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INDIA - #9. 랜드마크 타지마할(Taj Mahal) 그리고 다시 델리

in #kr7 years ago (edited)


랜드마크 타지마할(Taj Mahal) 그리고 다시 델리



여행의 마지막이다. 아그라(agra)까지 야간 기차로 이동해서 당일치기로 타지마할(Taj Mahal)을 보고 오후 기차로 델리를 간다. 인도까지 왔는데 타지마할을 안보고 갈순 없으니까. 당일치기로 아그라를 찍고 델리까지 갈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한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 미친듯한 클락션 소리를 들으며 바라나시 정션역을 향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기차는 연착되었다. 그래도 1시간 가량 연착이니 양호한 편이다. 저녁을 먹기 애매한 시간이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기차를 기다리며 기차 플랫폼에서 파는 튀긴 감자 비스무리한걸 사먹는다. 사모사와 비슷한데 위에 달(dhal)을 부어준다.

이름은 모름. 길거리에서도 파는데 보일때마다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상당히 맛있었다.

인도에서 한달가량 지내면서 인도 스타일에 적응을 했는지 SL칸 기차도 이젠 무섭지 않았다. 기차는 출발했고 밤이 되자 불이 꺼져 컴컴해졌다. 핸드폰 액정 불빛이 아니면 빛 하나 없는 그런 설국열차 꼬리칸이 된것이다. 찍어둔 사진이 없다는게 아쉬울뿐. 막바지에는 DSLR은 거의 짐이 됐고 핸드폰으로도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다. 귀찮음이 사무치는 여행 막바지였다. 1시간 연착한 기차는 아그라에 3시간 늦게 도착했다. 델리행 기차를 여유롭게 끊어놨길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타지마할을 보지도 못하고 델리로 가야할 뻔 했다.

Taj Mahal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Mahal 을 위한 무덤이다. 무굴 제국의 왕 샤 자한이 자신의 부인 마할을 위해 지은 무덤. 전부 대리석을 이용해 미친듯이 호화롭게 지었기 때문에 그 당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완공 후에는 더 멋진 궁전(묘지)을 짓지 못하도록 인부들의 손을 잘랐다하니까 정말 천하의 썩을놈이다.

아그라에 와서는 타지마할만 보고 가면 된다.아그라성도 있지만 꼭 가야한다고 물으면 굳이...? 물론 아그라성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타지마할을 짓느라 엄청난 돈을 쓴 샤 자한은 아들에 의해 아그라성에 감금된다. 자신이 지어놓은 타지마할을 쳐다만 보는 신세가 되어버렸으니 비참한 말년을 보낸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면 굳이 아그라성까지 갈 필요는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그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공업도시라 며칠 쉬며 노닥거리기에도 좋은 도시가 아니다. 공기도 탁하고 분위기도 우중충하다.

내가 갔을 당시 타지마할의 입장료는 외국인 750루피였고 현지인은 50루피였다. 지금은 외국인 입장료가 더 올라 1000루피라고 하니 이것들이 외국인을 호구로 보는게 확실하다.
인도에서 이름 좀 있다하는 유적지들은 다 저런식으로 외국인/현지인 요금을 차별해서 받는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인도여행의 하이라이트 타지마할이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750루피를 내고 입장했다. 사실 유럽의 박물관만해도 이것보다 훨씬 비싼데 거리낌 없이 들어가니까... 그저 물가가 미친듯이 싼 이곳에서 750루피라는 큰 돈이 아까웠을뿐이다.

대문사진이랑 좀 비슷한가?

그래도 역시 입장료 값은 충분히 한다. 들어가서 딱 마주치는 순간 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진으론 그 크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데 정말 엄청나게 크다. 샤 자한 나쁜** 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크다. 얼마나 백성들을 착취했을까. 엄청나게 큰 정원이 펼쳐져 있고 그 끝에 메인 건물인 궁전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다.

