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14. 5/22일 일기 ;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in #kr6 years ago (edited)

  1. 인천공항 가는 길이다. 밤에 못 자고 뒤척였는데 낮부터 회에 소주를 마셨더니 급 졸리다.
    잤다가 기차에서 못 내리면 낭패라서 어떻게든 정신줄을 붙잡으려 노력하는 중.

  2. 그냥 자고 일어났다.

  3. 졸려서 뭘 쓰려던건지 잊었는데 이제서야 떠올랐다. 어젯밤에 아빠가 TV로 여행 사진 찍은 것을 보자고 하셨다. 이미 다 옮겨 놨다고 하셔서 1차로 놀랬는데, 소니 카메라 사진은 물론 내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도 다 나오는거다. 휴대폰에 항상 패턴과 지문을 걸어 놓는 터라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지? 아빠가 내 패턴을 아시는건가?', '스크린에 패턴락을 해지 한 모양이 남아 있었나?', '내가 사용하는 잠시 내려놓은 중에 얼른 가져가서 복사하셨나?' 별 생각을 다 하던 중 내 휴대폰이 빨리 잠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세상에! 화면 자동 꺼짐 시간이 10분으로 설정 되어 있었다.
    Screenshot_20180522-103131_Settings.jpg

    아래와 같이 화면이 꺼지고 5초가 지나야 화면이 잠긴다.
    Screenshot_20180522-185234_Settings.jpg

    4월 초에 휴대폰을 바꾸고 처음부터 이렇게 설정 되어 있었던 건지, 아니면 내가 무심코 다른 일 하느라 시간을 변경했다가 되돌리는걸 잊은건지 모르겠다. 여튼 이렇게라도 발견해서 다행인 듯.

  4. 빈 여행 중 실수로 햄이 들어간 파스타를 조금 먹었다. 베지테리언 용 아라비아따만 있는 줄 알고 주문 했는데 그 집에 두 가지 버전이 다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알러지 반응이 오지 않았다. 면역력이 많이 좋아졌나 싶었는데, 한국 와서 4일간 두 차례 두드러기가 돋았다. 고기를 먹은 것도 아니고, 다시다도 피했는데, 무심코 먹은 소스가 돼지고기나 소고기 같은 시설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전 처럼 결막염이나 비염, 또는 전신 두드러기로 오지 않아 다행이다.

  5. 너무 짧은 시간 동안 한국에 머물다 가려니 아쉽다. 엄마랑은 여행이라도 같이 했지만, 동생이랑은 대화도 거의 못 나눴다. 한국에서 처리해야 할 자잘한 일이 있어서 친구들도 다 못 만났더니 아쉬움만 남는다. 아무때나 편하게 친구들을 만나던 시절을 생각하면 한국에서의 삶이 그립기도 한데 생각해 보니 야근 후에 근근이 만났던 것 같다. 역시 기억은 미화된다.
    교환학생 시절 지금의 남편과 롱디 커플이었다. 그 땐 둘만 같이 외국에 나와 있어도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친구들도 그리운걸 보니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아빠는 처음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으면 하시더니 이젠 한국은 아니더라도 좀 더 가까운 나라에 살았으면 하는 눈치시다. 그런데 사실 대학~회사 생활 할 때 보다 지금 더 자주, 더 길게 친정에 다녀오고 있다.

  6. 분명 한국에 있는데 친구들은 나보다 5시간 빠른 곳에 산다는 착각이 계속 든다. 얼른 돌아가야겠다.

  7. 드디어 몇 시간 후면 남편과 귀여운 꼬맹이 둘을 만난다. 이번에 집에 가면 한동안 돌아다니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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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좀 더 좁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게요. KTX가 나오면서 서울-부산 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 것 처럼 비행에 걸리는 시간도 더 줄어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써니님 지금 비가 후둑후둑 떨어지는데 공항 가는길이군요 ㅠㅠ 그래도 한국와서 알레르기가 많이 도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왠만한 음식에 거의 다 고기/다시다가 들어가서 써니님이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 고기 들어간 아라비아타 파스타는 맛있으셨나용? :)

비오면 여기 저기 결려서 비오는 날을 싫어하는데 올해 비오는 광경을 워낙 못 봤어서인지 기분은 나쁘지 않네요. :) 지금은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중이예요.
햄 들어간 아라비아타는 왠지 어색했어요. 최근 몇 년간 먹어보지 못한 맛? ㅋ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하고 조금만 먹고 있었는데 엄마가 햄을 발견하신.
한국에서 고기랑 다시다 피하는건 오히려 쉬워요. 알러지 있다고 말씀드리면 대답은 해주시거든요. 그런데 시판 소스 중에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시설인게 워낙 많아서 불편해요. 고추장이나 허니머스타드 이런거요 :(

햄이 들어간 파스타를 조금 먹어도 그러시다니 ㅠㅠ
한국에서 음식점에는 베지테리언 용을 찾아보기 힘드니 ㅠㅠ
한국오시면 음식문제로 고생을 좀 많이하실듯하네욤.
물론 매끼 회나 스시를 드시면 상관없겟지만요
근데 벌써 가시는군요 ㅠㅠ
남편분과 귀여운꼬맹이들이 엄마를엄청 기다릴듯하네욤
제가 괜히 아쉽 ㅠㅠ
조심히 돌아가시구요

맞아요!! 한국에도 [V]표시된 메뉴판 좀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한 땐 제가 차릴까도 했었는데 말이죠. ㅋ
리안님 말씀대로 전 한국에선 거의 회랑 스시 아니면 파스타를 먹어요 :) 이태원에선 좀 자유롭구요. 이번에도 역시 4일간 회/해물 종류가 포함된 식사가 4번 있었으니 매일 먹은 셈이네요 ㅋㅋ 다행히 알러지 있기 전부터 회/해물 >>> 고기 였답니다.

다음에 좀 더 길게 나오면 그땐 족장님이랑 같이 볼까요? 그 전에 아부다비에 오셔도 ㅋ

짧은 시간에 마음이 허전하시겠어요.
하지만 곧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만나실테니 그걸로 또 위안이 되겠네요.
돌아가셔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들 부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양쪽 모두 절 반겨주는 상대가 있어 행복하네요 :)

ㅋㅋㅋㅋㅋㅋㅋ 담에 기회되면 뵈요. 일단은 겨울에 리안님과 오시는걸로.

스달 똥값되면 리순이님이 와야합니다 ㅋㅋㅋ

회 한접시 하시고 가시는군요... ㅎㅎ
서둘러 가시는만큼 서둘러 오시겠죠..

ㅎㅎ 그건 모르겠습니다. 뭐 언제나 알 수 없더라구요.

우선 푹 쉬시구 많이 주무세요~~ 여독은 꼭 푸셔야합니다 ^^
아 고기 알러지라니.. 전 상상도 못하겠네요..
근데 전 왜 이 글을 보고 회에 사케가 먹고 싶어지는 거죠?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찍은 사진이 없지만 그것은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20180521_184950.jpg

헉 횟집이 아직 열었는데.. 사진보고 심각하게 고민중 ㅠㅠ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시네요 ㅎㅎ

🤣🤣🤣

써니님의 포스팅을 보다보면 결국 의식의 흐름대로 가다보면 술... ㅎㅎㅎ 그나저나 짧게 왔다 가셔서 아쉽네요~

그려러던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댓글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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