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꿈을 기억해 내다...[자작글과 음악].

in #kr7 years ago (edited)

먼 연대기의 간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분홍고양이 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고개를 치켜 올리고 도도하게
높은 빌딩 사이를 곡예하듯 맘대로
돌아 다니는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언젠가 꿈 속에서 파랑 물고기 비늘로
뒤덮힌 너를 본 적이 있지
바다의 숨소리가 조곤조곤 들리면서
겨드랑이 사이에서 지느러미가 돋고
금새 주위는 섬이 되었어

욕조 위 봉긋하게 솟은 무릎처럼 조심스레
섬을 핥고 있는 까칠한 혀의 느낌,
그런데 물고기에게도 혀가 있었던가?
고래도 아닌데 말야

고양이를 닮은 물고기인 지
물고기를 닮은 고양이인 지
아직도 분간이 되지 않는 묘한 너를
이제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모퉁이 돌아 작은 꽃집에서
나비가 불어주는 휘파람 소리를 따라
가 볼까? 아직은 별의 꼬랑지에서
뚝뚝 떨어지는 겨울의 뾰족한 모서리가
차거운데.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
분홍고양이 네 흔적을 어디에서
뒤져야할까

언젠가 고요한 눈빛으로 말했지
몽골의 초원 어디쯤에서 별을 보고 싶다고. 별들이 몸을 흔들때마다 쏟아지는
비늘들이 바다에 몰래 숨어 들어가
파란 물고기가 된다면서. 그 물고기와
입맞춤을 하고 싶댔지.
그렇게 파란 물고기들과 놀다 보면
언젠가는 별이 가득한 곳에 데려다 줄 지도 모른다면서 말야.

오늘도 먼 연대기를 빠져나온 바람이
불었어 그 간극에 너는 없었지
아마도 어쩌면 너는 나 몰래 별들과 섞여서 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여쁜 분홍고양이 네 발자국을
지워버리는 저 바람이 미운
뭉클한 저녁이 가깝네
옥상에 올라가볼까 해
아직 네 꼬랑지가 조금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잖아.

안녕
나의 어여쁜 분홍고양이였던
파랑 물고기야!!!

&.....주말 잘 쉬셨지요?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포레의 파반느입니다

■포레의 파반느■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가브리엘 포레의 파반느.

원래 파반느라는 장르는
16세기 이탈리아와 스페인 궁정에서
유행한 3박자의 느린 궁정무곡이다.

이탈리아의 파도바에서 시작됐다는
말도 있고, 공작을 뜻하는 스페인어
'파본'(pavón)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꼬리를 활짝 편 공작처럼 화려하고 기품 있다.

포레는 1887년 피아노를 위해 이 곡을
작곡한 뒤 "우아하지만,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는 곡"이라고 스스로 설명했다.

포레의 파반느는
향수를 뿌린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러나
가끔 그 아름다운 서정성에
기품있는 우울을 감지하기도 한다

왜 갑자기 포레의 파반느가 생각났을까


지금
어쩌면

기품있는 우울에 잠식되어 가는 중인가
보다

자꾸만 감정통제선이 말썽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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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업으로 하시는 지인께서
여수에 사셔요 그곳은 雪 보기 힘들다고
하셔서 깜짝 선물로 택배로 보내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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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세상에...
눈 사람이 안 녹을 까요?ㅋ

아이스박스에 아이스젤 얼려서 함께 넣었는데 그래도 조금은 녹았다고 했어요 그래도 너무 기뻐서 냉동실에 보관하셨대요 ㅎㅎ

제가 정말 사랑하는 음악입니다 ㅠㅠ 제목을 보자마자 심쿵 했네요.
물고기 시를 읽을 때 벌써 울먹울먹하던 심장이 포레의 파반느 음악을 듣자마자 털석 ㅠㅠ
물고기인간과의 서정적 사랑영화를 보고 와서 그 감동이 다 가시기도 전에 승화님의 시를 읽으니 영화가 겹치고 음악을 들으니 그들이 물속에서 함께 느리게 물의 흐름에 따라 춤을 추고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되네요. 아마도 고양이였던 그녀가 물고기가 된 것일까... 이러면서...
아 ㅠㅠ 죄송해요. 저만 알 수 있는 댓글을 쓴 거 같아서요ㅠㅠ

ㅠㅠ 눈사람을 택배로 보내시다니 ㅠㅠ 받아 보신 분이 너무 감동 받으셨을 것 같아요 ㅠㅠ

저는 4차원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데요
정상적인 것보다 비정상적인 것을
더 잘 이해해요 ㅎㅎ


눈사람 택배를 받고 엄청 놀라셨대요
조금 녹았지만 냉동실에 넣어 놓으셨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사차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별명은 하도 많아서 ㅋㅋㅋㅋ
저도 파란 물고기가 되고 싶네요 ㅎㅎ 별이 가득한 곳으로 갈 수 있게...