의자에 앉아 똥폼 잡고 있는게 동생

인도는 어딜가나 사람이 바글바글

저 건물 밑에 사람들 크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타지마할 끝! 내부는 별로 볼게 없었다. 샤 자한과 뭄타즈의 석관뿐이다. 밖에서 보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압도당할 수 있다. 인도에 다시 갔을때 또 타지마할을 가겠냐고 물어보면 No! 라고 말하겠지만 인도에 처음 갔으면 꼭 타지마할을 보고 와라. 웅장하고 화려하고 멋진 건축물임은 틀림없다. 건축, 미술 이런분야에 별 감흥 없는 나조차도 대단하다고 느꼈으니까 말이다.

타지마할 구경도 다 끝냈겠다 이젠 델리로 갈 시간이다! 드디어 마지막!!! 델리로!!! 델리로 가는 기차도 연착 ^^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원래대로였으면 5시에 출발해 11시쯤 도착했어야할 기차가 8시나 돼서야 아그라역에 들어왔다. 도착한 시간은?? 새벽4시 ㅡㅡ...

인도 여행을 처음 시작했을땐 이 시간에 델리역에 떨어진다면 오들오들 떨었을테지만 이젠 무섭지 않았다. 어차피 인도애들이 사기는 쳐도 강도짓은 하지 않는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물론 내 덩치가 커서 차라리 다른 사람을 노리는걸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쨋든 델리역을 넘어가 다시 빠하르간즈로 넘어갔다. 이곳의 게스트하우스는 특이하게 24시간제로 운영되는곳들이 있다. 새벽 4시에 체크인을 했으면 다음날 새벽 4시까지가 1박이다. 덕분에 하루치 숙박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숙소를 잡고 기차에서 묻은 먼지를 닦기 위해 샤워를 거하게 해주고 딱딱한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이제 남은 루피를 전부 소진하기 위해 과소비를 시작했다. 코넛플레이스(Connaught Place)에 가서 스타벅스를 가는 과감함까지! 한끼 식사 비용으로 커피 한잔을 사먹었다. 250 루피정도. 인도 스타벅스는 아이스 음료도 종이컵에 서빙해준다.

나름 고급 디저트도 먹어주고

호텔 루프탑에서 콜라도 하나 마셔주고

버팔로 스테이크도 먹었다. 인도에서 (물)소고기라니~

이렇게 사치해가며 남은 루피를 소진시키고 밤 12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메트로를 탔다. 다시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근데 와씨 인도에선 기차 연착되는거까지 모자라서 비행기까지 연착되더라. 중국 남방 항공이었는데 이 항공사가 원래 연착으로 악명높은 항공사였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연착된게 땡큐였다. 항공사에서 공항 근처 호텔을 잡아줬는데 정말 인도에도 이런 호텔이?!!!!! 띠요오옹?!!! 할 정도로 좋은 호텔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한국이었으면 그저그런 비즈니스 호텔정도였을테지만 인도에서 이정도 룸 컨디션을 처음으로 느껴봤기 때문에 황홀할 지경이었다. 델리 숙소에서도 씻는다고 씻긴 했는데 호텔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씻으니 꾸정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귓구멍 콧구멍을 깨끗이 닦아주고 눅눅하지 않은 침대에 누웠더니 집이고 뭐고 이 호텔에서 하루 더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한국에 와서 찾아봤더니 7만원정도 하는 호텔이었는데 이 돈이면 4000루피정도 하는 호텔이니까 내가 갔던 여행지에선 찾을 수 없던게 당연했다.

인도 호텔에서 조식까지 먹고 나왔고 인도에서 1박을 한 덕분에 중국 광저우에서의 경유편도 놓치게됐다. 중국에서도 호텔 1박!! YES!! 여기서도 역시 땡큐땡큐. 심지어 스테이크까지 먹고 나올 수 있었다. 어차피 대학생 방학이고 해서 몇일이 연착돼도 상관없었기에 상당히 기분 좋은 여행 마무리였다.

나름 호텔 스테이크

한국에 도착했더니 한 겨울에 반바지를 입은 미친놈이 됐다. 첫인상은 거지 같았고 배탈이 나서 힘들기도 했지만 착한 인도인들이 훨씬 많았고 한국과는 엄청나게 다른 문화를 직접 몸으로 느끼고 왔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30일간의 나름 장기여행이었는데 찹찹한 한국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행복했던 인도의 기억들이 마음 속에 적립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다시 인도에 갈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4년 뒤 겨울에 다시 인도를 재방문했다. 한번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은 마성의 매력을 가진 인도. 앞으로 살면서 몇번은 더 가게 되겠지?

