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이란 질병에 대해

in #kr6 years ago (edited)

상대적 박탈감이란 질병.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에는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이란 가벼운 질병이 있습니다.

타인과 비교해 본인이 처지는 느낌을 받는 게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중세 사회 같은 계급 고착사회에는 상대적 박탈감이 적었습니다. 자기보다 재산이나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을 '고귀한 혈통'이라고 생각해버리거나, 상류 계급과 하류 계급 사이에 접점이 거의 없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기회도 적었지요.
사실 상대적 박탈감이란 용어도 로버트 머튼이란 사회학자가 현대에 들어와 제시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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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기회의 균등을 강조할수록 더 심해지는 병


자본주의-민주주의 사회는 형식적으로는 '계급 없는 사회'이자 '수직 이동의 기회가 열린 사회'라는 메시지를 우리 머릿속에 심어놨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관념이 상대적 박탈감의 강도를 더 올려놨습니다.

광고를 보세요. "누구나 돈만 있으면…."란 가정법으로 엄청난 꿈을 보여줍니다. 적지 않은 마케팅이 상대적 박탈감을 이용합니다. "선생님, 재력이 되시는 분은 이 정도 차는 타셔야지요."라는 속삭임에 흔들립니다. "애들도 다 그 상표 정도는 입고 다니는걸" 자발적 노예가 생깁니다. "하와이 정도는 다녀와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꿈에 포함하기도 하고요.

잘 사는 사람, 속을 보니 무리수


캐나다에서 최근 재미난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 친구는 어떻게 잘 사는 건가?" 대다수 캐나다인의 의문

캐나다인 다수가 "저 친구는 어떻게 저렇게 잘 사는가?"란 의문을 품고 있답니다. 달리 표현하면 "저렇게 살기 힘들 텐데 잘사네……."라는 겁니다. 그럼 그 친구는 정말 잘살고 있는 걸까요? 설문을 해보니 대체로 아닙니다.

캐나다인 93%가 무리해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즉,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혹은 어떤 유혹에 넘어가 과용한 겁니다. 그리고 93%가 역시 그런 과소비를 후회한 경험이 있습니다. 소비자 사회에서 "소비는 멋지다"라는 메시지에 우리 두뇌는 어려서부터 구워지고, 그 결과는 이런 과소비와 후회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젊은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노인 세대도 마찬가지랍니다.

정말 잘사는 게 뭘까?


종종 소비자나 자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 "잘 사는 게 뭘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소비주의나 자본주의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거나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몇십 억의 지구인이 그 틀을 숭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속에 있는 한 그 틀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그 틀 밖에 어떤 가치도 생각한다면, 상대적 박탈감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스팀을 달려보자~ 즐겁게

아~ 물론 이렇게 즐겁게 열심히 글 써놓고도, 업보트 조금 받거나 리스팀 조차 없으면 상대적 박탈감이 아주 직격입니다. 직격. 멘탈이 흔들려요. ㅋㅋ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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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상대적 박탈감은 스팀잇에서 많이 느끼죠.
보팅 파워가 막 있어서 맘껏 보팅하고 싶으나 늘 쪼그라드는 보팅바입니다.

저도 그렇네요. 0.02 정도는 나와야 하는데~. 그래서 받는 거에 비해 상대적 미안함도 있죠. ㅎㅎ

인생을 길게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진정으로 정말 잘 사는게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

감사합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에 대해 자기가 찾은 답을 가지고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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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보고 따라하는 게 마냥 잘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맞습니다. 다만 때론 정답 인생을 사는 사람을 보면, 답안지를 베끼고 싶기도 합니다. :)

박탈감느끼시지말라고 보팅합니다 ㅋㅋ 상대적박탈감이 무서운 이유가 가까운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는 마크 주커버그를 질투하진 않지만, 대학 동창이 돈을 많이 번다거나, 부잣집과 결혼을 했다거나 하는 것에 질투를 느끼는 것 같아요. 서로가 서로를 신경쓰고 눈치보는 삶이죠. 그런데, 그렇게 신경쓰고 눈치볼 수록 나의 불행만 더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젠 그만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 같네요. ㅎㅎ

배려의 인격! 대인배! 감사합니다. ... 사람 관계도 고슴도치 같아서 바른 쪽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무수히 가시에 찔리기 마련인거 같아요. 조금 거리를 두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는 거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그런거 신경쓰지말자하지만 생각대로 안되는게 박탈감이지 않을까.. 하네요 ㅎㅎ..

마음대로 안되니까 병인 거지요. 가끔 아예 환경을 바꿔 버리면 문제가 덜합니다. :)

저는 돈 잘버는 사람은 남모르게 나가는 것도 많겠다 생각하며 정신승리합니다. ㅎㅎ

돈 잘 벌면, 맞아요. 그만큼 쓰는 거도 많아지는 듯 하더군요.

짱짱맨 출석부호출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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