저도 눈사람 받았으면 엄청 놀라고 엄청 행복하고 그랬을 거에요.

편안한 밤 되세요.

서로
편안하게 잠드는 걸로 해요
기분 좋은 마음으로요

레드 썬~~~!!!ㅎ

저는 음악이 너무 좋게 느껴지네요.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라겟습니다.

저두 포레의 파반느를 많이 좋아해요

근데
저는 고구마를 5박스나 먹었는데
왜 방귀를 잘 안 뀔까요? ㅎㅎ

음자도 모르지만 듣기 참 좋네요^^ 잠시 빠져봅니다!

포레의 음악은
편안하고 또 어떤 감정선을 건드리기도
해요

오후 햇살이 좋아요

눈을 택배로 보내다니 ㅎㅎ
냉동포장이였겠네요


아이스박스에 아이스젤 그거 얼려서요
그래도 약간은 녹았대요

그래도 뭐
선물에 의미가 있는 거니까

그나저나
sj님 아버님 정말 남들께 존경 받기
마땅한 분이셨어요

장례에 대한 말씀에 뭉클한 감동의 여운이
오래 갔어요

동네서점 가기 싫어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했네요.
읽고 싶은 책을 찾으면 바로 손에 넣을 확률이 절반이 안되니.. 서울에 올라가서도 가장 가고 싶은 곳이 대형서점이 되었겠죠ㅠ.ㅠ
결국 [몰락의 에티카]와 [느낌의 공동체]는 인터파크로 주문했네요. 덤으로 미야모토 테루 절판된 작품도 중고로 주문했어요. 왠지 이득 본 기분^^

새 책 사서 읽으려고 책 안가지고 노트북과 노트만 달랑 들고 나왔는데 찾는 책이 없으니 낭패감이 들잖아요. 그래서 그냥 카페와서 오랜만에 필사하고 있어요. 오늘 승화님 글을 말이죠.
오늘 글에 쓰여진 말들이 닿을 듯 말듯 애를 태우길래 "됐다!" 하고 맘편히 필사하는 중이죠. 고양이 좋아하는 이유가 저런 매력때문인데 저도 뭐 "네 갈길 가라~ 나도 내 갈길 갈테니!" 해서 죽이 잘 맞는 것 같기도 해요.ㅎ

그래도 오늘은 너무 늦지 않게 나와서 햇살에서 봄을 만났네요. 포근하게 덮어주는 따스함은 이맘때부터 5월전까지 만나는 해에게서만 느끼는 것 같아요. 시작인가? 라는 느낌에 살짝 설렜네요. 해를 빼곤 곳곳이 겨울의 여운이 남아서 완연해지기 전까진 맘이 덜 풀릴 듯 하네요.

노트에 펜을 오랜만에 끄적이니 사각사각하는 느낌이 좋아요. 맘에 드는 글씨체가 나오려면 한참이나 더 써야할 것 같지만 오늘은 손가는대로 삐뚤빼둘해도 좋아요. 그냥 맘 가는대로 하루를 사는것처럼 손이 가는대로 쓰는 것도 좋아요.

드문드문 옛 기억과 의미가 될만한 것들이 스쳐지나가고 있는데 글로 좀 적히면 좋겠어요. 정말 이것들도 고양이 같아서 제 멋대로 왔다갔다 애만태우고.. 그래도 뭐 괜찮아요. "됐다! 난 맘편히 필사나 할터이니. 네 멋대로 놀아봐~ " 할테니까요. 그래도 막상 보이면 곁눈질로 호시탐탐 노리게 되겠죠?^^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일기가 되어 버렸네요. 꼭 남의 공간에 일기쓰는 버릇이 있는거 같아요. 이상하죠?ㅎ 그래도 싫어하지 않으실거 같으니 편하게 쓸래요~ 남길만한 것이 있으면 또 남길게요~ 저녁식사 맛나게 하세요! :)