집에 오자마자 삼겹살 한상 거하게 차려 먹었다.

인도 여행 끝


#1.시작부터 사기꾼이라니
#2.사막에서의 하룻밤 (feat.Jaisalmer)
#3. 우다이뿌르 호수의 도시
#4. 디우 인도인의 휴양지 (1)
#5. 디우 인도인의 휴양지 (2)
#6. 라즈다니 익스프레스를 타고 바라나시로
#7. 갠지스강이 흐르는 바라나시(1)
#8. 갠지스강이 흐르는 바라나시(2)

Sort:  

This post received a 100% upvote from @krwhale thanks to @jjjjabe! For more information, click here!
이 글은 @jjjjabe님의 소중한 스팀/스팀달러를 지원 받아 100% 보팅 후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시면, click here!

My friend is traveling to India today! :-) I like your photos! Wanna see my post about Canary Island or Greece? You find me here @nenakrizman and if you like my posts please follow me :-)
Wish you a lot of upvotes!!
Kisses Nena!

오랜만에 인도 사진 보고 잘갑니다^^
짜이가 참 맛있었던 기억이 있었는데...그립네요ㅎㅎ

인도 다녀오셨던분을 만나면 괜시리 반가워요. 기차 안에서 먹었던 5루피 짜이, 길거리 노점에서 보글보글 끓여주던 비위생적인 짜이까지~ 그 생강과 마살라 향이 그립네요.

맞아요~~^^ 생강과 마실라향 그립군요ㅎㅎ

ㅋㅋㅋㅋㅋ 여행기가 정말 생생하네요! 타지마할은 샤자한 얘기를 듣고 저 비쥬얼을 봤을 때 엄청난 양가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네요... 저도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ㅠ

샤자한 완전 나쁜ㅅㄲ래요!!! 양가감정이 뭔가 찾아봤습니다 ㅋㅋㅋ 나쁜 로맨티스트 짜식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인도여행인데 넘 부러워요 ㅠㅠㅠ

항상 하는 말이지만 항공권 발권이 90%입니다 ㅋㅋㅋ 저는 대책없이 끊고 떠나는 스타일이라 고생을 많이 했지만요 ㅠ ㅋㅋㅋ 약간의 용기만 있으시면 인도여행은 가능하니까 도전해보세요!

여행기 잘봤습니다. 그나저나 중간 사진에 호텔 루프탑에서 콜라 마셨다고 하셨는뎈ㅋㅋㅋ 호텔 루프탑이 아닌것 같아보여욬ㅋㅋㅋ 너무 허름스

간판은 hotel 이 분명한데요 ㅋㅋㅋㅋ

저도 타지마할 가봤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일단 인도의 랜드마크 하면 타지마할이니까요 ㅎㅎ 다음은 판공초 갈 계획입니다.

호오, 인도 여행기! 여행기는 언제 봐도 좋아요 :) 그리고 어... 음... ROKAF 예장이신 줄은 몰랐군요 ㅋㅋㅋㅋ

다음은 미국입니닷. 장교는 아직 신체검사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변이 없다면 이번 기수로 가게될것 같습니다 .

오우 왜이런 좋은 인도여행기를 이제서야봤는지..ㅎㅎ 1편부터 읽도록하겠습니다. 저도 인도한번쯤 길게 혼자가보고싶은데 참고될것같네요 ㅎㅎ

픽글보고 방문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미국 여행 겸 실습 후기로 찾아올게요~

와... 하늘만 푸르면 대문이랑 다를게 없는데요!? 멋지네요 ㅠㅠ

음식들도 엄청 맛있어보이고... 깨알같은 feat.참이슬..

뭔가 인도는 선뜻 가기가 어려운 나라인 것 같은데 그래도 @jjjjabe님 여행기 보고나서는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좋은 여행기 잘 봤습니다!! 다음 여행기도 기대할게요 :)

저는 조만간 한번 더 갈거에요 ㅎ.ㅎ 무엇보다 여행경비가 혜자라ㅋㅋㅋ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16
TRX 0.13
JST 0.027
BTC 57483.44
ETH 2574.21
USDT 1.00
SBD 2.48