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16살,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오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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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nowkorea 입니다.

오늘은 1년동안의 영국유학에 대해 글을 작성해보겠습니다. 내용이 길다보니 몇 편으로 잘라서 계속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국내 유명한 유학원을 통해서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영국의 International School 에서 회화 기초반 및 영어 Prep 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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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비행기를 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적을 제외하고는 저는 16살까지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시절 많은 친구들과 비행기를 타면서 탄성을 지르고, 짧게나마 경험했던 30분의 비행시간은 저에게는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그 좋은 추억을 바탕으로 영국으로 가는 비행도 출발 당일까지 엄청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가족들과 함께 푸짐한 식사를 하였죠. 생전 처음으로 가족 품을 떠나기에, 어머님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시면서, 든든하게 먹으라고 참 많이도 사주셨습니다.

비행기를 타기위해 출국심사를 하게되고, 저는 줄을 섰습니다. 가족들은 제 뒤에서 조심히 가라고 손을 계속 흔들어주셨습니다. 장시간의 비행과 영국에서의 생활에 들 뜬 저는 짤막하게 손을 흔들고 체크인 및 출국심사를 진행하였고, 저의 게이트를 알맞게 찾아서 비행기를 기다렸습니다.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어머님께 전화했습니다. 게이트에 잘 도착했다고, 곧 이륙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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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석하다


비행기표를 티켓팅할 때 저는 일부러 창가자리를 선택했습니다. 얼마나 멋진가요.. 창가자리! 창문을 통해 구름을 볼 수도 있고, 이/착륙 하는 모습들 모두 볼 수 있으니깐요. 착석 후 창문을 열었습니다, 많은 비행기들이 이륙하거나 착륙하고 있던 모습을 보며, '아, 나도 하늘로 날아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요.


기대했던 비행기는..


기내식이 너무 맛이 없었습니다. 비빔밥이라고 승무원분께서 주셨는데, 맛이 너무 이상해 저는 몇 입 먹지않고 뚜껑을 닫고 치워버렸습니다. 영화 한 편을 보고나니, 슬슬 화장실을 가고 싶어졌습니다. 기내식 식사가 끝나자, 비행기 내부가 어두워지고 많은 분들이 좌석을 뒤로 젖히며, 안대를 끼고 주무시더라고요.
창가 자리였기에.. 주무시는 두 분을 깨우고 지나가기 민망하여 꾹 참았습니다. 한 5시간을 넘게 참았더니, 지나가던 승무원분이 저의 안색이 좋지않음을 확인하시고, 화장실이 급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랬더니 주무시던 두 분을 조심스럽게 깨우고, 제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주셨고, 저는 화장실에 갈 수 있게되었죠. 그 때부터 고난의 연속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슬슬 깨달았습니다. 제가 예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계속 벌어지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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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하다.


어영부영 12시간이 지나고, 저는 자는 둥 마는 둥하였고, 긴장도가 높아진 탓에 많이 피곤했습니다. 이렇게 장시간의 비행도 처음이었고요. 착륙하기 30분 전 승무원분께서 입국심사서 등을 나눠주시고, 작성하라고 하셨는데. 처음 장거리 해외여행이다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낯가림이 워낙 심했어서, 옆에 아주머님께 물어보기도 애매해서, 흘깃흘깃 쳐다보면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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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심사 / 콩글리쉬의 한계


착륙 후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입국심사 장소로 15분동안 걸었습니다. 걸은 후에 입국심사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더라고요. 저도 줄을 섰습니다. 솔직히 어떤 형식으로 입국심사를 하는지도 잘 몰랐고, 유학원에서는 입국심사 시 미리 준비한 서류와 여권을 그냥 주라고 하였기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는데.. 입국심사관이 저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 ##@$#%?"

"Excuse me?" (뭐라고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안 들렸어요.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한 3번 질문을 다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한국인 통역관을 불렀고, 통역관분이


"여기서 홈스테이까지 어떻게 갈거에요?"