오잉
혹시나 해서 님의 집에 찾아 갔더니
빈 집이네요 ㅎㅎ

그 햇살의 느낌을 저도 어렴풋 알아요
다정하고 약간의 삐진 듯도 하고요

싫어하다니요
님의 하루를 엿보는 재미 굳이
고디바의 피핑홀 톰이 아니더라도
재미 있어요 은근 기대도 되구요

오늘 노트에 적힌 내용은
뭘까 급 궁금해져요

두번째 단락이 오해하기 좋게 쓰였네요.
승화님 글을 의미한거 였어요ㅋ 노트에는 그냥 필사만 하면서 음악듣고 스팀잇 여기저기 다니며 노닥거렸죠 머. 특별히 쓰여진건 없어요. 마음가는대로 보낸 의미있는 하루였죠. :)

아 제 글을 필사했다는 거였군요

제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죠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그리고 음~~하나가 뭐 였더라 이 책 3권만 여러번 필사해 보면 멋진 문장가가 될 수 있다고요

좋은 문장이 절실히 필요할 때 해봐야겠네요! 귀한 팁주셔서 감사해요~^^
기분은 좀 나아지셨어요?

저는 나쁜 기분 감추는 걸 아주 잘 해요 안 그럼 옆사람들이 불편할테니까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감춘 건지 진짜 그런 건지도 구분이 안 되기도 해요 ㅎㅎ

편안한 밤 되셨음 좋겠어요~^^

지금 편안해요 그래야 살 수 있거든요 일종의 스스로최면술? ㅎㅎ

아름다운 글에 좋아했던 음악.. 그리고 거기에 모네의 그림까지..
정말 힐링받고 쉬다가 갑니다...
글이 오묘하게 저를 편안하게 만드네요.. 계속 떠올리게 되고..
혹시나 잘못 생각했을까봐 다시 읽어봐도..똑같은 느낌이네요 전.ㅎ
정말 감사합니다~~
눈 사람 택배라니..ㅎㅎ 넘 멋지세요 ^^

ㅋㅋ
혹시 눈 사람 뒤의 목이 긴 여인을 말씀하신 거라면 그 작품은 모네가 아니라 모딜리아니아의 작품이예요 그의 아내 잔느를 그린 거죠 모딜리아니 그림의 특징은 목이 긴 여인과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작품이 많다는 건데요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 때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 라고 했대요

눈사람 택배를 맞은 지인께서 굉장히 기뻐하셨어요 ㅎㅎ

저 입울은 메니큐어로 칠한 거예요

아 링크해주신 음악 동영상에 모네의 그림이 계속 나와서 ㅎ. 사진 보니 집도 넘 이쁘게 꾸며놓으셨을거 같아요 ^^


음악 동영상 말씀하시는 거였군요 ㅎㅎ 저는 눈사람 뒤 작은 그림 말씀하시는 줄 알고 오지랖을 떨었네요 죄송해서 어째요 미안해요

모네의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해요

이 밤 편안하셔요
저 땜에 기분 상했을까 염려 돼요

컥 전혀요 sunghaw님 ^^ 기분 상할리가 있나요..
덕분에 모딜리아니 그림도 알게 됐는걸요..ㅎㅎ
가르쳐주셔서 감사해하고 있었답니다... 덕분에 사진도 다시 보게 되고..
그러고 보니 집도 넘 이쁘게 꾸미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그런 염려 전혀 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sunghaw님도 좋은 밤 되세요~~ 아지트에 계시면 별이 참 많이 보이겠네요 ^^

흐린 날이 아니면
별은 원없이 봐요 ㅎㅎ

이렇게 답글 주셔서 진짜 고마워요 안 그럼 저 잠도 못 잘뻔 했어요 ㅎㅎ1518127951156.jpg

제가 직접 꺾어 말린 꽃으로
침실의 조명을 만들었어요

우아 대박... 넘 이뻐요..정말...
아 성화님 집 정말 기대되요..ㅎㅎㅎ
언제 조금씩이라도 공개해주시길....
별 원없이 보시는 것도 넘 부럽네요...ㅎㅎ

작업실이 코딱지만 해서
뭐 공개할 것도 없지만
어느날 휙~~보여 드릴 게요

제가 자랑하고 싶은 곳은
책장과 턴테이블이예요

월요일 오후 참으로 따스하네요!!!
정말 길가에서 분홍 고양이 만나봤으면 좋겠네요 샘 이야기 해주려고요
따스한 차 한 잔 마시며 포레의 파반드 잘 듣고 갑니다 정 샘!!!

주말 평안히 보내셨지요?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시인이셨지요?

한주간도 평안하셔요

눈과 코는 별에 먼저 갔나요 ㅎㅎㅎ

그분이 화가시라 어려운 부분은 그분께 맡겼지요 전 메니큐어로 쉬운 입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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