적절히 시원한 콜드브루 위에 무지방의 우유폼이 올라가져있는데, 그 질감이 휘핑크림과 라떼거품의 중간같은 느낌이다. 입에 닿는 순간은 약간 달고, 입에 들어오면 단 맛이 사라지면서 폼도 사라진다.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가끔 단맛을 느끼고 싶을 때 먹으면 좋을 맛이다. 난 항상 폼을 반만 달라고 한다. 그 정도가 나에게는 딱이다.
3 _ 지진운
유난히 시야가 깨끗한 날이었다. 하늘도 맑고 공기도 좋은 듯 해 자꾸만 올려다보게 되었는데, 층층이 진 구름은 더 없이도 예뻤다. 그런데, 그것은 지진이 일어나기 직전에 보여지는 지진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진운이 보이고 지진이 난 곳도 있다는데, 아름답게만 보이던 하늘이 갑자기 두려움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난 지진의 위험에 빠지진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직 할 일이 더 많은데..'
4 _ 노팅힐
제대로 노팅힐을 본 적이 있었던가. 조차도 기억할 수 없는 이 영화는 벌써 19년 전 이야기가 되었다. 다시 보려고 맘 먹은게 3-4주 전쯤인 듯 한데, 이제서야 다시 들춰본다. 너무 늦은 시간에 봐서 반만 보고 잠이 들어버렸다. 휴 그랜트의 젊은 시절은 정말 잘 생겼었구나. 훈훈한 뉘앙스를 풍기는 배우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캐주얼하게 안경 쓴 젊은 날의 휴 그랜트는 잘생긴 것이 틀림없다.
여행전문서점을 운영하는 휴 그랜트. 오히려 지금에 걸맞는 서점이 아닐까. 저런 거 하나 하고 싶다는 생각을 또 문득 하고야 말았다.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있지만, 뭔가 더 조용하게 사적인 여행서점이 필요할 것 같다. 아주 개인적인 여행기를 담은 책들만 모아서 조용히 여행의 여정을 만들어나가는 공간이면 좋겠다. 여행에 필요한 물건들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들 보다는 아주 사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들고갈 만한 노트나 독특한 디자인의 네임택 같은 것들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오지를 여행하고 온 단골이 생긴다면, 그의 물건은 진열해두고 대신 팔아주기도 하면서 그 공간자체가 여행인 곳으로 만들면 정말 감성적일 텐데.. 예전엔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하는 것이 괴로웠는데, 요즘은 이런 몽상이 묘하게도 다음을 걸어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느꼈기에 더 더욱 꿈을 꾼다.
더 많은 무제
무제-1 (Untitled-1)
무제-2 (Untitled-2)
무제-3 (Untitled-3)
이런 글도 좋은 것 같아요.
글쓴이의 삶이 느껴지거든요..ㅎ
여백 같은 느낌도 있구요.
감사해요 ㅎㅎ여백같다는 표현..기분좋으네요 :)
@therealwolf 's created platform smartsteem scammed my post this morning (mothersday) that was supposed to be for an Abused Childrens Charity. Dude literally stole from abused children that don't have mothers ... on mothersday.
https://steemit.com/steemit/@prometheusrisen/beware-of-smartsteem-scam
좋다 좋다 좋아요! 사적인 여행서점!
라라님의 물건들 중 재미있는게 많을거 같아요. 입점하세요 ㅋㅋㅋ
제가 좋아하는 장소가 되겠네요. 몸은 하나이고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니 그렇게라도 간접경험을 하고 싶고, 느끼고 싶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딱입니다. ^^
하늘님이 단골손님이 되시겠군요.ㅋㅋ좀더 몽상을 해봐야겠네요 :)
넵, 전 연간 회원권(?) 끊겠습니다. 마음은 늘 비행기를 타고 다니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항상 시뮬레이션만 해보고 삽니다. ㅠㅠ
"P님의 몽상을 응원합니다."
목소리가 완전히 나가버리는 감기를 최근에 경험했을때 매일이 두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큰 병인가 해서요. 그럼에도 하루종일 커피를 흡입하기도 했구요 ㅎㅎ 지진운이라는게 있었군요.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을 읽고 구름에 무슨무슨 이름이 붙나 찾아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노팅힐... 휴그랜트의 매력이 중간정도 남았을 때 연화이군요. 어바웃어보이ㅜ이후로 그의 매력은 최 하로 내려간 듯 해서 마음 아픕니다ㅜ
목소리는 아주 천천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난데없이 왜 목이 쉰건지ㅠㅠ 전 휴그랜트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큰 감흥이 있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과거의 모습이 더 매력적이었네요 :)
아 그 영화도 매력있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