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의 폐허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5 years ago

생산의 폐허와 같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어떤 생산은 오로지 생산을 위한 목적 이외에는 별로 가치 없는 것이어서, 생산자마저도 한번 생산을 끝마친 뒤에는 더이상 뒤적이지 않게 된다. 일상을 사고판다는 것은 실로 무의미한 것이다. 당신의 일상은 사실 대체로 나에게 무의미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돈을 주고 사보는 일상이란, 그 일상에 무언가 만족이나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경우에나 가능하다. 호혜적인 성격으로 사본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실제 나의 어떤 자원을 잃어서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그 팽창의 일부를 떼어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진정한 지불이라 보기는 어렵다. 사실은 "나의 어떤 것을 얼마나 떼어서 내어줄 수 있느냐"의 질문에 있어서, 손실의 일부냐 이득의 일부냐는 상당히 중요한 물음이다. (효용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절대로, 이득과 손실에 관한 감각이 같지 않다.)

하지만 달리 보면, 생산과 소비의 범주와 방향이 명확해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목적과 컨텐츠가 명확해지는 만큼, 관심을 보이는 사용자의 범위와 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생산과 소비 주제의 범주와 방향을 좁혀가면서 사용자의 범위와 수를 확장하는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한다. 그건 모순된 것이다.

애초에 말과 글과 생각은 대체로 가치가 없다. 아주 극소수의 컨텐츠만이 - 현실과 연결 되었을 때에 - 살아남는 것이다. 모든 컨텐츠가 모조리 살아남고 소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건 컨텐츠 자체에 대한 실험이면서 동시에 근래에 어떤 기업, 플랫폼, 체제도 달성하지 못한 지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불가능하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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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이면 안될것 같은 것도 되고 인연이 아니면 될것 같은 것도 안되는 거 같습니다. 단정하는 것은 한계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요. 다만 지향점을 가지고 결과를 바라지 않고 시도할 뿐입니다. 목적을 지향하는 삶이란게 그런거지요.

'지향'한다는 단어가 말씀해주신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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