라고 질문하셨습니다. 솔직히 한국에서 중학교 영어내신 성적이 나름 좋았기에, 큰 걱정 없었는데. 콩글리쉬의 한계를 바로 느꼈습니다. 저런 간단한 질문은 알아듣고, 바로 대답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통역관님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입국심사를 마치고, 이제 짐가방을 찾으러 게이트를 나갔습니다. 벌써부터 몇 번의 생각하지도 못했던 헤프닝을 맞았는지.. 고난의 시작이었죠


여담으로 저는 장시간 비행에 굉장히 능숙합니다(?) 영국에서 미국 고등학교로 전학하였는데, 하필 고등학교가 플로리다 주에 위치하여, 한국에서 직항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Atlanta (애틀란타) 까지 먼저 갔는데, 비행시간이 14시간입니다. 그리고 Atlanta 에서 짐을 찾고, 다시 입국심사를 하고 공항에서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2시간... 애틀란타에서 플로리다까지 거의 2시간.... 비행기와 공항에서만 14 + 2 + 2 = 18 시간을 보내지요. 왕복 18시간이 아닙니다. 이 비행을 수십번 반복했으니.. 그래서 저만의 장거리 비행 노하우(?)를 습득했습니다.


  1. 장시간 비행전 잠을 자지않는다.
  2. 비행기 창가쪽에 일부러 자리 배치를 받고, 수면제를 먹고 잔다. (복도쪽을 배치 받으면, 숙면에 방해됨)
  3. 기내식도 먹지않는다. 그냥 잔다.

이렇게 하다보면, 몸에 무리가 올 것 같아도, 에너지 소모가 크지않기에 배도 별로 안 고프고, 나름 쾌적하게 장거리 비행을 마칠 수 있습니다. 한번은 이륙 전에 자서 착륙 후에 깨어본 적도 있으니.. 제가 가장 애용하는 장거리 비행법. 저의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만든 방법입니다. 실제적으로 몸에 큰 무리도 없습니다.

캐리어를 찾는 순간부터의 이야기는 내일 다루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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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틀리는 회화]
['망했어'를 영어로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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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16살에 홀로 유학이라니..진짜 어린나이에 고생많이 하셨을것같네요ㅠ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도듭니다!
뒤의 얘기가 더 궁금해지는군요~~

정말 상상도 못할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다 좋은(?) 경험이고 추억이네요 ㅎ

유학 경험이없어서 뭔가 유학하면 멋있기도하고,
환상?! 이있는 거같에요

멋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환상 반 진실 반입니다.

16살에 홀로 유학. 흠.. 정말 대단합니다.
29일에 더 많은 이야기 들어보고 싶네요!ㅎㅎ

29일 밋업 가즈아~

오오 어려서부터 혼자 떨어져서 유학이라니.. 뭔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는군요.. 빨리 다음 편을 내놓으시지요

험난했지만 지금은 나름 좋은 추억/경험이지요 ㅎ 방금 작성했습니닷

진짜 어린나이에 비행기도 혼자 타다니..
제 동생도 초딩때 혼자 외국에 가서 그때의 마음이랑 비슷할 거라 생각해요. 역간 찡... 짐찾고 입국심사받고 하는 거 부터가 노하우가 앖으면 어려울 수 있는 일인데.
그리고 영국에서 미국으로 가게된것도 궁금해요!

지금은 그 누구보다 자신있게 잘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어떻게 가게되었는지 아마 3일안에 포스팅 해볼게용!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가셨다니!
그 때의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날이 있겠죠?ㅎㅎ

저런 경험이 모여서 쌓이다보면 내공이 되겠죠! ㅎ.ㅎ 한손님 프사가 바뀌었네요

어린 나이에 홀로 외국이라니..
저로서는 도전조차 생각치 못한 일이네요. 대단하세요ㅎㅎ

저도 못할줄 알았는데 하게되더라고요. 아마 모두 가능할거에요

오 흥미진진합니다. 저도 중남미쪽에 있어서 장거리 비행의 고통을 잘 알지요 ㅠㅠㅠ 노하우 전수 감사합니다 !!

중남미에 계시면, 비행시간이 저보다 길겠네요 ㅠ 와 존경합니다.. 정말 장거리 비행은 해본 사람들만 느끼고 알죠 ㅠ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6살에... 대단하십니당...
저는 최대로 멀리가본게 미국으로 수학여행이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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